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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2.28.선고 2015다204496 판결
사해행위취소
사건

2015다204496 사해행위취소

원고피상고인

A

피고상고인

B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 15. 선고 2014나2006822 판결

판결선고

2018. 2. 28.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혼의 효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이혼의 효력 발생 여부에 관한 형식주의 아래에서의 이혼신고의 법률상 중대성에 비추어, 협의이혼에 있어서 이혼의 의사는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하므로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하에 협의이혼신고가 된 이상 그 협의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더라도 양자 간에 이혼의사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고, 따라서 이와 같은 협의이혼은 무효로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므17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법원의 주재 하에 진행되는 재판상 이혼 절차에서 화해 또는 조정에 의한 이혼을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할 때에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의 청산적 요소와 이혼 후의 부양적 요소 외에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 있는 것이고(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5다73105 판결 등 참조), 부부 일방이 혼인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이거나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므501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C 사이의 이혼은 오로지 C의 채권자들로부터 강제집행을 피하고 재산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진정한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즉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가장이혼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그에 따른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 또한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와 C 사이의 이혼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와 C은 1978. 3. 20. 혼인하여 함께 농업에 종사하며 얻은 수익을 기반으로 C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다시 이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상당한 규모의 재산을 증식하여 왔다.

(나) C은 1999년경부터 거액의 내기골프를 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기망하여 돈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03. 7. 30.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2006. 1. 11.에는 상습도박죄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복역하였으며, 2011. 4. 21.에도 사기죄 등으로 3년 6월의 징역형 등을 선고받고 2013. 9.경까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였다.

(다) C의 위와 같은 범죄행위와 관련하여 M이 2006. 1.경, 원고가 2009. 4.경 각자 C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각 소송에서 C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

(라) C 등에 대하여 각각 6억 원, 7억 5,000만 원, 5억 7,000만 원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던 N, O, P(이하 'N 등'이라고 한다)은 C 명의의 일부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와 강제경매신청 등의 조치를 하고, 아울러 2011. 6. 27. 피고의 동생인 Q, R를 상대로 C과 Q, R 사이에 체결된 부동산 매매예약 또는 매매계약에 대하여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피고와 C은 2012. 8. 20. C 명의의 김포시 BA 임야 16,512m, BB 임야 378, BC 임야 372㎡, BD 주유소용지 76㎡를 30억 8,100만 원에 처분하여 그 대금 등으로 N 등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였다.

(마) 피고는 2011. 9. 27. C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14234호로 이혼조정신청을 하였고, 2011. 12. 6. 실시된 위 법원 조정기일에 피고와 C 사이에 '1. 피고와 C은 이혼한다. 2. C은 피고에게 위자료 및 재산분할로 2012. 2. 29.까지 55억 원을 지급한다. C이 위 지급기일까지 위 돈을 지급하지 아니할 때에는 위 돈에 대하여 2012. 3.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가산하여 지급한다.'라는 내용의 조정(이하 '이 사건 조정'이라고 한다)이 성립되었다.

(바) 피고는 2012. 9. 17. C과, C 소유의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고 한다)의 소유권을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산분할협의(이하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이라고 한다)를 하였고, 그에 따라 C은 피고에게 2012. 10. 16.부터 같은 달 26.까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사)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 무렵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가액(2012. 1. 6. 기준, 이하 같다)은 합계 1,907,252,760원이고, C 명의로 남아 있는 부동산의 가액은 합계 2,959,872,000 원이다. 그런데 당시 C의 원고, 0, P에 대한 손해배상채무 합계 1,329,690,643원(= 원고 675,790,643원 + 0 453,900,000원 + P 200,000,000원)을 제외하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채무는 합계 549,508,196원(- 신한은행에 대한 피담보채무 187,500,000원 `+ Q에 대한 차용금채무 172,008,196원 + 신김포농업협동조합에 대한 피담보채무 130,000,000원 + 김포시산림조합에 대한 피담보채무 60,000,000원)이고, C 명의로 남아 있는 부동산에 관한 채무는 합계 962,131,147원(= 신김포농업협동조합에 대한 피담보채무 390,000,000원 + R에 대한 차용금채무 322,131,147원 + 우리은행에 대한 피담보채무 180,000,000원 + AH에 대한 피담보채무 70,000,000원)이므로, 피고 명의로 이전된 이 사건 각 부동산 가액에서 위 부동산에 관한 채무를 공제한 가액은 1,357,744,564원(= 1,907,252,760원 - 549,508,196원)인 반면, C 명의로 남아 있는 부동산 가액에서 위 부동산에 관한 채무를 공제한 가액은 1,997,740,853원(= 2,959,872,000원 - 962,131,147 원)이다.

(2) 이러한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C이 사기골프와 도박 등으로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아 상당 기간 동안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원고 등 피해자들에 대하여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 채무를 부담하는 등 관련 민·형사 소송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C 명의의 부동산은 피고와 C이 혼인 중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서, C 명의의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고, 일부 부동산을 처분하여 C의 손해배상채무를 변제하는 등 재산상 손실도 발생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는 C과의 혼인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피고와 C 사이의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C에게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 당시 재산분할의 청산대상이 되지 않는 C의 원고 등에 대한 개인적인 손해배상채무를 제외하면, 오히려 피고 명의로 이전된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순재산 가액보다 C 명의로 남아 있는 부동산의 순재산 가액이 더 큰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와 C 사이의 이혼이 실제로는 이혼의사가 없음에도 C의 책임 재산을 빼돌리기 위하여 형식적으로만 이혼을 하는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피고와 C 사이의 이혼에 C의 채권자들로부터 강제집행을 피하고 재산을 보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와 C에게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이혼의 의사가 없었다고 말할 수 없다.

(3)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와 C 사이의 이혼이 통정허위 표시에 의한 가장이혼으로서 무효라고 단정한 다음,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 또한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혼의 의사 및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조정조서의 효력에 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가사조정이나 확정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고(가사소송법 제59조 제2항), 가사조정에 관하여는 가사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조정법을 준용한다(가사소송법 제49조).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고 조정조서는 재판상의 화해조서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 당사자 사이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조정조서가 당연무효이거나 준재심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는 한 그 당사자 사이에서는 조정조서를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 기판력은 조정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대하여까지 미친다고 할 수 없으나, 조정의 당사자에 대하여 금전채권을 가지는 자가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그를 대위하는 경우에는 조정조서의 기판력은 그 대위하는 자에게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1713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09다104960,10497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판력은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한다(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41349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의 이혼조정신청에 의하여 2011. 12. 6.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실시된 조정기일에서 '피고와 C은 이혼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조정조서가 작성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조정의 당사자인 C과 피고 사이에 이혼의 효력에 관하여 기판력이 미친다. 원고가 C을 대위하여 C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이 통정허위표시임을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서 C과 피고 사이의 이혼의 효력은 이 사건 소의 선결문제가 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C과 피고 사이의 이혼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 사건 조정조서의 내용이 당연무효이거나 준재심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는 한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다. 따라서 피고와 C 사이의 이혼을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조정조서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고영한

대법관김소영

주심대법관권순일

대법관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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