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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1. 29. 선고 97누3422 판결
[토지수용이의재결처분취소등][집47(1)특331;공1999.3.1.(77),391]
판시사항

[1] 인·허가 등의 행정처분에 대응하여 당사자가 제출하는 각서의 해석기준

[2] 표의자의 진정한 의사를 알 수 없는 경우, 의사표시의 요소가 되는 효과의사(=표시상의 효과의사)

[3] 토지형질변경허가 신청인이 행정청의 사전 행정지도에 의하여 제출한 각서의 내용을 형질변경허가신청 토지가 장차 택지개발사업지구에 편입·수용되는 경우 형질변경 이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상받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무릇 인·허가 등의 행정처분에 대응하여 인·허가 등을 받는 개인이 제출하는 각서의 의미·내용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행정청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공법관계의 특성, 각서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각서가 제출된 동기와 경위, 그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알 수 없다고 한다면 의사표시의 요소가 되는 것은 표시행위로부터 추단되는 효과의사 즉 표시상의 효과의사이고 표의자가 가지고 있던 내심적 효과의사가 아니므로, 의사표시의 해석에 있어서도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보다는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된 의사를 가지고 해석함이 상당할 것이다.

[3] 토지형질변경허가 신청인이 행정청의 사전 행정지도에 의하여 제출한 각서의 내용을 형질변경허가신청 토지가 장차 택지개발사업지구에 편입·수용되는 경우 형질변경 이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상받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용구 외 2인)

피고,피상고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서초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상기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용구, 김용환의 상고이유와 변호사 김덕주의 상고이유보충서 중 상고이유보충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소외 1, 소외 2와 함께 1990. 5. 6. 공부상 지목은 임야이나 사실상 잡종지 상태에서 무인가 자동차운전학원의 부지 등으로 이용되고 있던 그들 소유의 이 사건 계쟁토지 외 2필지상에 정식으로 인가된 자동차운전학원을 설립하여 운영할 목적으로 노원구청장에게 토지형질변경허가신청을 한 사실, 노원구청장은 피고 서울특별시(이하 피고시라 한다)에 대하여 위 각 토지에 관하여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 대상지로 검토 중인지 여부와 그에 대한 형질변경허가가 가능한지 여부를 질의하였다가 피고시로부터 위 각 토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는 지역 내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택지개발사업시행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이에 대한 형질변경허가를 유보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자 원고 등에게 이와 같은 사유로 형질변경허가를 할 수 없음을 통보한 사실, 그 후 원고 등은 1990. 8. 18.경 노원구청장에게 위 각 토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고시되어 수용된다면 이의 없이 행정목적에 공하도록 동의하겠으니 그 때까지만이라도 자동차운전학원을 설립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형질변경허가를 하여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 이에 노원구청장이 피고시에 그 진정의 요지를 보고함과 아울러 그 처리방안에 관한 지시를 요청한 결과 피고시로부터 향후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할 경우에는 지구 내의 토지 등을 전면 매수하는 점을 감안하여 사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 노원구청장은 그 지시에 따라 같은 해 9. 13. 원고 등에게 건물을 포함한 시설의 규모를 최소화할 것과 장차 위 각 토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어 그 사업시행을 위하여 수용된다고 하더라도 형질변경 이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상하고 투자비용에 대하여는 일체 보상하지 아니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위 각 토지에 대한 형질변경을 허가하겠다고 통보하였고, 원고 등은 1990. 9. 14. 이를 받아들여 노원구청장에게 추후 위 각 토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될 경우 토지수용에 대한 보상협의에서 일체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하였으며, 이어 같은 해 10. 13. 노원구청장으로부터 위 각 토지에 대하여 자연녹지지역 내 자동차강습소 시설을 위한 형질변경허가를 받고 그 공사를 시행하여 대지화한 다음 1991. 8. 10. 그 공부상 지목을 잡종지로 변경한 사실, 그 후 피고시가 기업자로서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계획의 승인을 받아 1992. 12. 31. 고시를 마치고, 그 사업시행지 안에 편입된 이 사건 계쟁토지에 관하여 원고와의 사이에 그 취득을 위한 협의를 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사실, 그리하여 피고시는 피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 사건 계쟁토지의 수용을 위한 재결을 신청하여 1993. 5. 26. 그 판시와 같은 수용재결이 있었고 이어 1995. 9. 16.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는 취지의 이의재결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이 사건 계쟁토지에 대한 형질변경허가를 받음에 있어 피고시의 지시를 받은 노원구청장과 사이에 이 사건 계쟁토지가 장차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어 수용될 경우에는 위 형질변경 이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보상받기로 약정함으로써 위 형질변경에 따라 증액될 보상금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무릇 인·허가 등의 행정처분에 대응하여 인·허가 등을 받는 개인이 제출하는 각서의 의미·내용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행정청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공법관계의 특성, 각서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각서가 제출된 동기와 경위, 그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누4455 판결, 1997. 12. 12. 선고 97다5060 판결 등 참조), 그럼에도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알 수 없다고 한다면 의사표시의 요소가 되는 것은 표시행위로부터 추단되는 효과의사 즉 표시상의 효과의사이고 표의자가 가지고 있던 내심적 효과의사가 아니므로, 의사표시의 해석에 있어서도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보다는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된 의사를 가지고 해석함이 상당할 것이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6다1320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 등이 노원구청장에게 제출한 진정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 등은 위 형질변경으로 설치하고자 하는 자동차운전교습소가 가건물과 코스시설만으로도 가능하여 택지개발사업에 별다른 지장이 없음에도 단순히 행정청 내부의 예정계획만으로 재산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점, 노원구청장의 원고 등에 대한 1990. 9. 13.자 사전통보는 "토지이용계획에 의한 건축물은 그 규모를 최소화하여 시설비 등 투자비가 최소화되도록 조치하고, 추후 택지개발사업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투자비용에 대한 일체의 보상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인바, 이는 택지개발사업이 시행되는 경우 통상 철거될 운명에 있는 형질변경허가신청 토지상의 건축물과 시설에 대한 불필요한 투자를 억제하여 원고 등은 물론 사회 전체의 손실을 줄이고 특히 택지개발사업에 부합하지 아니함이 명백한 건축물 등에 대한 투자로 인한 보상 부담의 불필요한 증가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원고 등이 이 사건 계쟁토지 등에 설치할 건축물 등의 시설비에 대한 보상청구를 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취지에 불과하고, 더 나아가 이 사건 계쟁토지에 대하여 형질변경으로 인한 토지가격 증액분에 대한 보상청구권의 포기까지도 요구하는 취지라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각서는 노원구청장의 원고 등에 대한 1990. 9. 13.자 사전통보가 있기 전인 같은 달 11.자로 작성된 것(다만 공증일이 14일로 되어 있다)으로서 그 내용도 장차 이 사건 계쟁토지 등이 수용되는 경우 원고 등이 보상협의 등의 절차에 대하여 협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외에 그 지상 건축물 기타 부속시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취지에 불과할 뿐, 위 토지 자체에 관하여 형질변경 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상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고, 가사 원심 인정과 같이 위 각서로 인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손실보상청구권의 포기에 관한 약정이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재산권의 보장에 관한 헌법 제23조, 손실보상액 산정의 시기 및 방법에 관한 토지수용법 제46조, 제57조의2,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4조의 규정 취지 및 내용에 의하면 위와 같은 약정이 적법·유효한 것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 그리고 이 사건 계쟁토지는 위 형질변경허가 이전에 이미 사실상 자동차운전학원의 부지 등으로 사용되어 오고 있었던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가 노원구청장에 대하여, 이 사건 계쟁토지가 장차 택지개발사업지구에 편입되어 수용되는 경우 그 지상의 건축물 기타 부속시설에 대한 보상을 포기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계쟁토지까지도 위 형질변경 이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상받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가 노원구청장과의 사이에서 이 사건 계쟁토지 자체까지도 형질변경 이전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상받기로 약정함으로써 그 형질변경에 따라 증액될 보상금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본 원심의 인정·판단은, 수용으로 인한 손실보상청구권의 포기 또는 제한의 의사표시에 관하여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및 그 보충 부분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상고이유 중 의사표시의 착오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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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7.1.15.선고 95구3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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