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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0. 9. 9. 선고 79다2219 판결
[손해배상등][공1980.11.15.(644),13218]
판시사항

고압전선의 단선이 그 부근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에 전선의 설치보존상의 하자여부에 대한 심리의 범위

판결요지

고압전선의 단선으로 인한 사고에 있어서 단선원인이 그 부근에서 일어난 화재와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함께 전선자체의 노후 기타 불량성이나 단선된 부분의 하자 등이 또 다른 원인의 하나가 되지 않았는지 또는 그 단선이 전적으로 화재에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고압전선과 같은 위험한 전선을 시설하는 경우에 단선사고에 대비한 보안시설이나 화재 또는 합선시에 합선열에 의하여 전선이 단선될 수 있다면 그 열을 차단하는 시설을 장치할 수 있거나 장치하였는지의 여부 등을 가려보지 아니하고서는 그 전선의 설치보존상의 하자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택돈

피고, 피상고인

한국전력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함정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의 주장사실 즉 소외 망인이 1978.7.1.02:00경 그 설시 ○○가구공장에 들어오는 첫번째 전주에서 두 번째 전주간에 연결되어 있는 220볼트의 고압전선이 첫번째 전주 꼭대기에 부착되어 있는 애자 바로옆 부분에서 끊어져 땅에 늘어져 있는 것을 밟아 감전사망하였는데 그 단선원인은 그 전선의 소유자 내지 점유자인 피고회사가 그 설치당시의 안정성에만 그치지 않고 그 설치이후에도 그 주위의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환경변화라던가 위와 같은 감전사고등에 대비하여 타인의 생명재산등에 손해를 끼치지 않도록 사고방지를 위하여 상당한 주의를 하여 전선줄이 끊어지지 않도록 애자부위의 녹슬고 삭은 노후 전선을 교체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설비를 보완하지 아니하므로써 야기된 것이므로 위 망인은 피고회사의 위 전기공작물의 설치 또는 관리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위 망인이 그 일시경 위 ○○가구공장부근에서 감전사고를 당하여 사망한 사실은 다툼이 없다고 전제하고, 피고회사가 설치하여 관리하고 있는 이건 전선은 녹슬고 삭은 전선인데 그날밤 자연적으로 절단되어 땅위에 늘어져서 망인이 이에 감전되어 사망한 것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제1심 증인 소외 1, 소외 2의 증언, 원심 소외 3의 일부 증언을 그 거시증언과 그 거시 원심증인 소외 4의 증언 및 소외 3의 일부 증언 내용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즉 ① 이건 사고장소에 가설된 전선은 원래 가설시에는 동선이었는데 4, 5년전에 알미늄나선으로 대체하여 노후한 전선이 아니라는 점 ② 알미늄전선은 전선의 인근에 화재가 발생한 경우 열에 약하므로 가열되어 끊어지는 수가 있다는 점, ③ 그날밤 위 가구공장건물에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그 화재발생전에는 이건 전선이 끊어지지 않았는데 화재발생후에 끊어졌다는 점, ④ 위 가구공장 밖 외선에서 가구공장내로 들어가는 전선은 100볼트짜리 전선 두줄과 중앙선 한줄(이 건에서 절단된 220볼트짜리 전선으로 보임)인데 위 화재이후 3선이 모두 끊어졌다는 점, ⑤ 화재로 인하여 옥내선이 열을 받으면 그 열이 외선으로 전달되어 열에 약한 부분인 전주상의 전선연결애자 부분에 이르러 절단될 수 있다는 점, ⑥ 이건 절단된 전선을 사고후에 살펴보니 절단부분이 열에 녹은 모양으로 되어 있더라는 점등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건 망인의 사망이 피고회사의 전기공작물 설치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위 ① 사실 즉 이건 단선된 전선이 4, 5년전에 대체된 알미늄나선이라 하여 그 사실만으로서 전문가의 감정등에 의하여 알미늄나선의 성질, 그 내성과 그 현황등을 알아보지 아니한 채로(원심은 그 단선된 전선이 첫번째 전주와 두번째 전주간의 3가락 전선중의 어느 전선인지도 명확히 확정하지 아니하였다) 그 전선이 노후전선이 아니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또 원심은 위 ② 내지 ⑥ 사실에 의하여 위 단선된 전선은 화재로 인하여 단선된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그 단선원인이 인근화재로 인한 화재열로 녹아 단선되었다는 그 화재로 가구공장의 내선이 합선되어 그 합선열이 외선으로 전달되어 단선되었다는 것인지, 또 그 전선이 알미늄나선이기 때문에 열에 약하여 단선되었다는 것인지, 전주상의 전선연결애자부분이 특히 열에 약하여 그 부분에서 단선되었다는 것인지를 분명히 하지 아니하고, 그 어느 경우인가에 따라 그 단선원인이 화재로인 여부를 판단하는 사정이 다를 것임에도 이를 간과하여 그에 따른 사정이나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경우에 따라서는 전문가의 감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전선이 녹은 여부, 녹은 정도 등을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막연히 이건 단선이 화재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으며(화재난 공장에서 첫번째 전주간의 전선이 절단되었다는 사실인정이 없으므로 그부분 전선은 그대로 절단되지 않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또 원심이 인용한 증거에 의하여도 이건 알미늄전선은 건물의 화재로 건물내선이 합선되어 그 열이 외선으로 전달되어 그 합선열로 녹아 단선되었다는 것이고, 알미늄전선이 그 화재열로 녹아 단선될 수 있다는 자료는 없음에도 알미늄전선은 전선인근에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화재열로 녹아 끊어질 수가 있다는 사실인정을 하고 있고, (위 ② 사실)원심이 인정한 사실 특히 ③ 내지 ⑤등의 사실에 비추어 이건 단선은 인근화재와 관련이 있다고 일응 판단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그 단선원인이 전적으로 화재로 인한 것인지 화재가 하나의 원인이 되었음과 함께 전선자체의 노후 기타 불량성이나 단선된 부분의 하자 등이 다른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았는지 까지를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고 , 특히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같이 알미늄전선이나 특히 전주상의 전선연결애자부분이 열에 약하여 끊어지는 수가 있다면 그러한 열에 약한 알미늄전선의 설치와 그 애자부분의 전선에 하자가 있어서 그것이 이건 단선원인의 하나가 된 여부를 가려보지 아니하고서는 인근 화재만이 이건 단선의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원심이 인용한 증인 소외 4의 증언에 의하면 이건 전선은 원래 동선인데 동선 절단절취사고가 빈번하여 알미늄선으로 대체하였다는 것이다) 또 이건 단선 원인이 전적으로 화재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고압전선과 같은 위험한 전선을 시설하는 경우에는 그 전류가 인체등에 접촉하면 순간적으로 심대한 위해를 미치는 것이 쉽게 예상되므로, 그 단선사고에 대비하여 순간 내지 극히 짧은 시간에 자동적으로 전류를 차단하는 보안시설이나 화재발생이나 옥내전선이 합선될 경우에 그로 인한 열이 외선으로 전달되어 전선이 단선될 수 있다면, 그 합선열이 외선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그 열의 전달이나 전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시설을 장치할 수 있었거나 또는 장치하였는지의 여부를 가려보지 아니하고서는 그 전선의 설치보존에 있어서의 하자 여부를 쉽사리 단정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

그렇다면 원심은 이 사건 전선의 단선원인 내지 공작물의 설치보존의 하자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 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점을 논난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할 것이니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이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원(재판장) 한환진 라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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