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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4.4.30.선고 2013가합48459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3가합48459 손해배상(기)

원고

1. A

2. 망 B의 소송수계인

가. A

4. C ..

다. D.

라. E

마. F

3. C

4. D

5, E

6. F

7. G

8. H

9.

10. J

11. K

12. L

13. M

14. N

15. 이

16. P

17. Q.

18, R

19. S (개명 전 : T)

20. U

21. V

22, W

23, X

24. Y

25. Z

26. AA (개명 전 : AB)

27. AC

피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14, 4. 2.

판결선고

2014. 4. 30.

주문

1.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2,000,909,090원, 원고 C, D, E, F에게 각 417,272,727원, 원고 G에게 473,684,210원, 원고 H, I, J, K, L, N, O에게 각 265,789,473원, 원고 M에게 1,765,789,473원, 원고 P, Q, R, S, U에게 각 220,000,000원, 원고 V에게 300,000,000원, 원고 W, X, Y, Z, AA, AC에게 각 166,666,666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 등에 대한 불법구금 및 수사, 공소제기

(1) 원고 A은 1985. 3. 19.경, 망 AD는 1985, 3. 23.경, 망 AE는 1985. 4. 20.경, 각 부산시경 대공분실 및 북부경찰서 경찰관들에 의하여 영장 없이 연행되었고, 망 AF는 1985. 4.경 마찬가지로 위 경찰관들에 의해 영장 없이 연행되었다가 1985. 4. 26. 풀려난 후 다시 1985. 5. 9.경 연행되었는데, 원고 A, 망 AD, 망 AE, 망 AF(이하 '원고 A등'이라고 한다)는 위 각 연행일로부터 원고 A 등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일인 1985.5. 30.까지 최소 22일에서 최장 73일까지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

(2) 원고 A 등은 부산시경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경찰관으로부터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하였고, 검사는 1985. 7. 6. 이러한 경찰에서의 수사 등을 기초로 원고 A 등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혐의로 부산지방법원 85고합682호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나. 원고 A 등에 대한 유죄판결 및 형의 집행

(1) 부산지방법원은 1985. 11. 27. 원고 A, 망 AD에 대하여 각 무기징역형을, 망 AE에 대하여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망 AF에 대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을 각 선고하였다.

(2) 원고 A, 망 AD, 망 AE와 검사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대구고등법원 86노101호로 항소를 제기하였고, 대구고등법원은 1986. 3. 29. 원고 A, 망 AD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이들에 대하여 각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선고하는 한편, 망 AE와 검사의 항소는 각 기각하였다.

(3) 원고 A, 망 AD, 망 AE와 검사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 86도989호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은 1987. 7. 8. 상고기각 판결을 선고하여 같은 날 위 원심판결은 확정 되었다.

(4) 망 AF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1985. 11. 27. 석방되었고, 망 AE는 1989. 1. 6. 출소하였으며, 원고 A과 망 AD는 1995. 8. 15. 가석방으로 출소하였다.다. 진실 ·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

(1) 진실 ·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원회'라고 한다)는 원고 P, W의 신청에 따라 원고 A 등에 대한 간첩 조작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개시를 의결하고, 조사를 진행하였다.

(2) 과거사위원회는 2009. 10.경 '원고 A 등에 대한 간첩 조작의혹 사건은 부산시경 대공분실 및 북부경찰서 경찰관들이 원고 A 등을 영장 없이 구금한 채 고문 가혹행위를 통해 진술을 강요하고 검찰이 동일한 내용으로 법원에 공소제기하여 중형을 선고받게 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진실규명결정을 하였다.

라. 재심개시결정 및 재심판결의 확정

(1) 원고 A과 망 AD의 배우자인 원고 G은 2010. 6. 25. 대구고등법원 86노101호 판결에 대하여 2010 재노4호로 재심을 청구하여 대구고등법원은 2010. 9. 3. 재심개시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2) 망 AE의 자녀인 원고 P과 망 AF의 자녀인 원고 W은 2010. 6. 24. 부산지방법원 85고합682호 판결에 대하여 2010 재고합4호로 재심을 청구하여 부산지방법원은 2010. 11. 8. 재심개시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3) 부산지방법원은 2011. 5. 31. 위 2010 재고합4 사건에서 망 AE, 망 AF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의 항소로 부산고등법원 2011도351호로 소송이 계속되던 중 대법원의 토지관할의 병합심리 결정(2011초기332호)에 따라 원고 A과 망 AD에 대한 대구고등법원 2010재노4호 사건은 부산고등법원 2011재노6호로 부산고등법원 2011도 351호 사건과 병합하여 부산고등법원에서 심리하게 되었다.

(4) 부산고등법원은 2011. 11. 10. 위 2011노351, 2011재노6(병합) 사건에서 원고 A과 망 AD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부산지방법원 2010 재고합4호 사건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2012. 5. 24. 상고가 기각되어 같은 날 위 사건은 확정되었다.

마. 형사보상결정의 확정

(1) 원고 A과 망 AD의 상속인들인 원고 G 등은 2012. 6. 20. 형사보상을 청구하여 부산고등법원은 2012. 8. 21. 원고 A에게 696,526,400원, 원고 G에게 109,862,147원, 원고 H, I, J, K, L, M, N, O에게 각 73,241,431원을 각 지급하는 내용의 결정(부산고등 법원 2012코7호)을 하였고, 위 결정은 2012. 9. 14. 확정되었다.

(2) 망 AE의 상속인들인 원고 P 등과 망 AF의 상속인들인 원고 V 등은 2012. 6. 20. 형사보상을 청구하여 부산지방법원은 2013. 2. 4. 원고 P, Q, R, S, U에게 각 49,757,120원을, 원고 V에게 7,437,920원을, 원고 W, X, Y, Z, AA, AC에게 각 4,958,613원을 각 지급하는 내용의 결정(부산지방법원 2012코2109호)을 하였고, 위 결정은 2013. 2. 22. 확정되었다.

바. 원고 A 등과 나머지 원고들의 관계 등

(1) 원고 A의 배우자인 망 B은 2013. 12. 6. 사망하였고, 원고 A의 자녀로는 원고 C, D, E, F가 있다.

(2) 망 AD의 배우자는 원고 G이고, 망 AD의 자녀로는 원고 H, I, J, K, L, M, N, 0이 있다.

(3) 망 AE의 자녀로는 원고 P, Q, R, S, U이 있다.

(4) 망 AF의 배우자는 원고 V이고, 망 AF의 자녀로는 원고 W, X, Y, Z, AA, AC이 있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 소속 경찰관들은 원고 A 등에 대한 체포 및 구속절차에서 당시 대한민국 헌법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를 지키지 아니하였고, 법관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원고 A 등을 강제연행하여 불법으로 구금하였으며, 불법구금 상태에서 원고 A 등에게 가혹행위를 하여 허위자백을 받아내었고, 그 후 위 자백 등에 근거하여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원고 A 등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실형을 신고하여 그 결과 징역형이 집행되었다.

나. 피고의 원고 A 등에 대한 위와 같은 일련의 공권력 행사는 범죄 수사 및 처벌이라는 공무집행의 외관만 갖추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니는 피고가 오히려 원고 A 등을 가해한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사회적 냉대와 신분상 불이익 등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 및 망인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상속 지분에 따른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 등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소는 원고들이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이자, 이 사건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2) 원고들의 주장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권리 남용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가 해소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손해배상청구권 행사하였다.

나. 판단

(1)국가에 대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민법 제766조) 또는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국가재정법 제96조, 2007. 1. 1. 법률 제8050호로 폐지되기 전의 구 예산회계법 제96조, 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예산회계법 제71조) 동안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는바, 원고들의 이 사건 소가 피고의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인 2013. 10. 29.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2) 한편,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 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후 국가기관의 위법행위 등을 원인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채무자인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재심 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하고, 이 때 그 기간 내에 권리 행사가 있었는지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다. 다만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채권자로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 앞서, 그보다 간이 한 절차라고 할 수 있는 '형사 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형사보상을 먼저 청구할 수 있고, 채권자가 재심 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그 기간 내에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한 경우에는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은 이를 연장할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며, 그때는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그 기간은 권리행사의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객관적으로 소멸된 재심 무죄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을 넘을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 201844 판결 참조).

(3)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A과 망 AD는 2011. 11. 10, 부산고등법원 2011재노6호로 무죄를 선고받고, 2012. 5. 24. 위 재심판결이 확

정된 사실, 망 AE와 망 AF는 2011. 5. 31, 부산지방법원 2010 재고합4호로 무죄를 선고받고, 2012. 5. 24. 위 재심 판결이 확정된 사실, 원고 A과 망 AD의 상속인인 원고 G, 망 AE의 상속인인 원고 P 등, 망 AF의 상속인인 원고 V 등은 그로부터 6개월 내인 2012. 6. 20. 형사보상을 청구한 사실, 원고 A과 망 AD의 상속인들인 원고 G 등은 2012. 8. 21. 부산고등법원 2012코7호로 형사보상결정을 받았고 위 결정이 2012. 9. 14. 확정된 사실, 망 AE의 상속인들인 원고 P 등과 망 AF의 상속인들인 원고 V 등은 2013. 2. 4. 부산지방법원 2012코2109호로 형사보상결정을 받았고, 위 결정은 2013. 2. 22.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의 이 사건 소가 위 각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후인 2013. 10. 29.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4)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원고 A 등에 대한 재심 판결 및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5)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소송비용의 마련 및 청구금액의 확정 등 소송준비에 소요된 시간을 고려하면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완성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달성, 입증곤란의 구제, 권리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를 그 이념으로 삼고 있는 소멸시효 제도에 대한 대단히 예외적인 제한에 그쳐야 하는바,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는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대적이고 불확실한 사정에 불과하여 이와 같은 사유만으로 원고들의 권리행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고, 원고들의 권리남용에 관한 재항변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석근

판사남승민

판사엄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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