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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715 판결
[공문서위조·공문서위조행사등][집30(2)형,12;공1982.8.1.(685) 624]
판시사항

가. 방조범의 공소사실 기재에 있어서 정범의 구성요건 사실의 특정 정도

나. 사본이 문서위조죄의 행위객체인 문서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 전제요건이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이 특정되어야 한다.

나. 문서위조죄와 행사죄에 있어서의 문서란 작성명의인의 의사가 표시된 문서 그 자체를 의미하고 원본을 기계적인 방법에 의하여 사본 복사한 것은 그 사본 또는 등본의 인증이 없는 한 위 각 죄의 행위객체인 문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89.09.12 87도506 전원합의체판결 로 본판결 폐기 ]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박성민, 라길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부분 및 석유사업법위반방조 및 사기방조죄에 대한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에 대한 뇌물공여 및 알선 뇌물공여, 피고인 2에 대한 뇌물수수 및 알선뇌물수수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 2의 상고는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뇌물공여 등 및 피고인 2에 대한 뇌물수수 등에 대한 무죄이유부분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여 검사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기재는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수 있는 증명이 없다하여 본건 공소사실 중 일부 무죄를 선고한 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사기방조 및 석유사업법위반 방조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래 공소사실이란 범죄의 특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을 말하며 공소장에는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서 공소의 원인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도록 형사소송법이 요구하고 있으며,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 전제요건이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공소사실의 기재가 있다고 볼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장을 보면 석유사업법위반 및 사기방조의 각 공소사실로서, 피고인은 공소외 1, 2, 3 등과 공모하여 각기 주유소를 경영하는 공소외 4, 5, 6 등이 판매할 목적으로 납사와 벤젠을 섞어 소위 가짜 휘발유를 제조하여 이를 정상 휘발유와 혼합하여 그들이 경영하는 각 주유소를 통하여 그 정을 모르는 고객들에게 판매하려고 한다는 정을 알면서도 공소외 4 등의 범행을 도울 목적으로, 1979.4.28-1979.6.7경 및 1980.1.3부터 동월 26사이에 경인에너지로부터 매입한 납사와 벤젠 각 525드럼을 공소외 4에게 1979.2.부터 1980.9.25 사이에 납사 1,480드럼 벤젠 및 토루엔 합계 1,480드럼을 공소외 5에게, 1979.4.28-1980.9.25 사이에 납사 1,980드럼과 벤젠, 토루엔, 커시덴 합계 1,980드럼을 공소외 6에게 각 공급하여, 그들이 자신들 소유의 공소장기재 각 주유소의 휘발유탱크에 부어넣어 그 안에 있는 수량미상의 휘발유와 혼합시켜 판매의 목적으로 휘발유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위 기간중 위 각 주유소에서 저질 휘발유를 마치 정상품인 것처럼 가장하여 그 정을 모르는 주유소 고객 성명미상 다수인에게 각 요구량을 판매하여 각 휘발유 대금을 편취하는 것을 각 용이하게 하여 방조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위 기재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외인들에게 납사 등을 공급하면 공소장 모두의 기재와 같은 범행을 하리라고 예견하여 판매한 점을 헤아릴 수 있으나, 공소외인들이 피고인이 공급한 납사 등을 이용하여 과연실지로 어떠한 방법을 써서 품질을 어떻게저하시킨 것인지의 구체적인 행위의기재가 없어 이 사건 납사 등 공급과 휘발유의 품질저하와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여부도 명백하지 아니하고, 그와 같은 휘발유를 공소외인들이 언제 누구를 어떻게 속여 누구에게 처분하므로써 어떠한 재산상 이득이 있었는지에 관하여도 아무런 기재를 함이 없이 막연히 공소외인들이 휘발유 대금을 편취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고만 기재하고 있어서 정범인 공소외인들이 석유사업법위반의 죄나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나 실행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으니, 결국 이 사건 공소장에는 정범의 범죄의 특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였거나 이를 특정할 수 없어서이건 공소는 형소법 제254조 소정의 공소제기의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한 것이거나 무효라 할 것이므로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도 아니한 사실을 공소장 변경의 절차를 밟음이 없이 심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음은 공소제기의 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 사실을 심판하므로서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따질 필요도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않을 수 없다.

3. 피고인 1과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의 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 제 8 조 에 보면, 조세포탈세액 등의 구분에 의하여 법정형에 차등이 있고 동조에서 “연” 몇 원 이상이라고 함에 있어서 “연”이란 각 세목의 과세기간에 관계없이 각 연도별로 포탈한 또는 부정환급 받은 모든 세액 등을 포괄한 금액을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이 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이와 반대의 견해에서 원심판결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 8 조 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논지는 독단적인 견해이어서 채용할 수 없으며, 판시 부정환급 받은 세액에는 계산상 잘못이 있지도 아니하여 이점 논지도 이유 없다.

나. 위조문서행사의 점.

형법에 규정된 문서위조죄와 행사죄에 있어서의 문서라 함은 작성명의인의 의사가 표시된 문서 그 자체를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원본을 기계적인 방법에 의하여 사본 복사된 경우에는 그 사본 또는 등본은 사본 또는 등본의 인증이 없는 한 위 각 죄의 행위객체인 문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함이 당원의 판례로 하는 바이다( 당원 1978.4.11. 선고 77도4068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7로부터 받은 위조된 수출면장, 수출대행계약서, 수출대금입금 증명서 또는 그 전자복사된 사본을 부가가치세를 부정환급받기 위하여 여수세무서에 제출하여 행사하였다는 각 공소사실 중 별표 4의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사본을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행사죄로 처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면서 압수된 증 제16호 증(부가가치세 환급신청서철)을 보면, 부가가치세를 부정환급받기 위하여 여수세무서에 제출된 위 서류는 모두 사본임을 알 수 있고, 그중 원본대조필의 기재와 담당자의 날인이 있는 것에 대하여는 원본을 대조한 때에 당해 문서의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유죄로 인정하고, 그와 같은 기재가 없는 것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무죄를 선고하였음을 알아 볼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세무서에 제출할 서류는 세무사사무원인 공소외 8에게 주어 이상대가 제출하였지 피고인이 직접 세무서에 제출한 바 없다고 하고, 접수된 증 제 1 내지 제 7 호증과 압수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문서들은 모두 위조된 본건 문서들의 일부로서 모두 공소외 9 세무사 사무실에서 압수되었고, 공소외 8의 진술도 이에 일치되어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바, 공소외 8의 경찰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진술은 약간의 상위는 있으나 대체로 자신이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서류 자체가 일부 원본이 있었으나 사본이 대부분이라 하고, 세무서에 원본을 한두번 제출하였을 뿐 모두 사본을 제출하고 담당직원에게는 원본대조와 조회절차를 생략하고 조속히 환급받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하여 담당 공무원들이 원본대조없이 원본대조필의 기재를 한 후 부가가치세의 환급을 받았다는 취지이고, 당시 환급업무를 처리한 세무공무원인 공소외 10, 11, 12, 13 등의 진술에 의하여도 같은 사실이 인정되는 바, 그중 1979.7.29자의 환급신청을 처리한 공소외 12의 경찰 및 검찰에서의 진술은 원본대조없이 처리해주고(증 제16호증의 52면 이하에는 원본대조필의 날인 있음) 돈 20만원을 받았으며 업무가 소홀했음을 시인하고 있고, 1980.10.25자 환급신청을 처리한 공소외 13의 1심 증언은 거의가 원본이 있었으나 원본이 제출되지 아니한 부분도 원본이 있을 것으로 믿고 원본대조필인을 날인하였다 하고, 1979.10.25자, 1979.12.20자, 1980.1.15자 환급신청을 처리한 공소외 11을 검찰에 이르기까지는 각 사본만으로 환급해 준 것이 사실이라고 진술하고, 1심 법정에서는1979년 예정신고때는 원본을 대조하였으나 1981. 확정신고때는 3차에 걸친 원본제출 요구에 불응하여 대조치 못하였다고 하고 있으나, 이 부분 변경진술은 동인의 검찰에서의 진술한 내용에 비추어 보거나 공소외 8의 진술(수사기록 411 면)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할 것이고, 1980.4.25자 및 1980.7.25자 환급신청을 처리한 공소외 10은 검찰에 이르기까지는 원본대조필이라고 한 부분은 허위확인이었다고 명백히 진술하다가 1심 증언시에는 사본을 제출하였으나 세무사를 통하여 원본을 대조하였다고 진술하나, 동인의 법정진술 역시 동인이 피고인 1과 공소외 8로부터 금 50만원의 뇌물을 받은 점과 공소외 8과 피고인의 진술(수사기록 422,665,675면)등에 비추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결국 본건 서류들은 모두 사본으로 제출되고 원본대조의 절차를 거친바 없다 할 것이며, 가령 공소외 10이나 11 등의 1심 증언을 그대로 믿는다 하더라도 공소외 11이 1980.1.15에 처리하면서 받은 서류는 원본대조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이 동인의 위 진술자체에 의하여 명백하고, 공소외 13이 처리한 부분도 그 일부에 원본대조가 없었다는 것이니 그 부분이 어느 것인지를 가려 보았어야 할 것이므로, 필경 원심판결에는 어느 모로 보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논지는 이와 같은 취지의 주장으로 못볼 바 아니어서 이유 있다.

4. 피고인 2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거시의 증거에 의하면 그 판시사실이 적법히 인정되고, 검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 1 차 피의자 신문조서(1981.4.10자)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합계 19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경찰에서의 자백을 부인하고 차비 등 명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20만원 정도를 받았을 뿐이라고 진술하였다가 그로부터 15일이나 지난 1981.4.25의 제 2 차 신문에 이르러서는 원심판시와 같이 사실은 합계 금 50만원을 교부 받았다고 하면서 당초에 20만원 정도의사례를 받았다고 한 진술은 처벌이 두려워 그랬던 것이라고 부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검찰에서의 위의 자백이 경찰에서의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에 연유된 것이라고도 보여지지 아니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따라서 알선 또는 뇌물공여, 동 수수의 점에 관한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 2의 상고를 각 기각하고, 피고인 1에 대한 위 위조공문서행사의 점은 다른 유죄부분과 실체적 경합범관계에 있으니 그 유죄부분 전부와 석유사업법위반방조 및 사기방조의 점을 파기하여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우영(재판장) 김중서 이정우 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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