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싸움 중에 발생한 상해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과 피해자가 서로 욕설을 하던 중에 싸움이 일어났다는 이유만을 들어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배척하였을 뿐 아니라,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라 하여 그 구체적인 발생원인에 관하여는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별다른 증거 없이 상대방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제1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1심 공동피고인 과 서로 욕설을 하며 싸우던 중 손으로 위 제1심 공동피고인의 손과 멱살 등을 잡고 밀쳐서 약 1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슬부좌상 등을 가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위 제1심 공동피고인 이 피고인 등이 가입하여 있는 친목회의 회장을 흉보는 것 때문에 피고인이 위 제1심 공동피고인 과 서로 욕설을 하며 시비하다가 위와 같이 싸운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식당에서 위 제1심 공동피고인 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위 제1심 공동피고인 은 피고인이 자신에게 욕설을 하였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피고인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발로 피고인의 가슴을 걷어 찬 후 피고인이 식당 밖으로 피신하자 따라나가 플라스틱 의자로 피고인의 팔부위를 수회 내리치는 바람에 피고인이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제6늑골골절상을 입었고, 그 과정에서 위와 같이 폭행을 가하는 위 제1심 공동피고인 의 손과 멱살 등을 잡고 밀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이는 상대방의 부당한 공격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방어하려고 한 행위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및 수단, 행위자의 의사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할 것이다.
더구나 위 증거들에 의하면 위 제1심 공동피고인 이 입은 상해는 '우측슬부, 좌측제1족지부, 좌수배부의 좌상, 찰과상'인바, 이는 그 상해부위로 보아 손과 멱살 등을 잡고 밀친 피고인의 행위로 생긴 것이라고 선뜻 단정하기 어렵고, 피해자 제1심 공동피고인 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맞은 일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위 상처는 오히려 위 제1심 공동피고인 이 피고인을 위와 같이 폭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위 제1심 공동피고인 이 서로 욕설을 하던 중에 싸움이 일어났다는 이유만을 들어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배척하였을 뿐 아니라,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라 하여 그 구체적인 발생원인에 관하여는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별다른 증거 없이 상대방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정당방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또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 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