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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두43996 판결
[건축복합민원허가신청서불허가처분취소][공2019상,681]
판시사항

[1]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을 한 경우, 조례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

[2]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가 가축사육의 제한구역 지정기준에 대하여 추상적·개방적 개념으로만 규정한 취지

[3]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호 의 위임에 따라 닭의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900m’로 규정한 ‘금산군 가축사육 제한구역 조례’ 제3조 제1항 제1호 [별표 2] ‘주거밀집지역 설정에 따른 가축종류별 거리제한’이 위임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인지가 문제 된 사안에서, 위 조례 조항은 위임조항의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을 위하여 ‘주거밀집지역으로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을 그 의미 내에서 구체화한 것이고, 위임조항에서 정한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의 목적 및 대상에 부합하고 위임조항에서 위임한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을 한 경우 조례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당해 법령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고, 위임 규정의 문언에서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범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그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수권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데에서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

[2]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제1호 (이하 ‘위임조항’이라 한다)는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 또는 상수원 수질보전이라는 목적을 위하여 가축사육 제한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지정 대상을 주거밀집지역, 수질환경보전지역 등으로 한정하되, 지정기준으로는 주거밀집지역에 대하여는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 수질환경보전지역에 대하여는 ‘상수원보호구역 등에 준하는 수질환경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하여 추상적·개방적 개념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가축분뇨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임조항이 그와 같은 규정 형식을 취한 것은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재산권 제약 등을 고려하여 법률에서 지정기준의 대강과 한계를 설정하되, 구체적인 세부기준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실정 등에 맞게 전문적·기술적 판단과 정책적 고려에 따라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한 것이다.

[3]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제1호 (이하 ‘위임조항’이라 한다)의 위임에 따라 닭의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900m’로 규정한 ‘금산군 가축사육 제한구역 조례’ 제3조 제1항 제1호 [별표 2] ‘주거밀집지역 설정에 따른 가축종류별 거리제한’이 위임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인지가 문제 된 사안에서, 위 조례 조항으로 금산군 관내 일정한 범위의 지역에서 가축사육이 제한되더라도, 그로써 기존 축사에서의 가축사육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기존 축사의 이전을 명령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주어야 하며 정당한 보상을 하므로( 가축분뇨법 제8조 제4항 ) 위 조례 조항이 기존 축사에서의 가축사육 영업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위 조례 조항으로 신규 가축사육이 제한되더라도, 해당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조례 조항은 위임조항의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을 위하여 ‘주거밀집지역으로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을 그 의미 내에서 구체화한 것이고, 위임조항에서 정한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의 목적 및 대상에 부합하고 위임조항에서 위임한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민)

피고, 상고인

금산군수 (소송대리인 한밭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강병열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을 한 경우 조례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당해 법령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고, 위임 규정의 문언에서 그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범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그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수권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데에서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 (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두25077 판결 등 참조).

2.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이라고 한다)은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자원화하거나 처리하여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을 청결하게 하고 수질오염을 감소시킴으로써 환경과 조화되는 축산업의 발전 및 국민보건의 향상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1조 ). 이에 따라 위 법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 또는 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하여 주거밀집지역으로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 상수원보호구역 등에 준하는 수질환경보전이 필요한 지역 등을 대상으로 하여 가축사육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에 대하여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구역을 지정하여 가축의 사육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8조 제1항 제1호 , 이하 ‘이 사건 위임조항’이라고 한다).

나아가 가축분뇨법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위와 같이 지정·고시한 가축사육제한구역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자에게 축사의 이전, 그 밖에 위해 제거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고( 제8조 제3항 ), 축사의 이전을 명할 때에는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주어야 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이전에 따른 재정적 지원, 부지 알선 등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제8조 제4항 ), 가축사육제한구역 지정으로 이미 형성된 가축사육자의 축사 등 영업권의 재산적 가치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3. 이처럼 이 사건 위임조항은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 또는 상수원 수질보전이라는 목적을 위하여 가축사육 제한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지정 대상을 주거밀집지역, 수질환경보전지역 등으로 한정하되, 그 지정기준으로는 주거밀집지역에 대하여는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 수질환경보전지역에 대하여는 ‘상수원보호구역 등에 준하는 수질환경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하여 추상적·개방적 개념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가축분뇨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위임조항이 그와 같은 규정 형식을 취한 것은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재산권 제약 등을 고려하여 법률에서 지정기준의 대강과 한계를 설정하되, 구체적인 세부기준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실정 등에 맞게 전문적·기술적 판단과 정책적 고려에 따라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한 것이다 (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2두15838 판결 ,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4두37122 판결 등 참조).

4. 위와 같은 이 사건 위임조항의 문언, 체계 및 취지에 비추어, 이 사건 조례 조항이 그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이 사건 위임조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금산군 가축사육 제한구역 조례」(2016. 11. 23. 금산군 조례 제2065호로 일부 개정된 것)는 제3조 제1항 제1호 [별표 2] ‘주거밀집지역 설정에 따른 가축종류별 거리제한’에서 ‘닭’의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900m’로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조례 조항’이라고 한다). 나아가 위 제3조 제2항에서는 가축사육제한구역의 경우에도 ‘반려동물 및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가축사육(닭의 경우 20마리 이하)’(제1호), ‘공익사업의 목적에 따른 가축사육시설을 설치하거나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에 의한 군민 보건환경위생과 상수원 보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역’(제6호) 등의 경우에는 가축을 사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조례 조항은 이 사건 위임조항의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을 위하여 ‘주거밀집지역으로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을 그 의미 내에서 구체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위임조항에서 정한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의 목적 및 대상에 부합하고 위 조항에서 위임한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헌법 제117조 제1항 은 지방자치단체에 포괄적인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자치사무와 관련한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은 법규명령에 대한 법률의 위임과 같이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서 할 엄격성이 반드시 요구되지는 않는다. 법률이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조례로 정하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제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6추5162 판결 , 헌법재판소 1995. 4. 20. 선고 92헌마264, 279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공익목적을 위한 토지이용·개발의 제한은, 그로 인해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거나 더 이상 법적으로 허용된 토지이용방법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토지의 사용·수익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토지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제약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0다108197 판결 , 헌법재판소 1998. 12. 24. 선고 89헌마214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사건 조례 조항으로 인해 금산군 관내 일정한 범위의 지역에서 가축사육이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기존 축사에서의 가축사육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가 기존 축사의 이전을 명령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주어야 하고 정당한 보상을 하므로( 가축분뇨법 제8조 제4항 ) 이 사건 조례 조항이 기존 축사에서의 가축사육 영업권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조례 조항으로 인해 신규 가축사육이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구 「금산군 가축사육 제한구역 조례」(2015. 9. 7. 금산군 조례 제1996호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는 ‘닭’의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400m’로 규정하였다. 그런데 ‘가축농가 주변 집단주거지역에서 악취, 소음, 수질 및 대기 등 환경오염에 대한 집단 민원이 다수 발생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되고, 인접 시·군과 거리제한설정의 불균형으로 기업형 축사의 쏠림 현상이 우려되어 예방적 차원에서 제한구역의 형평성 유지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기존 관내 축산인을 보호하고, 비단 금, 비단 산이라는 금산군의 명칭에 걸맞는 가축사육 제한구역 설정으로 금산군의 청정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이유로, 2015. 9. 7. 금산군 조례 제1996호 일부 개정으로 ‘닭’의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1,200m’로 확대한 바 있었다. 이러한 확대에 대하여 과도하게 가축사육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 대전지방법원 2016. 9. 8. 선고 2015구합105468 판결 )이 확정되자, 2016. 11. 23. 금산군 조례 제2065호 일부 개정으로 ‘닭’의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900m’로 축소하였다(이 사건 조례 조항).

이와 같은 이 사건 조례 조항의 개정 경위에 따르면, 금산군이 2015. 9. 7. 조례 개정을 통해 가축사육제한구역을 확대한 이유는, 기존 400m 거리 제한하에서도 가축 농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여러 차례 발생하였고, 금산군에 인접한 시·군의 경우 가축사육제한구역의 범위가 금산군보다 넓어 다른 지역의 가축 농가가 금산군으로 이전할 우려가 제기되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산군은 닭의 가축사육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1,200m’로 확대하였으나, 위와 같이 확정된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여 2016. 11. 23. 조례 개정을 통하여 닭의 가축사육구역을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900m’로 축소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 조항이 이 사건 위임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5.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조례 조항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가축사육을 제한하여 무효라는 전제하에, 그에 근거한 이 사건 거부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법률이 정한 위임범위 일탈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6.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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