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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3. 27. 선고 2009다104960,10497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부당이득반환][공2014상,911]
판시사항

[1] 조정조서의 효력(=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과 조정조서의 내용이 강행법규에 반한다는 이유로 조정조서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이러한 효력이 조정조서의 내용에 포함된 ‘조정참가인이 당사자가 된 법률관계’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미치는지 여부(적극)

[2] 주위적 피고에 대한 주위적·예비적 청구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이 인용되지 아니할 경우 그와 법률상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여 달라는 취지로 결합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에서 일부 공동소송인에 대하여만 판결을 하거나 남겨진 자를 위하여 추가판결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및 주위적 공동소송인과 예비적 공동소송인 중 어느 한 사람이 상소를 제기한 경우, 상소심의 심판대상

판결요지

[1]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고 조정조서는 재판상의 화해조서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따라서 당사자 사이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거기에 확정판결의 당연무효 등의 사유가 없는 한 설령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 할지라도 그것은 단지 조정에 하자가 있음에 지나지 아니하여 준재심절차에 의하여 구제받는 것은 별문제로 하고 조정조서를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 그리고 조정조서가 조정참가인이 당사자가 된 법률관계도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조정조서의 효력은 조정참가인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도 다를 바 없다.

[2]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본문이 규정하는 ‘공동소송인 가운데 일부에 대한 청구’를 반드시 ‘공동소송인 가운데 일부에 대한 모든 청구’라고 해석할 근거는 없으므로, 주위적 피고에 대한 주위적·예비적 청구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이 인용되지 아니할 경우 그와 법률상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여 달라는 취지로 결합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3]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은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모든 공동소송인이 서로간의 다툼을 하나의 소송절차로 한꺼번에 모순 없이 해결하는 소송형태로서 모든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판결을 하여야 하고( 민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 그중 일부 공동소송인에 대하여만 판결을 하거나 남겨진 자를 위하여 추가판결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에서 주위적 공동소송인과 예비적 공동소송인 중 어느 한 사람이 상소를 제기하면 다른 공동소송인에 관한 청구 부분도 확정이 차단되고 상소심에 이심되어 심판대상이 된다.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겸 부대상고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가나안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창원)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겸 부대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 및 부대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반소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하고 조정조서는 재판상의 화해조서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따라서 당사자 사이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거기에 확정판결의 당연무효 등의 사유가 없는 한 설령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 할지라도 그것은 단지 조정에 하자가 있음에 지나지 아니하여 준재심절차에 의하여 구제받는 것은 별문제로 하고 그 조정조서를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 (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6다7873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조정조서가 조정참가인이 당사자가 된 법률관계도 그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조정조서의 효력은 조정참가인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도 다를 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채권자대위소송에 있어서 대위에 의하여 보전될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채권자가 스스로 원고가 되어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게 되므로 그 대위소송은 부적법하여 각하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다2718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원고(반소피고)(이하 ‘원고’라고 한다)는 기독교 대한성결교회 유지재단(이하 ‘대한성결교 재단’이라고 한다) 소속의 지교회로서 법인 아닌 사단이고, 피고(반소원고)(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1993년 11월경 원고의 대표자(담임목사)로 부임하여 2007년 12월경까지 원고의 업무를 관장한 사람이다.

(2) 제1심피고 2와 대한성결교 재단 사이의 제주지방법원 99가단10195호 토지인도 등 사건에서 2000. 8. 19. 피고가 이해관계인으로 출석하여 조정 담당 판사의 허가를 얻어 조정에 참가한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의 조정(이하 ‘이 사건 조정’이라고 한다)이 성립되었다. 즉, ① 대한성결교 재단은 제1심피고 2에게 2000. 8. 19.까지 계약금 600만 원, 2000. 9. 19.까지 중도금 1,000만 원, 2000. 10. 19.까지 잔금 1,000만 원을 각 지급한다. ② 제1심피고 2는 제①항 기재 잔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피고에게 서귀포시 표선면 (주소 생략) 목장용지 1,740㎡(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관하여 2000. 8. 19.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

그런데 위의 제②항에는 괄호 안에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것이나, 편의상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두는 것이다”라는 기재가 덧붙여져 있다.

(3) 피고는 2001. 1. 18. 이 사건 조정조서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제1심피고 2로부터 2000. 8. 19.자 매매를 원인으로 하는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라고 한다)를 마쳤다.

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조정에 있어서 성립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그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 에 의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뒤, 원고가 제1심피고 2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라.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실명법에 위반되어 무효이기는 하나, 이 사건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 이 사건 조정당사자인 제1심피고 2와 조정참가인인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조정의 내용이 된 법률관계에 관하여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조정조서의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고 할지라도 준재심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지 아니하는 한 제1심피고 2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조정조서에 기하여 마쳐진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은 이 사건 조정조서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제1심피고 2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제1심피고 2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결국 원고가 제1심피고 2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제1심피고 2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그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에게 당사자적격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제1심피고 2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에 관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조정조서의 기판력과 채권자대위소송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원고의 부대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조정조서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나, 그 기판력은 조정의 당사자나 조정참가인 등이 아닌 제3자에게까지 미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9. 10. 8. 선고 98다3876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대한성결교 재단과 제1심피고 2,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조정조서의 기판력은 당사자 또는 조정참가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조정의 당사자가 아닌 원고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부대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조정조서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부대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나. 예비적 공동소송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

(1) 민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본문이 규정하는 ‘공동소송인 가운데 일부에 대한 청구’를 반드시 ‘공동소송인 가운데 일부에 대한 모든 청구’라고 해석할 근거는 없으므로, 주위적 피고에 대한 주위적·예비적 청구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이 인용되지 아니할 경우 그와 법률상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여 달라는 취지로 결합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6다47677 판결 등 참조). 또한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은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모든 공동소송인이 서로 간의 다툼을 하나의 소송절차로 한꺼번에 모순 없이 해결하는 소송형태로서 모든 공동소송인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판결을 하여야 하고( 민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 그 중 일부 공동소송인에 대하여만 판결을 하거나 남겨진 자를 위하여 추가판결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에서 주위적 공동소송인과 예비적 공동소송인 중 어느 한 사람이 상소를 제기하면 다른 공동소송인에 관한 청구 부분도 확정이 차단되고 상소심에 이심되어 심판대상이 된다 (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9다43355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본소청구로서 피고에 대하여 주위적으로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고, 만약 명의신탁약정이 무효로 인정되어 주위적 청구가 인용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예비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제1심피고 2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하고, 동시에 제1심피고 2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고 있다.

(나) 제1심은 원고의 본소청구 중 피고에 대한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고, 피고에 대한 예비적 청구 및 제1심피고 2에 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그리고 피고의 반소청구도) 기각하였다.

(다) 이에 피고만이 본소 중 자신의 패소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하자, 원심은 원고의 본소청구 중 제1심피고 2에 대한 예비적 청구 부분은 원고와 제1심피고 2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여 이미 제1심판결대로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원심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원고의 본소청구는 피고에 대한 주위적 청구(소유권이전등기) 및 같은 피고에 대한 예비적 청구(제1심피고 2에게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이 인용되지 아니할 경우 제1심피고 2에 대한 청구(소유권이전등기)를 인용하여 달라는 취지로 제기된 것으로, 피고에 대한 주위적 청구와 제1심피고 2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주위적 피고만이 항소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예비적 제1심피고 2에 대한 청구 부분도 확정되지 아니하고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원심의 심판대상이 된다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제1심피고 2에 대한 예비적 청구 부분에 관하여도 판단을 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주관적·예비적 공동소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부대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주심) 고영한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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