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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73765 판결
[대여금등][공2012하,1290]
판시사항

[1] 피용자 또는 피용자와 공동불법행위 관계에 있는 다른 불법행위자가 불법행위 성립 후 피해자에게 일부 손해액을 변제하거나 불법행위 은폐 등 수단으로 돈을 지급한 경우,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이 소멸하는 범위(=변제금 중 사용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2] 갑 주식회사의 피용자 을이 업무상 보관하던 갑 회사의 업무용 인감을 이용하여 독점판매계약서 등을 위조한 다음 병 주식회사에 보여주어 병 회사로 하여금 정 주식회사에 돈을 대여하도록 하였는데, 그 후 자신의 불법행위를 은폐할 목적으로 병 회사와 변제약정을 체결하여 일부 돈을 지급한 사안에서, 위 변제금이 을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먼저 충당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피용자 또는 피용자와 공동불법행위 관계에 있는 다른 불법행위자가 불법행위 성립 후에 피해자에게 손해액 일부를 변제하였다면, 변제금 중 사용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은 사용자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 일부로 변제된 것으로 보아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이 그 범위 내에서는 소멸하게 되고, 이러한 법리는 피용자 또는 피용자와 공동불법행위 관계에 있는 다른 불법행위자가 불법행위 성립 후에 피해자에게 일부 돈을 지급하면서 명시적으로 손해배상의 일부 변제조로 지급한 것은 아니지만, 불법행위를 은폐하거나 기망 수단으로 지급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2] 갑 주식회사의 피용자 을이 업무상 보관하던 갑 회사의 업무용 인감을 이용하여 독점판매계약서 등을 위조한 다음 병 주식회사에 보여주어 병 회사로 하여금 정 주식회사에 돈을 대여하도록 하였는데, 그 후 자신의 불법행위를 은폐할 목적으로 병 회사와 변제약정을 체결하여 일부 돈을 지급한 사안에서, 변제약정에 따른 을의 채무가 갑 회사의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와 별개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변제금 중 갑 회사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갑 회사의 손해배상채무가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도, 을이 지급한 돈이 변제약정 이행이라는 형태를 취한 사정에만 근거하여 을이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먼저 충당된다고 본 원심판결에 피용자 본인이 손해액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사용자가 배상할 책임이 있는 손해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지에스티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선호)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운산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마이스터에 대한 제2차 대여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1의 상고 및 피고 주식회사 마이스터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 1의 상고비용은 피고 1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1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참고자료제출’에 첨부된 ‘준비서면’과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 1이 제1심 공동피고 2과 공모하여 피고 주식회사 마이스터(이하 ‘피고 마이스터’라고 한다) 명의의 독점판매계약서 및 발주서를 위조하여 원고에게 교부하는 방법으로 원고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원고가 제1심 공동피고 주식회사 뉴맥스채널에 2006. 11. 17. 제1차 대여로 2억 원을, 2007. 1. 16. 제2차 대여로 2억 원을 각 대여하는 손해를 입은 사실, 피고 1과 제1심 공동피고 2은 2007. 5. 9. 원고와 제2차 대여에 대한 변제 명목으로 금 242,150,000원 및 1일 1,500,000원의 이자를 2007. 5. 29.까지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변제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변제약정이 원고 측의 강박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피고 1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거취사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피고 마이스터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 마이스터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에 관하여

민법 제756조 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고,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에 관련된 것인지의 여부는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의 관련 정도 및 사용자에게 손해 발생에 대한 위험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39146 판결 ,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다3442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마이스터의 특판과장인 피고 1이 물품의 수주 및 발주 업무를 담당하면서 보관하게 된 피고 마이스터의 업무용 인감을 이용하여 독점판매계약서 등을 위조하고 이를 제3자에게 보여주어 금전을 대여하도록 권유한 행위는 사무집행에 관한 것이므로, 피고 마이스터는 피고 1의 사용자로서 피고 1 등과 연대하여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사용자책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해자의 중과실 여부 및 과실상계 비율에 관하여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관상 사무집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 있어서도 피용자의 행위가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그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래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용자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의 주의를 결여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39930 판결 , 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3다3613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불법행위에 있어서 과실상계는 공평 내지 신의칙의 견지에서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는 것으로, 그 적용에 있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위법행위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원인이 되어 있는가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배상액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나, 그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5439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독점판매계약서와 발주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원고의 잘못도 있으나 이러한 원고의 잘못이 피고 마이스터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의 중과실에는 이르지 않고, 다만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 마이스터의 손해배상책임을 5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그에 기초한 피고 마이스터의 면책 여부에 관한 판단은 정당하고, 나아가 위와 같은 과실비율의 인정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 1의 일부 변제로 인한 피고 마이스터의 채무소멸 범위에 관하여

피용자 또는 피용자와 공동불법행위의 관계에 있는 다른 불법행위자가 불법행위의 성립 이후에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일부를 변제하였다면, 그 변제금 중 사용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은 사용자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일부로 변제된 것으로 보아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이 그 범위 내에서는 소멸하게 되고, 이러한 법리는 피용자 또는 피용자와 공동불법행위의 관계에 있는 다른 불법행위자가 불법행위의 성립 이후에 피해자에게 일부 금원을 지급함에 있어서 명시적으로 손해배상의 일부 변제조로 지급한 것은 아니지만 불법행위를 은폐하거나 기망의 수단으로 지급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12362 판결 ,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1이 2007. 5. 9. 원고와 이 사건 변제약정을 체결하고, 그 약정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2007. 5. 30. 52,876,000원, 2007. 6. 19. 15,680,000원, 2007. 7. 18. 95,000,000원을 각 지급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제2차 대여와 관련된 피고 마이스터의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와 피고 1의 이 사건 변제약정에 기한 채무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이나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위 지급 금원을 피고 1이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먼저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만을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에 충당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제2차 대여에 관한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고 있던 피고 1이 제2차 대여일부터 약 4개월이 지나 피해자인 원고와 별도의 변제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변제약정의 내용과 변제약정서에 “위 금액을 변제하면 마이스터 발주서는 자동 폐기된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는 점 등으로 보아 피고 1이 자신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하여 이 사건 변제약정을 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이 사건 변제약정에 따른 채무가 제2차 대여와 관련된 피고 마이스터의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채무와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된 독립된 채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1과 원고 사이에서는 이 사건 변제약정에 따라 그 지급 금원이 약정 이자 등에 먼저 충당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인 피고 마이스터와의 관계에서는 그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손해배상채무가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 1이 지급한 금원이 이 사건 변제약정의 이행이라는 형태를 취한 사정에만 근거하여 위 지급 금원이 피고 1이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먼저 충당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피용자 본인이 손해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가 배상할 책임이 있는 손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마이스터에 대한 제2차 대여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1의 상고 및 피고 마이스터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 1의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 1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전수안 이상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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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1.28.선고 2009가합35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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