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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다38067 판결
[예금][미간행]
판시사항

[1]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예금계약상의 예금주

[2] 변제충당의 적용범위 및 당사자가 변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아니한 경우, 변제충당의 주장입증책임

[3] 고객과 증권회사 사이의 유가증권매매거래 위탁계약의 성립 시기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김수봉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호 외 1인)

원고,상고인

김혜란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호 외 1인)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대신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호)

주문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과 피고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세금우대 증권저축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김혜란이 포항시에서 치과의원을 경영하는 원고 김수봉의 처로서, 평소 원고들 부부의 재산을 관리하여 오던 중, 1991. 12.경 '정석투자클럽'이라는 증권투자모임의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당시 그 모임의 총무이던 소외 1을 알게 된 사실, 원고 김혜란은 그 후 피고 회사 포항지점에 근무하게 된 소외 1의 권유를 받고 그를 통하여 피고 회사 포항지점에 유가증권매매 위탁거래계좌를 개설하여 주식투자를 하거나, 유가증권저축계약을 체결하여 예금을 하는 등의 거래를 하기 시작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 부부의 금융자산 투자 및 관리를 하여 오던 원고 김혜란은, 1992. 12. 15. 피고 회사 포항지점과 원고들 이름으로 각 금 1,800만 원의 세금우대 소액채권저축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소외 1에게 그 예금 명목으로 합계 금 3,600만 원을 교부하였는바, 원고들은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로써 위 예금계약을 해지하고 그 예탁금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원고들의 주장을 정리한 후 원고 김혜란이 1992. 12. 15. 소외 1에게 원고들 명의의 소액채권저축예금으로 금 3,600만 원을 교부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8호증의 6, 7, 갑 제9호증의 4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1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소장에서는 "원고들이 1992. 12.경 피고 회사 포항지점에 각 1,800만 원의 세금우대저축을 하고, 1심 공동원고 김효진, 김효성은 1993. 10.경 위 지점에 각 금 15,000,000원의 세금우대저축을 하였다."라고만 주장하였으나, 그 후 주장을 구체화하여 "당시 성년인 경우 1인당 1,800만 원까지, 미성년자의 경우 1인당 1,500만 원까지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어 위 한도액으로 입금시킨 것으로 원고들 명의로 입금된 금액은 각 금 1,800만 원이고, 1년마다 이자만 별도로 받아오고 계약을 갱신하여 온 것입니다. 원고 가족 4명에 대한 세금우대통장원장 사본은 1997. 12. 소외 1이 도주한 후 피고 회사 포항지점에 의뢰하여 받게 된 것으로 소외 1이 제대로 입금시키지 아니하고, 일부 입금된 것도 임의 인출한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라고 진술하면서(기록 380면), 그 입증자료로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를 제시하고 있는 사실,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기록 386면 내지 389면)는 을 제18호증의 1 내지 6(원고 김수봉의 원장), 을 제19호증의 1 내지 4(원고 김혜란의 원장), 을 제20호증의 1 내지 6(1심 공동원고 김효진의 원장), 을 제21호증의 1 내지 6(1심 공동원고 김효성의 원장)의 일부를 발췌하여 제출한 것으로 위 자료들에 의하면 원고 김수봉은 1993. 9. 1. 피고 회사의 증권저축계좌를 개설한 후 거래를 하다가 1997. 11. 27. 금 8,498,812원을, 같은 해 12. 3. 금 8,835,155원을 각 인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기록 428면), 원고 김혜란은 1993. 11. 3. 피고 회사의 증권저축계좌를 개설한 후 거래를 하다가 1995. 12. 27. 금 17,852,874원을 인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기록 439면), 1심 공동원고 김효진은 1993. 10. 2. 피고 회사의 증권저축계좌를 개설한 후 거래를 하다가 1997. 11. 27. 금 17,776,610원을 인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기록 444면), 1심 공동원고 김효성은 1993. 10. 2. 피고 회사의 증권저축계좌를 개설한 후 거래를 하다가 1997. 11. 27. 금 17,776,610원을 인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기록 450면), 원고 김혜란이 소외 1에게 금 3,600만 원과 금 3,000만 원을 각 교부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를 자백한 바 있는 사실(기록 369면, 601면, 602면), 소외 1은 원고 김혜란으로부터 세금우대 저축성예금통장에 입금하여 달라는 부탁과 함께 1992. 12. 15. 금 36,000,000원을, 1993. 10. 17. 금 30,000,000원을 교부받아 입금, 보관하던 중 1995. 12. 27.경, 1997. 11. 27.경 및 같은 해 12. 3.경 이를 각 인출하여 임의로 주식매수비용 등으로 사용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98고합34 등 사건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위 형이 확정된 사실(기록 350면, 394면)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원고들 주장의 전체적인 취지는 원고 김혜란이 소외 1에게 금 3,600만 원과 금 3,000만 원을 맡겨서 원고들 및 1심 공동원고들 명의로 세금우대를 받는 증권저축에 들게 하고, 매년 이자만을 수령한 후 원금을 증권저축에 재가입하도록 하였는데 소외 1이 그 금원 중 일부만 납입하였고, 나머지도 임의로 인출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위와 같은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 1이 위 각 금원을 수령하여 횡령한 사실을 자백하고 있고, 관련 증거들에 의하면 그러한 사실들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소외 1이 원고 김혜란으로부터 위 각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재판상 자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증권매매 종합거래 예탁금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김혜란이 대한성공회 포항교회의 총무로서 신도들로부터 모금한 헌금을 보관하고 있던 중, 피고 회사 포항지점에 대한성공회 포항교회 명의로 증권매매 종합거래계좌를 개설하고, 그 예탁금 명목으로, 소외 1에게, 1996. 12. 27. 금 2,640만 원, 1997. 2. 15. 금 2,000만 원, 같은 해 6. 10. 금 1,800만 원, 같은 해 9. 6. 금 2,000만 원 등 합계 금 8,440만 원을 각 교부하였는데, 소외 1이 이를 위 거래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김혜란과 소외 1 사이에, 위와 같이 금원을 수수함에 있어, 위 증권매매 종합거래계좌의 명의인이 위 대한성공회 포항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원고 김혜란을 출연자로 보아 위 원고에게 위 예탁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 김혜란이 위 예탁금의 출연자 및 예금주임을 전제로 한 원고 김혜란의 예탁금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도 역시 수긍하기 어렵다.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이 시행된 후에는 금융기관에 예금을 하고자 하는 자는 원칙적으로 직접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지참하고 금융기관에 나가 자기 이름으로 예금을 하여야 하고, 대리인이 본인의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가지고 가서 본인의 이름으로 예금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 금융기관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민등록증을 통하여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를 같은 명령 제3조 제1항 소정의 거래자로 보아 그와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특별한 사정으로서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출연자를 예금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55986 판결 , 1998. 1. 23. 선고 97다35658 판결 , 1998. 11. 13. 선고 97다53359 판결 , 2000. 3. 10. 선고 99다6703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 김혜란은 대한성공회 부산교구 포항교회의 총무를 맡고 있었는데, 교회위원회는 1996. 12.경 교회 특별헌금을 원고 김혜란에게 맡겨 그 돈의 운용을 전적으로 원고 김혜란에게 일임하도록 결의한 사실(기록 636면), 원고 김혜란은 원고들 가족의 증권위탁거래계약 등에 관한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일임매매를 하고 있던 피고 회사 영업직원인 소외 1에게 증권위탁거래계약의 체결을 부탁하였고, 소외 1은 1996. 12. 27. 예금주 명의를 '대한성공회 포항교회'로 하고, 대표자를 소외 1의 친구로서 포항시내에서 안경점을 경영하고 있는 김준형으로 하고, 김준형의 운전면허증까지 제출하여 실명확인을 받아 피고 회사에 증권위탁거래계좌를 개설한 후(기록 166면, 370면), 대한성공회 포항교회 명의로 된 증권거래카드를 발급하여 원고 김혜란에게 교부하였고, 원고 김혜란이 위 증권거래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사실, 원고 김혜란은 소외 1에게 위 증권위탁거래계좌의 예탁금 명목으로 1996. 12. 27. 금 2,640만 원, 1997. 2. 15. 금 2,000만 원, 같은 해 6. 10. 금 1,800만 원, 같은 해 9. 6. 금 2,000만 원 등 합계 금 8,440만 원을 교부하여 증권의 일임매매를 부탁하였으나 소외 1은 위 금원을 위 계좌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이를 횡령한 사실, 원고 김혜란은 1997. 12. 중순경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소외 1에게 교회에 기부금을 내겠다고 하면서 1998. 1. 10.경 위 증권위탁거래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달라고 하자, 소외 1은 자신의 횡령 사실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하던 중 1998. 1. 12. 피고 회사의 공금 6억 원을 횡령하여 도주하였다가 위 횡령금 중 1억 20,000,000원을 원고 김혜란의 예금계좌로 송금한 사실(기록 250면), 원고 김혜란은 1998. 7.경 대한성공회 부산교구 포항교회에 84,400,000원을 반환한 사실(기록 636면)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원고 김혜란은 대한성공회 부산교구 포항교회의 총무로서 교회의 특별헌금의 관리를 일임받아 자신의 증권위탁거래계좌 등의 일임매매를 담당하고 있던 소외 1에게 계좌개설을 의뢰하자 소외 1이 '대한성공회 포항교회'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면서도 그 대표자를 자신의 친구인 김준형으로 하여 실명확인을 받고, 증권거래카드도 원고 김혜란에게 교부하여 원고 김혜란이 소지하게 하고, 원고 김혜란의 자금인출요구를 받고 피고 회사 공금을 횡령한 금원 중 금 1억 20,000,000원을 원고 김혜란의 예금계좌로 송금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미루어 보아 원고 김혜란이 위 증권위탁거래계좌에 예탁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의 대리인인 소외 1에게 금원을 교부함에 있어서 원고 김혜란과 소외 1 사이에는 예탁금의 반환채권을 원고 김혜란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 김혜란과 피고 회사를 대리한 소외 1 사이에 위 증권위탁거래계좌의 명의인이 아닌 원고 김혜란에게 예탁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증권위탁거래계좌의 예탁금반환채권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다. 변제충당에 관하여

민법 제476조 내지 제479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변제충당은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게 수개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나, 채권자가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에 대하여 대리권을 갖는 등의 사정으로 어느 채권자에 대한 급부가 동시에 다른 채권자에 대한 변제가 될 수도 있는 경우에는 어느 채권자의 채권이 변제된 것인지를 가리는 문제도 변제충당에 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또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수개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변제의 제공에 있어서 당사자가 변제에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민법 제477조 의 규정에 따라 법정변제충당되는 것이고 특히 민법 제477조 제4호 에 의하면 법정변제충당의 순위가 동일한 경우에는 각 채무액에 안분비례하여 각 채무의 변제에 충당되는 것이므로, 위 안분비례에 의한 법정변제충당과는 달리, 그 법정변제충당에 의하여 부여되는 법률효과 이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변제충당의 지정, 당사자 사이의 변제충당의 합의가 있다거나 또는 당해 채무가 법정변제충당에 있어 우선순위에 있어서 당해 채무에 전액 변제충당되었다고 주장하는 자는 그 사실을 주장입증할 책임을 부담한다 ( 대법원 1984. 1. 31. 선고 83다카1560 판결 , 1994. 2. 22. 선고 93다4933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 김혜란이 원고 김수봉, 1심 공동원고들인 김효진, 김효성의 대리인으로서 피고 회사와 사이에 세금우대 증권저축계약 등을 체결하였고, 원고들은 1심 제22차 변론기일에서 원고 김혜란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금 1억 2,000만 원을 원고들 및 1심 공동원고들의 세금우대저축 예탁금반환채권에 우선 변제충당한다고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 김혜란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금 1억 2,000만 원을 변제충당함에 있어서 1심 공동원고들의 채권이 인정되는지, 원고들의 지정변제충당의 주장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한 후, 만약 위 지정변제충당의 주장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1심 공동원고들의 채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고들과 1심 공동원고들 모두의 채권에 대하여 법정변제충당의 법리에 따라 변제충당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점들에 관하여 심리하여 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법정변제충당을 한 조치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변제충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위와 같은 취지로 볼 수 있는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관하여

국민주택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와 같은 유가증권매매거래의 위탁계약의 성립시기는 위탁금이나 위탁증권을 받을 직무상 권한이 있는 직원이 증권매매거래를 위탁한다는 의사로 이를 위탁하는 고객으로부터 금원이나 주식을 수령하면 곧바로 위탁계약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그 이후에 그 직원의 금원 수납에 관한 처리는 위 계약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 대법원 1994. 4. 29. 선고 94다2688 판결 , 1997. 2. 14. 선고 95다1914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소외 1은 1991. 5. 1.부터 1998. 1.경까지 피고 회사 포항지점의 영업부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주로 고객 투자상담 및 영업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위 지점의 업무가 바쁜 경우에는 피고 회사의 직제상 자신의 고유업무가 아닌 고객예금수탁, 출납업무 등을 담당하기도 하였고, 때로는 위 지점에서 거액거래자나 법인 고객에 대하여 관행적으로 하고 있던 파출수납을 대행하기도 한 사실, 원고 김혜란은 원심 판시와 같이 원고 김수봉을 대리하여, 소외 1에게 원고 김수봉의 명의로 국민주택채권 5매 및 양도성예금증서 2매를 매입하여 줄 것을 위탁하면서, 국민주택채권의 매입대금으로 합계 금 4억 7,400만 원, 양도성예금증서의 매입대금으로 합계 금 192,751,691원을 각 교부한 사실, 이에 대하여 소외 1은 원고 김혜란에게 "피고 회사 포항지점이 위 각 유가증권을 원고 김수봉을 위해 보관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관증 7장을 작성하여 주었으나, 사실은 위 각 보관증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서 소외 1가 매매위탁금으로 받은 위 돈을 임의로 자신의 주식투자자금으로 소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김수봉의 대리인인 원고 김혜란이 피고 회사의 직원인 소외 1에게 위 각 유가증권의 매매위탁금을 교부함으로써, 원고 김수봉과 피고 회사 사이에 유효한 유가증권위탁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증권매매 위탁계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0. 3. 10. 선고 98다29735 판결 은 양도성예금증서의 위탁매매업무를 취급할 수 없는 금융기관과 양도성예금증서의 추심위탁계약을 체결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고 할 것이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 김수봉의 대리인인 원고 김혜란이 피고 회사의 직원인 소외 1에게 위 각 유가증권의 매매위탁금을 교부함으로써, 원고 김수봉과 피고 회사 사이에 유효한 유가증권위탁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 할 것이나, 소외 1의 배임행위로 인하여 원심 판시 양도성예금증서 위탁매매계약상의 수탁자로서의 피고의 채무는 이행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각 양도성예금증서의 만기 환급금 합계 금 212,080,220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이유불비, 이유모순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개정 전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개정 전 소송촉진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본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 부분에 대하여는 2003. 4. 24.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었고, 그 후 개정된 위 법률조항과 그에 따라 개정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제3조제1항 본문의법정이율에관한규정(2003. 5. 29. 대통령령 제17981호로 개정된 것)은 2003. 6. 1. 이후에 적용할 법정이율을 연 2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개정 전 소송촉진법에 의한 연 2할 5푼의 지연손해금을 인용한 원심판결에는 결과적으로 지연손해금에 관한 법정이율의 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게 되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이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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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1.5.18.선고 2000나41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