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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4.7.11. 선고 2014구합52725 판결
송전선로권원확보사업고시무효확인청구의소
사건

2014구합52725 송전선로 권원확보사업 고시 무효 확인 청구의 소

원고

A

피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피고보조참가인

한국전력공사

변론종결

2014. 5. 30.

판결선고

2014. 7. 1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2. 12. 18. 지식경제부 고시 B로 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고시 중 154kV C 송전선로 권원확보사업에 관한 부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제주시 D 임야 18,816㎡(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소유자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전원개발사업자로서 피고에게 154kVC 송전선로 건설을 위한 전원개발사업에 관한 실시계획 승인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1999. 7. 9. 산업자원부 고시 E로 구 전원개발에관한특례법(2003. 12. 30. 법률 제7016호로 전원개발촉진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에 따라 위 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하였다가, 2000. 2. 1. '참가인이 수용·사용하기로 하였던 F, G 토지의 소유자인 H가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다른 토지인 I, J 토지로 송전선의 위치를 변경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여건 변동으로 인한 선로길이 및 사업면적 변경을 위하여 산업자원부 고시 K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변경승 인·고시하였다.

다. 참가인은 2001. 3. 4. 이 사건 토지의 상공에 고압송전선(이하 '이 사건 송전선' ' 이라 한다)을 가설완료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송전선을 설치하기 전에 송전선로 공간 선하용지 편입과 그 보상절차에 대하여 서면으로 통보하는 등 원고와 협의를 추진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고, 이후 이 사건 송전선을 설치하는 것에 관하여 원고와의 협의에 갈음한 제주도지사 등의 허가를 받은 사실이 없다.

라. 1) 원고는 2002. 5. 24. 참가인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2 가단 136973호로 이 사건 송전선의 철거 및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03. 12. 11.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송전선을 철거하고, 이 사건 송전선의 설치로 인해 이 사건 토지의 이용을 제한받거나 다른 용도에 사용하기 불가능한 부분에 대한 구분지상권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대한 참가인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됨에 따라(서울고등법원 2004나53632, 대법원 2005다6266)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 한다).

2) 원고는 위 판결에 기초하여 2011. 8. 31. 서울중앙지방법원 L로 이 사건 송전선의 철거에 관하여 대체집행 결정을 받은 후, 제주지방법원 소속 집행관에게 2012 본 1446호로 이 사건 송전선의 철거에 관한 대체집행을 위임하였다. 그러나 집행관은 2013. 6. 19. '이 사건 송전선에 대하여 참가인에게 임의 철거 및 단전조치를 요청하였던바,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송전선은 제주 동부지역 주요 전력계통과 연결되어 있어 이를 철거할 경우 제주 동부지역 전체의 정전이 불가피하게 되므로 임의 철거 및 단전조치는 불가하다는 회신이 왔으며, 한국전기안전공사 제주지역 본부장이 이 사건 송전선은 특고압 송전선으로 사료되고 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는 철거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철거집행은 안전사고 등 위험이 있다'라는 이유로 집행불능 조서를 작성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2. 8. 2. 피고에게, 이 사건 송전선이 경과하는 선하지로서 미보상 토지인 이 사건 토지 중 2,378m의 지상 또는 공중공간에 대한 손실을 보상하고 해당전력설비의 유지 및 보수를 위한 사용권원취득을 통해 전력수급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전원개발사업(154kV C 송전선로 권원 확보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실시계획 승인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2. 12. 18. 구 전원개발촉진법(2013. 3. 23. 법률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전원개발촉진법'이라 한다) 제5조에 따라 지식경제부 고시 B로 이 사건 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바. 1) 참가인은 원고와 손실보상에 관하여 협의가 성립되지 않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신청을 하였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3. 9. 26. 사용대상을 이 사건 토지 중 2,378㎡의 상공 16m부터 57m까지에 관한 구분지상권, 보상금을 7,085,440원, 사용개시일을 2013. 11. 19., 사용기간을 사용개시일로부터 이 사건 송전선이 존속하는 때까지로 하는 내용의 사용재결을 하였다.

2) 원고는 자신이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송전선의 철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함으로써 참가인의 불법행위가 증명되었으므로 사후에 사용재결을 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등으로 주장하면서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4. 1. 23.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고, 다만 원고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7,134,000원으로 증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확정판결에 따라 이 사건 송전선을 철거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된 후 참가인이 이 사건 송전선을 이설해 줄 것으로 믿고 기다렸음에도 참가인은 오히려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의 실시계획 승인신청을 하였으며,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이 사건 확정판결을 형해화하고 원고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점,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펜션을 지어 생계를 유지하고 소박한 전원생활을 하며 여생을 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는데, 이 사건 송전선이 이 사건 토지의 중 앙부를 관통하고 있어 원고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점, 원고는 참가인에게 H의 요청에 따라 송전선의 위치를 변경해 준 것처럼 이 사건 토지의 가장자리나 원고 소유의 다른 토지인 M 토지로 이 사건 송전선의 위치를 변경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이에 응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 명백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2) 관련 법률의 위헌성 주장

전원개발촉진법 제2조 제2호 나목(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설치 중이거나 설치된 전원설비의 토지 등을 취득하거나 사용권원을 확보하는 사업'을 전원개발사업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조항에 의하면 참가인과 같은 전원개발사업자가 아무런 권원 없이 타인의 토지를 침범하여 무단으로 전원설비를 건설한 경우에도 사후적으로 토지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토지 소유자인 국민으로 하여금 재산권 침해를 무조건 수인하도록 강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사전에 적법하게 토지 등의 사용권원을 확보하여 전원설비를 설치 중

이거나 설치한 경우로서 사용기간 종료나 사업내용 변경 등으로 인해 수용 또는 사용이 필요하여 사용권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무단으로 타인의 토지에 전원설비를 설치 중이거나 설치한 경우 그 토지의 사용권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 제23조 제1항, 제3항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의 원칙과 국민의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1항, 제2항에 위반된다.

한편, 전원개발사업자가 국민의 토지 등에 무단으로 전원설비를 설치할 경우 해당 토지 등의 소유자는 법원에 전원설비의 철거와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조항에 의할 경우 전원개발사업자는 판결 선고 이후라도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위 토지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바, 결국 이 사건 조항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의 판결을 형해화하는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재판을 받을 권리, 즉 법원의 재판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27조 제1항 에 위반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정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른 전원개발사업의 실시에 관한 세부계획에 의하면 전원설비를 설치하는 행위는 전문적·기술적 판단에 기초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행정계획으로서 재량행위이고, 행정주체가 반드시 특정인의 사익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방법으로 행정계획결정을 하여야만 적법한 것은 아니며, 이익형량의 합리성 및 행정계획 결정의 합목적성이 인정되는 한 그 행정계획 결정은 계획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적법하다고 할 것인바, 앞서 본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송전선은 제주 동부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154kV 송전선로로서 공익적 성격의 국가 기간시설물에 해당하는 점, ② 이 사건 송전선을 철거하고 이설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철거비용 및 이전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③ 전원개발사업자인 참가인이 전력에 관한 고도의 기술적인 검토 결과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실시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손해는 금전적 보상으로 어느 정도 그 보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관련 법률의 위헌성 주장에 관하여

가) 살피건대, 행정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위법사유가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 한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하자는 행정처분의 취소사유에 해당할 뿐 당연무효사유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10. 9. 30. 선고 2009헌바101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원고 주장과 같이 헌법 제23조 제1항,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① 이 사건 조항은 사업시행자에게 설치되거나 설치된 전원설비의 토지 등에 관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용권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토지 등 소유자에 대하여는 적정한 보상을 시행함과 아울러 국가적으로는 전력수급의 안정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한 점, ② 전원개발사업이 토지에 관한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되었다 하더라도 그 시행된 전원개발사업의 결과를 원상회복한 후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진행하여 같은 전원개발사업을 시행하도록 하는 것은 해당 토지 소유자에게 비슷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가중되고, 그 과정에서 당해 사업에 의하여 제공되었던 공익적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되어 사회·경제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③ 이미 설치된 전원설비의 토지 등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실시계획의 승인 여부는 공공의 필요, 즉 당해 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공익과 재산권 보장에 의한 사익 사이의 이익형량을 통한 재량권의 행사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통제될 수 있는 점, ④ 이 사건 조항은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에 비하여 전력수급의 안정과 그로 인한 국민경제의 발전이라는 공익의 우선적 추구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이는 점, ⑤ 헌법 제27조 제1항에 규정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의하여 임명되고, 물적 독립과 인적 독립이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일 뿐 재판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조항이 헌법 제23조 제1항, 제3항, 제27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2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함상훈

판사강희경

판사주대성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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