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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므22 판결
[혼인무효확인][집31(5)특,104;공1983.11.15.(716),1591]
판시사항

가. 상대방과 합의없이 그의 인장을 위조하여 신고한 혼인의 효력

나. 혼인의 실질적 요건인 " 혼인의 합의" 의 의미

다. 위조서류에 의한 혼인신고 후에 가진 몇차례의 육체관계를 무효인 혼인의 추인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라. 무효행위의 추인과 소급효

판결요지

가. 피청구인이 청구인과 합의없이 청구인의 인장을 위조하고 이로써 청구인 명의의 혼인신고서를 위조행사함으로써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혼인한 것처럼 신고한 혼인의 효력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

나. 혼인의 합의란 법률혼주의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하에서는 법률상 유효한 혼인을 성립케 하는 합의를 말하는 것이므로 비록 양성간의 정신적·육체적 관계를 맺는 의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혼인의 합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추인은 법률행위이므로,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직장에 찾아와 본처라면서 소동을 피우므로 피청구인을 달래고 무마라는 과정에서 피청구인과 몇차례 육체관계를 가졌다 하더라도 이로써 곧 청구인이 그 이전에 피청구인이 혼인신고서를 위조해서 신고한 무효인 혼인을 추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무효행위의 추인이라 함은 법률행위로서의 효과가 확정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무효행위를 뒤에 유효케 하는 의사표시를 말하는 것으로 무효인 행위를 사후에 유효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사표시에 의하여 새로운 행위가 있는 것으로 그때부터 유효케 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청구인, 피상고인

청구인

피청구인, 상고인

피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규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소송비용은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 1 점에 관하여,

민법 제812조 제1항 은 혼인은 호적법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여 법률혼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터이므로 비록 결혼할 의사가 있고 사실혼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혼인의 신고를 하기 전에는 법률상 혼인으로서의 효력이 없음은 당연한 법리라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청구인은 1981.4.28 청구인과 합의없이 청구인의 인장을 위조하고 이로써 청구인 명의의 혼인신고서를 위조행사함으로써 이리시장에게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혼인한 것처럼 혼인신고를 하였다는 것이므로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1981.4.28자로 이리시장에게 신고된 혼인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이 혼인의 합의란 법률혼주의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하에서는 법률상 유효한 혼인을 성립케 하는 합의를 말하는 것이므로 소론과 같이 비록 양성간의 정신적, 육체적 관계를 맺는 의사가 있다는 것만으로 혼인의 합의가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고 소론 논지는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여 채용할 것이 되지 못하여 원심의 혼인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또는 판단유탈을 비의하는 상고논지는 그 이유가 없다.

2. 상고이유 제 2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70.11.30경부터 친지의 소개로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중 정교관계를 맺어 피청구인이 청구외 1을 포태한 상태에서 청구인이 헤어지려 하자 피청구인이 청구인을 혼인빙자간음으로 고소하였으나 청구인은 무혐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피청구인은 그후 청구외 1을 출산하였으며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79.8.29 청구외 1은 청구인이 양육하기로 하고 서로 상대방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아니할 것을 약정하고 청구인은 피청구인에게 금 1,000,000원을 위자료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80.2.경 피청구인이 청구외 1을 데려가서 현재까지 양육하고 있으며 청구인은 1981.3.5 청구외 2와 결혼하여 그 사이에 자녀까지 출산하였고 1982.3.15경부터 전주교도소 교회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80.9.2 피청구인이 청구외 1을 양육하고 서로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청구인이 피청구인에게 금 4,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바 1981.4.28 피청구인이 일방적으로 이리시장에게 혼인신고를 하고 이로 인하여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구속되었다가 같은해 8.18 출소하자 대전지방법원에 청구인을 피고로 하여 위 약정금 금 4,0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피청구인이 허위의 혼인신고를 함으로써 청구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여 그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하여 피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고 청구인은 위 소송계속중인 1982.1.경부터 위 약정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하였으나 해결이 되지 아니하였고 또 청구인이 전주교도소에 취직한 이후부터는 피청구인이 전주교도소로 찾아와서 청구인의 본처라고 하고 또는 약정금을 내라는등 소란을 피워 청구인이 이를 무마하기 위하여 피청구인과 전주시 소재 송백장여관, 국도여관등에 투숙하여 피청구인을 달래고 문제해결을 시도하면서 그 과정에서 몇차례 육체관계를 가졌던 사실등을 확정하고 이와 같이 피청구인을 달래고 무마하는 과정에서 피청구인과 몇차례 육체관계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곧 무효인위 혼인을 추인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고 판시하였는바, 일건기록에 의하면 이에 이르는 원심의 증거취사판단과 사실인정 과정에 소론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증거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할만한 위법을 가려낼 수 없고 한편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추인에 관한 판시는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1970.11.30경부터 친지의 소개로 결혼을 전제로 하여 교제를 시작한 때로부터의 경로를 확정하고 피청구인 주장과 같은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효인 혼인의 추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라 볼 것이니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사이의 1982.1.3부터의 사정을 들어 추인을 주장하였던 것인데 원심이 위 1982.1.3 이전의 일들을 들어 추인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소론 논지는 그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소위 무효인 행위의 추인이라 함은 법률행위로서의 효과가 확정적으로 발생하지 아니하는 무효행위 들 뒤에 이를 유효하게 하는 의사표시를 말하는 것으로 원래 무효인 행위는 그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어 있는 것이므로 그 뒤의 어떠한 사유에 의하여서도 이를 유효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나, 법은 편의상 당사자의 의사를 추측하여 추인에 의하여 이것을 새로운 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 유효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따라서 이 경우의 추인은 무효행위를 사후에 유효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사표시에 의하여 새로운 행위가 있는 것으로 하여 그 때부터 유효하게 되는 것이므로, 추인은 법률행위이며, 또 무효행위의 추인에는 원칙적으로 소급효과가 인정되지 않는 것인즉 소론과 같은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소위 무효인 혼인을 추인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더구나 이미 청구인과 결혼하여 동거하고 있는 원심판시의 청구외 2가 있고 그의 소생이 있는 이 사건에서 무효인 이 혼인이 소급하여 유효로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결국 소론 상고논지 역시 그 이유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일규(재판장) 이성렬 전상석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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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3.5.30선고 82므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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