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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2005. 6. 21. 선고 2004가단29429, 145901 판결
[손해배상(기)·채무부존재] 항소[각공2005.8.10.(24),1264]
판시사항

[1] 제조물책임의 성립요건

[2] 제조물책임에 관한 증명책임의 분배

[3] 화재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한 제조업자는 제품의 결함으로 말미암아 발생하였다고 추정되는 위 화재로 인한 손해의 배상책임을 진다고 한 사례

[4] 독립당사자참가의 요건

[5] 민사소송법 제79조 제1항 후단의 사해방지참가의 요건

[6] 확인의 소에 있어서의 확인의 이익

[7] 참가인이 피고를 상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그 존부가 확정되지 아니한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에 따른 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무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 등은 그 제품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그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

[2] 제조물의 결함을 입증함에 있어서는 제조물책임의 특성상 소비자측에서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고 그러한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제품의 결함으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야 한다.

[3] 온수 세정기의 전원코드의 전기합선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에 있어서 제조업자가 위 화재가 온수 세정기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였다면 위 제품은 이를 유통에 둔 단계에서 이미 그 이용시의 제품의 성상이 사회통념상 제품에 요구되는 합리적 안전성을 결여하여 부당하게 위험한 것으로서 제조업자는 이러한 제품의 결함으로 말미암아 발생하였다고 추정되는 위 화재로 인한 손해의 배상책임을 진다고 한 사례.

[4] 독립당사자참가는 소송목적의 전부나 일부가 자기의 권리임을 주장하거나, 소송의 결과에 의하여 권리침해를 받을 것을 주장하는 제3자가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가하여 3당사자 사이에 서로 대립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하나의 판결로써 서로 모순 없이 일시에 해결하려는 것이므로, 참가인은 우선 참가하려는 소송의 원고 또는 피고에 대하여 본소청구와 양립할 수 없는 별개의 청구를 하여야 하고, 그 청구는 소의 이익을 갖추는 이외에 그 주장 자체에 의하여 성립할 수 있어야 한다.

[5] 사해방지참가를 하기 위해서는 본소의 원고와 피고가 당해 소송을 통하여 참가인을 해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고 그 소송의 결과 참가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가 침해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6]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여 그 확인을 구하는 것이 당사자 사이에 현존하는 법률적 불안상태를 해결하는 적절하고 유효한 방법일 때에 한하여 허용된다.

[7] 조건부 권리나 기한부 권리를 제외한 장래의 권리관계는 원칙적으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여 피고가 위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인이 피고를 상대로 위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에 따른 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아직 발생하지도 아니한 장래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팽종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정석)

피고

주식회사 노비타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인규)

독립당사자참가인

극동전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권광중 외 2인)

변론종결

2005. 5. 24.

주문

1.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참가신청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52,135,837원과 이에 대하여 2004. 3. 19.부터 2005. 6. 2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이를 10분하여 그 3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고, 참가로 인한 부분은 독립당사자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1. 본소

피고는 원고에게 75,033,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독립당사자참가취지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제조하여 원고에게 판매한 온수 세정기와 관련한 독립당사자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의 원고,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비롯한 일체의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각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 1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과 이 법원의 대구서부소방서장, 대구북부경찰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1. 8.경 피고 회사가 제조한 자동 온수 세정기(모델명 BD-6100) 1대(이하 '이 사건 온수 세정기'라고 한다)를 구입하여 원고 소유인 대구 북구 동천동 소재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 화장실의 좌변기에 설치하여 사용하였다.

나. 그런데 2003. 8. 29. 15:20경 이 사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이 사건 온수 세정기와 위 아파트 내에 있던 가재도구, 가구, 전자제품 등이 소훼되거나 화재로 인한 화염으로 인하여 오염되고 아파트 실내 벽면, 천정 등이 화염으로 인하여 훼손되었다(이하 '이 사건 화재'라고 한다).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화재는 이 사건 온수 세정기 전원코드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위 온수 세정기의 제조회사로서 제조물책임법상의 제조물책임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기하여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나. 제조물책임법에 의한 책임에 관하여

제조물책임법은 시행일인 2002. 7. 1. 이후 제조업자가 최초로 공급한 제조물부터 적용되는바(제조물책임법 부칙 제1조, 제2조), 이 사건 온수 세정기는 2001년에 공급된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불법행위책임에 관하여

(1)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 등은 그 제품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그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또 위와 같은 제조물의 결함을 입증함에 있어서는 제조물책임의 특성상 소비자측에서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고 그러한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제품의 결함으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야 하는 것이다( 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다15934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온수 세정기를 구입, 설치한 후 몇 개월이 지나 위 온수 세정기의 난방변좌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피고 회사 서비스센터에 의뢰하여 고장수리를 한 차례 받았을 뿐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까지는 별다른 고장 없이 이를 사용하여 왔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온수 세정기 외에 전동치솔, 헤어드라이어 등을 이 사건 아파트 화장실에 비치하여 위 화장실 벽면에 매립된 콘센트에 연결하여 이를 사용하였는데, 위 온수 세정기와 전동치솔은 평소 전원을 연결한 상태로 두었고 헤어드라이어는 이를 사용할 때에만 전원을 연결하였다.

(다)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일 원고는 12:30경 직장으로 출근하였고, 원고의 처와 1세 남짓 된 자녀는 전날 친정으로 가 그 곳에서 머물러 이 사건 아파트가 비워진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하였고, 같은 동 아파트에 사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위 화재를 진화하였다.

(라) 이 사건 화재 현장을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남부분소에서는, 이 사건 화재는 이 사건 아파트 화장실 내에 있는 위 온수 세정기 설치부위를 중심으로 연소되다가 중단된 상태이고, 위 화장실에서 수거한 전선 조각 중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전원코드로 추정되는 전선{규격 소선 수/소선 직경(㎜)이 48/0.18인데,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제품사양에 의하면 전원코드의 위 규격은 50/0.18이고, 위 현장에서 발견된 다른 2개의 전선의 위 규격은 각 24/0.18과 30/0.18로 위 온수 세정기 전원코드의 규격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어 위 48/0.18 규격인 전선을 위 온수 세정기의 전원코드로 추정하였는데, 위 2개의 전선은 끝단이 전기적 용단이 아닌 장력에 의하여 절단된 상태로 발견되었다.}에서 전기적 용단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이 사건 화재의 원인은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전원코드의 전기합선에 의한 발화로 추정하면서 다만 전기합선의 원인은 전원코드가 설치된 상태에서 심하게 꺾인다거나 눌림, 잡아당김, 특정물체 사이에 끼여 절연피복이 손상되거나 처음부터 전선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지 않고 사람에 의한 실화나 방화 가능성도 있다고 보아 위 두 가지 가능성 중 어느 것이 이 사건 화재 발생의 원인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전원코드는 가운데 부분에 도체와 이를 둘러싼 절연체로 구성된 2가닥의 전선(절연전선)이 있고, 이 전선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겉에 입힌 절연피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참가인 회사는 2000. 1. 26.경부터 2001. 1. 15.경까지 위 회사가 제조한 전선(VCTFK 1.25㎟ X 2C, 이하 '이 사건 전선'이라고 한다) 8,000m를 참가인 회사의 계열사인 소외 극동산전 주식회사를 통하여 소외 주식회사 에스아이에스(이하 '에스아이에스'라고 한다)에 판매하였고, 에스아이에스는 이를 소외 동일전선 주식회사에 공급하여 절연피복을 입힌 다음 다시 공급받아 위 전선을 약 2m 정도의 길이로 절단하여 그 양 끝 부분의 절연피복을 벗겨내고 벗겨진 구리선을 플러그의 도체에 해당하는 구리조각에 압착 연결하고, PVC 사출기를 이용하여 플러그의 도체에 해당하는 구리 조각 및 코드 부분 전체를 매끈한 절연체로 성형하여 전원코드를 완성한 상태로 피고에게 공급하였으며, 피고는 위 전원코드의 플러그 반대쪽 부분의 벗겨진 구리선을 온수 세정기 본체의 전원공급장치에 연결한 다음 다시 PVC 사출기를 이용하여 연결부위를 감싸는 성형작업을 하여 온수 세정기의 전원코드 제작작업을 완료하였다.

(3)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의 원인이 명백히 밝혀지지는 아니하였으나, 우선 위 화재는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원고와 그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운 상태에서, 전열기구 등을 주로 다루는 장소도 아닌 화장실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사람에 의한 실화 또는 방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결국 이 사건 화재의 원인으로는 이 사건 온수 세정기 전원코드의 전기합선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전원코드를 통하여 정상적으로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 전기합선 현상이 발생한 이상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온수 세정기는 그 이용시의 제품의 성상이 사회통념상 제품에 요구되는 합리적 안전성을 결여하여 '부당하게 위험한' 것으로서 그 제품에 결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앞서 본 바와 같이 제조업자인 피고는 이 사건 화재가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화재가 온수 세정기 전원코드의 결함이 아닌 그 설치 내지 사용상의 잘못으로 인하여 절연피복이 손상되어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온수 세정기 전원코드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결함은 피고가 이 사건 온수 세정기를 제조하여 유통에 둔 단계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추정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제조자로서 위 제품의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품질보증기한인 구입일로부터 1년이 도과하였으므로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나, 위 품질보증기한은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고장에 대한 수리, 제품교환 등 무료서비스의 기한을 정한 것일 뿐,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권리행사기간 내지 피고의 손해배상채무의 존속기한을 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나아가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 8, 9, 11, 12, 14, 1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과 이 법원의 주식회사 새한감정평가법인 경북지사장에 대한 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고려해상화재손해사정 주식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 내에 있던 가재도구 시가 합계 10,846,037원 상당이 소훼되었으며, 원고는 화염으로 오염된 아파트의 내부를 개·보수하는 비용으로 합계 32,656,800원을, 오염된 물품의 수리 및 청소비, 가전제품, 컴퓨터 수리비 등으로 합계 6,383,000원을 각 지출하였고, 이 사건 화재발생일인 2003. 8. 29.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수리와 청소가 완료된 같은 해 11. 말경까지 이 사건 아파트를 점유·사용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 월 임료 상당액인 2,25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위 합계 52,135,837원(10,846,037원 + 32,656,800원 + 6,383,000원 + 2,25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2,135,837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04. 3. 19.부터 피고가 위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05. 6. 2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독립당사자청구에 관한 판단

가.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이 사건 온수 세정기 전원코드 제조에 사용된 전선은 참가인이 제조·판매한 것이 아니고, 설령 위 전원코드에 참가인이 제조한 전선이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전선에 아무런 하자나 결함이 없으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화재의 피해자인 원고와 온수 세정기의 제조업자인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온수 세정기와 관련하여 손해배상채무 등 일체의 채무가 없으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나.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1) 독립당사자참가는 소송목적의 전부나 일부가 자기의 권리임을 주장하거나, 소송의 결과에 의하여 권리침해를 받을 것을 주장하는 제3자가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가하여 3당사자 사이에 서로 대립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하나의 판결로써 서로 모순 없이 일시에 해결하려는 것이므로, 참가인은 우선 참가하려는 소송의 원고 또는 피고에 대하여 본소청구와 양립할 수 없는 별개의 청구를 하여야 하고, 그 청구는 소의 이익을 갖추는 이외에 그 주장 자체에 의하여 성립할 수 있어야 한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은 그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 또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소송 목적의 전부나 일부가 자신의 권리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참가인의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은 권리주장참가로서의 요건을 구비하지 아니하였고, 나아가 사해방지참가를 하기 위해서는 본소의 원고와 피고가 당해 소송을 통하여 참가인을 해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고 그 소송의 결과 참가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가 침해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는바(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22795, 22801 판결 , 1997. 6. 27. 선고 95다40977, 40984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제조한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위 손해배상책임의 존재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소송을 통해 참가인을 해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의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은 사해방지참가로서의 요건도 구비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3) 뿐만 아니라,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여 그 확인을 구하는 것이 당사자 사이에 현존하는 법률적 불안상태를 해결하는 적절하고 유효한 방법일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인바, 원고는 본소청구를 통하여 피고가 제조한 이 사건 온수 세정기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일뿐, 참가인의 손해배상책임의 유무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은 아니므로,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위와 같은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고, 나아가 조건부 권리나 기한부 권리를 제외한 장래의 권리관계는 원칙적으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여 피고가 위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인이 피고를 상대로 위 손해배상채무의 이행에 따른 참가인에 대한 구상금채권의(피고는 이 사건 소송계속중에 참가인에 대하여 소송고지를 하였는데, 이 사건 본소에서 패소할 경우 이 사건 전선의 제조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뜻을 고지하였다.) 전부 또는 일부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아직 발생하지도 아니한 장래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참가인의 원고 및 피고에 대한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은 참가요건 및 소송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참가인의 원고 및 피고에 대한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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