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행정대집행절차가 인정되는 공법상 의무의 이행을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구 토지수용법(1999. 2. 8. 법률 제59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제2항에 의하면 사업인정의 고시가 있은 후에는 고시된 토지에 공작물의 신축, 개축, 증축 또는 대수선을 하거나 물건을 부가 또는 증치하고자 하는 자는 미리 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고, 한편 구 도로법(1999. 2. 8. 법률 제5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4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관리청은 같은 법 또는 이에 의한 명령 또는 처분에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공작물의 개축, 물건의 이전 기타 필요한 처분이나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므로 토지에 관한 도로구역 결정이 고시된 후 구 토지수용법(1999. 2. 8. 법률 제59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 제2항에 위반하여 공작물을 축조하고 물건을 부가한 자에 대하여 관리청은 이러한 위반행위에 의하여 생긴 유형적 결과의 시정을 명하는 행정처분을 하여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행정대집행의 방법으로 그 의무내용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행정대집행의 절차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따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공작물의 철거, 수거 등을 구할 수는 없다.
원고,피상고인
한국도로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준 외 2인)
피고,상고인
피고 1 외 4인 (소송대리인 경남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신현동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건설 중인 대전통영 간 고속국도(제17호선)에 관하여 고속국도법 제6조 및 같은법시행령 제2조에 따라 건설교통부장관의 권한 대행자로 지정되어 대행하는 업무에 관하여는 도로법 기타 도로에 관한 법률의 적용에 있어서 관리청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피고들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에 의한 도로구역 결정의 고시가 있은 후에 구 도로법(1999. 2. 8. 공포 법률 제5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9조의2 제3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토지수용법(1999. 2. 8. 공포 법률 제59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8조의2에 위반하여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위 고속국도의 부지에 편입된 이 사건 토지 위에 비닐하우스 등을 설치하여 장미 등 화훼를 재배하며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고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토지 인도 및 비닐하우스 철거, 비닐하우스 내의 시설물과 화훼작물의 수거 등 청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고가 그 청구 근거로 내세우는 구 토지수용법 제18조의2 제2항에 의하면 사업인정의 고시가 있은 후에는 고시된 토지에 공작물의 신축·개축·증축 또는 대수선을 하거나 물건을 부가 또는 증치하고자 하는 자는 미리 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고, 한편 구 도로법 제74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관리청은 같은 법 또는 이에 의한 명령 또는 처분에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공작물의 개축, 물건의 이전 기타 필요한 처분이나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므로 원고 주장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도로구역 결정이 고시된 후 피고들이 구 토지수용법 제18조의2 제2항에 위반하여 공작물을 축조하고 물건을 부가하였다면 원고는 관리청으로서 피고들에 대하여 이러한 위반행위에 의하여 생긴 유형적 결과의 시정을 명하는 행정처분을 하여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행정대집행의 방법으로 그 의무내용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행정대집행의 절차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따로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비닐하우스의 철거, 비닐하우스 내의 시설물과 화훼작물의 수거 등을 구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가 부적법하다는 피고들의 상고는 토지 인도청구를 제외한 나머지 청구에 대하여는 이유 있다.
그러나 원고의 토지 인도청구에 대하여는 민사소송 외에 따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이 없으므로 이 부분 청구도 부적법하다는 피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다.
2. 토지 인도청구의 권원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도로구역결정의 고시가 있기 전인 1997. 1. 25.경 그 소유자들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임차하여 같은 해 2월 20일경부터 비닐하우스 설치작업을 하며 점유하여 오기 시작하였는바, 사실이 그렇다면, 이 사건 토지 중 원고가 인도를 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피고들의 점유는 구 토지수용법 제18조의2에 위반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에 대하여는 구 도로법 또는 이에 의한 명령이나 처분 등에 위반한 자에 대하여 적용되는 구 도로법 제74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규정으로부터 바로 사법상의 토지인도의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위 각 법 조항을 근거로 원고의 이 사건 토지 인도청구가 이유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 각 법 조항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여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상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모두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