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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3. 7. 12. 선고 83다카308 판결
[손해배상][집31(4)민,23;공1983.9.15.(712),1255]
판시사항

가. 변론의 취지만에 의한 사실인정 가부(소극)

나. 개호인의 감호가 필요한 정신질환자가 부상을 입은 경우 별도의 개호비청구의 당부

판결요지

가. 증거원인으로서의 변론의 취지는 변론과정에서의 당사자의 진술내용 및 그 시기, 태도 등과 그 변론과정에서 직접 얻은 인상등 일체의 자료 또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 성질에 비추어 변론의 취지만으로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는 다른 증거방법의 보충적 권능을 다할 뿐이다.

나. 원래 회복이 불가능한 정신질환자로서 항상 개호인의 감호가 필요하였더라도 피고등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양쪽 발을 모두 절단해야 하는 부상을 입은 이상, 정신질환만으로 인한 개호의 경우와는 그 개호의 필요 및 개호인이 하여야 할 일과 나아가 그 비용 등이 분명히 다르다 할 것이므로 별도의 개호비 청구를 인정함이 상당하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김성덕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성인

주문

원심판결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 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 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 및 개호비 청구에 관하여 당심(원심)증인 김현동의 증언과 변론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당초부터 회복의 가능성이 쉽사리 보여지지 않는 정신질환으로 전혀 노동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었음이 규지됨에 비추어 위 노동능력의 상실은 본건 부상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원고는 위 상해로 보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성인여자 1명 정도의 개호없이는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갑 제11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원심)증인 이구열, 박흥렬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정신분열증의 발병 이후 현재까지 약 5년간 부산뇌정신병원을 비롯하여 부산메리놀병원 정신과 등을 전전하면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현재 가족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일 뿐 그 이상 호전되지는 아니하여 그에게는 자살 기타 우발적 사고에 대비하여 항상 개호인의 감호가 필요한 상태임을 인정할 수 있어 이건 개호비는 위 부상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소극적 손해 및 개호비에 관한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고 이를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일건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정신질환으로 노동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한 자료로 한 원심증인 김현동은 원심의 제13차 변론기일에서 피고측 신청으로 채용되었다가 그 제14차 변론기일에 철회되어 증거결정이 취소되었을 뿐 신문한 사실이 없고 증거원인으로서의 이른바 변론의 취지는 변론과정에서의 당사자의 진술내용 및 그 시기, 태도 등과 그 변론과정에서 직접 얻은 인상등 일체의 자료 또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 성질에 비추어 변론의 취지만으로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는 다른 증거방법의 보충적 권능을 다할 뿐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가 그 정신분열증이 치유 회복되어 일반적인 사회생활 및 의사소통 등에는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등 그 노동능력을 증명하는 갑 제11호증, 갑 제17호증, 갑 제22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이구열, 동 박흥렬 등의 각 진술을 수긍할 만한 이유없이 배척하거나 판단도 하지 아니한 채 도시 증거조사도 한 바가 없는 허무한 위 김현동의 증언과 변론의 취지만에 의하여 원고가 당초부터 회복가능성이 없는 정신질환으로 전연 노동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었음이 규지됨에 비추어 그 노동능력의 상실은 본건 부상으로 인하여 비로소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한 조치는 채증법칙에 위반하고 허무한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한편 설령 원심인정과 같이 원고가 가족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일 뿐, 원고의 정신질환은 그 이상 호전되지는 아니하여 그에게는 자살 기타 우발적 사고에 대비하여 항상 개호인의 감호가 필요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등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양쪽 발을 모두 절단해야 하는 양족부괴지상을 입었다는 것은 원심이 또한 확정한 바이니 그렇다면 원심인정의 개호의 필요 및 그 개호인이 하여야 할 일과 나아가 그 비용은 양족절단으로 보행등 운신이 불가능하게 된 앉은뱅이의 그것과는 우리의 경험상 분명히 다르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가 이 사건 불법행위로 두 발을 모두 절단하여야 할 상해를 입기는 하였으나 원고는 원래회복이 불가능한 정신질환으로 자살 기타 우발적 사고에 대비하여 개호인의 감호가 필요한 상태이었다는 전제 아래 원고는 이건 사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개호인의 감호가 필요하니 이 사건 개호비는 이 사건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시한 조치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경험과 논리에 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이유를 갖추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상고는 그 이유있다고 하겠으므로 원심판결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원심으로 하여금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이성렬 전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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