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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2016.6.21.선고 2016노819 판결
업무상과실치상
사건

2016노819 업무상과실치상

피고인

주거

등록기준지

항소인

피고인

검사

이안나 ( 기소 ) , 윤인식 ( 공판 )

판결선고

2016 . 6 . 21 .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

이유

1 . 항소이유의 요지 ( 사실오인 )

피고인은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나머지 피해자를 다치게 한 사실이 없다 .

2 . 판단

가 . 일정한 공간을 영업을 위한 용도로 제공하여 그 곳에 고객의 접근이 가능해진 경우 , 그 곳을 관리하는 자로서는 위험한 상태가 존재하지 아니하도록 합리적인 수준의 점검을 실시하여 위험을 제거해야 함은 물론 ,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이를 제거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객이 이를 손쉽게 감지할 수 있게 해주는 " 적절한 " 수준의 안내표지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경고해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다 .

나 .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① ○○ 주식회사는 자동차를 해체하거나 정비하는 업체인데 , 사업장 부지에는 폐 차 대상 차량들이 다수 주차되어 있었고 , 정비를 받고자 하는 차량들은 폐차 대상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부지를 통해 정비소를 드나들고 있었던 점 , ②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위 부지에서는 배수로 정비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 그로 인해 길이 약 1 . 2m , 폭 약 1m , 깊이 약 60cm의 구덩이가 파여 있었던 점 , ③ 위 부지를 관리하

고 있었던 피고인은 구덩이 주변에 위험을 경고하는 안내판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였던 점 , ④ 그로 인해 그 곳을 지나던 피해자의 차량이 구덩이에 빠져 피해자는 약 2주간 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업무 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나머지 피해자를 다치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 다 .

다 . 피고인은 , 아래 사진 상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 구덩이에 폐타이어와 파이프를 적치하는 방법으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으므로 , 자신의 주의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 ' 고 주장한다 .

그러나 , 사업장에 출입하는 고객에게 위험을 경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하는 안내 표지는 위험의 존재 사실을 손쉽게 감지할 수 있게 해주는 " 적절한 " 수준의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 아래 사진 상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구덩이에 폐타이어와 파이프를 적치한 것만으로는 위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고가 제공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 차량을 운전 하는 사람은 전후좌우를 잘 살펴야 하나 , 바닥을 잘 살펴볼 것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폐타이어와 파이프는 위험의 존재 사실을 경고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 .

따라서 구덩이에 폐타이어와 파이프를 적치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주의의무를 모두 이 행하였다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 이 사건 공소장에는 구덩이가 방치되어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이 기재 되어 있지 아니하다 . 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는 구덩이를 제거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며 , 구덩이를 방치하는 것이 불가피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절한 수준의 경고판을 설치하는 것으로 의무의 이행을 갈음할 수 있는 것임을 지적 하여 둔다 . 적절한 수준의 경고판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예컨대 , 노란색 바탕의 표지판에 눈에 잘 띄는 크기의 붉은 글씨로 어떠한 위험이 존재하는지 명백히 알 수 있는 문구 ( 이 사안의 경우 " 추락 위험 " 과 같은 문구 ) 가 기재되어 있었어야 하며 , 외국인의 출입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 DANGER " 와 같은 문구도 기재되어야 할 것이다 . 어린이의 출입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경고판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주의의무의 이행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음을 지적해 둔다 .

라 . 피고인은 , 아래 사진 상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 구덩이가 자동차정비소의 진입로가 아닌 폐차 대상 차량들이 주차된 곳이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 피해자가 구덩이에 접근 하는 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 ' 고 주장한다 .

그러나 ,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① 피해자는 고객의 접근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통제구역에 침입하지 아니 하였던 점 , ② 정비를 받기 위해 출입하는 차량들의 진입로와 폐차 대상 차량들이 주차 되어 있던 공간이 울타리 등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점 , ③ 진입로와 구덩이 사이의 거리가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구덩이에 접근하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 1 )

마 . 피고인은 , '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자연적으로 치유 가능한 정도에 불과하다 ' 고 주장 하면서 대법원 1996 . 12 . 23 . 선고 96도2673 판결을 원용하고 있으나 , 피고인이 원용 하고 있는 위 대법원 판결은 " 피해자에게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팔 부분의 동전크기의 멍이 든 사안 " 으로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 뇌진탕 , 타박상 , 염좌 및 긴장 " 의 진단을 받은 사안에 원용하기에는 적절치 아니하다 .

바 . 그 외에도 피고인은 , ' 피해자가 최소 4회 이상 이 사건 사업장을 방문하였으며 , 사고 당시 눈이 아닌 진눈깨비나 비가 내리고 있었다 ' 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바 , 형사 소송법 제361조의 5에 의하면 "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칠 때 " 에 한하여

이를 항소이유로 삼을 수 있는 것인데 ,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장을 몇 회 방문하였는지 여부는 피고인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 피해자의 방문횟수가 2회가 아닌 최소 4회 이상임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논지는 적법한 항소이유가 되지 못한다 .

나아가 , '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눈이 아닌 진눈깨비나 비가 내리고 있었다 ' 는 주장 역시 적법한 항소이유가 되지 못하는바 , 눈이 아닌 진눈깨비나 비가 오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구덩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 설사 날씨가 맑은 상태였다 하더라도 구덩이의 규모와 상태에 비추어 볼 때 차량을 운전 중인 피해자로서는 구덩이를 발견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역시 지적해 둔다 ) .

3 . 결론

그렇다면 ,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다만 ,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 판결문 제1면 ' 범죄사실 ' 란 중 ' 대표이사로 , ○○ ' 부분 및 ' 설치하고 ' 부 분을 각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하기로 한다 ) .

판사

재판장 판사 성지호

판사 강상욱

판사 윤화랑

주석

1 ) 이는 마치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접근이 허용된 후미진 공간에서 사고를 당하였다 하더라도 그 곳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였다면 백화점 측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이러한 경우 백화점 측에서

다른 고객들은 그 곳에 접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임은 당연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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