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orange_flag
대전지방법원 2010. 10. 29. 선고 2010가합3067 판결
[영업행위금지청구][미간행]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장석)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상곤)

변론종결

2010. 9. 1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별지 목록 기재 건물 중 (층호수 1 생략)에서 약국영업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대전 유성구 전민동 (지번 생략) 토지 지상에 있는 별지 목록 기재의 엑스포코아 상가 건물(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에 대하여 1994. 8월경 건물의 사용검사가 마쳐졌는데 그 당시 이 사건 상가의 점포수는 약 440개이었다.

나.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 및 입점자들로 구성된 엑스포코아관리단(이하 ‘이 사건 관리단’이라 한다)은 1995. 2월경 대규모점포(상가)운영관리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이 사건 규약은 1996. 8. 16., 1999. 1월경, 2004. 6. 1. 및 2007. 1. 1.의 4차례의 개정 과정을 거쳐 시행되고 있는 바,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이 사건 관리단은 엑스포코아 ‘구분소유자 및 점유자’ 전원으로 구성되는데(제1조 제3항), 이 사건 관리단의 회원 자격은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소유하고 점유하여 영업하는 자,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소유하고 있으나 미점유, 미임대한 자,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임차하고 점유하여 영업하는 자에게 있다(제5조 제1 내지 3항).

2) 이 사건 상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점유자 및 입점자(소유자) 전원이 회원이 되는 관리단 총회와 각 층 점유자 전원이 회원(임대의 경우 소유자 제외)이 되는 층별번영회를 두고(제10조 제1, 2항), 층별 운영위원회의 위원은 구분소유자 및 임차자(구분소유자의 위임장을 첨부한다)로서의 점유자로 구성된 회원 중에서 선출된다(제10조 제4항).

3) 이 사건 관리단의 총번영회(총회)는 이 사건 규약의 설정, 변경, 폐지 등에 관하여 회원의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제14조 제2항 제2호).

4) 이 사건 상가의 각 점포의 점유자는 총운영위원회 및 관리사무소와 계약한 지정업종을 준수하여야 하고(제25조 제1항), 업종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경우에는 문서로써 총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제25조 제2항), 이 사건 규약 제정 이전 입점자는 기존 신고된 용도대로 영업하여야 하고, 그 영업 용도의 변경이 필요할 때에는 총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사건 규약 제정 이후 입점자는 반드시 총운영위원회에 영업용도를 사전 승인받아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제25조 제5항 제1, 2호).

5) 이 사건 상가의 각 층별 업종 구분은, 지하 1층은 청과, 스낵, 건어물, 야채, 생선, 제과, 슈퍼, 재래시장품목, 1층은 화장품, 보석, 잡화, 제과점, 안경, 문구, 란제리, 2층은 수선, 은행, 커피숍, 전문의류매장, 3층은 분양안내문의 49개 품목, 4층은 병원, 전문식당가, 학원, 커피숍, 미용실, 체육관, 5층은 체육시설, 병원, 학원(별도의 협약에 준한다)으로 하고, 자세한 사항은 층별 번영회에 위임하여 시행키로 한다(제25조 제5항 제3호).

다. 원고는 2003. 8. 28.경부터 이 사건 상가 (층호수 2 생략)를 임차하여 그 곳에서 ‘ ○○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는 자로서, 그 무렵 총운영위원회로부터 5층에서 약국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기존에 지정된 업종인 체육시설(수영장 및 볼링장)에 대하여 용도변경 승인을 받았다.

라. 이 사건 규약 제10조에 의하여 구성된 층별 번영회인 5층 번영회는 2005. 11. 23.경 5층 번영회칙(이하 ‘이 사건 번영회칙’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데, 이 사건 번영회칙 제12조에는 ‘5층은 영업종목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다.

마. 피고는 2009. 9. 10.경부터 이 사건 상가 (층호수 1 생략)를 임차하여 그 곳에서 ‘ △△약국’이라는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는 자인데, 이 사건 상가의 점포수는 2009. 9. 10.경 기준으로 약 340개이다.

[인정 근거 :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4, 6호증, 갑 제7호증의 37, 40,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갑 제5호증의 1, 2의 각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규약 제25조 제2항에 의하면 이 사건 상가의 각 점포의 점유자는 업종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경우 문서로서 총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같은 조 제5항 제2항에 의하면 이 사건 규약 제정 이후의 입점 사업자는 반드시 총운영위원회의 영업 용도를 사전에 승인받아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위와 같이 총운영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상가 (층호수 1 생략)에서 약국영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이 사건 규약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원고 및 이 사건 상가의 타층에서 약국영업을 하는 다른 입점자들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상가 (층호수 1 생략)에서 약국 영업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2)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관리단은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들을 배제한 채 입점자 또는 점유자들로 구성된 조직이므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상의 관리단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가사 이 사건 관리단이 위 법 상의 관리단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규약 제정 당시 「집합건물법」에서 정한 규약 제정의 의결정족수인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함에도 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규약은 효력이 없다.

나.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규약이 이 사건 관리단에 의하여 적법유효하게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음을 전제로 피고의 이 사건 상가 (층호수 1 생략)에서의 약국 영업행위의 금지를 구하고 있는바, 이하 이 사건 관리단이 「집합건물법」에서 규정한 관리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 사건 규약이 「집합건물법」이 정한 관리단 규약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이 사건 관리단이 「집합건물법」 상 관리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관리단은 어떠한 조직행위를 거쳐야 비로소 성립되는 단체가 아니라 구분소유관계가 성립하는 건물이 있는 경우 당연히 그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성립되는 단체라 할 것이고, 구분소유자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로서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면 그 존립형식이나 명칭에 불구하고 관리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구분소유자와 구분소유자가 아닌 자로 구성된 단체라 하더라도 구분소유자만으로 구성된 관리단의 성격을 겸유할 수도 있다(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다2719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규약에서 이 사건 관리단은 엑스포코아 ‘구분소유자 및 점유자’ 전원으로 구성되고(제1조 제3항),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소유하고 점유하여 영업하는 자,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소유하고 있으나 미점유, 미임대한 자,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 목적물을 임차하고 점유하여 영업하는 자에게 이 사건 관리단의 회원 자격이 있으며(제5조 제1 내지 3항), 이 사건 상가의 점유자 및 입점자(소유자) 전원이 회원이 되는 관리단 총회를 그 기구로 둔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관리단은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를 회원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점유자 또는 입점자도 그 회원으로 하고 있어 「집합건물법」에서 규정하는 구분소유자들로만 구성되는 엄격한 의미의 관리단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들을 포함하여 점유자들 및 입점자들도 포함된 단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관리단은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들로만 구성된 「집합건물법」 상의 관리단의 성격을 겸유하고 있는 단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규약이 「집합건물법」 상 규약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집합건물법」 제28조 제1항 은 건물과 대지 또는 부속시설의 관리 또는 사용에 관한 구분소유자들 사이의 사항 중 이 법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규약으로써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1조 제1항 은 서면결의에 관한 규정으로서 위 법 또는 규약에 따라 관리단집회에서 결의할 것으로 정한 사항에 관하여 구분소유자의 5분의 4 이상 및 의결권의 5분의 4 이상이 서면으로 합의하면 관리단집회에서 결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29조 제1항 은 관리단 규약의 설정·변경 및 폐지시 관리단 집회에서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 행하고, 이 경우 규약의 설정·변경·폐지가 일부의 구분소유자의 권리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때에는 그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집합건물법」 제29조 제1항 에서 관리단 규약의 설정·변경 및 폐지시 관리단 집회에서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 행하도록 한 것은 강행규정이라 할 것이고(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6156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서면으로 결의할 때 의결정족수를 규정한 같은 법 제41조 제1항 역시 강행규정이라 할 것이다.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규약이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 및 그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거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 합의에 의하여 제정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변론기일에서 재판부가 원고에게 의결정족수에 관한 입증자료를 제출토록 석명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어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다). 비록 이 사건 규약이 제정된지 약 15년이 지났고 이 사건 규약이 그 동안 이 사건 상가를 규율하는 단체법규로서 작용하여 왔다고 할지라도 강행규정인 「집합건물법」 제29조 제1항 에서 정한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였다는 점에 대한 주장만 있을 뿐이고 그에 관한 입증이 전혀 없는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규약이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 및 그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거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 합의에 의하여 제정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규약이 제정된 이래로 약 15년간 이 사건 상가의 단체법규로서 작용하여 왔고, 이 사건 이전의 다수의 관련 소송에서도 이 사건 규약의 유효성이 문제된 적이 없었음에도 피고가 이제 와서 이 사건 소송으로 이 사건 규약의 제정절차의 적법성과 그 유효성을 다투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이전의 다수의 관련 소송에서는 이 사건 규약의 유효성 여부가 명시적으로 판단된 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한 강행규정에 위반된 규약의 성립을 부정하거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집합건물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 될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다14812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규약 제정의 의결정족수 충족여부를 다투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규약의 유효성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이 사건 규약이 유효하게 제정 내지 개정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규약에 터잡아 피고에게 이 사건 상가 (층호수 1 생략)에서의 약국 영업의 금지를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윤태식(재판장) 조인 조아라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