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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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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사지법 1989. 7. 18. 선고 86고단935 판결 : 항소
[비료관리법위반등][하집1989(2),459]
판시사항

질석을 주원료로 하는 퇴비부숙제가 비료관리법상의 비료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질석을 주원료로 하는 퇴비부숙제를 퇴비원료나 토양에 투여하면 질석의 미세공동속에 흡착되어 있던 미생물들이 퇴비부식을 촉진시키거나 토양에 함유된 유기물을 분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토양에 유기물이 풍부해져 토양이 개량되는 효과가 나타나게는 되지만 그것 자체는 "식물에 영양을 줄 것을 목적으로 식물에 베풀어지는 물질" 또는 직접적으로 "흙에서 화학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물질은 아니므로 이는 비료관리법 소정의 비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2라고 한다)는 질석가공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피고인 1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바,

가. 피고인 1은,

(1) 허가없이, 1985.3.10.경부터 같은 해 7.30.경까지 충남 보령군 청소면 죽림리 415에 있는 위 회사 공장에서 질석제조용 가마 1개 등 생산시설을 갖추고 식물의 대량 6대 영양소인 칼륨, 마그네슘 등이 구성성분인 질석을 가열 분쇄하고 여기에 유기물분해성능이 우수한 미생물을 흡착시키는 방법으로 비료인 질석분말제 "브이.케이(VK)81" 60,000킬로그램을 생산하여 그중 36,000킬로그램을 종묘상 및 농장주 등에게 1킬로그램당 125원 내지 155원에 판매하고,

(2) 1985.3.10.경부터 위 공장에서 허가없이 비료인 "브이.케이(VK)81"을 제조하는 비료제조시설인 질석제조용 가마 1개를 설치하고 조업하던중 같은 해 5.13.경 위 공장에서 충청남도지사로부터 위 비료제조시설에 대한 조업정지명령을 받았으면서도 이에 위반하여 그때부터 같은 해 7.30.경까지 계속 조업하고,

나. 피고인 2는 그 대표이사인 상피고인 1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가"항과 같이 한 것이다, 라고 함에 있는 바, 피고인 1은 경찰에서는 공소사실과 같이 질석제조용 가마 1개를 설치하고 "브이.케이(VK)81"을 생산판매한 것은 사실이나 "브이.케이(VK)81"은 비료가 아니고 퇴비부숙제일 뿐이므로 비료관리법위반이 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고 다만 환경보전법위반의 점은 인정하는 것처럼 진술하다가 검찰에서는 "브이.케이(VK)81"이 미생물특수비료라고 번복 진술하여 비료관리법위반의 점도 인정하고 환경보전법위반의 점도 시인하다가 다시 이 법정에서는 "브이.케이(VK)81"이 비료관리법상의 비료가 아니므로 자기가 이를 생산 판매한 것이 비료관리법위반이 될 수 없고 나아가 질석제 조용 가마는 비료생산시설이 아니므로 환경보전법상의 배출시설이 아니어서 조업정지명령을 위반한 소위도 환경보전법위반이 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2. 그러므로, 먼저 비료관리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본다.

우선 피고인 1이 생산·판매한 위 "브이.케이(VK)81"이 비료관리법상의 비료에 해당하는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브이.케이(VK)81"이 비료관리법상의 비료에 해당한다는 점에 부합하거나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검사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의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 중의 진술기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 중의 진술기재가 있는바 이를 차례로 검토하기로 한다.

가. 검사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에 "굳이 비료라고 한다면 미생물특수비료하고 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규제법률이 없다고 합니다"(수사기록 제146면)라는 진술기재가 있어 "브이.케이(VK)81"을 비료관리법 제2조 제3호 의 부산물 비료로 인정하는 듯한 진술로 보여지나 피고인 1은 경찰 및 이 법정에서는 "브이.케이(VK)81"이 비료관리법상의 비료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퇴비부숙제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을 뿐아니라 비료관리법 제1조 제1호 는「"비료"라 함은 식물에 영향을 주거나 식물의 재배를 돕기 위하여 흙에서 화학적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을 목적으로 토지에 베풀어지는 물질과 식물에 영양을 줄 것을 목적으로 식물에 베풀어지는 물질」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바, "브이.케이(VK)81"도 비료관리법상의 비료라고 하기 위하여는 위 정의에서 규정한 것 중의 어느 하나의 해당하여야 할 것이나 제3,4,10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각 진술기재,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피의자신문조서사본(기록검증조서 중 일부)중의 각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공소외 3에 대한 진술조서사본(기록검증조서 중 일부)중의 진술기재, 국립농산물검사소장 작성의 비료관리법에 관한 질의회신 및 서울지방검찰청 1987형 제74110호 사건의 불기소결정서(기록검증조서 중 일부) 중의 각 기재,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6 작성의 "퇴비부식제 개발에 관한 연구" 논문의 기재 등을 종합하면, "브이.케이(VK)81"은 질석이 가열되면 그 부피가 확장되면서 수많은 미세공동이 발생하여 그 미세공동이 세균의 흡착과 증식에 적합한 점에 착안하여 잘게 분쇄한 질석을 800도 내지 1,000도로 가열하여 팽창된 미세공동 속에 토양속의 유기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투여하여 만들어지고 이를 퇴비원료나 토양에 투여하면 질석의 미세공동 속에 흡착되어 있던 미생물들이 퇴비부식을 촉진시키거나 토양에 함유된 유기물을 분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토양에 유기물이 풍부해져 토양이 개량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브이.케이(VK)81"의 효능이 위와 같다면 그것은 "식물에 영양을 줄 것을 목적으로 식물에 베풀어지는 물질"이 아님은 명백하고 또한 "브이.케이(VK)81"이 그것이 공급한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분해작용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간접적으로 식물에 영양을 주거나 식물의 재배를 돕게 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지만 그것 자체는 직접적으로 "흙에서 화학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물질은 아닌 것이므로 비료관리법 제2조 제1호 가 규정한 비료의 정의 중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하고 또한 비료관리법 제1조 제3호 는 "부산물비료라 함은 농업, 임업, 축산업 또는 수산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 토양미생물제제(토양효소제제를 포함한다) 토지활성제 기타 비료성능이 있는 물질 중 농수산부장관이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는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제조되고 그와 같은 효능이 있는 "브이.케이(VK)81"이 그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다 할 것이니 결국 "브이.케이(VK)81"은 비료관리법상의 부산물비료는 물론 그 밖의 그 어느 비료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의 위 진술기재는 신빙성이 없다 할 것이다.

나.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 중에 "부산물비료의 일종이다"(수사기록 제155면)라는 진술기재가 있고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 중에 " 2에서 생산한 부숙제는 비료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수사기록 제16면)라는 진술기재가 있으나 이는 모두 아무런 근거제시가 없는 막연한 추측 또는 외견의 진술로서 앞서 설명한 바에 비추어 보면 모두 신빙성이 없다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브이.케이(VK)81"이 비료관리법상의 비료에 해당한다는 점에 부합하거나 부합하는 듯한 위에 든 증거들은 모두 신빙성이 없어 증거로 삼을 수 없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 1이 당국의 허가없이 비료를 생산 판매하였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따라서 피고인 2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비료관리법을 위반하였다는 점도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할 것이다.

3. 다음으로 환경보전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거나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증인 공소외 7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 신문조서 중의 각 진술기재, 공소외 7 작성의 진술서, 피고인 및 공소외 8 작성의 각 시인서 중 각 기재, 공소외 9 작성의 확인서 중의 기재, 위반공해업소조업정지가처분 기안용지 사본 및 배출시설조업 정지명령서사본의 각 기재 등이 있다. 그런데, 위 증거들과 제 3,4,10회 공판조서 중의 피고인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충청남도지사는 피고인 1이 생산하는 "브이.케이(VK)81"을 비료로 보고, 이를 생산하는 시설을 환경보전법 제2조 제12호 의 "배출시설"중 같은법시행규칙 제3조 별표 2의 제1호 다목 (2)의 "비료제조시설"로 보아 피고인 1이 시설장치 허가없이 조업을 한다는 이유로 1985.5.13. 배출시설조업정지명령을 하였으나 피고인 1이 이를 무시하고 계속 조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제2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브이.케이(VK)81"의 제조시설은 환경보전법시행규칙 제3조 별표 2의 제1호 다목(2)의 "비료제조시설"이외의 다른 어느 배출시설에도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하다) 따라서 위 조업정지명령은 그 하자가 중대 명백하여 당연 무효이므로 이를 무시하고 계속 조업한 피고인 1의 소위는 환경보전법상의 배출시설의 조업정지명령 위반이 될 수 없다 할 것이니 앞서 든 피고인 1이 공소사실과 같이 환경보전법을 위반하였다는 점에 부합하거나 부합하는 듯한 증거들은 모두 신빙성이 없다 할 것이고, 그 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 1이 환경보전법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따라서, 피고인 2에 대하여도 환경보전법위반의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할 것이다.

4. 결국,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그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무죄의 선고를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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