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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구고법 1980. 6. 19. 선고 80노175 형사부판결 : 상고
[강간치사피고사건][고집1980(형특),93]
판시사항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써 피해자를 간음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지만 가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폭행을 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특수체질을 가진 여자로서 그 간음행위에 의하여 뇌일혈등으로 사망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결과적 가중범인 강간치사죄로 의율할 수 없다.

참조판례

1978. 11. 28. 선고, 78도1961 판결 (판례카아드 12032호, 대법원판결집 26③형111, 판결요지집추록(I) 형법 제262조(1)143면, 법원공보 604호11623, 관보 형법 제17조)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1과 간음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 화간이지 강간이 아니며 또 피해자는 성교중 뇌일혈을 일으켜 사망한 것이지 피고인의 행위와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피고인을 강간치사죄로 의율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하여도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함에 있다.

먼저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이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1979. 9. 11. 10:00경 부산 동래구 금사동에 있는 (명칭 생략)여인숙 1층 109호실에서 동 여관주인 공소외 2의 어머니인 피해자 공소외 1(당시 56세)과 간음을 하던중 위 피해자가 뇌실질에 출혈이 생겨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다가 그후 일단 의식이 회복되었으나 병원에 입원 가료중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어 같은달 14. 19:15경 뇌일혈로 사망한 사실은 명백한바 이에 검사는 위 간음은 강간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사건 공소사실로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손목을 힘껏 끌어당겨 방바닥에 넘어뜨리고 양팔과 몸통으로 피해자의 양팔과 가슴을 누르고 하의를 끌어 내리는데 피해자가 고함을 치며 반항하자 주먹으로 복부를 1회 구타하고 손으로 목을 누르는등 항거불능케 하여 1회 간음하고 위 충격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대망 및 우측 경부근육 내출혈을 입히고 순간적으로 혈압을 항진케 하여 뇌일혈을 일으키게 함으로써 동인을 사망케 한 것이라고 하고, 피고인은 경찰 4회 신문시 이를 자백하였을 뿐 그 이외는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화간을 하였을 뿐 공소사실과 같은 폭행을 한 바 없다고 범행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 그 증거중 강간의 수단 방법에 대한 증거로서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에 진술을 기재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 원심증인 공소외 2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현장검증조서 및 의사 공소외 3 작성의 사체검안서의 각 기재를 위 강간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증거로서 원심증인 공소외 4의 원심법정에서의 일부 진술과 검사작성의 공소외 4에 대한 진술조서중 일부 진술기재를 각 인용하고 있으므로 과연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있는 지를 검토하여 보기로 한다.

먼저 피해자 공소외 1의 경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며 공소외 1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어떻게 당했느냐의 질문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할머니 함께 잡시다.”면서 갑자기 손목을 끌어 당기면서 방바닥에 들어 눕히고 양손으로 피해자의 양손을 짓누르고 가슴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누른뒤 고함을 치며 계속 반항을 할때 갑자기 정신이 몽롱하여 지면서 코에 약냄새등이 나는것 같더니 힘이 빠지고 피고인의 성기가 피해자의 음부를 넣는 것은 기억이 나지만 그 이후는 의식을 잃어 전혀 모르겠다는 취지로 대답하고 다시 경찰관이 왜 반항을 더 하지 아니하였느냐는 질문에 피고인의 억센 힘을 이기지 못하여 그 이상의 반항을 못하였다고 진술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구타나 협박을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공소외 1의 진술 자체에 의하더라도 공소장에 기재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누르거나 주먹으로 복부를 때린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나머지 진술 즉 피고인의 물리적 힘을 당할 수 없어 강간을 당하였다는 진술 부분을 보건대, 공소외 1이 그의 딸인 공소외 2로 하여금 대리작성시켜 제출하게 하였다는 이사건 수사기록에 매여진 고소장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권하는 담배를 받아 피우고 나서 두통이 나고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 중에 피고인의 일행인 성명불상자가 주먹으로 등을 강타하여 의식이 몽롱한 틈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방안으로 잡아당겨 정신이 혼미한 상태를 이용하여 강간하였다는 즉, 약물중독이나 피고인 일행의 선행 폭행에 의하여 의식이 상실되는 중에 피고인에게 반항도 하지 못한채 강간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위의 경찰에서 신문시와는 강간을 당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어긋나는 진술을 하고 있는 점, 더우기 위 109호실과는 2.5미터의 거리에 있는 107호실에는 당시 남자투숙객이 있었고 피해자가 의식불명으로 발견되어 피해자의 딸 공소외 2가 오고 이웃 사람들이 들어와서 법석을 피웠으나 동 투숙객은 피해자의 고함소리를 들었다는 사실을 피해자 가족이나 누구에게도 알려 준 사실이 없고 피해자는 의식을 잃었을 때까지 반항하였다고 하나 당시 그가 입고 있던 옷이 찢어지는등 반항의 흔적이 전혀 없는 점, 그리고 피해자가 그의 자식뻘 밖에 되지 아니하는 피고인과 화간을 하였더라도 그 현장이 발각된 상황에서 자식들에게 수치심을 숨기기 위해 강간을 당하였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공소외 1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또 위 현장검증조서에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폭행을 한 듯이 기재되어 있으나 당시 그 현장검증시 사진을 촬영한 원심증인 공소외 5의 원심에서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사실과 같은 폭행을 피해자에게 하는 장면의 재연을 거부하였으나 검증을 시행하는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으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비로소 강요에 못이겨 피해자의 목을 누르고 복부를 때리는 것처럼 재연하여 촬영한 것이 인정되므로 위 검증조서중 공소사실 가운데 폭행에 부합하는 기재부분은 역시 믿을 수 없으며, 공소외 3 작성의 사체검안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의 시체를 해부한 결과 우측 경부 및 복부 대망부분에 각 피하출혈이 있어 피고인이 이사건 간음시 피해자를 공소사실과 같이 구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단 증거로 보이기는 하나 공소외 1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공소외 1의 목을 누르거나 복부를 때린 사실이 전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상처는 피고인의 행위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해자의 딸인 공소외 2의 원심법정 및 검찰, 경찰에서 각 진술중 피해자 공소외 1이 강간을 당하게 된 경위에 대한 진술은 공소외 1로부터 전해들은 전문진술로서 원 진술자인 공소외 1의 진술을 믿을 수 없는 이유와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렵고, 다만 동인의 진술중, 이사건 직후 피해자의 행동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사건 직후 공소외 2를 보고 매우 당황하고 놀랜 표정을 지었고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여 의식불명이 된 것으로 직감을 하고 피고인에게 기다려 달라고 하였으나 가족들 몰래 신장 열쇠를 부수고 신을 찾아 신고 도망을 가는 것을 붙잡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과연 피고인이 강간을 하여서 당황하였는지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간음행위로 인하여 예기치 않았던 의식불명이란 엄청난 그 결과에 당황하여 그 자리를 모면코저 도망가는 경우도 예상이 되므로 위와 같은 정황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강간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원심에서는 거시하지 않았지만 경찰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기재된 피고인 작성의 자술서의 기재 역시 피고인의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비추어 믿을 수 없으며 달리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폭행을 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고 나아가 피해자의 사인의 점에 대하여 보건대, 검사작성의 의사 공소외 3 및 공소외 4에 대한 각 진술기재와 공소외 4의 원심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공소외 1의 사인은 뇌일혈이고 이 뇌일혈은 외부적 충격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동맥경화증이나 혈압이 높은 사람등 특수체질을 가진 사람이 자연 발생적으로 일으키며 다만 강간을 당하였을 경우 극히 의례적이나 흥분되어 혈압이 상승하여 뇌일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진술하고는 있으나 공소외 4의 당심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남녀간에 성교중에도 그 흥분상태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뇌일혈을 일으켜 사망할 수 있다고 진술하고 그러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뇌일혈은 강간하기 위한 수단인 폭행등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발생할 수는 없고, 그 폭행에 의한 일시적 흥분이나 간음행위로 인한 흥분이 간접원인이 되어 뇌일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가사 피해자 공소외 1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폭행을 하였더라도 피해자가 특수체질을 가진 여자로서 그 강간행위에 의하여 뇌일혈등으로 사망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결과적 가중범인 강간치사죄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어느모로 보나 피고인을 강간치사죄로 의율한 원심은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나머지 양형부당에 대한 항소이유를 판단할 필요없이 원심판결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판결한다.

검사의 이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1979. 9. 11. 10:00경 부산 동래구 금사동에 있는 공소외 2 경영 (명칭 생략)여인숙에서 일행인 성명불상자 1명과 같이 들어와 여관을 지키고 있던 공소외 2의 친정어머니인 피해자 공소외 1(56세)에게 잠깐 쉬어 가겠다면서 동 여관 109호실로 안내를 받아 들어가서 위 성명불상자가 여관을 나가자 위 피해자를 불러 현관 밖에 같이온 일행등이 있는지 보고 오라고 하여 위 피해자가 다른 사람이 없다고 하자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욕정을 일으켜 아가씨 한사람 불러 달라고 하였으나 아가씨가 없다고 하자 위 피해자를 강간할 것을 결의하고 위 피해자의 손목을 힘껏 끌어 당겨 그 방바닥에 넘어뜨리고서는 양팔과 몸통으로 위 피해자의 양팔과 가슴을 누르면서 하의를 끌어 내리는데 계속 반항하자 주먹으로 위 피해자의 복부를 1회 구타하고 손으로 목을 누르는등 폭행을 가하여 항거불능케 한 다음 1회 간음하여 강간하고 그 충격으로 위 피해자로 하여금 정신을 잃게하는 한편 배설과 구토등을 하게 하는등 하여 순간적으로 혈압 항진케 하여 뇌실질 내출혈상을 일으키게 하고 이로 인하여 위 피해자로 하여금 침례병원에 입원 가료타가 다시 봉생신경외과병원으로 이송 가료중 같은달 14. 19:15경 뇌일혈로 사망케 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바, 앞서 파기이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이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선호(재판장) 석용진 양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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