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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누9177 판결
[중재재심결정취소][집44(1)특,714;공1996.4.15.(8),1119]
판시사항

[1] 노동쟁의조정법 소정의 '노동쟁의'의 의미와 직권 중재재정 대상의 범위

[2] 직권 중재재정 대상의 해당 여부에 관한 구체적 사례

[3] 중재재정이 실효된 경우,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중재재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중재절차는 원칙적으로 노동쟁의가 발생한 경우에 노동쟁의의 대상이 된 사항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것이고, 노동쟁의조정법 제2조 에서는 노동쟁의를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간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조건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하고, 구체적으로는 근로기준법에 정하여진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뿐만 아니고 같은 법 제94조 제1호 내지 제11호 , 같은법시행령 제7조 제1호 , 제3호 소정의 사항이 포함될 것인바, 따라서 이러한 근로조건 이외의 사항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는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이 아니어서 현행법상의 노동쟁의라고 할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항은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

[2] 면직기준은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사유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4호 소정의 "퇴직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에 해당하여 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는 결국 노동쟁의라 할 것이고 따라서 중재재정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고, 상벌위원회의 설치 및 그 구성 등 상벌위원회 관련 사항도 그것이 사업장에서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나 제재를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같은 법 제94조 제10호 소정의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에 속하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에 해당하므로 같은 이유로 중재재정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노동조합 조합원의 근무시간 중의 노조활동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와 배치되는 것이므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종전의 단체협약이나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노동관계 당사자 쌍방의 단체협약안에 그 사항에 관한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당연히 근로조건으로 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는 노동쟁의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 그리고 노조전임제는 노동조합에 대한 편의제공의 한 형태로서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을 통하여 승인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일 뿐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근로조건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단순히 임의적 교섭사항에 불과하여 이에 관한 분쟁 역시 노동쟁의라 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것 또한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

[3] 중재재정 자체에 의하여 그 효력기간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는 그 중재재정은 그 유효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상실되고, 이와 같이 중재재정이 실효된 이상 그 기간의 경과 후에 그 중재재정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관계 당사자는 그 중재재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

원고(선정당사자),상고인

주식회사 한밭택시

피고,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보조참가인

신영택시 노동조합 외 43인 (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석태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근무시간 중의 노조활동에 관하여는 그 판시의 원고들과 참가인들의 단체협약안 제8조에 그 내용에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규정되어 있고, 노조전임에 관하여는 그 판시의 원고들의 단체협약안에는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나 그 판시의 참가인들의 단체협약안 제9, 10조에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와 같은 사항은 단체교섭의 쟁점사항에 포함되어 중재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고, 더욱이 피고가 근무 중 노조활동에 대한 시간 및 인원 등을 제한적으로 인정하였으며, 노조전임에 관하여 노사합의하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다만 전임을 인정하고 있는 사업장과 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업장이 있으므로 위 합의시까지 노조전임을 인정한다고 중재한 것이므로 이를 월권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상벌위원회 및 면직기준 관련 사항에 대하여는 인사권이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그 권한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에 의하여 조합원의 인사에 대한 조합의 관여를 인정하였다면 그 효력은 협약규정의 취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여 그 판시의 원고들과 참가인들의 단체협약안 및 기존의 단체협약에 상벌위원회에 관한 규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그 규정내용에 관하여만 상호 합의가 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기존의 단체협약에 따른다고 중재한 것을 위법하다거나 월권이라 할 수 없고, 또한 피고가 면직기준으로 업무상 상사에 대하여 물리적 폭행한 때로 중재재정하고 있어 근로자의 대표자 아닌 사용자에 대한 폭행·구타를 면직기준에서 제외하고 있지 아니하며, 다만 단순한 폭언만으로는 노사관계를 단절시키는 해고의 경우 법이 포용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물리적 폭행'이라고 중재한 것이고, 한편 중재재정은 그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않는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중재재정을 한 경우와 같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임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불복할 수 있으며, 중재재정이 단순히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관한 중재재심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는 그 판시의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시하였다.

2. 중재절차는 원칙적으로 노동쟁의가 발생한 경우에 노동쟁의의 대상이 된 사항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것이고, 노동쟁의조정법 제2조 에서는 노동쟁의를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간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조건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하는 것이고 ( 당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 참조), 구체적으로는 근로기준법에 정하여진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뿐만 아니고 같은 법 제94조 제1호 내지 제11호 , 같은법시행령 제7조 제1호 , 제3호 소정의 사항이 포함된다 할 것인바, 따라서 이러한 근로조건 이외의 사항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는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이 아니어서 현행법상의 노동쟁의라고 할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항은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당원 1994. 1. 11. 선고 93누11883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을 살피건대, 이 사건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삼은 사항 중 우선 면직기준은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사유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4호 소정의 "퇴직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에 해당하여 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는 결국 노동쟁의라 할 것이고 따라서 중재재정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고, 상벌위원회의 설치 및 그 구성 등 상벌위원회 관련 사항도 그것이 사업장에서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나 제재를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같은 법 제94조 제10호 소정의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에 속하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하여야 할 것이므로 같은 이유로 중재재정의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 조합원의 근무시간 중의 노조활동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와 배치되는 것이므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종전의 단체협약이나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노동관계 당사자 쌍방의 단체협약안에 그 사항에 관한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당연히 근로조건으로 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는 노동쟁의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제공의무를 면제받고 오직 노동조합의 업무만을 담당하는 노조전임제는 노동조합에 대한 편의제공의 한 형태로서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을 통하여 승인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일 뿐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근로조건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단순히 임의적 교섭사항에 불과하여 이에 관한 분쟁 역시 노동쟁의라 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것 또한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결국 직권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중재절차에서 이루어진 중재재정에 대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 중 위와 같이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한편, 중재재정 자체에 의하여 그 효력기간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는 그 중재재정은 그 유효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상실된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중재재정이 실효된 이상 그 기간의 경과 후에 그 중재재정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관계 당사자는 그 중재재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인바( 당원 1992. 5. 12. 선고 91누10503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중재재정의 유효기간은 1995. 7. 14.임이 분명하여, 이 사건 중재재정은 일응 그 유효기간의 경과로 실효되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나아가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의 내용 중 원고가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다투는 부분에 대하여 그 효력기간이 경과된 현재에 있어서도 원고나 선정자들이 근로자에게 한 면직처분이나 표창 또는 징계처분의 효력이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과 관련하여 다투어지고 있거나 노조전임기간 중의 금품의 지급에 관한 별도의 정함이 있어 노조전임기간 중의 금품청구권이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다는 등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 이 사건 소를 각하하여야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용득 지창권(주심) 신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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