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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2. 27. 선고 88다카6549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공1990.4.15.(870),739]
판시사항

가. 확정된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의 민사소송에서의 증명력

나. 부동산 임의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2개의 근저당권 중 1심 근저당권은 유효하나 2심 근저당권의 설정계약이 사후에 취소된 경우 경락인의 소유권취득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배척할 수 없다.

나.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 있어서 기초가 된 동일 근저당권자의 근저당권 중 1심 근저당권 및 그 피담보채권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음이 인정되는 이상 2심 근저당권설정계약이 근저당권자의 사기를 이유로 적법히 취소되고 그로 인하여 경락인이 된 근저당채권자가 한 상계신청에 있어서 자동채권에 2심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포함되어 과다상계된 결과가 되었다 하더라도 경락인이 경락으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원고, 상고인

차정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헌기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윤

주문

원고의 제1차 및 제2차 예비적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 제1, 2점을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소유이던 원심판결 별지목록기재의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1982.10.15. 채권최고액 금 500,000.000원, 채무자 소외 1, 근저당권자 피고 회사로 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제1차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한다)및 같은 해 12.3. 채권최고액 금 200,000,000원, 채무자 원고 및 소외 1, 근저당권자 피고 회사로 된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제2차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한다)가 각 경료되었다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5.3.2. 1983.7.29. 경락을 원인으로 한 피고 회사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다툼이 없는 사실로 전제한 다음, 원고가 주위적청구원인으로서 제1차 근저당권설정등기는 피고 회사 영업부장인 소외 2와 피고 회사 경북대리점을 경영하던 소외 1이 공모하여 원고에게 소외 1은 피고 회사에 대하여 부채가 없다면서 소외 1을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피고 회사명의의 근저당권설정을 해주면 소외 1이 피고 회사로부터 금 300,000,000원 상당의 물품을 출고받아 그것을 팔아서 금 250,000,000원을 꾸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원고가 피고 회사와 체결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제2차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소외 2와 피고 회사 영업과장인 소외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회사 명의로 채권최고액 금 20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추가로 설정해 주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료된 가등기를 피고 회사 비용으로 말소한 후 이를 은행에 저당설정하여 융자를 받아 이를 이용하는 대신 원고에게는 금 300,000,000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여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원고가 피고 회사와 체결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가사 제1차 근저당권설정계약시 소외 2가 원고를 속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소외 1에게 속아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음을 피고 회사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할 것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소장송달로써 이를 각 취소한 이상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어느 것이나 원인무효의 등기이고, 따라서 이를 기초로 한 경매절차에서 경락받아 피고 회사 명의로 한 위 각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각 무효이므로 피고 회사는 이를 각 말소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제1차 예비적청구원인으로서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영업부 직원인 소외 2, 3을 시켜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그로 인하여 원고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이 경락되어 그 소유권을 각 상실함으로써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상당의 손해를 입었거나 아니면 피고의 피용자인 소외 2, 3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위 손해를 입었으니 그 사용자로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손해금 531,204,3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소외 1이 위와 같이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와의 사이에 같은 달13. 같은 취지로 된 약정서를 작성한 다음 원고가 피고 회사에게 제1차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고 회사 직원인 소외 2가 소외 1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원고를 속였고 위 제2차 근저당권설정계약시 소외 2, 3이 위와 같이 원고를 속였다는 점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갑제3호증의 5 등 여러 증거들은 을제1호증 등 여러 증거들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달리 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다음 피고 회사가 위 제1차 근저당권설정계약당시 제3자인 소외 1의 위 기망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점에 대하여는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피고 회사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제1차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기 이전에도 동인이 여러차례 타인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여 근저당권설정을 받아온 점, 이 사건 부동산을 비롯한 담보물들에 대한 근저당권설정계약체결 등 근저당권설정등기에 필요한 절차가 피고 회사 영업부 소관이 아니라 총무부 소속직원들의 담당사무인 점(피고 회사 총무부 소속직원들은 담보대상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설정계약서의 작성 등 그 설정등기에 필요한 절차만이 그들의 직무권한이라 할 것이고 영업부 소관인 피고 회사 제품의 공급관계나 거래처의 판매실적 부채의 정도 등은 그들이 상관하지 않는다)등에 비추어 보면 제1차 근저당권설정계약당시 피고 회사 직원인 황동문, 양주삼이 제3자인 소외 1의 위 기망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수 없고 피고 회사가 이와 달리 소외 1의 위 기망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따고 볼 만한 증거로서 원심이 위에서 배척한 증거들 외에 달리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주위적청구 및 제1차 예비적청구는 모두 이유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제1차 근저당권설정계약에 관한 원고의 위 주장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이를 수긍할 수 있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원심이 피고 회사 직원인 소외 2, 3이 원고에게 원고주장과 같이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원고가 피고 회사와 제2차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부분에 대하여 볼 때,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배척할 수 없는 것인바 ( 대법원1989.5.9. 선고 87다카1519 판결 참조), 원심이 배척한 증거 중 갑 제4호증과 을 제63호증 및 을 제108호의 1, 2의 기재에 의하면, 소외 2와 3이 공모하여 원고에게 원고주장과 같이 거짓말을 하여 이에속은 원고가 피고 회사와 제2차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에 대해 1984.10.25. 대구지방법원 항소부에서 소외 2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소외 3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된후 1986.11.11. 대법원에서 피고인들의 상고기각이 선고됨으로써 위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음을 알 수 있으니 위 형사판결에서 유죄로 확정된 사실은 위 원고 주장사실을 인정하는 데 유력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이고 한편 원심이 위 갑 제4호증과 을제63호증을 배척하는데 대비증거로 사용한 증거들은 위 형사판결에서 배척되었거나 피고인들을 유죄로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인정된 것이 대부분이고 그 밖의 것도 소외 3이 이 사건 제1심에서, 소외 2가 제1심및 원심에서 그들의 범행을 부인하는 진술을 한 것, 이와 관련하여 위증죄로 수사기관에 조사를 받으면서 종전진술과 같은 취지의 진술을 되풀이 한 것,또는 제2차 근저당권설정계약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 등에 불과하여 위 대비증거로 사용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아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위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갑제4호증과 을제63호증을 배척한 것은 채증법칙위반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6호증의2, 5 내지 7,9,10과 을제5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제1차, 제2차 각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83타1233호 로 부동산임의경매를 신청하여 1983.3.28. 부동산경매개시결정을 얻고 1983.7.29. 최고가 경매가격 금612,904,300원에 경락받았으며 위 경락대금에 대하여는 1983.12. 채권자로서 받을 배당액(경매절차비용 포함)과 대등액에서 상계할 것을 신청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 부동산임의경매절차에 있어서 기초가 된 2개의 근저당권 중 제1차 근저당권 및 그 피담보채권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음이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이상 제2차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피고 회사의 사기를 이유로 적법히 취소되고 그로 인하여 피고 회사가 한 상계신청에 있어서 자동채권에 제2차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포함되어 과다상계된 결과가 되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경락으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고 볼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위법은 우선 원심이 원고의 주위적청구인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를 배척한 부분에는 판결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며 단지 원고의 제1차, 제2차 각 예비적청구인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한 부분에 한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하겠고, 따라서 이 부분 청구에 관한 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제1차, 제2차 각 예비적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기각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이회창 김상원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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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88.1.26.선고 85나203
-대구고등법원 1990.8.22.선고 90나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