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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부산고등법원 2018.6.21.선고 2017노683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추행)
사건

2017노683 아동 ·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 위계등추행)

피고인

등록기준지 통영시 태평동 239 - 1

항소인

피고인과 검사

검사

유지열 ( 기소 ), 박재영 ( 공판 )

변호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원심판결

울산지방법원 2017. 11. 2. 선고 2017고합77 판결

판결선고

2018. 6. 21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

피고인은 무죄 .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추행하거나 추행하려 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심은 신빙성 없는 B, K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

나.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 ( 벌금 2, 000만 원 등 ) 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

2. B에 대한 추행 및 추행미수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다 .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원심 판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B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는 등의 취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

다. 이 법원의 판단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고 할 것이나,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 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도7302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도11857 판결 등 참조 ) .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B의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B를 위력으로 추행하였거나, 추행하려고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 1 ) 원심증인 B의 진술의 불일치가 ) 진술의 요지 ( 1 ) B는 " 1학년 때, 피고인이 진로수업시간 중 성적 농담을 하였다. 당시에 자신은 졸고 있어 그 얘기를 듣지 못했다 ", " 2층 복도를 걸어가던 중 피고인이 한번 안아보자며 다가와서 그 자리를 피하였다 ", " 피고인이 얼굴을 너무 가깝게 마주하고 등쪽을 쓰다듬고 하였다 ", " 평소 학생에게 터치를 많이 하시고 이상한 발언을 한다 " 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

( 2 ) B는 2016. 11. 10.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추행 경위에 관하여 " 피고인이 2015. 5. 6. 경 진로과목 수업시간 중 등을 쓰다듬었다 ", " 브래지어 후크 있는 부분을 손바닥을 이용하여 위 아래로 약 세 차례 정도 쓰다듬었다 "고 진술하고, 피고인의 추행미수 경위에 관하여 " 피고인이 2015. 가을 또는 겨울경 2층 복도를 C와 함께 가고 있는데, 피고인이 C에게 ' 한번 안아보자 ' 고 해서 C가 피하였다 ", " 그러자 피고인이 ' 하나는 안아주겠지 ' 라고 말하며 두 팔을 벌리면서 가까이 오시길래 피하였다 " 고 진술하였다 . ( 3 ) B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의 추행 경위에 관하여 " 그때 진로과목은 수업을 하지 않고 거의 자율적으로 하는 과목이어서 친구들과 맨 뒷자리에서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는 여름이라서 하복을 입었는데, 하복을 입으면 딱 달라붙어서 만지면 느낌이 다 드는 데, 피고인이 오셔서 갑자기 등을 쓰다듬고 속옷 있는 부위를 두세 번 반복해서 쓰다듬었다 " 고 진술하고, 피고인의 추행미수 경위에 관하여 " 친구랑 같이 2층에 교무실이 딸린 복도를 가고 있다가 피고인을 마주쳐서 인사를 하고 제 친구와 이야기를 다 끝내고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한번만 안아보자고 얘기하셔서 제가 싫다고 표현했는데, 친구 이름을 부르면서 누구는 안아줄거라고 얘기를 하였다 " 고 진술하였다 .

나 ) 진술의 불일치 ( 1 ) B는 자신의 수업시간에 피고인이 성적농담을 하였고, 당시에 졸고 있어 듣지 못하였다는 내용으로 최초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는 B는 자신의 수업시간이 아니라, 1학년 7반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번복하였다 .

( 2 ) B는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먼저 C에게 안아보자고 하였다가 거절당한 후 B에게 " 하나는 안아주겠지 " 라고 말하면서 안으려 했다고 진술한 반면, 원심법정에서는 피고인이 먼저 자신에게 안아보자고 말하였고 이를 거절하자, 친구의 이름을 부르면서 누구는 안아줄 거라고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여 당시의 구체적 경위에 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 . ( 3 ) B는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했는데, " 엄마는 ' 선생님이 아무 생각 없이 한 거겠지 ' 하시면서 크게 반응하지 않고 넘어갔다 "고 진술한 반면, 원심법정에서는 " 엄마가 ' 선생님인데 뭐라고 하겠냐, 졸업만 하자 ' 는 식으로 믿어주지 않았다 " 고 진술하여 그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 . 2 ) 관련 증인들의 진술 부분가 ) 원심 증인 D의 진술 부분 D은 " 피고인이 B를 안아보자며 그래서 B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 " 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였고, 원심법정에서는 " B가 피고인으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얘기를 2학년 때 ( 2016. 경 ) 처음 들었다 " 고 진술하였다. D은 B의 피해사실을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고, 사건 발생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서 B로부터 피해사실을 들었을 뿐이다 .

오히려 D은 원심법정에서 " 등쪽을 만진다거나, 안아보고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그냥 그런 얘기요. 꼭 B가 아니더라도 다른 애들한테 들은 거죠 " 라고 진술하였고, " 증인이 B 학생에게 들은 얘기는 무었인가요 " 라는 질문에 "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하나한테는 등 쪽 만지고 안아보자고 하고 이런 얘기요 " 라고 대답하였다. 이러한 진술에 비추어보면, D은 B로부터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들었다고 보기 보다는 B와 사이에 피고인에 대한 소문이나 평판 정도를 얘기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러한 D의 진술로는 B의 수사기관과 원심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수 없다 .

나 ) 원심 증인 서○○의 진술 부분 B의 모친인 서○○은 " 피고인의 성비하 발언을 손00을 통하여 알게 되었고, 허OO 학생의 피해내용을 듣고 동창회 사무국장에게 조사를 부탁하 였다, 사건이 넘어가던 중 자신의 딸인 B도 피고인으로부터 똑같은 피해를 당한 것을 알게 되었다 " 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인의 허○○에 대한 추행과 관련하여 제보 및 학교 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진 것은 2016. 8 .

경이다 .

그런데 서○○은 원심법정에서는 " B로부터 피해사실을 ( 2015년 하반기인 ) 1학년 2학기쯤 들었다 ", " 아이를 안정시키고 졸업만 하자고 아이를 달랬다 " 고 진술하였다. B의 피해사실에 대한 인지경위, 인지시기 등에 관하여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 .

또한 서○○은 2016. 8. 경 허○○에 대한 사건을 동창회에 제보할 당시에 자신의 딸 B에 대한 추행사건을 알리지 않았다. 본 건의 형사사건화는 B의 학교생활 과정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서○○이 자신의 딸인 B의 피해사실을 제보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

그리고 서○○의 진술 또한 B로부터 피해사실을 들었다는 것뿐인데, 위와 같은 진술의 모순과 아래에서 보는 사건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서이 ○의 진술은 B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수 없다 .

다 ) 원심증인 E의 진술부분 및 C의 진술 부분 ( 1 ) B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 피고인이 1학년 7반에서 이상한 말을 했다고 E으로부터 들었다 " 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E은 원심법정에서 " 피고인이 성적 농담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고, B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준 적도 없다 " 고 진술하여 B의 진술과 정면으로 상충된다. 게다가 E은 " 2015년 5월경부터 ' 춘추복에서 하복으로 넘어갈 무렵 ' 약 1달 정도 피해자 B와 짝으로 나란히 앉아서 수업을 들었는데, 피해 사실을 목격한 바가 없다 " 고 진술하였다. E이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볼만한 구체적인 사정은 없다 . ( 2 ) B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 피고인의 추행미수 당시에 C와 함께 있었다 " 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C는 경찰과의 전화 통화에서 " 피고인이 자신을 안으려고 한 사실은 없으며, 피해자를 안으려고 한 것도 보지 못했다 .

다만 2016. 8. 경 B로부터 피고인이 안아보자고 하면서 안은 사실이 있다고 얘기한 것을 들었다 " 고 진술하여, B의 진술과 정면으로 상충된다. C가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볼만한 구체적인 사정도 없다 .

3 ) 이 사건 전후의 상황 등가 ) 인정사실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

( 1 ) 피고인은 2016. 7. 29. 울산 F고등학교에서 시행한 교장 공모제에 후보 등록을 신청하였고, 당시 위 고등학교 교장 G은 피고인에게 " 일단 교감을 거친 후에 교장이 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 " 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 원심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쪽 ) . ( 2 ) 한편 B의 모친인 서○○은 2016년 8월경 허○○ 학생이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이를 위 고등학교 총동창회에 제보한 사실이 있다. 총동창회는 같은 달 18. 학교법인 측에 피고인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였다 .

( 3 ) 위 고등학교 교장 G은 2016. 8. 19. 경 학생부장 H에게 피고인의 허○○에 대한 성추행사실을 조사해보라고 지시하였다 ( 원심 증인 G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쪽 ) .

( 4 ) 결국 학교 법인의 조사를 거쳐 허○○에 대한 피고인의 성추행 의 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피고인은 2016. 9. 27. 경 울산 F고등학교 교장으로 선임되었다 .

나 ) 판단 ( 1 ) 일반적인 경우라면 B가 허위로 피고인의 성범죄 사실을 진술하거나 , 서○○이 미성년자인 자신의 딸로 하여금 성범죄 사실을 허위로 진술하게 사주하였을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아 보인다. B로서도 본 건의 형사사건화 자체는 학교생활 과정 등에서 별다른 이득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 ( 2 ) 그러나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에 비추어 보면, B 또는 서○○의 입장에서 본 건피해사실에 대하여 허위, 과장의 진술을 할 동기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① B의 어머니인 서○○은 결혼식 당시에 울산 F고등학교 G 교장이 주례를 서주었고, SNS로 소식을 주고받는 등의 친분관계가 있었다 .

② B는 2016. 5. 경 수학여행기간 중 교사에 대한 불손한 언동으로 같은 달 25. 퇴학처분을 받았다가 이의신청을 하여, 이후 출석정지 10일로 감경 지도처분을 받았다. 당시 울산 F고등학교의 교장은 G이다 .

③ 학교법인은 2016. 7. 29. 울산F고등학교 교장 선정계획을 공지하였는데, 전임교장 G과 위 고등학교 총동창회는 피고인이 교장이 되는 것을 반대하였다. 한편 피고인의 허○○에 대한 성추행을 최초 제보한 것은 B의 모친인 서○○으로, 서○○도 피고인의 교장선임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보이고, 서○○은 전임 G 교장은 물론 위 총동창회의 구성원들과도 친분관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

④ 총동창회는 2016. 8. 9. 학교법인에 전임 G 교장의 중학교 발령 사실을 항의하기 위해 학교법인을 방문하였는데 이에 반발한 학교법인은 2016. 9. 경 I, J 등 총동창회의 구성원들을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하였고, 피고인도 그 무렵 I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불기소처분이 되었다 . ( 증거기록 250쪽 ) .

⑤ 총동창회 측은 2016. 10. 17. 경에도 피고인이 교감을 거치지 않고 울산F고등학교 교장으로 선임된 것에 대하여 피고인과 학교법인을 비난하면서 피고인의 사퇴를 요구하였다 (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3호증 참조 ) . 4 ) B 진술의 신빙성 판단

앞서 본 사건의 경위에 있어 ① 피고인의 교장 임명과 관련하여 기존의 G 교장 내지 총동창회와 학교법인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점, ② B의 피해사실에 관하여 당시에 B와 함께 있었다는 C는 피해사실을 목격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달리 목격자가 없는 점, ③ B의 피해진술은 E 및 C의 진술과 대부분 일치하지 않는 점, ④ 울산 F고등학교에서는 매 학기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하는데, 2015년 3월경부터 2016 10월경까지 강제추행, 성폭행 사실에 관하여 당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응답한 학생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3호증의 1 내지 4 참조 ), ⑤ B는 이 사건 발생 후 무려 1년이나 지나서 피고인이 교장으로 선임된 이후에야 비로소 수사기관에 신고한 점, ⑥ B가 미성년의 학생이라는 이유로 허위의 피해사실을 진술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면, 같은 미성년의 학생인 E과 C로서도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허위의 진술을 할 이유를 찾기 어렵고 , 그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보이는 점, ⑦ 오히려 B의 모친 서○○은 피고인의 허○○에 대한 추행을 총동창회에 제보하였고, G 전임교장과 총동창회의 구성원들은 물론 서○○도 피고인의 교장선임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보이므로 서○○의 딸인 B가 피고인의 추행사실을 허위 또는 과장하여 진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⑧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수업시간 중 교실 안에서 B의 등 부분을 약 3회 쓰다듬고 교무실 앞 2층 복도에서 B를 안으려고 했다는 것인데, 피해 부위나 피해 장소,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수업시간이나 교무실 앞 복도에서 B를 추행하려 하였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 않는데다가, 미성년의 여학생인 B가 감정적,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객관적인 상황과 달리 인지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피고인에게 추행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B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

3. K에 대한 추행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다 .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원심 판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K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는 등의 취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

다. 이 법원의 판단

형사재판에 있어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2003. 12. 26. . 선고 2003도5255 판결 참조 ) .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증거로는 K의 진술뿐이다.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 등을 위 법리 및 앞서 제1항에서 본 법리를 종합하여 고려하면, K의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K를 위력으로 추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 1 ) 원심증인 K의 진술의 요지 ( 1 ) K는 " 시험을 치고 있는 도중에 피고인과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반 친구들이 시험을 다 치고 답안지를 먼저 걷어가셔서 시험 시간이 5분 정도 남았었습니다. 저는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피고인이 저에게 오셨습니다. 피고인이 저를 부르셔서 저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이 제 얼굴을 쓰다듬으시고 한 손으로는 등을 만지면서 제 얼굴 앞으로 오셔서' 선생님 싫어 ? ' 라고 물어 보셨습니다 " 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

( 2 ) K는 2016. 11. 10. 수사기관에서 " 피고인이 2014. 가을경 교내시험을 마친 뒤, 뒤에 계시던 피고인이 제 책상으로 오셔서 엎드려 있던 저의 등을 계속 쓰다듬으셔서 제가 허리를 펴고 앉았더니 한 손으로 저의 오른쪽 뺨을 2, 3차례 쓰다듬으신 후 제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시면서 ' 선생님 싫어 ? ' 라고 물어보셨다 " 고 진술하였다 . ( 3 ) K는 원심법정에서도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2항 기재 추행 사건이 " 자신이 1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 고 진술한 외에는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

2 ) K의 진술의 모순 부분 ( 1 ) K는 수사기관에서 처음 조사 받을 때는 피해시기를 ' 2014년 가을경 교내시험을 마친 뒤 ' 로 진술하였다가, 2017. 1. 31. 비로소 피해시기를 ' 2013년 2학기 기말고사 ' 로 변경하는 내용의 자필 진술서를 작성하여 울산지방검 찰청에 제출하였다 ( 증거기록 138쪽 ) . ( 2 ) K는 피고인이 교실 뒤편에 서 있다가 자신의 등을 쓰다듬고 볼을 만지는 등의 추행행위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K가 소속되어 있던 1학년 3반의 2013년도 2학기 기말고사 1일차 1교시 시험인 ' 실용영어 II ' 과목에서 피고인은 정감독으로, L은 부감독으로 입실하였다. 울산 F고등학교의 ' 정기고사 전달 사항 및 감독 유의사항 ' 에 의하면 ' 정감독은 교실 앞쪽 정면에, 부감독은 교실 뒤쪽에 위치 ' 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피고인이 교실 뒤편에 서 있을 가능성이 많지는 않다 .

( 3 ) K는 시험 시간이 5분 정도 남은 상태에서 대부분 학생들이 시험답 안지를 먼저 제출하고 자신은 자리에 엎드려 있었는데 피고인이 다가와 등 부분을 만졌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원심증인 L은 기말고사 1일차 1교시 시험인 ' 실용영어 II ' 과목에서 시험시간이 5분이나 남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답안지를 먼저 제출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진술하였다 ( 원심 증인 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쪽 ) .

3 ) 관련 증인들의 진술 부분가 ) K의 2013년도 2학기 기말고사 1일차 1교시 시험인 ' 실용영어 II ' 과목의 부감독으로 입실한 L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부분 범죄사실과 같은 언동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

나 ) 2013년에 1학년 3반 소속으로서 피해자 K의 바로 뒷 번호였던 M도 이 부분 범죄사실을 목격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 증 제84 ) K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가 ) 앞서 본 사정과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K의 진술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

( 1 ) 앞서 본 사건의 경위에 있어 피고인의 교장 임명과 관련하여 기존의 G 교장 내지 총동창회와 학교법인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 . ( 2 ) B의 모친 서○○은 피고인의 허○○에 대한 추행을 총동창회에 제보하였다. 총동창회의 구성원들이나 G 전임교장은 물론 서○○ 또한 피고인의 교장선임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K는 2016. 10. 말경 즈음 B의 모친 서○○으로부터 B의 피해사실을 듣고 비로소 자신의 피해사실을 얘기하였다 .

결국 K도 이 사건 발생 후 약 3년이나 지나서 피고인이 교장으로 선임된 이후에야 비로소 수사기관에 신고한 바, K 또한 피고인의 추행사실을 진술함에 있어 허위 또는 과장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 ( 3 ) K의 피해사실에 관하여 목격자는 아무도 없고, 울산 F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도 K는 피고인으로부터 추행당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응답하지는 않았다 .

( 4 )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시험감독 중 K의 등을 수차례 쓰다듬고, 계속하여 우측 뺨을 2 ~ 3회 쓰다듬었다는 것인데, 피해 부위나 피해 장소,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시험감독 중에 K를 추행하였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 않는데다가, 미성년의 여학생인 K가 감정적,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객관적인 상황과 달리 인지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옷 위로 등을 만진 행동이 객관적으로 볼 때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당시에 피고인에게 K를 추행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속단할 수도 없다 .

나 )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한데도 다른 시기에 범행을 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참조 ) .

비록 K의 피해 진술 내용이 구체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K의 진술의 번복경위, 앞서 본 L의 원심진술, 사건 발생 이후 약 3년 정도 경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특정된 일시인 2013년도 2학기 기말고사 1일차 1교시 ' 실용영어 II ' 과목시험에서 피해자의 등을 쓰다듬었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고, K의 주장과 다른 시기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등을 쓰다 .

듬거나 뺨을 만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 일시에 K를 추행하였음을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 .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

[다시쓰는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본 제2의 가, 제3의 가항 각 기재와 같다. 이는 제2의 다, 제3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김문관

판사박성준

판사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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