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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다90194,9020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등·퇴직금등][공2014상,299]
판시사항

갑 교회가 토지를 매수하면서 을에게 매수인 명의를 신탁하였고 매도인은 이를 알지 못하였는데, 갑 교회가 실명등기를 하지 않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유예기간을 경과한 후 을을 상대로 토지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자 을이 소멸시효 항변을 한 사안에서, 을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 교회가 토지를 매수하면서 을에게 매수인 명의를 신탁하였고 매도인은 이를 알지 못하였는데, 갑 교회가 실명등기를 하지 않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유예기간을 경과한 후 을을 상대로 토지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자 을이 소멸시효 항변을 한 사안에서, 갑 교회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소멸된 때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기간이 지나 을에게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갑 교회가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행사를 하였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을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기독교대한감리회동부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호 담당변호사 김호진 외 2인)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고현철 외 5인)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 중 원심판결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토지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반소피고)의 상고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판결 별지 제1목록 기재 각 토지(이하 ‘이 사건 ○○리 토지’라 한다)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가 1982년부터 1983년에 걸쳐 이 사건 ○○리 토지를 매수하면서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그 매수인 명의를 신탁하였고 당시 매도인은 그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며, 원고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1조 에서 정한 1995. 7. 1.부터 1년의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않고 그 기간이 지났으므로 명의수탁자인 피고는 1996. 7. 1. 이 사건 ○○리 토지에 관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위 토지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리 토지에 관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가 1974년부터 2008. 3.경 은퇴할 때까지 원고 교회의 대표자 겸 담임 목사로 재직하면서 교회 재정, 인사 등 운영전반에 걸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여 온 점, 피고는 은퇴하기 바로 전해인 2007년 초경까지도 공적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늘 이 사건 ○○리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인 △△△ 기도원이 원고 교회의 소유라고 말하여 왔고, 피고의 최종 책임 아래 작성되는 교회의 주보, 소식지, 교인생활수첩 등에도 원고 교회 부속기관으로 위 △△△ 기도원을 표시하여 왔으며, 원고 교회 교인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 기도원의 발전을 위하여 각종 헌금과 노력봉사를 해 줄 것을 요청하여 옴으로써, 원고 교회 교인들에게 비록 이 사건 ○○리 토지에 관한 등기가 자신 명의로 되어 있으나 언제든지 원고 교회에 이전하여 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한 점, 이 사건 ○○리 토지 등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분쟁이 생긴 때는 피고가 은퇴를 앞두고 안식년 휴식에 들어가기 직전인 2007년 초경이었고 이때부터 피고는 이 사건 ○○리 토지에 관한 등기이전을 거부하며 권리 주장을 하기 시작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관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고, 채권자가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때부터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였다면, 이러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시효 완성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달성, 입증곤란의 구제, 권리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를 그 이념으로 삼고 있는 소멸시효 제도에 대한 대단히 예외적인 제한에 그쳐야 할 것이므로, 위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여 단기간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다20281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2007년 초경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리 토지의 소유권에 관한 분쟁이 생겼고, 그러한 상태에서 피고는 2008. 3.경 원고 교회의 담임 목사직에서 은퇴하였다는 것이므로, 늦어도 2008. 3.경에는 원고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인데, 원고는 그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기간이 훨씬 지난 2009. 3. 19.에 이르러서야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행사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리 토지에 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단정하였으니,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소멸시효 항변의 권리남용 해당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2. 그 밖의 각 건물과 대여금 및 은퇴금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인정한 다음, 1차 건물은 원고의 자금과 노력으로 건축되어 원고가 원시취득하였고 추가 건물 중 제씨동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원시취득한 1차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판단하였으나, 추가 건물 중 제씨동과 2차 건물 및 3차 건물을 원고가 원시취득하였다거나 이 사건 □□동 토지를 구입할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1억 2,000만 원을 대여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에게 은퇴금 7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등기 추정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이 사건 ○○리 토지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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