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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2018.9.20. 선고 2018나203105 판결
부당이득금
사건

2018나203105 부당이득금

원고항소인

A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오, 최형규

피고피항소인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인, 담당변호사 민경식

제1심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8. 2. 7. 선고 2017가소18310 판결

변론종결

2018. 9. 6.

판결선고

2018. 9. 20.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C은행 직원을 사칭한 성명불상자가 2017. 8. 7. 원고에게 대출관련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고, 이에 대출이 필요한 원고가 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화를 하여 대출상담을 하였는데 위 성명불상자가 'C은행은 신용도가 낮아 대출이 안되니 우선 D에서 1,450만 원을 대출받아 다시 D 계좌로 입금시켜주면 신용등급을 향상시켜 C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원고가 같은 날 위 성명불상자가 지정한 피고 명의의 E협 계좌로 1,450만 원을 송금하였다(이하 성명불상자의 위와 같은 범행을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한다).

나. 피고는 같은 날 위 계좌에 입금된 1,450만 원을 모두 인출하여 'F대리'라는 성명불상자에게 이를 교부하였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을 제4,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선택적으로,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의 결과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와 같이 피고 명의 계좌로 각 입금된 금원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는 각 동액 상당의 손실을 입었고 피고가 선의의 수익자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는 그 부당이득금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거나, 피고가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에 적극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계좌가 범죄행위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그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여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성명불상자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3.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좌이체에 의하여 수취인이 계좌이체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지만,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갖지 못한 경우에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1239 판결,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다37325, 3733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피고의 계좌로 송금된 돈이 앞서 본 바와 인출되어 성명불상자측에 전달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돈이 피고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다고 할 수 없고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임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거나 달리 없으므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다.

4.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민법 제760조 제3항은 불법행위의 방조자를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 방조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실에 의한 방조로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며,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23498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를 고려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피고는 자신이 이용하던 G은행의 'H'이라는 이름을 쓰는 불상의 대출상담사를 통하여 심층심사와 관련해 상환자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기망에 속아서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신분증 사본이나 개인정보조회동의서, 기대출내역확인서와 현금 전달과정에서의 녹취록을 제출하고 있는바, 피고의 나이나 경력에 비추어 볼 때 석연찮은 점이 있기는 하나 위 불상의 대출상담사가 피고의 재정상황을 잘 아는 듯 얘기하며 피고가 이용하던 G은행을 사칭하는 등 피고가 기망당한 전 과정을 보았을 때 일반인 중 상당수가 위와 같은 말에 기망을 당할 여지도 있는 점, 전형적인 접근매체양도와 달리 피고는 자신의 계좌를 타인에게 넘겨주진 않았고 현금을 인출한 뒤 성명불상자측에 교부하기 전 녹음을 준비하는 등 나름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려한 모습도 보인 점,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의 고소로 수사기관에 입건되었으나 수사기관에서도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불기소처분을 한 점,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해 불법행위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돕거나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타인에게 계좌를 이용하게하고 현금을 인출해줌으로써 이 사건 보이스피싱 범죄를 방조한 것으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고충정

판사 박창우

판사 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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