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임금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사용자의 항변이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2]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노동부 지침이 제정되어 적용된 이후에도 사용자가 이를 산업연수생들에게 주지시키지 않고, 오히려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산업연수생들에게 그 지급을 거부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임금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사용자의 항변이 신의칙상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최저임금법 제2조 , 제3조 제1항 , 근로기준법 제5조 , 제14조 [2] 민법 제2조 , 근로기준법 제48조 ,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 제3항
원고, 피항소인
곽애평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 담당변호사 안중민외 1인)
피고, 항소인
주식회사 대농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별 담당변호사 김종광외 3인)
변론종결
2006. 6. 29.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각 7,433,83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2. 4. 21.부터 2006. 8.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7,433,83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2. 4. 21.부터 2005. 2. 1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각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5, 6, 7, 10, 11호증, 을 제1, 6, 9, 13, 18, 2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최인환, 안윤호, 윤영희, 김영애, 임승호의 각 증언 및 당심 법원의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연수계약 체결
(1)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한다) 국적을 가지고 있는 원고들은 2000. 3. 13. 피고의 중국 내 자회사인 청도대농방직 유한회사와 사이에 연수계약을 체결하고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이하 ‘산업연수생’이라 한다)으로서 피고 회사에 파견되어 근무하기로 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연수계약(이하 ‘이 사건 연수계약’이라 한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가) 피고는 원고들에게, 입사일로부터 1년 동안은 하루 7,200원, 그 후 1년 동안은 하루 8,200원을 지급하되,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으로 하고(주야 1일 2교대), 잔업시간의 월급은 평일의 150%로 하며, 매달 25일 월급으로 지급한다.
(나) 원고들의 출국 및 귀국 교통비는 피고가 부담하고, 다만 원고들의 개인 사정을 이유로 귀국할 때의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숙식 및 생활필수품을 제공한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연수계약에 따라 2000. 5. 6.경부터 2002. 4. 20.경까지 피고의 반월공장에서 근무하면서 사실상 국내 근로자들과 동일한 내용의 노무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은 후(원고들은 2002. 4. 20. 근무를 종료하면서 이 사건 연수계약에 따른 2002. 4.분 월급을 정산하여 모두 지급받았다.), 2002. 4. 22.경 중국으로 귀국하였다.
나. 이 사건 연수계약에 따른 원고들의 근무 상황
원고들의 이 사건 연수계약에 따른 근무 상황은 아래와 같다.
(1) 원고들은 피고의 반월공장에서 주야 2교대로 근무하였다.
(2) 원고들은 입국과 동시에 피고 소속 관리인에게 여권 및 외국인등록증을 맡기고 피고가 관리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였는데, 위 기숙사는 밤 10시 이후에는 통행이 제한되었고, 기숙사 내에 있는 운동시설 및 텔레비전 이용은 시간 및 출입 등이 제한되어 있다.
(3) 피고는 원고들의 동의를 얻어 원고들 명의로 월급 통장을 개설하여 직접 관리하면서 월급 지급일에는 원고들 명의의 각 통장에 월급을 송금하였는데, 월급 중 20,000원은 원고들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였고, 원고들의 요구가 있는 경우 추가로 50,000원을 현금으로 지급하였으며, 나머지 월급은 연수기간이 끝나 중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각 통장에서 인출하여 한꺼번에 지급하였다.
(4) 원고들은 3개월에 1회에 한하여 피고의 부담으로 중국의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하였고, 그 외 원고들 부담으로 하는 전화통화가 제한된 바는 없다.
다. 산업연수생들에 대한 최저임금제 적용 여부에 관한 논의
(가) 해외투자기업체 산업연수생 중 부득이 국내 모기업의 인력보충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에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여부에 관계없이 노동관계법령상 보호한다.
(2) 한편,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최저임금액은 1999. 9. 1.부터 2000. 8. 31.까지는 시간당 1,600원, 2000. 9. 1.부터 2001. 8. 31.까지는 시간당 1,865원, 2001. 9. 1.부터 2002. 8. 31.까지는 시간당 2,100원이다.
라. 최저임금 적용과 관련한 분쟁 및 이에 따른 소송
(1) 그런데 위와 같은 노동부 지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산업연수생들에 대하여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산업연수생들에게 최저임금 대상임을 고지한 바도 없다.), 나아가 2001. 12.경부터는 노동부 지침상 국내 모기업에서 임금을 직접 지급받는 경우에 최저임금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산업연수생들과 사이에 임금 중 일정 금액을 해외현지법인에서 지급받는다는 내용으로 연수계약을 체결하여(그 이전까지는 원고들의 경우와 같이 피고가 직접 임금 전액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연수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산업연수생들에게는 최저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여 왔다.
(2) (가) 피고 회사에서 노무를 제공하던 오성예 외 46명의 산업연수생들은 2002. 9경부터 피고에 대하여 최저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고, 같은 달 16.경에는 안산지방노동사무소에 피고가 위 오성예 등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를 고발하고 파업을 강행하였다.
(다) 한편, 피고는 위와 같이 분쟁이 시작되자 비로소 2002. 9. 26.경 위 오성예 등과 사이에 최저임금 적용 여부에 관한 대담을 개최하여, 노동부 지침에 따라 2001. 12.경 이전에 피고가 임금 전부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연수계약을 체결한 산업연수생들 29명에게는 최저 임금을 적용하여 그 차액을 지급할 의사가 있으나, 그 후 연수계약을 체결한 산업연수생들 18명의 경우에는 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견해를 표명하였으나, 원고들과 같이 위 분쟁의 주체가 되지 아니한 다른 산업연수생들에게는 위와 같은 최저임금 적용 기준을 제시하거나 최저임금의 지급을 약속한 바는 없었다.
(3) 맹홍왕 외 17명(앞서 본 2001. 12.경 이후 연수계약을 체결한 산업연수생들 18명)은 2002. 12. 21.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02가단10950호 로 피고에 대하여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맹홍왕 외 17명 역시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라는 이유로 승소하였고, 이에 피고가 서울고등법원 2004나10482호 로 항소하였으나 2004. 8. 31. 항소기각되었으며, 다시 피고가 대법원 2004다53685호 로 상고하였으나 2004. 11. 29. 심리불속행기각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마. 원고들의 체불 임금
한편, 원고들이 최저임금법에 의하여 지급받아야 최저임금에서 이 사건 연수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은 각 7,433,830원이다(피고는 제1심의 제1차 변론기일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금액 자체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고 진술하여 피고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원고들에게 각 7,433,83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자백하였는바, 그 후 피고가 2005. 12. 20.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위 금액 자체를 다투는 듯한 취지의 주장을 하여 위 자백을 취소하고 있으나, 위 자백이 진실에 어긋나는 자백으로 그것이 피고의 착오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자백 취소는 효력이 없다).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들은, 원고들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이 사건 연수계약에 따른 임금만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며, 피고에 대하여 체불 임금 각 7,433,8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 단
(1) 먼저, 원고들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최저임금법 제3조 제1항 은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 근로기준법 제14조 에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함과 동시에 근로기준법 제5조 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의 중국 내 자회사인 청도대농방직 유한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연수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 피고로부터 근로의 대가인 임금 전부를 지급받은 점, 원고들이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입국하였지만 피고로부터 직접 임금을 지급받으면서 피고의 지시·감독하에 한국인 근로자와 동일한 근로조건에서 인력보충수단으로 사실상의 노무를 제공하는 등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피고의 근로자라 할 것이다.
(2) 나아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 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이를 무효로 하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 의하여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근로자인 원고들은 최저임금액과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금원을 사용자인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 할 것이다.
(3)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최저임금법상 규정된 최저임금에서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금원인 7,433,8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항변 및 재항변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피고는,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 중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04. 12. 29.로부터 3년 전인 2001. 12. 28. 이전에 발생한 임금채권은 모두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① 피고가 이 사건 연수계약에 의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산업연수생들을 관리·감독함에 있어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강제로 제출하여 외출, 외박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월급 통장을 관리하면서 그 비밀번호도 가르쳐 주지 아니하여 정당한 재산권의 행사마저 제한하였고, 나아가 강제로 귀국조치를 취한다고 협박하며 행동의 자유조차 억압함으로써, 원고들의 임금에 대한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케 하였고, ②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근무할 당시 원고들과 같은 산업연수생의 경우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인지 여부가 논의되어 오던 상황에서 피고는 산업연수생들에 대하여 최저임금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하여 왔고, 정부 또한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여 외국인인 원고들에게 실질적으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법률적인 장애사유 또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존재한 것이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재항변한다.
나. 판 단
(1) 소멸시효기간 도과 여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임금채권의 변제기는 2000. 5. 6.경부터 2002. 4. 20.경까지 매달 25일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위 기간 중인 2001. 12. 28.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04. 12. 29.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2)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먼저,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임금채권을 행사함에 있어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되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때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를 들면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사실상 그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있어서의 과실 유무 등은 원칙적으로 시효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바, 앞서 본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으로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제에 따른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임금채권을 행사함에 있어 어떠한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근무할 목적으로 입국하여 위 1.의 나.항과 같은 피고 회사의 관리·감독하에 이 사건 연수계약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달리 원고들의 근무 상황 개선이나 최저임금 적용 여부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가 부족하였던 점, ② 피고는 근로자를 고용하여 노무를 제공받고 있는 기업으로서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매년 노동부장관에 의하여 고시되는 최저임금액 및 적용제외 근로자의 범위 등에 대하여 근로자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거나 그 외의 적당한 방법으로 근로자에게 주지시켜야 하는 주지의무 및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 지급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부 지침이 제정되어 적용된 1999. 12. 1. 이후에도 원고들과 같은 산업연수생들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등을 주지시킨 바 없고, 오히려 2002. 9.경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산업연수생들에 대하여 그 지급을 거부한 점, ③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들로서는 적어도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조건의 산업연수생들{위 1.의 라.의 (2)항에 기재된 바와 같이 2001. 12. 이전에 피고가 임금 전부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연수계약을 체결한 산업연수생들}에게 노동부 지침에 따라 최저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2002. 9. 26.경 이전에는 피고를 신뢰하여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채권의 권리행사를 하거나 시효를 중단시킬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었던 점 등과, 나아가 ④ 일정 기간 계속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시간의 경과로 인하여 곤란하게 되는 증거보전으로부터 구제하며, 자기의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는 자를 법적 보호에서 제외하기 위한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상, 이 사건과 같이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임금채권의 경우 일정 기간 계속된 사회질서를 논하기는 어려우며 증거보전 역시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는 점(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역시 원고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 액수 자체에 관하여는 다툼이 없다.), ⑤ 원고들이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것은 피고의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에 대한 입장 표명과 그에 따른 원칙 적용을 신뢰한 때문이고 그와 같은 신뢰는 피고로부터 기인한 것이지 원고들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었는데, 이 사건 소에서 피고가 최저임금법에 따른 임금채권이 존재하였고 원고들이 위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어긋나고, 피고의 위와 같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관한 해석을 신뢰한 원고들을 권리 위에 잠자는 자라고 하여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위 소멸시효 취지에도 부합하지 아니한 점, ⑥ 이 사건 채권은 임금채권으로서 보호의 필요성이 큰 반면, 원고들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아니함을 주장하여 그 이행을 거절하여 온 피고에게 소멸시효 항변을 허용함은 현저히 불공평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최소한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산업연수생들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겠다는 견해를 표명한 2002. 9. 26. 이전에도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여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그 소멸시효가 완성하였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들의 재항변은 이유 있고, 피고의 위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7,433,83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2. 4. 2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6. 8. 24.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를 각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8조 ,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