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21누10193 재임용거부처분취소
원고, 항소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맥
담당변호사 조재건
피고, 피항소인
전라남도지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시복
변론종결
2021. 12. 23.
판결선고
2022. 2. 10.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9. 8. 20. 원고에게 한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 제1, 2항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지위
원고는 2005. 3. 10. 피고 산하 B대학교의 유아교육과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후 2008. 11. 1. 같은 과 조교수로 승진 임용되었고, 2012. 11. 1. 임용기간을 2012. 11. 1.부터 2016. 8. 31.까지로 하여 재임용되었다.
나. 해임처분 및 처분의 취소
1) 피고는 2015. 4. 2. 원고에 대하여 부실한 수업을 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해임 처분(이하 '해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원고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처분 취소를 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5. 7. 22.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였다.
3)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광주지방법원 2015구합1342호로 해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내용의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7. 1. 12. 징계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해임처분을 취소하였다.
4) 피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광주고등법원 2017누3143호로 항소하였고, 광주고등법원은 2017. 8. 10. 해임처분에 절차적 하자는 없으나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 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이하 '종전 판결'이라 한다), 위 판결은 2017. 8. 31. 확정되었다.
다. 종전 재임용 거부처분 및 처분의 취소
1) B대학교 총장(이하 '총장'이라 한다)은 2017. 9. 7. 원고에게 행정소송 진행 중 임용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재임용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고, 2017. 10. 19. 원고에 대한 교원업적평가결과(평점 84.43점, 연구실적물 양 530%, 연구 실적물 질 200%, 연구실적 7일 이상)를 통보하였다.
2) 원고가 재임용 심의를 신청하자 총장은 재임용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7. 11. 22. 원고에게 '학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지방공무원법 제48조에서 정한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고, B대학교 학칙 시행세칙 제18조 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하였다'는 재임용 거부 사유를 적시하여 원고의 재임용을 거부하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통지하였다. 원고가 2017. 12. 6.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7. 12. 28. 최종적으로 재임용 거부 처분(이하 '종전 거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3) 이에 원고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종전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8. 3. 28 '종전 거부처분은 적법한 임용권자에 의한 것이 아니고, 실질적 의견진술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으며,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는 등의 이유로 종전 거부처분을 취소하였다.
라. 재임용 심사 절차 개시
종전 거부처분이 취소되자 총장은 2018. 5. 4. 원고에게 재임용 심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마. 표절 조사 요구에 따른 재임용 심사 절차 중단 및 연구업적검증조사위원회 개최
1) 총장은 2018. 5. 29. 원고에게 '재임용 심사 절차 추진 중 원고의 재임용 심사기간 업적평가 대상인 저서 · 논문[C(2012년 이하 '제1 업적물'이라 한다), D(2013년, 이하 '제2 업적물'이라 한다), E(2014년, 이하 '제3 업적물'이라 한다), F(2014년, G, 이하 '제4 업적물'이라 한다, 이하 제1 내지 4 업적물을 통틀어 '원고 업적물'이라 한다)]에 대한 표절 및 연구윤리 위반에 대한 조사 요구서가 접수되었으므로, 연구부정행위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검증할 예정이고, 2018. 5. 31. 개최 예정이었던 재임용심사위원회는 연기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2) 총장은 2018. 6. 7. 원고의 연구업적물에 대한 연구업적검증조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이하 '1차 검증조사'라 한다), 위 위원회는 '제2, 3 업적물은 표절이고, 제1, 4업적물은 표절이 아니다'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3) 총장은 위 결과에 대하여 표절 및 연구윤리 위반 조사 요구자의 이의신청이 있었다는 이유로 2018. 8. 16. 2차 연구업적검증조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이하 '2차 검증조사'라 하고, 1차 검증조사와 통틀어 이 사건 검증조사'라 한다), 위 위원회의 심의·의결 결과, 제1, 4 업적물도 표절로 인정되었다.
바. 교원업적평가 절차
1) 총장은 2018. 10. 16. 원고에 대한 교원업적평가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위원회는 이 사건 검증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원고의 교원업적을 '평점 69.43점, 연구실적물 양 130%, 연구실적물 질 144%, 연수실적 7일 이상'으로 평가하였다(이하 '제1차 교원업적평가'라고 한다).
2) 원고는 2018. 10. 26. 총장에게 위 결과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고, 총장은 2018. 10. 31. 교원업적평가재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교원업적을 '평점 69.43점, 연구실적물 양 114%, 연구실적물 질 114%, 연수실적 7일 이상'으로 평가하였다(이하 '제2차 교원업적평가'라고 한다).
사. 재임용 심사절차 재개
1) 총장은 2018. 11. 28. 원고에 대한 교원재임용심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위원회는 '연구 윤리위반(표절)에 대한 재검증 후 재임용심사위원회를 재개최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2) 총장은 2019. 5. 28. 원고에게 '2019. 6. 12. 재임용심사위원회를, 2019. 6. 14. 대학인사위원회를 각 개최할 예정이고, 소명할 사항이 있으면 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할 것'을 통보하면서 교원업적평가항목별 평점 및 사유 설명서를 제공하였다.
3) 총장은 2019. 6. 12. 교원재임용심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위원회는 원고를 '재임용 대상 부적격자'로 의결하였다.
4) 총장은 2019. 7. 8. 대학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위원회는 원고를 '재임용 대상자 부적격자'로 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아. 재임용 거부 처분
1) 피고는 총장의 제청을 받아 2019. 8. 20. 원고에 대하여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70점 이상) 미확보'를 사유로 재임용 거부 처분(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원고는 2019. 9. 18.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9. 12. 26.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4 내지 19, 20, 21호증, 을 제1 내지 10, 14, 15, 19, 20, 22, 24, 27, 29, 30 내지 3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거부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절차상 하자
1) 피고는 임용기간 종료 4개월 전까지 임용기간이 끝난다는 사실과 재임용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고, 임용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재임용 여부를 통지하지 아니하여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4 등을 위반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 사유로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 미확보'라고만 기재함으로써 원고에게 재임용 거부에 대한 이유제시를 구체적으로 하지 아니하였다.
나. 이 사건 거부처분 사유 중 '연구업적물의 양 200% 미만' 부분
1) 피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의 사유로 '연구업적물의 양 200% 미만'을 추가하였는바, 기존 처분사유인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70점 이상) 미확보'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처분사유의 추가는 위법하다.
2) 피고가 제1차 교원업적평가에서 '평점 69.43점, 연구실적물 양 130%, 연구실적물 질 144%'로 평가한 결과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재심 절차인 제2차 교원업적평가에서 '평점 69.43점, 연구실적물 양 114%, 연구실적물 질 114%, 연수실적 7일 이상'으로 평가하였는바, 피고는 제2차 교원업적평가의 연구실적물의 양과 질을 재심 이전인 제1차 교원업적평가 결과보다 더 불리하게 평정하여 제2차 교원업적평가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위배되므로 위법하다.
3)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검증조사의 하자는 중대 · 명백하므로 이 사건 검증조사는 무효이고, 무효인 이 사건 검증조사를 기초로 한 교원업적평가 및 이 부분 처분사유는 위법하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표절 판정의 기준 및 구체적인 표절 내용, 연구업적검증조사위원의 인적사항 및 전공, 연구부정행위 관련 자료를 전혀 제공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소명기회를 박탈하였다.
나) B대학교 측의 의중에 따라 연구업적검증조사위원회 위원이 구성되었는바, 위와 같은 연구업적검증조사위원회 구성은 위법하다.
다) B대학교는 'H 표절검사 결과확인서'(이하 'H검사'라 한다)에 근거하여 원고 업적물에 대한 표절 판정을 하였는데, 위 H검사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 실시한 검사에 해당하지 않고, H검사 방법은 6어절 이상 동일한 표현이 있을 경우 기계적으로 표절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독하는 것으로 이러한 검사 결과를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
라) 교원인사관리규정 제29조 제2항에 의하면, 공인된 기관에 등록된 출판사에서 발간된 저서는 업적심사 생략 대상임에도 제4 업적물에 대하여 연구실적심사를 하고, 표절 판정을 하였다.
마) B대학교는 1차 검증조사 결과 표절로 판정되지 않은 제1, 4 업적물에 대해 2차 검증조사를 다시 개최하여 아무런 추가 조사 없이 1차 검증조사에서도 검토되었던 H 검사결과만을 기초로 표절 판정을 하였다.
바) B대학교에 표절 조사를 요구한 자(이하 '표절조사 요구자'라 한다)는 원고의 개인정보인 '원고가 재임용심사에 제출한 연구업적물 내역'을 위법하게 취득하여 표절 조사를 요구하였는바, 위법한 개인정보 누설·취득에 기초한 표절 판정은 연구윤리 규정 절차를 위반한 것이다.
다. 이 사건 처분사유 중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70점) 미확보' 부분
총장은 원고에 대한 교원업적평가 항목 중 '수범활동' 항목 및 '대학발전기여도' 항목에 대한 점수를 교원업적심사평가표상의 최소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부여하였으나, 위 평가표상 최소 점수를 부여하는 경우 원고는 교원업적평가 적격점수 70점을 확보하므로,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70점) 미확보'를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
라. 그 밖의 사유
1) 피고는 종전 판결에 따라 원고를 복직시켰어야 함에도 원고를 복직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재임용절차를 진행하였는바, 이 사건 재임용절차는 교원이 아닌 자에 대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2) B대학교는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심사를 할 우려가 있는 위원으로 재임용심사위원회 및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와 같은 우려가 있는 위원들에 대한 원고의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이 사건 거부처분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거부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절차상 하자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1) 재임용 심의 관련 통지 누락여부
가)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4 제2항에 의하면 임용권자는 교원의 임용기간이 끝나기 4개월 전까지 임용기간이 끝난다는 사실과 재임용 심의를 신청할 수 있음을 그 교원에게 문서로 통지하여야 하고, 같은 조 제4항에 의하면 재임용 심의를 신청받은 임용권자는 대학인사위원회의 재임용 심의를 거쳐 해당 교원을 재임용할지 결정하고 그 사실을 임용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그 교원에게 문서로 통지하여야 한다.
나) 앞서 본 처분의 경위, 위 인용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측이 원고의 종전 재임용 기간 만료일인 2016. 8. 31.로부터 약 1년 8개월이 지난 2018. 5. 4.에야 원고에게 재임용 심의를 신청할 수 있음을 통지하고, 임용기간 만료일로부터 약 1년 11개월이 지난 2019. 8. 10.에야 원고에게 재임용 거부 통지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① 피고가 원고의 임용기간 만료 전인 2015. 4. 2.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을 한 사실, ② 위 해임처분은 종전 판결로 취소된 사실, ③ 총장은 2017. 12. 28. 원고의 재임용을 거부하는 종전 거부처분을 하였으나, 원고의 교원소청심사 청구로 2018. 3. 28. 종전 거부처분이 취소된 사실, ④ 이에 총장은 원고에 대한 재임용 절차를 진행하고, 피고는 총장의 제청을 받아 2019. 8. 20.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와 같은 원고의 임용기간 종료 전 해임처분 및 해임처분 이후의 법적 분쟁 과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로서는 원고의 임용기간 만료 전에 재임용에 관한 통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점, 해임처분 및 종전 거부처분에 관한 법적 분쟁이 종료된 후 원고에게 재임용 심의 기회를 부여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위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4 제2항, 제4항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구체적 이유제시 여부
가) 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4 제4항에 의하면 임용권자는 재임용 심의를 신청한 교원을 재임용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하였을 때에는 재임용하지 아니하겠다는 의사와 재임용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 통지하여야 한다.
또한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이 경우 행정청은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근거가 되는 법령 또는 자치법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4조의2). 다만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처분의 근거 및 이유제시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처분을 하면서 당사자가 그 근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유를 제시한 경우에는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때 '이유를 제시한 경우'는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6두44186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처분의 경위, 위 인용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총장은 2018. 5. 29. 원고에게 재임용 업적평가 대상에 대한 표절 및 연구윤리 위반 검증 조사에 관하여 통지하면서 의견진술 및 이의제기의 기회가 보장됨을 안내하였고, 원고는 2018. 8. 16. 총장에게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는바, 위와 같은 검증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② 총장은 원고에게 제1차 교원업적평가 결과를 통지하였고 원고는 이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며 2018. 10. 31. 교원업적평가재심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기도 한 점, ③ 총장은 2019. 5. 28. 원고에게 재임용심사위원회 및 대학인사위원회 회의 일정을 안내하면서 원고에게 '교원업적평가항목별 평점' 및 '만점이 아닌 항목에 대한 평점 사유 설명서'를 제공한 점, ④ 피고는 2019. 8. 20. 이 사건 거부처분 당시 처분사유로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70점 이상) 미확보'를 제시한 점, ⑤ 원고는 2019. 9. 18.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서에 기재된 처분사유만으로도 어떠한 이유로 재임용되지 않았는지 여부를 충분히 알 수 있었고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데 지장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거부처분 사유 중 '연구업적물의 양 200% 미만' 부분
1) 처분사유 추가의 적법여부
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행정처분의 상대방인 국민에 대한 신뢰보호라는 견지에서 처분청은 당초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 뿐,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함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0두8684 판결, 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4두3532 판결 등 참조).
나) 피고는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70점 이상) 미확보'를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 이후 이 사건 거부처분에 대한 교원소청심사 절차에서 '연구업적물의 양 실적이 200% 미만'을 처분사유로 추가하였는바, 앞서 본 처분의 경위, 위 인용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각 사유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교원인사관리규정 제12조 제2항에 의하면, 교원업적평가 결과 평점 70점 이상인 경우에만 재임용 대상이 되고, 같은 규정 제29조 제1항에 의하면, 재임용 대상자는 연구실적물의 인정 환산 누진율의 양이 200% 이상이어야 하며, 교원업적평가 평점 및 연구실적물 인정 환산 누진율 산정은 모두 하나의 교원업적평가절차에서 이뤄진다.
② 교원업적평가규정 [별표1]에 의하면, 교원업적평가 항목은 교육활동(37점), 연구활동[연구실적물의 양(12점), 연구실적물의 질(12점)], 봉사활동(14점), 수범활동(5점), 대학발전(20점)으로 이루어져 있고, [별표3]에 의하면, 재임용의 경우 연구실적물의 인정 환산 누진율이 200% 미만에 해당하면 평정대상에서 제외되어 '연구실적물의 양' 항목의 점수(12점)를 받을 수 없다. 위 각 규정을 종합하면, '연구업적물의 양 실적이 200% 미만'이라는 사유는 그 자체로 재임용 부적격 사유가 될 뿐만 아니라 교원업적평가 평점을 구성하는 평가항목에도 해당한다.
③ 원고는 '연구업적물의 양 실적이 200% 미만'이라는 이유로 '연구실적물의 양' 항목에서 0점을 받았고, 이로 인해 교원업적평가 평점을 재임용 적격점수인 70점에 미달하는 69.43점을 받았으며, 재임용 심사 과정에서 위와 같은 교원업적평가 항목 및 항목별 점수를 모두 고지받았다.
2) 재심절차 불이익변경금지원칙 위반여부 및 연구업적물의 양적기준 충족여부
가) 불이익변경금지원칙 위반여부
(1) B대학교의 교원업적평가규정 제6, 9, 12조는 교원업적평가위원회가 교원의 업적을 평가하도록 하면서, 교원업적평가위원회의 교원업적평가 결과에 대하여서 이의가 있는 교원은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7일 이내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B대학교의 교원인사규정 제27조에 의하면 교원업적평가 결과는 해당 교원의 승진임용, 재임용, 정년보장임용 여부 등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되는 것으로, 이러한 관련규정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교원업적평가규정 제12조는 위와 같은 교원업적평가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교원들로 하여금 위 승진, 정년보장임용, 재임용심사가 이루어지기 이전이라도 평가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재심을 청구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정확히 이루어진 것인지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려는 취지의 규정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교원의 권리구제수단의 방법으로 마련된 재심절차에서 재심위원회는 해당 교원의 교원업적에 대하여 원래의 평가 결과보다 더 불리한 평가를 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교원업적평가위원회가 제1차 교원업적평가에서 원고에 대하여 '평점 69.43점, 연구실적물 양 130%, 연구실적물 질 144%, 연수실적 7일 이상'으로 평가하였으나, 원고가 제1차 교원업적평가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여 이루어진 제2차 교원업적 평가에서 '평점 69.43점, 연구실적물 양 114%, 연구실적물 질 114%, 연수실적 7일 이상'으로 평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와 같이 교원업적평가재심위원회가 제1차 교원업적평가보다 제2차 교원업적평가의 연구실적물의 양과 질을 더 적게 평가하여 원고에 대한 교원업적평가 결과로 확정한 것은 앞서 본 재심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제1차 교원업적평가에 비하여 원고 연구실적물의 양과 질을 낮게 평가한 제2차 교원업적평가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므로, 이에 터잡아 원고의 연구업적물 양적기준 미달을 이유로 원고의 재임용을 거부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연구실적물의 양과 질은 평점을 구성하는 요소일 뿐이며, 제2차 교원업적평가와 제1차 교원업적평가의 결과평점은 69.43점으로 동일하므로 제2차 교원업적평가 결과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2021. 12. 24.자 피고 준비서면), 그러나 B대학교 교원인사관리규정(갑 제8호증) 제29조에 의하면 재임용대상자는 200% 이상의 양적 연구실적이 있어야 하므로, 연구 실적물의 양은 결과평점과 별개로 독립적인 재임용 거부사유가 될 수 있고, 원고의 연구실적물의 양을 114%로 변경한 제2차 교원업적평가 결과에 의할 경우 해임기간을 제외하여 원고에게 적용되어야 할 연구실적물의 양적 기준인 126%에 미달하게 되어 재임용 거부사유가 되므로 제2차 교원업적평가는 원고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연구업적물 양적 기준 충족여부
(1) B대학교의 교원인사규정 제29조 제1항은 재임용 대상 교원(기간제 임용)의 경우 임용기간동안 200% 이상의 양적 연구실적물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B대학교의 교원업적평가규정 제10조 [별표3] 2. 연구활동 (1) 연구실적물의 양< 평정기준 및 내용 > 제3항에 의하면(갑 제9호증 17쪽) 재임용 대상 교원의 경우 업적 평가대상 기간내 발표한 연구실적물의 인정 환산율의 합계가 200% 미만에 해당하면 평정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한편, 원고의 임용 계약기간은 2012. 11. 1.부터 2016. 8. 31.까지 46개월인 사실, 원고는 위법한 해임처분으로 인해 2015. 4. 2.부터 근무를 할 수 없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가 위법한 해임처분으로 인하여 근무할 수 없었던 기간을 업적 평가대상 기간에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기존 임용기간 46개월 중 근무가 불가능하였던 약 17개월(2015. 4. 2.부터 2016. 8. 31.까지)은 업적평가기간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에게 적용되어야 할 연구업적물의 양적 기준은 200%가 아닌 126%[≒ 200% × 29개월(= 46개월 - 17개월) ÷ 46개월]가 된다.
(2) 한편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평가 대상이 되는 연구업적물의 양적 기준은 제2차 교원업적평가가 아닌 제1차 교원업적평가에 의하여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제1차 교원업적평가 당시 산출된 원고의 연구실적물의 양 130%이 위 양적 기준 126%를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므로, 결국 이 사건 거부처분에는 연구업적물 양 200% 미만(연구업적물의 인정 환산율 최저 기준 미달)이라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에는, 이 사건 검증조사에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연구업적물 양 200% 미만이라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검증조사에 하자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처분사유 중 '재임용 평가결과 적격점수(70점) 미확보' 부분
1) 앞서 본 처분의 경위, 위 인용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총장이 원고에 대한 교원업적평가 항목 중 '수범활동' 항목에 1.33점[= 4점(= 2012년 2점 + 2013년 2점 + 2014년 0점) / 3]을 부여하고 '대학발전기여도' 항목에 3.6점[= 10.8점(= 2012년 9.6점 + 2013년 1.2점 + 2014년 0점) / 3]을 부여한 사실, 원고가 획득한 교원업적평가 평점 합계가 69.43점으로 재임용에 필요한 적격점수 70점에 미달한 사실, 이 사건 거부처분의 사유 중 하나로 '적격점수 미확보(70점)'가 포함된 사실이 인정된다.
2) 그런데 B대학교의 교원연구업적평가규정 [별표 1]에 의하면, 교원업적 평정(100점) 항목은 교육활동(37점), 연구활동(24점), 봉사활동(14점), 수법활동(5점), 대학발전(대학발전 기여도 10점, 대학홍보 기여도 10점) 항목으로 나뉘고, 총장은 위 각 항목 중 '수범활동(교육자로서의 품위 및 제반법규 준수 정도)' 항목 및 '대학발전(대학발전 기여도, 대학홍보 기여도)' 항목을 평가한다. 한편, 교원업적평가의 각 항목은 총 4등급으로 나뉘는데, 등급별로 '수범활동' 항목의 경우 5점, 4점, 3점, 2점이, '대학발전' 항목 중 '대학발전 기여도' 항목의 경우 12점, 9점, 6점, 3점(2012, 2013년의 경우에는 10점 만점이었음)이 '대학홍보 기여도' 항목의 경우 8점, 6점, 4점, 2점이 각 배점되어 있으며, 일정한 경우 0점을 부여할 수 있는 교육활동 부분과 달리 수범활동, 대학발전 기여도, 대학홍보 기여도 항목의 경우 기준 배점 이하의 점수 혹은 0점을 부여할 수 있다는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3) 이러한 관련 규정의 해석에 의하면 총장은 원고에게 교원업적평가규정을 위반하여 교원업적평가 항목 중 2014년 '수범활동' 항목, 2013년 및 2014년 '대학발전기여도' 항목에 배점된 최하등급 점수에도 미달하는 점수를 부여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본인이 받을 수 있었던 업적평가점수에서 최소한 1.67점[= 수범활동 0.67점(수범활동의 최저배점 2점을 3년 연속으로 기록하였을 경우 받을 평균점수인 2점에서 원고가 취득한 점수인 1.33점을 공제한 값) + 대학발전 기여도 1점(2013년도 최하등급 점수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2014년에 원고가 부여받은 0점과 최하등급 점수 3점 사이의 차 3점을 3으로 나눈 평균값) 이상 미달한 점수를 부여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며, 위와 같이 원고가 부당하게 부여받지 못한 업적평가점수를 고려하면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업적평가점수는 최소한 71.10점(= 69.43점 + 1.67점)이 되고, 이는 재임용 심사에 필요한 적격점수 70점을 초과함이 계산상 명백하다.
4) 결국 총장이 교원업적평가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 각 항목의 최하등급에 해당하는 점수를 부여하였더라면 원고는 적격점수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적격점수 미확보'를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는 것은 교원업적평가규정에 반하여 위법하다[아울러 을 제3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제1차 교원업무평정 당시 연구실적물의 양에 대한 평정을 받지 못한 결과 업적평가점수로 69.43점을 획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해임기간을 제외한 평정대상기간 동안 연구업적물의 양적기준 126%를 충족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 교원업적평가규정 별표에 따른 '연구실적물의 양' 항목의 배점(12점, 10점, 8점, 6점) 중 가장 낮은 점 수인 6점을 부여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위 항목의 배점만으로 재임용에 필요한 업적 평가점수 70점을 충분히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다. 이러한 점에서 보더라도 피고가 적격점수 미확보를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거부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피고는 교원업적평가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제소기간이 도과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재임용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에서 교원업적평가의 위법성을 주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2021. 12. 24.자 참고서면). 그러나 B대학교의 교원인사관리규정 제27조 및 교원업적평가규정 제13조는 평가결과가 교원의 승진임용, 재임용, 정년보장 임용 등을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그 평가결과가 재임용 등의 자료로 활용됨으로써 비로소 교원의 재임용 등 권리 · 의무의 설정 또는 변경이라는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는 교원의 권리 ·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거부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최인규
판사 황성욱
판사 김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