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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5. 27. 선고 93도673 판결
[강도상해,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1993.8.1.(949),1944]
판시사항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한 피해자 등의 진술에 의하여 강도상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한 피해자 등의 진술에 의하여 강도상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오행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과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2.4.21. 21:30경 인천 북구 효성동 395의 95 소재 코리우드 주식회사 앞길에서 그 곳을 지나가던 피해자 1(여, 35세)에게 접근하여 팔로 목을 감아 쓰러뜨리고 “소리치면 죽이겠다. 돈 있는 거 다 내놔라”라고 위협하면서 계속 목을 졸라 반항을 억압한 다음 금품을 강취하려 하였으나 피해자 1이 “강도야”라고 소리지르면서 도망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 1에게 약 1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전경부좌상 등의 상해를 가하고, 같은 날 21:40경 인천 북구 청천2동 172의 12 소재 신창튜빙 주식회사 앞길에서 피해자 2(남, 33세) 가 피고인에게 경찰서로 갈 것을 요구하면서 혁대를 붙잡았다는 이유로 그의 손가락을 꺾어 피해자 2에게 약 1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수배좌상을 가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제1심 판결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진술기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피해자 2의 진술기재 및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피해자 1의 진술기재, 증인 송영운의 법정진술, 의사의 피해자 1, 2에 대한 진단서를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원심은 이를 지지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제1심 판결이 피고인에 대한 강도상해의 범죄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 채용한 증거를 검토해 볼 때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단정할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먼저 피고인은 경찰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의 직장인 주식회사 쌍룡정공에서 퇴근하여 걸어서 귀가하던 중 위 신창튜빙 주식회사 앞을 지난 장소에서 갑자기 피해자 2가 나타나 피고인의 옷에 흙탕물이 묻어 있다면서 피고인의 혁대를 붙잡고 피해자 2가 타고 온 승용차에 강제로 태우려고 하기에 피고인이 이를 거부하고 같이 파출소에 가자고 하면서 피고인의 혁대를 잡고 있던 피해자 2의 손을 비틀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먼저 피고인의 진술에 반대되는 피해자 1의 진술을 보면, 피해자 1은 경찰 이래 제1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범행장소가 어두운 곳이라 피고인의 얼굴을 정확하게 확인하지는 못하였지만 범행장소에서 약간 떨어진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 빛으로 어두컴컴하여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으므로 범인의 모습을 보았고, 범행을 당하면서 보고 느낀 범인의 신장, 목소리, 착의상태, 말꼬리가 정확하지 아니한 점 등이 피고인과 일치하여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범행시간이 4월 하순의 21:30경인 야간이고, 범행장소가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은 어두운 길이며(제1심법원의 검증조서에 의하면 범행장소에서 70-80m 이상 떨어진 도로에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1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뒤에서 목을 졸리고 이어서 길에 쓰러져 양손으로 목을 졸린 상황임을 감안하여 볼 때, 피해자 1의 위와 같은 진술은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할 만한 증거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피해자 1은 범인이 도망가기 전에 피해자 1이 범인의 상의 티셔츠 목부분을 잡아 당겨 찢어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하고, 피고인의 상의 티셔츠 좌측 목부분이 10cm 가량 찢어져 있으나, 한편 피고인은 범행현장에서 약 270-280m 떨어진 장소에서 피해자 2에 의하여 범인으로 지목되어 승용차에 동승할 것을 요구당하자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2와 10여분간 다툰 사실이 기록상 인정되므로 이와 같이 다투는 도중에 티셔츠 목부분이 찢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피고인은 경찰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2와 다투는 과정에서 티셔츠가 찢어졌다고 변소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티셔츠 좌측 목부분이 찢어진 것도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 밖에 피해자 1 은 제1심법정에서 범인이 도주할 때 뛰어가지는 않고 걸어갔으며 걸어가는 것을 보고 피해자 2에게 잡아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이는 범인이 황급하게 뛰어 달아났다는 목격자 송영운, 피해자 2의 사건당일 경찰에서의 각 진술과도 배치될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 강도범행을 하던 범인이 주위를 통행하는 차량 불빛 등으로 인하여 범행을 포기하고 도주하면서 걸어간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보여지므로 이와 같은 점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한다.

다음 목격자 송영운의 진술을 보면, 봉고차를 운전하여 범행현장 주변을 지나가던 송영운은 경찰에서 “범인은 대우자동차 방향으로 뛰어 갔습니다. 바지는 검정색, 잠바는 줄무늬 회색계통, 잠바 속에는 흰색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검찰에서 “범인은 슬금슬금 뒤를 돌아 보면서 피해자 1 이 뛰어가는 반대방향으로 보통걸음으로 걸어갔고, 자동차의 전조등에 비춘 결과 상의는 줄무늬가 있는 회색잠바와 하얀 티셔츠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피해자 2가 붙잡은 사람과 제가 보았던 범인이 똑같습니다”, 제1심법정에서 “차를 운전하여 전조등을 켜고 갔기 때문에 범인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10여초 동안 보았습니다. 범인은 뒤를 돌아보며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에 봉고차를 운전하여 가면서 차의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지나치는 범인을 전조등 빛으로 잠깐 본 사람이 범인의 상하의 착의상태와 색깔까지 위 진술과 같이 완벽하게 보고 기억한다는 것은 오히려 이례적인 일로 생각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 범인의 도주형태에 관하여는 경찰에서의 진술과 검찰,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이 배치되어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음 승용차를 운전하여 범행현장 근처를 지나다가 피해자 1의 말을 듣고 범인을 추격한 끝에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체포한 피해자 2는 체포경위에 관하여, 경찰에서 “피해자 1이 강도야 하고 소리질러 보니 회색잠바를 입은 남자 1명이 황급하게 뛰어가 제가 쌍라이트를 켜고 쫓아가 붙잡았다”(파출소에서의 진술), “회색잠바를 입은 남자가 성큼성큼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피해자 1의 말이 범인이 흰 티를 착용하였다고 하여 제가 앞서 간 사람을 용의자로 보고 급히 차량을 운전하여 그 사람이 있던 지점에 도착하여 보니 도로 건너 남자가 서성이고 있어 신호를 무시하고 급히 동소에 도착하여 피고인을 검거하였다”(경찰에서의 진술)고 진술하고, 검찰에서는 “범인이 현장에서 약 70m를 진행하여 우측으로 꺾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 뒤쫓아 갔는데 백경(주) 앞 노상의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것을 보고 의복을 확인하기 위하여 잠깐 동안 정차하여 의복을 확인하였더니 피해자 1이 말하던 의복과 거의 같아서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범인이 횡단보도를 건너서 인도로 계속 걸어가는 것을 보고 차도를 따라 차를 운전하면서 피고인을 검거하였다. 피고인이 걸어가다가 신창튜빙(주) 정문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등을 보고 있기에 차를 정차시키고 피고인에게 다가갔다”고 진술하고, 제1심법정에서는 “피해자 1이 소리쳤을 때 제 차의 쌍라이트를 켜고 보니 어떤 남자가 약 50m 거리에서 황급하게 뛰어가고 있어 쫓아가서 잡았다. 피해자로부터 흰색 계통의 옷을 입었다는 소리를 듣고 쌍라이트를 켜고 보니 뛰어가는 사람이 보여 즉시 쫓아간 것이다. 피해현장과 검거현장은 직선거리로 100m 정도이고 신창튜빙 근처에서 붙잡았다. 검거 당시 피고인은 성큼성큼 걷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위 각 진술을 살펴보면, 피해자 2가 범인을 처음 목격한 것은 범인이 범행현장에서 50m 내지 70m를 진행하여 우측으로 꺾어 도주하는 뒷모습임이 분명한 반면, 피해자 2가 우측으로 꺾어지는 지점에 도달하여 피고인을 목격한 상황에 대하여는, “도로 건너 남자가 서성이고 있었다”(경찰에서의 진술), “백경(주) 앞 노상의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것을 보았고, 피고인은 걸어가다가 신창튜빙 주식회사 정문에 걸려 있는 플랜카드 등을 보고 있었다”(검찰에서의 진술), “검거 당시 피고인은 성큼성큼 걷고 있었다”(제1심법정에서의 진술)는 등으로 일관되지 아니함을 알 수 있고, 최초 목격시 범인의 도주모습에 관하여도 “황급하게 뛰어갔다”(파출소와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경찰서와 검찰에서의 진술)라는 등으로 일관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피해자 2는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하여 체포한 피고인이 진정한 범인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으며, 기록에 나타난 현장부근의 지형, 도로의 상황(수사기록 47면, 공판기록 62면의 각 현장약도 등)과 당시가 야간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범인은 오른쪽으로 꺾어 지면서 피해자 2의 시야에서 벗어났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피해자 2 승용차를 운전하여 범인이 꺾어진 지점까지 도달하는 사이에 피해자 2의 시야에서 벗어난 범인은 주변에 은신하거나 다른 길로 도주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피해자 2의 검찰에서의 진술 중 피고인의 흰 티셔츠를 경찰관과 함께 자세히 확인하여 보니까 피해자 1의 손자국으로 보이는 흙탕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는 부분이 있는바, 이것이 변호인이 제1심법정에 제출한 티셔츠사진에 나타나는 흙자국을 가리키는 것인지의 여부가 불분명하나 기록상 다른 자료가 없으므로 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수사기록 24면에 기재된 가로 3.5cm, 세로 10cm 가량의 흙자국은 위 사진에 나타나는 흙자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사진에 나타나는 흙자국은 손자국으로 보이지는 아니할 뿐 아니라, 피고인은 흙자국이 피고인과 피해자 2가 다투던 중 넘어진 피고인을 피해자 2가 발로 차서 생긴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고, 피해자 2도 검찰에서 피고인과 다투던 중 발로 피고인의 배를 찼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위 흙자국도 피고인을 판시 강도상해죄의 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피고인은 경찰 이래 제1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신창튜빙 주식회사 정문 앞에서 임금협상을 위해 만들어 놓은 플래카드 문구와 벽면에 부착된 대자보를 읽고 있는데 피해자 2가 다가와 피고인을 붙잡았다고 진술하고 있고(다만 원심법정에서는 대자보 등을 읽어보고 집을 향하여 100m 정도 걸어 갔을때 피해자 2가 붙잡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 2도 검찰에서 피고인의 위 진술과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어 피고인이 체포 직전 신창튜빙 주식회사 앞에서 대자보 등을 읽은 것이 사실인 것으로 판단되는바, 길에서 강도상해의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하던 범인이 도주 도중 이와 같은 행동을 하였으리라는 것은 경험칙상 이례에 속한다고 보일 뿐 아니라, 피고인이 전과가 없는 사람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범인이 아닌 것으로 위장하기 위하여 일부러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으리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형사재판에서의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당원 1989.1.31. 선고 85도1579 판결 참조).

결국 위 증거들로서는 피고인을 판시 강도상해죄의 범인으로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위 증거들로 판시 강도상해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으니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이상의 이유로 위 강도상해죄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하여 단일의 형으로 처단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박우동(주심) 김상원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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