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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2015.10.22. 선고 2014고단2333 판결
위계공무집행방해
사건

2014고단2333 위계공무집행방해

피고인

1. A

2. B

3. C

검사

김선문(기소), 이경선(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D, 담당 변호사 E, F(피고인 A을 위하여)

법무법인 G, 담당 변호사 H, I(피고인 B를 위하여)

변호사 J(피고인 C을 위한 국선)

판결선고

2015. 10. 22.

주문

피고인 A을 징역 1년, 피고인 B를 징역 10월, 피고인 C을 징역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피고인 A은 2년간, 피고인 B, C은 각 1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게 100시간, 피고인 B에게 80시간, 피고인 C에게 60시간의 각 자연보호활동, 복지시설 및 단체봉사활동, 공공시설 봉사활동 등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 A은 K고등학교 태권도부 코치, 피고인 B는 L고등학교 태권도부 코치, 피고인 C은 K중학교 태권도부 코치이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1. 5. 6. 전남 무안군 M 소재 N대학교 체육관에서 개최된 전국 14개 광역시·도의 공립 체육고등학교장으로 구성된 전국 체육고등학교장회가 주최하고 O고등학교장이 주관하는 'P 체육대회'의 태권도 경기에서, K고등학교 소속 태권도 선수인 Q이 우승할 수 있도록 승부조작을 하기로 하였다.

1. 피고인 A은 2011. 5. 6. 위 대학교 체육관에서 K고등학교 소속 태권도 선수인 R와 L고등학교 소속 태권도 선수인 S의 플라이급 1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R에게 "이번 경기는 L고등학교에 물려주고1), 대신 우리가 한 경기 올려 받기로2) 하였으니 양보해라"라고 지시한 다음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장 안으로 수건을 던져 기권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S이 기권승을 하게 하였다.

2. 피고인 B는 2011. 5. 6. 같은 장소에서 L고등학교 소속 태권도 선수인 T과 K고등학교 소속 태권도 선수인 Q의 헤비급 1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T에게 "오늘 경기는 K고 등학교에 물려준다"라고 지시한 다음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장 안으로 수건을 던져 기권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Q이 기권승을 하게 하였다.

3. 피고인 C은 2011. 5. 6. 같은 장소에서 K고등학교 소속 태권도 선수인 U과 O고등학교 소속 태권도 선수인 V의 라이트 헤비급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U에게 "이번 시합은 물려준다"라고 지시한 다음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장 안으로 수건을 던져 기권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V이 기권승을 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위계로써 전국 체육고등학교장회가 주최하고 O고등학교장이 주관하는 'P 체육대회'의 태권도 경기 운영을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Q, W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 B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T 대질 부분

1. X(R에게서 전해 들은 부분 제외), W, Y, U, T, R, Z에 대한 각 경찰(검찰주사) 진술조서

1. 대진표 및 경기 결과, 수사보고(경기 결과 분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위 경기 당시 선수 보호 및 예정된 중요 대회 대비 등을 위한 전략적 차원 등에서 위 선수들에게 기권토록 한 것일 뿐 승부조작을 한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컨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Q은, 2003년경부터 AA협회 전무이사로 있으면서 태권도 관련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AB의 아들로서, 부상 등의 이유로 K고 재학 중 출전한 시합은 위 대회가 유일한 사실, ② 그런데도 Q은 위 대회에서 피고인들이 지도하는 위 선수들이 모두 기권하는 바람에 1차전부터 결승에 이르기까지 4경기 모두를 기권승으로 이겨 결국 우승하게 되었고, 이러한 사정은 국내 태권도 대회에서도 극히 찾아보기 힘든 사례인 점, ③ R는 S을 상대로 위 경기를 치를 당시 피고인 A의 손짓 지시에 따라 공격을 하지 않고 일부러 몇 대 맞아주기도 한 사실3), ④ 코치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학교 체육 분야에서 그 지도를 받는 선수들로서는 승부에 관한 지시를 하는 피고인들에게 제대로 항의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보이는 점, ⑤ X이 AB 등의 비리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되었고, 이어 진행된 수사과정에서 W, Y, U, T, R 등은 위 경기 당시의 상황과 피고인들의 지시사항 등에 관하여 자세히 진술한 점(X, R 등은 이 법정에서 수사기관에서 한 종전 진술을 번복하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이 수사기관에서 범행의 경위나 당시의 상황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한 데 비하여 위 진술 번복의 경위 등에 관하여는 이해할 만한 사유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수사기관에서의 한 위 진술들이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⑥ 피고인 B는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되자 T에게 전화하여 '검찰청에서 전화가 올 것이다. 전화가 오거나 출석하면 고의로 기권패당하였다고 말하지 말고 계체에서 탈락하여 기권패당한 것으로 이야기하라'라고 말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서로 짜고 위 선수들에게 기권토록 함으로써 Q이 우승할 수 있도록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에게 별다른 범행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고인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었음을 추단할 만한 자료는 발견하기 어려운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한편 오로지 실력에 의하여 승부가 결정되어야 하는 운동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진 점, 지도학생들에게 운동기술은 물론이거니와 무도인이 갖추어야 할 올바른 품성을 길러줘야 할 지위에 있는 피고인들이 도리어 위와 같이 승부조작을 지시함으로써 건전한 학교 체육 발전을 저해한 점, 피고인들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이러한 정상들과 피고인들의 성행, 경력, 범행 전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판사 정인재

주석

1) 기권패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2) 기권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3) 수사기록 3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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