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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다79258 판결
[영업행위금지청구][공2013상,17]
판시사항

[1] 건축주가 상가를 건축하여 점포별로 업종을 정하여 분양하였는데, 점포 수분양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나 임차인 등이 분양계약 등에서 정한 업종 제한 약정을 위반한 경우, 영업상 이익을 침해당할 처지에 있는 자가 영업금지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집합건물인 상가건물에 관리단이 설립된 이후 관리단 규약을 통하여 분양계약 등에서 정한 업종 제한을 사후에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와 그 요건(=수분양자들이나 구분소유자들 스스로의 합의) 및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가 임차인 등에게 사전적·포괄적으로 상가건물 관리에 관한 의결권을 위임하거나 업종 제한 변경의 동의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 경우, 임차인 등이 참여한 결의나 합의를 통한 업종 제한 설정이나 변경도 가능한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건축주가 상가를 건축하여 점포별로 업종을 정하여 분양한 경우 점포의 수분양자나 그의 지위를 양수한 자 또는 점포를 임차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가의 점포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상호 묵시적으로 분양계약에서 약정한 업종 제한 등의 의무를 수인하기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상호간 업종 제한에 관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점포 수분양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 임차인 등이 분양계약 등에 정하여진 업종 제한 약정을 위반할 경우 이로 인하여 영업상 이익을 침해당할 처지에 있는 자는 침해배제를 위하여 동종업종의 영업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

[2] 상가건물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고 한다)의 규율대상인 집합건물인 경우 분양이 개시되고 입주가 이루어짐으로써 공동관리의 필요가 생긴 때에는 그 당시의 미분양된 전유부분의 구분소유자를 포함한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집합건물법 제23조 에서 말하는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되고, 관리단의 설립 이후에는 집합건물법 제28조 의 관리단 규약을 통하여 위와 같은 업종 제한을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업종 제한에는 기본적으로 수분양자 또는 구분소유자에게 해당 업종에 관한 독점적 운영권을 보장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이를 사후에 변경하기 위해서는 임차인 등의 제3자가 아닌 수분양자들이나 구분소유자들 스스로의 합의가 필요하다. 다만 관리단 규약의 제·개정을 위한 구분소유자의 의결권 행사는 대리인을 통하여서도 할 수 있고( 집합건물법 제38조 제2항 ), 업종 제한의 변경에 관한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의 동의의 의사표시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하며, 이러한 의결권의 위임이나 대리권의 수여가 반드시 개별적·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가 임차인 등에게 사전적·포괄적으로 상가건물의 관리에 관한 의결권을 위임하거나 업종 제한 변경의 동의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 경우에는 위 임차인 등이 참여한 결의나 합의를 통한 업종 제한의 설정이나 변경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날로 담당변호사 조용무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상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원·피고가 입점한 이 사건 상가의 관리형태 및 이를 담당하는 엑스포코아관리단(이하 ‘이 사건 관리단’이라고 한다)의 구성, 위 상가의 관리에 관한 대규모점포(상가)운영관리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고 한다) 등 규약의 내용, 그에 따른 입점 업종의 제한 및 업종 변경의 승인에 관한 절차 등에 관한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의 약국 영업은 이 사건 관리단에 의하여 유효하게 제정·시행된 이 사건 규약에서 정한 업종 제한이나 업종 변경에 관한 승인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므로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이유로 해당 영업행위의 금지를 구한 데 대하여, 이 사건 관리단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관리단의 지위를 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규약이 그 제·개정 과정에서 집합건물법 제29조 제1항 에 따른 관리단집회의 결의나 같은 법 제41조 제1항 에 따른 서면결의의 요건을 갖추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위 규약에서 정한 업종 제한이나 업종 변경에 관한 승인절차는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건축주가 상가를 건축하여 점포별로 업종을 정하여 분양한 경우 점포의 수분양자나 그의 지위를 양수한 자 또는 그 점포를 임차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가의 점포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상호 묵시적으로 분양계약에서 약정한 업종 제한 등의 의무를 수인하기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상호간의 업종 제한에 관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점포 수분양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 임차인 등이 분양계약 등에 정하여진 업종 제한 약정을 위반할 경우 이로 인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할 처지에 있는 자는 침해배제를 위하여 동종업종의 영업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1179 판결 ,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8044 판결 등 참조).

한편 상가건물이 집합건물법의 규율대상인 집합건물인 경우 분양이 개시되고 입주가 이루어짐으로써 공동관리의 필요가 생긴 때에는 그 당시의 미분양된 전유부분의 구분소유자를 포함한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집합건물법 제23조 소정의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되고, 관리단의 설립 이후에는 집합건물법 제28조 의 관리단 규약을 통하여 위와 같은 업종 제한을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업종 제한에는 기본적으로 수분양자 또는 구분소유자에게 해당 업종에 관한 독점적 운영권을 보장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이를 사후에 변경하기 위해서는 임차인 등의 제3자가 아닌 수분양자들이나 구분소유자들 스스로의 합의가 필요하다. 다만 관리단 규약의 제·개정을 위한 구분소유자의 의결권 행사는 대리인을 통하여서도 할 수 있고( 집합건물법 제38조 제2항 ), 업종 제한의 변경에 관한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의 동의의 의사표시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하며, 이러한 의결권의 위임이나 대리권의 수여가 반드시 개별적·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가 임차인 등에게 사전적·포괄적으로 상가건물의 관리에 관한 의결권을 위임하거나 업종 제한 변경의 동의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 경우에는 위 임차인 등이 참여한 결의나 합의를 통한 업종 제한의 설정이나 변경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다27199 판결 ,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3다4549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규약은 1995. 2.경 제정된 이래 1996. 8. 16.과 1999. 1.경 그리고 2004. 6. 1. 및 2007. 1. 1.의 4차례의 개정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데, 그에 따르면 이 사건 관리단은 이 사건 상가건물의 ‘구분소유자 및 점유자’ 전원으로 구성되나(제1조 제3항), 의결권을 행사하는 ‘회원’의 자격은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소유하고 점유하여 영업하는 자,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소유하고 있으나 미점유·미임대한 자,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임차하고 점유하여 영업하는 자에게 부여되어(제5조 제1항 내지 제3항), 이를 형식적으로만 보면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이기는 하지만 이를 직접 점유하지 아니하고 타인에게 임대한 사람은 이 사건 관리단의 회원에 해당하지 않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관리단은 실질에서 구분소유자를 구성원으로 하는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위 ‘회원’들의 결의에 의하여 제·개정된 이 사건 규약도 집합건물법상 관리단 규약으로서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사건 규약은 집합건물인 이 사건 상가의 공동관리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서 집합건물법을 그 근거법률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으며(제1조 제1항) 이 사건 관리단의 구성원을 ‘구분소유자 및 점유자’ 전원으로 하여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으로서 기능할 것을 전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집합건물법 제38조 제2항 에서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은 대리인을 통하여서도 행사할 수 있는 점, 이 사건 상가의 경우 구분소유자가 직접 입점하여 영업행위를 하는 경우보다 직접 영업의 의사가 없는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상가를 임차한 상인들이 입점하여 영업행위를 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점, 이 사건 규약은 1995. 2.경 제정된 이래 이 사건 소가 제기될 무렵까지 약 15년가량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집합건물법상 관리단 규약으로서 유효하게 받아들여졌고 구분소유자들도 종전에는 임차인들에 의한 의결권 행사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규약 제5조 제3항은 그에 따라 회원이 되는 임차인인 영업자가 해당 구분소유 목적물을 임대한 구분소유자의 대리인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을 명시하거나 나아가 그 대리권의 사전적·포괄적 수여를 간주하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고, 이 경우 임대인인 구분소유자들로서도 분양계약의 체결이나 구분소유권의 취득 과정에서 위와 같은 규약의 내용에 동의하거나 혹은 그 규약의 존재와 내용을 알면서도 임차인에 의한 의결권의 행사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이를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리고 위와 같은 구분소유자의 임차인에 대한 사전적·포괄적 대리권의 수여나 그 간주가 구분소유자의 명시적 반대나 대리권 수여의 철회를 통한 직접 의결권 행사의 가능성까지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집합건물법상 구분소유자의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여 무효라고 볼 것도 아니다.

다. 아울러 관리단 규약이 제·개정된 외형이 있다고 하여 당연히 그 규약이 집합건물법상 적법한 결의 요건을 갖추어 유효하다고 추정되는 것은 아니나, 이 사건 규약은 앞서 본 것처럼 1995. 2.경 제정된 이래 2009. 9. 10.경 피고가 이 사건 상가에 입점할 때까지 4차례 개정 과정을 거쳤고 이 사건 규약의 부칙에 그 제·개정의 경과와 결의의 요건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그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단 그 부칙에 기재된 바에 따른 결의가 있었다고 추정함이 상당하고, 해당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이를 다투는 측에서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라. 결국 위와 같은 사정에서라면,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규약이 제정될 당시의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에 관한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이 사건 규약이 효력이 없다고 속단할 것이 아니라, 일단 이 사건 규약의 부칙에 기재된 바와 같이 점유자(구분소유자인 입점자와 구분소유자 아닌 임차인인 입점자 포함)의 3/4의 찬성 또는 동의로 이 사건 규약이 제·개정되었음을 전제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구분소유자 아닌 점유자들의 의결권 행사가 적법한 대리권에 기초한 것으로서 유효한지, 이를 유효하다고 볼 경우 이 사건 규약의 제·개정 당시 그에 필요한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었는지, 이 사건 규약의 제·개정에 관한 일부 결의에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흠이 있더라도 후속 결의가 적법하게 성립함으로써 그 흠이 치유되었는지 등을 따져 피고의 입점 당시 이 사건 규약상 유효한 업종제한이 존재하였는지, 그렇지 아니하다면 해당 상가에 관하여 최초 분양계약에서 지정된 업종 제한의 효력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부 등을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조처에 나아가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기각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가건물의 업종 제한을 위한 관리단 규약의 제·개정요건과 결의방법, 그에 관한 입증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다만 위와 같은 업종제한의 존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규약에 의하더라도 원·피고의 점포가 위치한 5층의 경우에는 다른 층과 달리 업종 제한과 관련하여 별도의 협약을 통해 달리 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제25조 제5항), 그에 따라 2005. 11. 23.경 제정된 5층 번영회칙에서 5층은 영업종목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약국 영업에 관한 승인을 신청할 경우 과연 이 사건 관리단이 이를 거절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 거기에 원고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한지 여부 등도 함께 살펴 이 사건 청구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 둔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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