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부동산의 신탁자가 직접 제3자에 대하여 그 부동산에 대한 침해의 배제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재산을 타인에게 신탁한 경우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수탁자만이 소유권자로서 그 재산에 대한 제3자의 침해에 대하여 배제를 구할 수 있고 신탁자로서는 수탁자에 대한 권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수탁자를 대위해서 수탁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참조조문
가. 민사소송법 제187조 나.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창원황씨 의창군파 ○○공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운영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광년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고종중의 성립에 관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원고종중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하여 거친 증거의 취사과정에 채증법칙위배의 흠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원고종중의 존재를 인정한 이상 그 성립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당원 1989.4.11. 선고 88다카89 판결 참조).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없다.
2. 원심판결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임야는 원고종중의 종손으로 17세손인 소외 1이 원고종중을 대표하여 이를 매수하고 피고 1의 조부인 소외 2에게 명의신탁한 사실과 1981.1.9. 종중총회의 결의로서 그 명의신탁을 해지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위 임야에 관하여 원고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하는데 있어 채택한 증거를 검토하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갑제3호증의1, 2(종중의 종규), 갑제8호증(총회이사록)에 의하면 위 임야는 원고종중의 소유라고 되어 있으나 이는 원고종중이 위 임야를 피고 1로부터 돌려받기로 결정한 1981.1.9.의 총회때 작성한 것으로서 원고종중 소유의 임야라는 증거로 쓰기는 곤란하다.
갑제5호증의 1 내지 9(사진)는 현재 이 사건 임야에 설치되어 있는 종중원인 성룡, 종석, 기연, 영수, 의수 각 부처, 경수, 두열의 처, 윤수의 처의 문묘사진이고, 갑제9호증(묘지신고필증)은 소외 3이 1971.8. 위 임야내에 있는 분묘 5기의 관리인으로 신고한 것이고, 갑제10호증(묘지설치에 관한 건)은 소외 4 외 6인이 위 임야에 대하여 묘지설치신고를 한 것이고, 갑제24호증의 1,2(창원황씨 가승초)는 성룡부처의 분묘가 난지도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고, 갑제25호증(묘소지도)은 1895년에 작성한 이 사건 임야내의 성룡의 묘지도이고, 갑제41호증(현천리선산 약도)는 이 사건 임야의 약도이고, 갑제42호증(묘적계)은 성룡, 종석, 기연, 일연 부부의 분묘가 이 사건 임야에 설치되어 있다는 비망록이고, 갑제43호증의 1 내지 5(이장일지 및 준비물내역)는 종석, 기연의 분묘를 이 사건 임야내로 이장했을 때의 절차내용에 관한 것으로서 어느것도 이 사건 임야가 원고 종중 소유임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 원심이 채택한 그밖의 서증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제1심 및 환송전 원심증인 소외 3이나 제1심 및 환송전후의 원심증인 소외 5는 원고종중이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는 1892년 무렵에는 태어나지도 아니하였고 소외 2 명의의 사정당시인 1917.9.28.경에는 6세나 3세 정도로서 어느 경우에도 그들이 직접 경험한 것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외 1이 위 임야를 종중대표 자격으로 매수했는지 개인자격으로 매수하였는지 모른다는 것이고, 제1심증인 소외 6은 소외 2의 처를 만났는데 이 사건 임야가 원고종중 소유이고 그 개인의 재산은 아니라고 하더라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이 부분만으로 소유권의 향방을 쉽게 단정할 자료가 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원심이 채택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종중이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여 소외 7에게 명의신탁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종중이 위 임야를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는 1890년경의 원고종중의 구성원을 보면 원고종중을 대표하여 위 임야를 매수하였다는 소외 1을 기준으로 아버지인 성룡과 아들인 기연, 일연, 덕연이라는 직계조손 뿐이어서 과연 개인가정과 구별되는 종중의 관념이 있었는지 의문시 되고, 또 비록 종중의 재산이 반드시 종손명의로만 신탁된다는 관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외 2는 종손인 기연의 차남이고 사정당시 기연은 물론 윤수의 형인 영수가 생존해 있었다는 점도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정의 하나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위배의 허물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3.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본다.
재산을 타인에게 신탁한 경우 대외적인 관계에서는 수탁자만이 소유권자로서 그 재산에 대한 제3자의 침해에 대하여 배제를 구할 수 있고 신탁자로서 수탁자에 대한 권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수탁자를 대위해서 수탁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 당원 1979.9.25. 선고 77다1079 판결 참조).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임야가 원고로부터 피고 1에게 명의신탁된 것임을 주장하면서도 위 피고로부터 피고 2 앞으로 경료된 그 주장의 무효인 이 사건 가등기에 관하여 피고 1을 대위함이 없이 직접 그 말소를 구하고 있으니 이러한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의 처사는 잘못이라 아니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있음에 돌아간다.
원심판결의 위와 같은 위법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거칠것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이에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