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과세관할권 없는 자가 행한 상속세 부가처분의 적법 여부
요지
과세관청이 주민등록표등본 등에 의하여 피상속인의 주소지를 확인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납세의무자의 신고에만으로 관할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면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할 수 없음
결정내용
결정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주문
1. 피고가 1997. 3. 4. 원고들에 대하여 한 상속계 금 2,952,443,77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이 사건 부과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들은 갑 제1, 2호증, 을 제 1, 21, 22, 24, 28, 29, 30호증의 각 1, 2, 을 제2 내지 14호증, 을 제23, 27, 33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25, 31, 34, 35호증, 을 제26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다른 반증이 없다.
"가. 소외 유ㅇㅇ이 1992. 4. 3. 사망함에 따라 그 상속인들인 원고들이 1992. 10. 5. 위 유ㅇㅇ의 주소를 피고의 관할인ㅇㅇ시 ㅇㅇ구 ㅇㅇ동 ㅇㅇ번지 ㅇㅇ아파트 ㅇ동 ㅇ호'(이하 신고주소지라고 한다)로 기재하여 상속세 신고를 하면서 금 4,000,000원을 자진 납부하였다.",나. 이에 따라 피고는 위 신고 내용을 토대로 유ㅇㅇ의 상속재산을 평가하고 각종 공제를 거쳐 1995. 1. 4. 원고들에게 최초로 상속세 금 1,849,048,534원을 부과, 고지하였다. 그런데, 위 유ㅇㅇ의 상속재산 중에 그가 사망하기 2년쯤 전에 처분한 ㅇㅇ시 ㅇㅇ구 ㅇㅇ동 ㅇㅇ번지 등 3필지 대지 630.2평방미터 및 그 지상 건물 1,909.3평방미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의 처분대금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 1,819,119,360원을, 피고가 상속세법 제7조의2 제1항 에 의하여 상속재산 가액에 가산한 데 대하여 원고들이 이를 다투었다. 그에 따라 심판청구 및 이 사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피고는 1995. 11. 29.부터 1996. 11. 7.까지 사이에 두 차례에 걸친 감액경정 및 두 차례에 걸친 증액경정 결정을 하였다가, 1997. 2. 28. 직권으로 그 때까지의 모든 상속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여 원고들에게 통지하였다.
다. 그 후 피고는 다시 조사・결정 절차를 거쳐 1997. 3. 4. 상속세액을 금 2,952,443,770원으로 결정하고, 원고들에게 각자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의 쟁점
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1) 원고는 다음의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청구한다.
"첫째로, 망 유ㅇㅇ의 사망 당시 주소지는ㅇㅇ시 ㅇㅇ구 ㅇㅇ동 ㅇㅇ번지'이며 그 곳은 소외 ㅇㅇ세무서장의 관할에 속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과세관할권 없는 자의 처분으로서 당연무효이다.",둘째로,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 시기는 그 계약 체결일인 1990. 3. 16.을 기준으로 인정하여야하며, 그럴 경우 망 유ㅇㅇ의 사망일로부터 2년 이전에 처분한 셈이 된다. 그럼에도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대금을 상속재산 가액에 산입하였음은 위법하다.
(2) 피고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첫째로, 피고는 원고 유ㅇㅇ이 피상속인인 유ㅇㅇ의 주소지를 피고 관할에 속하는 신고주소로 기재함에 따라, 피고는 과세관할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원고들이 이 사건 상속세에 대한 불복절차가 진행되는 사이에 5년의 과세시효가 경과한 뒤인 1997. 10. 22.에 이르러 비로소 과세관할권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납세자의 편의에 의하여 스스로 선택한 주소지를 바탕으로 한 적법한 과세권의 행사이거나,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관할권 위반 주장은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스스로 신고한 내용을 부정하는 행위로서 신의칙에 위반된다.
둘째로, 상속세법 제7조의2 제1항 에서 규정한 2년 내 처분재산의 판정 기준이 되는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시점은 잔금청산일로 보야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
3. 첫째 번, 과세관할권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령의 내용
제1조 [상속세부과기준] 상속이 개시하였을 경우에 피상속인이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또는 국내에 상속재산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의하여 상속세를 부과한다. …
제1조 [소관 세무서] ① 상속개시지를 관할하는 세무서( 제18조 제1항 단서 의 경우에는 지방국세청장, 이하 같다)를 상속세의 소관세무서로 한다.
제43조 [과세표준신고의 관할] ① 과세표준신고서는 그 신고 당시 당해 국세의 납세지를 관할하는 세무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세무서장 이외의 세무서장에게 제출된 경우에도 당해 신고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제24조 [관할을 위반한 신고서의 처리] ① 법 제43조 제1항 에 규정하는 세무서장 이외의 세무서장에게 제출되는 과세표준신고서에 대하여는 관할세무서를 밝혀 그 세무서장에게 제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경우에 당해 과세표준신고서를 접수한 후 소관 외의 것임을 알게 된 때에는 그 신고서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지체 없이 송부하고, 그 뜻을 기재한 문서로 당해 납세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나. 망 유ㅇㅇ의 상속개시지 및 상속인
갑 제11호증, 을 제33호증의 1, 2, 을 제37, 3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아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망 유ㅇㅇ의 사망 당시 주소지는ㅇㅇ시 ㅇㅇ구 ㅇㅇ동 ㅇㅇ번지'(이하 실제주소지라고 한다)이며, 원고 유ㅇㅇ은 1992. 10. 5. 최초 상속세 신고시 피상속인의 주소를 자신의 주소지와 같은 신고주소지로, 한편 원고 권ㅇㅇ와 원고 유ㅇㅇ의 주소는 위 ㅇㅇ동 실제주소지로 기재하였다.",(2) 위 유ㅇㅇ의 사망 당시 위 실제주소지를 관할하는 세무서는 ㅇㅇ세무서로서, 소외 ㅇㅇ세무서장은 피고의 이 사건 상속세 부과처분 사실을 모른 채, 1997. 9. 18. 원고 유ㅇㅇ에게 망 유ㅇㅇ의 사망에 따른 상속세 산정에 필요한 과세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3) 한편 위 유ㅇㅇ은 이혼한 전처인 소외 서ㅇㅇ와의 사이에 5명의 딸을 낳았으며, 원고 권ㅇㅇ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로서도 원고 유ㅇㅇ, 유ㅇㅇ 이외에 딸인 유ㅇㅇ가 있다.
다. 이 사건 상속세 부과에 관한 과세관할권의 귀속
(1) 구 상속세법에 의한 상속세는 부과납부방식( 제25조 )의 조세로서, 위 관련 법령에 의하면 피상속인이 국내에 주소지가 있는 때에는 사망 당시 주소지가 상속개시지가 되며, 그 상속개시지를 관할하는 세무서가 소관세무서가 되어 그 세무서장이 과세관할권을 가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위 나항의 사실들에 의하면, 위 유ㅇㅇ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세에 관하여는 그의 사망 당시의 주소지인 위 실제주소지를 관할하는 소외 ㅇㅇ세무서장이 적법한 과세관할권을 가짐이 분명하다. 따라서 관할권이 없는 피고로서는 상속세신고서를 접수한 후 관할권을 조사하여 지체 없이 이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송부하였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가 직접 과세한 이 사건 처분은 관할권 없는 자의 과세처분으로서 일단 위법하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납세자의 선택에 따른 적법한 과세라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항쟁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먼저, 이 사건 상속세는 부과납부방식의 국세로서 납세자의 신고 내용에 구애됨이 없이 과세권자가 적법절차에 따라 조사・부과하여야 하며, 납세자의 선택에 따라 과세관할권이 달라질 수 없는 노릇이다.
나아가, 비록 원고들이 상속세신고서에 잘못된 주소를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밝혀 적법하게 과세할 의무는 과세권자에게 있다. 따라서 원고들의 허위 신고로 인하여 과세시효 기간내에 정당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면 그 사유를 들어 과세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음을 주장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들의 신의칙 위반을 들어 과세관할권 위반의 하자가 보완・또는 치유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들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관할권 없는자의 과세처분으로서 위법함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