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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도206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공2002.3.1.(149),502]
판시사항

[1] 발행일이 백지인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및 소멸시효기간

[2]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수표상의 백지부분이 보충되어 지급제시되었으나 지급거절된 경우,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표발행의 원인관계에 비추어 발행 당사자 사이에 수표상의 권리행사가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백지수표의 보충권 행사에 의하여 생기는 채권은 수표금 채권이고, 수표법 제51조에 의하여 수표의 발행인에 대한 소구권은 제시기간 경과 후 6개월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6개월로 봄이 상당하다.

[2]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다음 수표상의 백지부분을 보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보충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소멸시효기간이 완성된 후 백지수표의 백지부분이 보충되어 지급제시되었다면, 그 수표가 예금부족 또는 거래정지처분 등의 사유로 지급거절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발행일이 백지인 이 사건 당좌수표가 발행된 경위와 그 소지인인 최향복에 의하여 발행일이 '1996. 6. 20.'로 보충되었다가 다시 '1998. 8. 20.'로 가필 정정된 후 1997. 12. 26. 지급제시된 경위 등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터잡아 최향복은 1996. 6. 20.경 이 사건 수표의 발행일자를 '1996. 6. 20.'로 기재함으로써 피고인으로부터 수여받은 보충권을 행사하였고, 이로써 미완성 상태에 있던 백지수표는 완성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그 후 최향복이 이 사건 수표를 지급제시하거나 유통시키지 않고 그대로 소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일단 발행일자가 기재되어 완성된 수표로 된 후 그 상태로 1년 6개월이 지나서 발행일자를 '1998. 8. 20.'로 정정하는 것까지 당초 수여한 보충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는 발행일의 변개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이와 같이 발행일을 변개하는 데 동의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변개된 발행일에 따라 이 사건 당좌수표에 대한 지급담보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으며, 변개 전의 발행일인 1996. 6. 20.을 기준으로 하여 그 지급제시기간이 지난 1997. 12. 26.에야 지급제시된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표발행의 원인관계에 비추어 발행 당사자 사이에 수표상의 권리행사가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대법원 1997. 5. 28. 선고 96다25050 판결 참조), 백지수표의 보충권 행사에 의하여 생기는 채권은 수표금 채권이고, 수표법 제51조에 의하여 수표의 발행인에 대한 소구권은 제시기간 경과 후 6개월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6개월로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1. 10. 23. 선고 99다64018 판결 참조). 따라서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다음 수표상의 백지부분을 보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보충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소멸시효기간이 완성된 후 백지수표의 백지부분이 보충되어 지급제시되었다면, 그 수표가 예금부족 또는 거래정지처분 등의 사유로 지급거절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도3184 판결, 같은 날 선고 2001도320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5. 10. 20.경 최향복에게 액면 4,000만 원으로 된 이 사건 당좌수표를 발행 교부하여 월 3%의 선이자 120만 원을 공제한 3,880만 원을 할인받으면서 수표금을 1개월 후까지 갚지 않으면 발행일을 보충하여 지급제시하라고 하였는데, 피고인이 수표금을 갚지 아니하였는데도 최향복은 바로 발행일을 보충하지 않고 있다가 그로부터 7개월 뒤인 1996. 6. 20.경 발행일란에 '1996. 6. 20.'이라고 보충기재하고도 지급제시는 하지 않고 그대로 소지하다가 다시 1년 6개월이 지난 1997. 12. 26. 수표상의 발행일란에 기존의 '1996. 6. 20.'의 '6'자를 '8'자로 가필하는 방법으로 '1998. 8. 20.'로 정정하여 그 날 지급제시하였으나 무거래로 지급거절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최향복으로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수표를 할인하고 나서 1개월이 지난 1995. 11. 20. 이후에는 이 사건 수표에 관한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최향복은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뒤에 백지부분을 보충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최향복에게 새로이 그 보충권을 수여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 백지부분을 보충한 것으로서 적법한 보충이 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죄책을 물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그 이유 설시가 적절치 않지만, 적법한 지급제시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발행일이 백지인 수표의 백지보충권 행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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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0.12.27.선고 2000노4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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