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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12. 10. 10. 선고 2012르1641 판결
[인지] 상고[각공2013상,151]
판시사항

실부 갑이 혼인 외 출생자 을을 인지하기 이전에 생모 병이 지출한 과거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혼인 외 출생자의 아버지가 인지하는 때에는 부양의무도 자(자)가 출생한 때부터 있다는 이유로, 갑은 병이 지출한 과거 양육비를 분담함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실부 갑이 혼인 외 출생자 을을 인지하기 이전에 생모 병이 지출한 과거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문제된 사안에서, 혼인 외 출생자의 아버지가 인지하는 때에는 부양의무도 자(자)가 출생한 때부터 있으며, 병에 의한 을의 양육이 병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을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밖에 과거 양육비를 갑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갑은 병이 지출한 과거 양육비를 분담함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담 담당변호사 권영광)

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치오)

사건본인

사건본인

변론종결

2012. 8. 31.

주문

1. 양육비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사건본인의 과거 양육비로 920만 원을, 장래 양육비로 2012. 10.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달까지 매월 말일 70만 원을 각 지급하라.

나. 위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2.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억 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송달 다음날부터 다 지급하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사건본인의 과거 양육비로 5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송달 다음날부터 다 지급하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사건본인의 장래 양육비로 이 사건 소장송달 다음날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이 될 때까지 매월 1일 월 1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장래 양육비 청구의 종기를 ‘2031. 1. 14.’에서 ‘성년이 될 때까지’로 변경하였다).

2. 항소취지

가. 원고

위자료 및 장래 양육비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을 청구취지와 같이 변경한다.

나. 피고

양육비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 중 사건본인의 장래 양육비로 2012. 4.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달까지 매월 말일 30만 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제1심판결 중 사건본인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청구 부분에 대하여는 원·피고 모두 불복하지 아니하므로, 이 법원의 심판 범위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 과거 및 장래 양육비 청구로 한정된다.

2. 혼인예약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원고 사건본인’을 ‘사건본인’으로 고쳐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서 이유 중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가사소송법 제12조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3. 과거 양육비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인정금액

원·피고의 연령, 경제력, 원고가 사건본인을 양육하게 된 경위, 피고가 사건본인의 존재를 알게 된 시기, 사건본인에 대한 과거 및 현재의 양육상황 등을 고려하여 사건본인이 출생한 2011. 1. 15.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가까운 2012. 9. 30.까지의 양육비 중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금액을 920만 원으로 인정한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혼인 외 출생자의 부자관계는 인지를 통해 비로소 형성되므로, 피고가 사건본인을 인지하기 이전에는 법률상 부양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따라서 피고에게는 사건본인에 대한 과거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관련 법리

부모는 그 소생의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그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는 부모 중 누가 친권을 행사하는 자인지 또 누가 양육권자이고 현실로 양육하고 있는 자인지를 물을 것 없이 친자관계의 본질로부터 발생하는 의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그와 같은 일방에 의한 양육이 그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한쪽의 양육자가 양육비를 청구하기 이전의 과거의 양육비 모두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게 되면 상대방은 예상하지 못하였던 양육비를 일시에 부담하게 되어 지나치고 가혹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어긋날 수도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행청구 이후의 양육비와 동일한 기준에서 정할 필요는 없고,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와 그에 소요된 비용의 액수, 그 상대방이 부양의무를 인식한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 그것이 양육에 소요된 통상의 생활비인지 아니면 이례적이고 불가피하게 소요된 다액의 특별한 비용(치료비 등)인지 여부와 당사자들의 재산 상황이나 경제적 능력과 부담의 형평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분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대법원 1994. 5. 13.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한편 인지는 그 자(자)가 출생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므로( 민법 제860조 ), 혼인 외 출생자의 아버지가 인지하는 때에는 부양의무도 그 자가 출생한 때부터 있다고 할 것이다.

3) 판단

위 법리에 따라 앞서 인용한 사실 및 증거 등을 검토하여 보면, 원고에 의한 사건본인의 양육이 원고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사건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밖에 과거 양육비를 피고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지출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이를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된다.

피고는 아직 인지되지 않은 혼인 외 출생자에 대하여는 실부의 부양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므59 판결 을 언급하면서, “위 대법원판결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지 않았고,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는 혼인한 부부 사이에 출생한 자녀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판시대로 “어떠한 사정으로 인하여 부모 중 어느 한쪽만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를 설시하고 있을 뿐이고, 혼인 중에 출생한 자녀의 경우에만 한정하여 법리를 설시하고 있지는 않다. 나아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법원 1967. 2. 21. 선고 65므5 판결 등을 예시하면서, 대법원의 종전 판례 중 “상대방에게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하지 못한다고 한 견해”를 변경하고 있는데, 위 65므5 판결 은 혼인 외 출생자에 대한 과거의 양육비 청구에 관한 판례이므로, 피고가 내세우는 위 87므59 판결 의 법리 역시 위 65므5 판결 등과 함께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위 87므59 판결 이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87므59 판결 민법 제837조 가 혼인 외의 자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당시의 학설이나 판례( 대법원 1979. 5. 8. 선고 79므3 판결 등 참조)에 따른 것이었는데, 가사소송법의 제정으로 민법 제837조 가 혼인 외의 자를 인지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변경되었으므로[ 구 가사소송법(1990. 12. 31. 법률 제4300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1항 나. (2). 3호)], 위 87므59 판결 가사소송법의 제정으로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장래 양육비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제1심판결서 이유의 인용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원고 사건본인’을 ‘사건본인’으로 고쳐쓰고 아래 판단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서의 이유 중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가사소송법 제12조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나. 추가하는 판단

원고는 피고가 장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것이 우려되므로 직권으로 7,000만 원의 담보제공명령을 해 줄 것을 구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 법원이 따로 담보제공명령을 하지는 아니한다.

5. 결론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원고의 양육비 청구에 관하여는 위와 같이 정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다만 당심에서 과거 양육비 청구의 종기 및 장래 양육비 청구의 종기가 변경되었으므로, 양육비에 관한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이광만(재판장) 서승렬 문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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