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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0두7704 판결
[면직처분취소][공2001.10.1.(139),2088]
판시사항

[1] 검찰총장이 검사에 대한 비리혐의를 내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검사에게 참고인과 대질신문을 받도록 담당부서에 출석할 것을 지시한 경우, 검찰총장의 그 출석명령이 그 검사에게 복종의무를 발생시키는 직무상의 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검찰청의 장이 출장 등의 사유로 근무지를 떠날 때에는 검찰총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한 검찰근무규칙 제13조 제1항의 법적 성격(=행정규칙) 및 그 위반행위는 직무상의 의무위반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3]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징계사유로 정한 검사징계법 제2조 제3호의 규정 취지 및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4] 검사가 외부에 자신의 상사를 비판하는 의견을 발표하는 행위가 검사징계법 제2조 제3호 소정의 징계사유인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5] 이른바 '원고 사건'에서의 기자회견문 발표행위가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6] 징계처분의 재량권 남용에 대한 사법심사 방식 및 그 판단 기준

[7] 이른바 '원고 사건'에서의 면직처분이 비례원칙에 위반된 재량권 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본 사례

[8] 사정판결을 하기 위한 요건인 '현저한 공공복리 부적합' 여부의 판단 기준

[9] 이른바 '원고 사건'에서의 징계면직된 검사의 복직이 검찰조직의 안정과 인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사정은 현저히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유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사정판결을 할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발하는 직무상의 명령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하여는 상급자가 하급자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에 대하여 발하는 명령이어야 하는 것인바, 검찰총장이 검사에 대한 비리혐의를 내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검사에게 참고인과 대질신문을 받도록 담당부서에 출석할 것을 지시한 경우, 검찰총장의 위 출석명령은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통할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을 근거로 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검찰총장이 직무상의 명령을 발할 수 있는 일반적인 근거규정에 불과하고, 구체적으로 그러한 직무상의 명령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하급자인 그 검사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을 대상으로 하여야 할 것인데, 그 검사가 대질신문을 받기 위하여 대검찰청에 출석하는 행위는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검사의 고유한 직무인 검찰사무에 속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 검사가 소속 검찰청의 구성원으로서 맡아 처리하는 이른바 검찰행정사무에 속한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고, 따라서 위 출석명령은 그 검사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지 아니하는 사항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그 검사에게 복종의무를 발생시키는 직무상의 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검찰청법 제11조의 위임에 기한 검찰근무규칙 제13조 제1항은, 검찰청의 장이 출장 등의 사유로 근무지를 떠날 때에는 미리 바로 윗 검찰청의 장 및 검찰총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검찰조직 내부에서 검찰청의 장의 근무수칙을 정한 이른바 행정규칙으로서 검찰청의 장에 대하여 일반적인 구속력을 가지므로, 그 위반행위는 직무상의 의무위반으로 검사징계법 제2조 제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3] 검사징계법 제2조 제3호에서 '직무의 내외를 막론하고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검사에 대한 징계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가 검사 본인은 물론 검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검사로 하여금 직무와 관련된 부분은 물론 사적인 언행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하도록 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도록 하자는 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어떠한 행위가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앞서 본 규정 취지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검사가 외부에 자신의 상사를 비판하는 의견을 발표하는 행위는 그것이 비록 검찰조직의 개선과 발전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검찰권 행사의 적정화에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할지라도, 국민들에게는 그 내용의 진위나 당부와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 검찰 내부의 갈등으로 비춰져,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고, 특히 그 발표 내용 중에 진위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거나 그 표현이 개인적인 감정에 휩쓸려 지나치게 단정적이고 과장된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자체로 국민들로 하여금 검사 본인은 물론 검찰조직 전체의 공정성·정치적 중립성·신중성 등에 대하여 의문을 갖게 하여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발표행위는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5] 이른바 '원고 사건'에서의 기자회견문 발표행위가, 그 자체로 국민들로 하여금 검찰 전체의 공정성·정치적 중립성·신중성 등을 의심케 하여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6]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징계처분을 하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할 것이나, 그 재량권의 행사가 징계권을 부여한 목적에 반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고, 징계처분에 있어 재량권의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징계사유로 인정된 비행의 내용과 정도, 그 경위 내지 동기, 그 비행이 당해 행정조직 및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 행위자의 직위 및 수행직무의 내용, 평소의 소행과 직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7] 이른바 '원고 사건'에서의 면직처분이, 징계면직된 검사가 그 징계사유인 비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그 비행의 내용과 그로 인한 검찰조직과 국민에게 끼친 영향의 정도, 그 검사의 직위와 그 동안의 행적 및 근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 재량권 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본 사례.

[8] 위법한 행정처분을 존치시키는 것은 그 자체가 공공복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행정처분이 위법함에도 이를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사정판결을 함에 있어서는 극히 엄격한 요건 아래 제한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그 요건인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한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을 취소·변경하여야 할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 등을 비교·교량하여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9] 이른바 '원고 사건'에서의 징계면직된 검사의 복직이 검찰조직의 안정과 인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사정은 검찰 내부에서 조정·극복하여야 할 문제일 뿐이고 준사법기관인 검사에 대한 위법한 면직처분의 취소 필요성을 부정할 만큼 현저히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유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사정판결을 할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백 담당변호사 노경래 외 1인)

피고,상고인

법무부장관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8. 22. 선고 99누 1369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하여

가. 대질신문을 위한 출석명령 불응의 점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발하는 직무상의 명령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하여는 상급자가 하급자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에 대하여 발하는 명령이어야 하는 것이다 .

기록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의 하나로서,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근무하던 원고가 "소외인과의 대질신문을 위하여 1999. 1. 28. 오후에 대검찰청에 출석하라."는 검찰총장의 직무상의 명령을 전달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였음을 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검찰총장의 위 출석명령은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통할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을 근거로 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검찰총장이 직무상의 명령을 발할 수 있는 일반적인 근거규정에 불과하고, 구체적으로 그러한 직무상의 명령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하급자인 원고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을 대상으로 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가 대질신문을 받기 위하여 대검찰청에 출석하는 행위는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검사의 고유한 직무인 검찰사무에 속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또한 원고가 소속 검찰청의 구성원으로서 맡아 처리하는 이른바 검찰행정사무에 속한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 .

그렇다면 위 출석명령은 원고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지 아니하는 사항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복종의무를 발생시키는 직무상의 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 이고, 단지 원고의 임의적인 동의를 기대하며 행해진 출석요구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그 요구를 거부한 원고의 행위를 직무상의 명령위반이라고 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 근무지 무단이탈의 점

검찰청법 제11조의 위임에 기한 검찰근무규칙(1993. 8. 17. 법무부령 제372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은, 검찰청의 장이 출장 등의 사유로 근무지를 떠날 때에는 미리 바로 윗 검찰청의 장 및 검찰총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검찰조직 내부에서 검찰청의 장의 근무수칙을 정한 이른바 행정규칙으로서 검찰청의 장에 대하여 일반적인 구속력을 가지므로, 그 위반행위는 직무상의 의무위반으로 검사징계법 제2조 제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9. 1. 27. 오후 근무지를 떠남에 있어 미리 검찰총장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여 승인을 얻지 아니하고, 스스로 자신의 출장신청을 승인한 다음, 바로 근무지를 떠났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검사로서의 체면·위신 손상의 점

검사징계법 제2조 제3호에서 '직무의 내외를 막론하고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검사에 대한 징계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가 검사 본인은 물론 검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검사로 하여금 직무와 관련된 부분은 물론 사적인 언행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하도록 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도록 하자는 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어떠한 행위가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앞서 본 규정 취지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 검사가 외부에 자신의 상사를 비판하는 의견을 발표하는 행위는 그것이 비록 검찰조직의 개선과 발전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검찰권 행사의 적정화에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할지라도, 국민들에게는 그 내용의 진위나 당부와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 검찰 내부의 갈등으로 비춰져,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고, 특히 그 발표 내용 중에 진위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거나 그 표현이 개인적인 감정에 휩쓸려 지나치게 단정적이고 과장된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자체로 국민들로 하여금 검사 본인은 물론 검찰조직 전체의 공정성·정치적 중립성·신중성 등에 대하여 의문을 갖게 하여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발표행위는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시키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고 보아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1999. 1. 27. 18:00경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발표한 '국민 앞에 사죄하며'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 내용 중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 국민이 여망하는 법조인의 자세 및 이에 부응하지 못한 원고의 과거행적에 대한 반성 등의 부분과 함께, "일부 검찰수뇌부는 검찰조직과 후배검사들을 담보로 권력에 영합하여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여 왔다.", "이 사건 수사는 심리적 공황상태에 있는 소외인의 일방적 진술에 의하여 '마녀사냥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사건 수사의 목적이 검찰수뇌부가 특정인을 선별하여 제거하기 위한 데에 있고, 이를 위해 검찰수뇌부가 소외인과 야합하여 소위 '빅딜'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는 등 그 진위에 의심이 가거나 그 표현이 개인적인 감정에 휩쓸려 지나치게 단정적이거나 과격한 부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위와 같은 발표행위는, 그 자체로 국민들로 하여금 발표자인 원고 개인은 물론 검찰 전체의 공정성·정치적 중립성·신중성 등을 의심케 하여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위 법조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결국,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사유 중 대질신문을 위한 출석명령의 점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근무지 무단이탈의 점 및 검사로서의 체면·위신 손상의 점만이 징계사유에 해당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징계처분에 있어서 징계재량권의 남용 여부는 위와 같이 인정되는 두 가지 징계사유를 기초로 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 징계재량권의 남용 여부에 대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징계처분을 하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할 것이나, 그 재량권의 행사가 징계권을 부여한 목적에 반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85. 1. 29. 선고 84누516 판결, 1997. 6. 14. 선고 96누2521 판결, 1999. 11. 26. 선고 98두6951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에 있어 재량권의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징계사유로 인정된 비행의 내용과 정도, 그 경위 내지 동기, 그 비행이 당해 행정조직 및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 행위자의 직위 및 수행직무의 내용, 평소의 소행과 직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

원심은, 법률에 의하여 강한 신분보장을 받고 있는 검사에 대한 징계면직은 보다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원고는 검찰총장의 그 판시와 같이 행하여진 사퇴요구에 반발하여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일련의 비행 행위로 나아가게 된 것인데, 그 사퇴요구는 이미 징계시효가 완성된 원고의 과거행적을 이유로 한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의 변소를 도외시하고 소외인의 일방적인 진술만을 믿어 한 것이어서 이에 원고는 자신의 입장을 국민 앞에 직접 해명하고자 앞서 본 기자회견 등을 하였던 것인바, 그 회견문 발표내용 중에는 그 판시와 같이 긍정적인 내용도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었던 점, 한편 원고는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에 이르기까지 26년 이상을 검사로 봉직하면서 판시와 같이 상당한 직무상 성과를 쌓아 그 공로로 국가로부터 황조근정훈장, 홍조근정훈장을 수여받은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로부터 검사직을 박탈하는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재량권남용 여부를 판담함에 있어 적법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는, 대질신문을 위한 출석명령 불응의 점까지를 비행 내용에 포함시킨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으나, 적법한 징계사유인 근무지 무단이탈과 검사로서의 체면·위신 손상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그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그러한 비행의 내용과 그로 인하여 검찰조직과 국민에게 끼친 영향의 정도, 원고의 직위와 그 동안의 행적 및 근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 재량권 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위와 같은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재량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사정판결의 가부에 대하여

위법한 행정처분을 존치시키는 것은 그 자체가 공공복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행정처분이 위법함에도 이를 취소하는 것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사정판결을 함에 있어서는 극히 엄격한 요건 아래 제한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그 요건인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한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을 취소·변경하여야 할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 등을 비교·교량하여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두7210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징계처분 이후 검찰에 후속인사가 단행되어 원고보다 사법시험 뒷 기수인 새로운 검찰총장이 임명되고, 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보하는 직책 모두에도 새로운 검사장들이 보직되었으며, 이 사건 징계결정에 참여한 징계위원들 상당수가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의 중요간부직을 맡고 있어, 엄격한 상명하복관계를 이루고 있는 검찰조직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복직이 검찰 내부의 조직의 안정과 인화를 도모하는 데 바람직하지 않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이는 검찰 내부에서 조정·극복하여야 할 문제일 뿐, 이를 준사법기관인 검사에 대한 위법한 면직처분을 취소할 필요성을 부정할 만큼 현저히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은 사정판결을 할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니,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판결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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