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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7다109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17상,1263]
판시사항

민사소송법 제149조 에 정한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의 의미 및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민사소송법 제149조 에 정한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란 당사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소송의 정도에 따른 적절한 시기를 넘겨 뒤늦게 제출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을 말한다. 여기에서 적절한 시기를 넘겨 뒤늦게 제출하였는지를 판단함에는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이 구체적인 소송의 진행정도에 비추어 당사자가 과거에 제출을 기대할 수 있었던 객관적 사정이 있었는데도 이를 하지 않은 것인지, 상대방과 법원에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이 제출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심뿐만 아니라 제1심까지 통틀어 시기에 늦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나아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를 판단함에는 당사자의 법률지식과 함께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의 종류, 내용과 법률구성의 난이도, 기존의 공격·방어방법과의 관계, 소송의 진행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전주최씨참의공파갑산종중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5. 4. 17. 피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대금 8,235만 원에 매수하되 같은 날 계약금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 6,235만 원은 2015. 7. 17. 지급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맺었다. 당시 피고는 본인 부담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현황측량을 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있는 묘지 전부를 잔금기일까지 이장하기로 하되 종중묘지는 무조건 이장하며, 만일 종중묘지 외에 타인 묘지를 이장하지 못할 경우 원고 앞으로 그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대신 묘지 1기당 300만 원씩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고 잔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나. 이후 피고는 2015. 7.경 측량결과 이 사건 부동산의 면적이 매매계약에서 정한 것보다 늘어났고 매매계약일부터 3개월 내에 타인의 분묘를 이장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부동산 중 일부 지분만 이전하겠다고 하였다. 원고는 2015. 7. 17.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잔금을 공탁하고, 2015. 7. 23.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과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정한 특약사항 위반에 따른 금전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다. 제1심은 2015. 9. 16. 제1차 변론기일, 2015. 10. 21. 제2차 변론기일, 2015. 11. 18. 제3차 변론기일을 진행한 다음 변론을 종결하고, 한 차례 조정기일을 진행한 다음 2016. 1. 20. 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매매계약이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원고가 피고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다.

라. 그 후 피고는 제1심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2016. 3. 7.자 항소이유서에 새로이 이 사건 매매계약은 종중의 재산처분에 관하여 종중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서 무효라는 주장(이하 ‘이 사건 주장’이라 한다)을 추가하였다.

마.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을 바로 조정에 회부하였는데, 2016. 9. 20. 조정기일에서 조정이 성립하지 않았고 2016. 11. 24. 제1차 변론기일을 열어 피고가 항소장과 2016. 3. 7.자 항소이유서를 진술하자 피고의 이 사건 주장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각하한다는 결정을 고지하고 변론을 종결한 다음 2016. 12. 15. 판결을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민사소송법 제149조 에 정한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란 당사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소송의 정도에 따른 적절한 시기를 넘겨 뒤늦게 제출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을 말한다. 여기에서 적절한 시기를 넘겨 뒤늦게 제출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이 구체적인 소송의 진행정도에 비추어 당사자가 과거에 제출을 기대할 수 있었던 객관적 사정이 있었는데도 이를 하지 않은 것인지, 상대방과 법원에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이 제출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심뿐만 아니라 제1심까지 통틀어 시기에 늦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나아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당사자의 법률지식과 함께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의 종류, 내용과 법률구성의 난이도, 기존의 공격·방어방법과의 관계, 소송의 진행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주장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한다거나 이 사건 주장을 적절한 시기에 제출하지 않은 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피고는 본인소송으로 이 사건 소송을 진행하였는데, 제1심판결이 선고되자 항소하면서 바로 항소이유서에서 이 사건 주장을 하였다. (2) 이 사건 주장은 사실로 인정될 경우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로 될 수도 있는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한다. 약 6개월 정도에 걸쳐 진행된 제1심에서 피고가 이 사건 주장을 하지는 않았지만 원심 제1차 변론기일 이전에 이미 이 사건 주장을 한 것이기 때문에 원심이 이를 심리하기 위하여 추가로 오랜 심리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의 이 사건 주장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각하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조치에는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피고의 상고는 이유 있어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박병대 권순일 김재형(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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