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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누1155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공1993.2.1.(937),482]
판시사항

일정기간 지하도시설물에 대한 무상사용권을 취득할 의도로 시에 지하도 및 그 부대시설을 기부채납함에 있어 시에 지하도시설물건설용역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공사금 상당의 현금을 납부하고 시는 그 금원을 재원으로 하여 건설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용역의 공급이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일정기간 지하도시설물에 대한 무상사용권을 취득할 의도로 시에 지하도 및 그 부대시설을 기부채납함에 있어 시에 지하도시설물건설용역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공사금 상당의 현금을 납부하고 시는 그 금원을 재원으로 하여 건설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용역의 공급이 아니라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롯데쇼핑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운영

피고, 피상고인

송파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가. 서울특별시가 서울 송파구 잠실4거리 부근 지하에 지하도 및 부대시설(이하 이 사건 지하도라고 한다)을 건설하기로 하고, 그 공사시공과 관리감독은 서울특별시가 맡고 이에 소요되는 사업비는 원고와 소외 주식회사 호텔롯데 등의 법인(이하 원고 등 회사라고 한다)에게 부담시키기로 함에 있어, 위 시설물의 준공과 동시에 이를 서울특별시에 기부채납하여 그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것으로 하되 준공 후부터 일정기간 위 시설물 중 상가부분을 원고 등 회사가 무상사용수익하기로 하여, 서울특별시장과 원고 등 회사 사이에 “잠실4거리 지하도 건설수탁공사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위 공사에 소요된 사업비의 일부인 금 1,368,300,000원을 서울특별시에 지급하였고, 서울특별시장은 이 사건 지하도공사를 롯데건설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도급주어 공사를 완공하고 그 공사대금 4,561,000,000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며, 서울특별시 산하 송파구청장은 위 협약에 따라 원고 등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지하도시설물중 지하상가 266㎡에 관하여 20년 간 무상점용허가를 내 준 바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위 시설물공사의 사업비 중 금 1,368,300,000원을 부담하고 그 대가로 완공된 위 지하상가의 사용권을 무상으로 취득함으로써 서울특별시에 위 금액 상당의 재화를 공급한 것으로 보고 이 사건 부가가치세의 부과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하고,

나. 원고는 이 사건 지하도공사 사업비의 일부를 부담하였을 뿐이고, 서울특별시는 원고등 회사로부터 사업비를 지급받아 공사시공자인 소외 회사에 다시 공사대금으로 지급하였던 것이므로, 원고가 위 사업비의 일부를 부담한 것은 현금을 기부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으로 볼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이 사건 시설물은 도시계획법 소정의 도시계획시설에 해당하며, 행정청이 아닌 시행자가 도시계획사업을 시행하여 새로이 설치한 공공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는 것이고, 서울특별시가 원고 등 회사에 대하여 위 시설물공사 사업비를 부담케 하고 이를 시공케 하여 서울특별시에 기부채납하도록 한 것은 시설사용료를 일정기간 면제하는 것을 대가로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예산을 절약하면서 공공시설을 설치 관리하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 사건 지하도시설물은 위 당사자간의 협약과 관계없이 그 준공과 동시에 원시적으로 그 관리를 할 서울특별시에 귀속되고 원고 등 회사의 기부채납행위에 의하여 양도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이 사건 지하도시설물의 서울특별시에의 귀속을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재화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고, 오히려 원고등 회사의 공사사업비 부담 및 공사완공 후의 기부채납행위는 그에 대한 무상사용권의 취득과 전체적으로 보아 서로 대가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는 결국 부가가치세법 제7조 제1항 소정의 용역의 공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가 이를 용역의 공급이 아닌 재화의 공급으로 보고 이 사건 과세처분을 하였음은 잘못된 것이라 하겠으나 이 점만으로는 위 과세처분을 취소할 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배척하고,

다. 서울특별시로 부터 이 사건 지하도공사를 도급받은 소외 회사가 그 공사완료 후 서울특별시로부터 공사대금과 함께 부가가치세 금 414,636,366원을 거래징수하여 납부한 바 있으므로 피고가 또 다시 위 공사대금을 제공한 원고 등에 대하여 이 사건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것은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하여 이중과세한 것으로서 부당하다는 원고주장에 대하여는, 소외 회사가 서울특별시로부터 부가가치세를 거래징수하여 납부한 것은 소외 회사가 서울특별시로부터 도급받은 이 사건 지하도공사를 완료하고 그 대가로 지급받은 공사대금에 대한 것이고, 원고 등 회사에 대하여 부과한 이 사건 부가가치세는 원고가 서울특별시에 대하여 용역을 제공하고 이 사건 지하도시설물에 대한 일정기간 무상사용권을 취득한 데 대한 것이어서, 각기 그 과세대상을 달리한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2.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합하여 보면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가. 원고 등 회사가 롯데잠실단지를 건설함에 있어서 이 사건 지하도를 설치하여야 하도록 되었으므로, 원고 등 회사와 서울특별시 사이에 지하도의 설치방법을 협의한 결과 원고등 회사의 공사비 부담하에 서울특별시장이 원고 등 회사로부터 위탁받아 지하도설치공사를 시행하되, 원고 등 회사와 함께 롯데그룹에 속하는 소외 회사에 공사시공을 도급주어 시행하기로 하고, 그 시설물은 완공과 동시에 서울특별시의 소유로 하며, 시설물 중 일부에 대하여 원고 등 회사에 상당기간 무상점용을 허가하기로 합의하였고,

나. 서울특별시장(서울특별시 종합건설본부장)은 소외 회사와 이 사건 지하도 건설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완공 후 인도받았으며 원고 등 회사로부터 불입받은 돈으로 공사비를 지급하였고, 이에 따라 소회 회사는 서울특별시에 위 공사금액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고 관할세무서에 그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으며,

다. 원고 등 회사는 서울특별시장의 지시에 따라 위 공사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서울시 금고(상업은행)에 현금납부하였고, 공사완공 후 위 시설물 일부에 대하여 무상점용허가를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3.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원고 등 회사가 서울특별시에 지하도를 기부채납함에 있어서 법률적으로는 원고 등 회사가 서울특별시에 공사금 상당의 현금을 납부하고 서울특별시는 그 금원을 재원으로 하여 소외 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기로 3자간 합의한 것이 되며, 실제로 그 합의대로 법률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실이나 법률관계가 그와 같다면 원고등 회사는 현금 아닌 재화인 이 사건 지하도시설물을 공급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물론이고, 이 지하도시설물을 건설하는 용역을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4. 원심은 이 사건 지하도 공사계약의 실질적 계약당사자는 원고 등 회사(도급인)와 소외 회사(수급인)이고, 서울특별시는 공사계약의 수탁자에 불과하며, 원고 등 회사는 서울특별시에 현금을 납부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지하도시설물을 건설하는 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무상사용권을 취득한 것인데 형식상으로만 위에서 본 법률관계인 것처럼 만들었으니 실질과세의 원칙상 원고 등 회사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용역의 공급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본 것 같으나, 위와 같은 법률관계의 형성이 탈세를 위한 것이거나 그 밖에 위법 부당한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닌 이상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무시하고 이와 다른 법률관계로 의제하는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

원래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서도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5. 만일 원심이 판시하는 바에 따른다면, 원고 등 회사는 소외 회사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고, 또 서울특별시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교부해 준 다음, 서울특별시에 용역을 공급한 것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한편 소외 회사로부터 받은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부가가치세의 환급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되는데, 이 사건 사실관계에서 과연 소외회사가 법률상의 거래당사자가 아닌 원고 등 회사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줄 수 있는 것인지, 법률상 계약관계가 없고 계약서도 없으며 대금수수의 흔적도 없는 원고 등 회사에 대한 세금계산서가 적법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 그와 같은 세금계산서를 근거로 한 부가가치세의 환급이나 매입세액의 공제를 과세관청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며, 이렇게 하는 것은 오히려 조세관계만 번거롭고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6. 원심이 들고 있는 판례( 당원 1991.3.22. 선고 90누7357 판결 )는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것이므로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이 사건 사실관계를 잘못 인정하였거나,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용역의 공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고 할 것이고,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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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12.10.선고 90구2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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