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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10. 9. 선고 2007고합877 판결
[건설산업기본법위반·뇌물공여·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일부인정된죄명:뇌물수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검사

김성훈

변 호 인

법무법인(유) 태평양 외 3인

주문

피고인 2를 징역 8월, 피고인 4를 징역 1년 6월에 각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피고인 2에 대한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피고인 2에 대하여는 2년간, 피고인 4에 대하여는 3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4로부터 19,80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1, 3, 피고인 5 주식회사 및 피고인 2의 피고인 3에 대한 뇌물공여의 점은 각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 2는 피고인 5 주식회사(이하 “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 ◇◇사업소장으로서 ◇◇지역의 공사 수주를 위한 실무 담당자였던 자, 피고인 4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이하 “정비사업자”)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바,

1. 피고인 2는 △△3구역의 정비사업자인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4에게 금원을 제공하여 △△3구역의 재개발공사를 수주하기로 하고,

2004. 12.경 서울 ◇◇구 (이하 생략) 소재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서, 피고인 4로부터 330,000,000원을 무이자로 1년간 차용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은 다음, 피고인 4에게 피고인 5 회사가 △△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면서 그 대가로 1년의 변제기를 정하여 330,000,000원을 대여하기로 하고, 같은 달 14. 피고인 5 회사 발행 액면금 330,550,000원(어음할인료 명목 550,000원 포함)의 전자어음을 우리은행 종암동지점에 담보로 제공하여 공소외 1 회사가 330,000,000원을 대출받게 한 다음 2005. 1. 3. 위 전자어음을 결제함으로써,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원인 피고인 4에게 위 330,000,000원에 대한 금융이익인 19,800,000원(= 330,000,000원 × 상사법정이율 연 6% × 1년)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여 뇌물을 공여하고,

2. 피고인 4는 △△3구역의 정비사업자인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제3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 △△3구역 조합”)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위하여 그 행정업무 및 시공사 선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4. 12.경 제1항 기재와 같은 청탁을 받고 같은 항 기재와 같이 금융이익인 19,800,000원(= 330,000,000원 × 상사법정이율 연 6% × 1년)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아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원으로서 뇌물을 수수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2, 4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2, 4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2에 대한 검찰 1회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2960쪽 이하), 검찰 2회 진술조서(수사기록 2539쪽 이하)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4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3667쪽 이하), 각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090쪽 이하, 1624쪽 이하)의 각 일부 진술기재

1. 수사보고( 공소외 1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첨부, 수사기록 1100쪽 이하), 계좌거래내역서(수사기록 1102쪽 이하), 수사보고(참고인 피고인 4 제출 대출자금 자료 첨부, 수사기록 1559쪽 이하), 공소외 1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서(수사기록 1561쪽 이하), 융자상담 신청서 및 여신거래내역 조회서(수사기록 1594쪽 이하), 수사보고( 피고인 4 제출자료 첨부, 수사기록 1961쪽), 사무실 임대차계약서(수사기록 1962쪽 이하), 여신실행 상세조회서(수사기록 1967쪽 이하)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나. 피고인 4 : 형법 제129조 제1항 , 도시정비법 제84조 , 징역형 선택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피고인 2 : 형법 제57조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추징

피고인 4 : 형법 제134조 후문

피고인 2, 4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및 이 사건의 쟁점

가. 위 피고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피고인 2가 피고인 4가 운영하는 법인인 공소외 1 회사에게 피고인 5 회사 명의 전자어음을 담보로 제공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판시 범죄사실 기재 금액 상당의 대출을 받게 해 준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피고인 2는 피고인 4에게 피고인 5 회사가 △△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는 등 정비사업자의 임원으로서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4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로서 공소외 1 회사가 충남 아산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행사업의 시공권을 수주할 목적으로 피고인 5 회사의 운영자금을 이용하여 대출을 받게 한 것일 뿐이므로 △△3구역의 재개발공사와는 직무 관련성이 없다.

가사 위 금원에 대하여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2는 공소외 1 회사가 위 대출금 상당액을 무이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이므로 뇌물의 내용은 대출금 상당액 자체가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금융이익에 한정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금원을 대여받은 주체는 법인인 공소외 1 회사이므로 피고인 4에 대하여 뇌물수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① 피고인 2가 공소외 1 회사의 정비사업자로서의 직무와 관련하여 위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는지 여부, ②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인 2가 제공한 뇌물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③ 피고인 4를 뇌물수수의 주체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2. 판단

가. 직무 관련성의 인정 여부

(1) 정비사업자에 대한 직무 관련성의 판단기준

공무원이 얻는 어떤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공무원의 직무의 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와의 관계, 쌍방간에 특수한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의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도3113 판결 , 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5도4204 판결 등 참조), 이는 도시정비법 제84조 에 의하여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며, 이때 임·직원이 얻는 어떤 이익을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려면 정비사업자가 반드시 정비조합이나 조합설립추진위원회와 사이에 특정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여 그 직무에 관하여 이익을 취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2590 판결 참조).

(2) 구체적 검토

(가) 관련 증거들의 검토

1) 피고인 4의 진술 내용

피고인 4는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624쪽 이하)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3667쪽 이하)와 2회 공판기일 및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ㄱ) 공소외 1 회사( 피고인 4)와 피고인 5 회사( 피고인 2)의 관계

공소외 1 회사는 2004. 11. 25. △△3구역의 정비사업자로 선정되었고, 주식회사이지만 사실상 개인사업체와 같이 운영되고 있으며, 피고인 5 회사는 2005. 9.경 △△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되었으며, 공소외 1 회사와 피고인 5 회사는 △△3구역에서 정비사업자와 시공사의 관계 외에 다른 관계가 없다.

피고인 2와는 2003년경 공소외 1 회사가 정비사업을 시작할 때 알게 되어 자주 연락하던 중 친하게 지내는 관계가 되었다.

ㄴ) 금원 교부 명목

공소외 1 회사가 2004년 초부터 6월경까지 충남 아산시에서 건설시행과 관련하여 땅을 매입하면서 15억 원 정도를 투입하여 직원들 봉급이 밀리는 등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가 서울특별시에서 재개발기본계획을 발표할 무렵, 공소외 1 회사가 △△2, 3구역에 대하여 정비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피고인 2가 위 구역의 재개발사업 진행상황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듯이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면서 피고인 4는 피고인 2에게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고, 이후 2004. 11.경 다시 피고인 2가 △△2, 3구역에 대해 왜 일이 진척이 안 되느냐고 물어보았으며, 이에 피고인 4가 반대파도 있고 어려워서 그렇다고 했더니 피고인 2가 돈을 빌려줄 듯이 이야기를 하였다. 이후 피고인 4가 피고인 2에게 몇 번 전화해서 돈을 빌리게 되었다.

피고인 2가 처음에는 연말에 회사 평가가 있다고 하면서 1월 달에 빌려준다고 했는데, 피고인 4가 돈이 급하니 연말에 빌려달라고 하자 2004. 12. 15. 이자를 지급하지 않게 하려고 차용증 없이 1년 뒤에 상환하는 조건으로 전세보증금을 3억 3,055만 원, 임대기간을 1년으로 기재한 허위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우리은행 종암지점에 미리 대출신청을 한 후 피고인 5 회사에서 액면금 3억 3,055만 원의 전자어음을 위 은행으로 보내서 이를 담보로 제공하고 같은 금액을 공소외 1 회사의 법인통장으로 대출받았으며, 이후 2005. 1. 3. 피고인 5 회사에서 어음 액면금액을 은행에 지급함으로써 대출금은 변제되었다. 위 어음금액 중 55만 원은 어음 할인료 명목이다.

ㄷ) 교부받은 금원의 사용처 및 반환 여부

위와 같이 은행으로부터 대출된 금원 중 약 1억 5,000만 원은 피고인 4의 가수금 반제에 사용하였고, 나머지 금액은 회사 운영비 및 거래업체 결제대금으로 사용하였다.

그 후 돈이 없어서 아직까지 피고인 5 회사에 위 금원을 변제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2006. 11. 말경 피고인 5 회사의 전임 ◇◇사업소장인 피고인 2와 후임 소장인 공소외 10, 담당과장인 공소외 11과 만나, 대출된 3억 3,000만 원의 변제와 관련하여 재개발조합 설립 후 사업시행인가시 공소외 1 회사가 조합으로부터 받게 될 용역비로 이를 우선적으로 변제하기로 구두 합의하였고, △△3구역 조합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인가를 얻은 후 공소외 1 회사가 △△3구역 조합으로부터 용역비를 지급받으면 바로 변제할 계획이다.

2) 피고인 2의 진술 내용

피고인 2는 검찰 2회 진술조서(수사기록 2539쪽 이하)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2960쪽 이하)와 2회 공판기일 및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ㄱ) 피고인 4를 알게 된 경위

2003년 말경 피고인 2가 ◇◇사업소장으로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소개로 피고인 4를 알게 되어 이후 서로 형과 아우로 부를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ㄴ) 피고인 4에게 금원을 교부한 경위

피고인 4로부터 충남 아산지역에 시행사업을 하면서 땅을 매입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듣고 나중에 그 시행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할 생각에서 운영자금 명목으로 1년 간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게 되었는데, 2004년에는 ◇◇사업소가 계획한 금액을 모두 사용하였기 때문에 다음 해에 빌려주겠다고 했더니 피고인 4가 꼭 2004년 안에 빌려달라고 하여 다음 해 은행영업개시일에 결제할 수 있는 피고인 5 회사 발행의 어음을 담보로 제공하고, 공소외 1 회사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후 피고인 5 회사에서 위 어음을 결제하였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대여한 금액에 대하여 담보조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인 5 회사와 공소외 1 회사 사이의 대여 관계로 처리하였으며, 위와 같이 지출된 자금은 ▽▽ 또는 □□ 지역 프로젝트 자금에서 지출하였다. 한편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서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시공권을 수주한 적은 없고, 그 전에 공소외 1 회사와 다른 거래관계는 없었다.

3) 도시정비법 상 정비사업자의 직무에 관한 규정 및 용역계약서의 내용

정비사업자가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또는 조합으로부터 위탁받거나 그와 관련한 자문의 대상 직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도시정비법(2005. 3. 18. 법률 제73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9조는 제1항 제4호 에서 ‘시공사 선정에 관한 업무의 대행’을 포함하고 있다(다만, 위 2005. 3. 18.자 개정으로 ‘시공사 선정에 관한 업무의 지원’으로 개정됨).

또한, 공소외 1 회사와 △△3구역 조합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사이에 체결된 2004. 11. 6.자 정비사업 전문관리 용역계약서(수사기록 1209쪽) 중 [용역업무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한 제3조에는 ‘시공사 선정에 관한 업무’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이후 2005. 8. 11.자로 변경 체결된 정비사업 전문관리 용역계약서(수사기록 1218쪽) 제3조 [용역업무의 범위] 제8호에서는 ‘명시되어 있지 않은 용역업무에 대하여 본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자문 또는 협조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나) 판단

위와 같은 피고인 4, 2의 진술 내용과 도시정비법 상 관련규정 및 공소외 1 회사와 △△3구역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서의 내용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4가 대표이사로 있는 공소외 1 회사가 △△3구역의 정비사업자로 선정된 후 한 달도 못되어 피고인 5 회사의 ◇◇사업소장인 피고인 2가 피고인 5 회사의 어음을 담보로 제공하여 공소외 1 회사의 법인통장으로 위 대출금이 입금되도록 하였고, 그로부터 약 9개월 후 피고인 5 회사가 △△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된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는 충남 아산지역 시행사업 시공권을 수주하기 위하여 대출이 되도록 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피고인 4는 검찰에서 이와 달리 △△2, 3구역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피고인 2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고, 2회 공판기일에서도 충남 아산지역 시행사업의 사업승인이 나면 분양대금으로 변제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하여 피고인 2의 진술 내용과 차이가 있음을 고려할 때, 공소외 1 회사는 △△3구역의 정비사업자가 아니었다면 위와 같은 거액을 무이자로 지원받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공소외 1 회사는 이 사건 당시 자금 사정이 악화된 상태였으므로 담보 제공 없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용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비록 위와 같은 대출이 이루어질 당시 시행 중이었던 도시정비법(2005. 3. 18. 법률 제73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에 의하면 주택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사업시행인가 이전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단계에 있었던 △△3구역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서는 시공사를 선정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있으나(이후 위 2005. 3. 18.자 개정으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경우에는 사업시행인가 전에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되었음), 다른 한편 도시정비법 상 정비사업자의 직무에 관한 규정 및 용역계약서의 내용에 의하면, 정비사업자의 ‘시공자 선정에 관한 업무의 대행 또는 지원’은 정비사업자 임직원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고, 공소외 1 회사가 변경 체결한 정비사업 용역계약의 내용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은 용역업무에 대하여 본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자문 또는 협조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2와 피고인 4 사이에는 비록 문서상 명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묵시적으로는 피고인 5 회사가 △△3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2가 정비사업자로서의 직무와 관련하여 피고인 4가 대표이사로 있는 공소외 1 회사에게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고 볼 것이다.

나. 피고인 2가 제공한 뇌물의 내용

(1) 금원 지급의 실질적 내용

이 사건 대출 경위를 살펴보면,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의 2004년 연말 자금 문제로 인하여 금원을 직접 대여해 주지 못하는 대신 2005년 은행영업개시일에 결제할 수 있는 어음을 담보로 제공하여 공소외 1 회사가 은행으로부터 금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후 피고인 5 회사에서 위 어음을 결제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었던 것일 뿐, 그 실질은 피고인 2 및 피고인 4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피고인 5 회사의 자금을 공소외 1 회사에 제공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금원 제공 당시 피고인 2에게 반환받을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1 회사 또는 피고인 4가 피고인 2를 통하여 대출받은 금원을 현재까지 변제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 2 역시 금원의 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를 특별히 취한 바 없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 2가 반환받을 의사 없이 대여의 형식으로 공소외 1 회사에 금원을 교부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2, 4는 위 대출이 이루어질 당시 공소외 1 회사와 피고인 5 회사 사이에 임대기간 1년으로 된 허위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서 1년 뒤에 상환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실제로 그와 같은 내용의 ‘사무실 임대차계약서’가 증거로 제출되어 있으며(수사기록 1962쪽), 또한 피고인 4는 공소외 10 및 피고인 2로부터 계속 상환하라는 연락을 받았으나 돈이 없어서 아직까지 변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는 점, ② 피고인 4는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였으나 피고인 2가 동의한 ‘파일 출력자료’( ◇◇사업소 예치보증금 현황, 수사기록 1051쪽)에 의하면, ◇◇사업소 예치보증금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2006년 8월 10일 기준으로 작성된 위 문서의 현장명 란에 ‘ △△3구역재개발’, 일자 란에 ‘2004. 12. 10.’, 금액 란에 ‘330,550,000원’, 내용 란에 ‘사무실 임차보증금’, 발생사유 및 처리방법 란에 ‘○ 컨설팅업체에 대여한 금액임 ○ 향후 처리방법은 담당자가 협의 중임’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2가 이를 반환받을 의사 없이 공소외 1 회사에 금원을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 2가 제공한 뇌물의 내용은 대여의 형식으로 교부한 금원 자체가 아니라 그 금원에 대한 금융이익, 즉 무이자로 대여한 금원을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으로서 금융상의 편의를 제공받은 이익이라고 볼 것이다.

(3) 제공한 금융이익의 구체적 산정

(가) 산정기준

형법 제134조 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같은 법 제129조 내지 133조 를 위반한 자에게 제공되거나 공여될 금품 기타 재산상 이익을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고, 금품의 무상대여를 통하여 위법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범인이 받은 부정한 이익은 그로 인한 금융이익 상당액이라 할 것이므로, 추징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상으로 대여받은 금품 그 자체가 아니라 위 금융이익 상당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여기에서 추징의 대상이 되는 금융이익 상당액은 객관적으로 산정되어야 할 것인데, 범인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는 등 통상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차용하였을 경우 부담하게 될 대출이율을 기준으로 하거나, 그 대출이율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금품을 제공받은 범인의 지위에 따라 민법 또는 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정이율을 기준으로 하여, 변제기나 지연손해금에 관한 약정이 가장되어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한, 금품 수수일로부터 약정된 변제기까지 금품을 무이자로 차용으로 얻은 금융이익의 수액을 산정한 뒤 이를 추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2590 판결 참조).

(나) 구체적 검토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2, 4는 앞서 본 진술 내용에서와 같이 공소외 1 회사가 피고인 5 회사로부터 금원을 대여받을 당시 임대기간 1년으로 된 허위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서 1년 뒤에 상환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대여금의 변제기를 1년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영리법인인 피고인 5 회사와 같은 재개발조합의 시공사가 주택재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정비사업자에 금전을 대여하는 행위는 상행위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그에 상응하는 금융이익은 19,800,000원(= 330,000,000원 × 상사법정이율 연 6% × 1년)이라고 할 수 있다.

다. 피고인 4를 뇌물수수의 주체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 판단기준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이와 별도로 형법 제130조 에서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에는 제3자 뇌물공여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경우에는 그 다른 사람이 공무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은 경우 등과 같이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807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 자신이 아닌 정비사업자에 뇌물을 공여하게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어서, 임·직원이 법인인 정비사업자를 사실상 1인 회사로서 개인기업과 같이 운영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사회통념상 정비사업자에 뇌물을 공여한 것이 곧 그 임·직원에게 공여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실질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 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2590 판결 참조).

(2) 구체적 검토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4는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이고, 주주명부 상 공소외 1 회사의 총 주식 20만 주 중 피고인 4가 45%인 9만 주, 이사 공소외 12 및 공소외 13이 각 20%인 4만 주, 감사 공소외 14가 15%인 3만 주를 각 소유하고 있으며(수사기록 3949 내지 3951쪽),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4가 공소외 1 회사는 주식회사이지만 개인사업체와 마찬가지로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는 점(수사기록 3680쪽),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5 회사의 어음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원 중 약 1억 5,000만 원은 피고인 4가 가수금 반제 명목으로 임의로 인출하여 사용한 점(수사기록 1629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공소외 1 회사 명의로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되고 그 법인통장으로 대출금을 입금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2가 피고인 5 회사의 운영자금을 공소외 1 회사에 무이자로 금원을 대여한 것은 사회통념상 공소외 1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인 4에게 직접 대여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4는 위 대여금에 대한 금융이익을 제공받은 주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3. 결론

따라서 위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중 피고인 2가 제공한 뇌물의 내용이 금융이익에 한정된다는 주장은 이유 있으나, 피고인 2가 공소외 1 회사의 정비사업자로서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원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 피고인 4는 뇌물수수의 주체가 아니라는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이유

1. 피고인 2(이하 이 항에서 “피고인”이라고만 함)

이 사건 범행은 건설회사의 사업소장인 피고인이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과 관련하여 정비사업자의 임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서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그 제공된 금원의 성격을 부인하고 있는 점, 비록 제공한 뇌물이 대출금 자체가 아니라 대여에 의한 금융이익이기는 하지만 금융이익 액수가 약 2,000만 원 상당에 이르고 변제기로부터 3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여원리금을 전혀 회수한 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하여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에게 벌금 전과가 1회 있을 뿐인 점, 피고인은 피고인 5 회사에서 건설부문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왔고 그 사업소장의 지위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량의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2. 피고인 4(이하 이 항에서 “피고인”이라고만 함)

이 사건 범행은 정비사업자의 임원인 피고인이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의 도입 취지에 반하여 건설회사로부터 거액의 금원을 차용한 것으로서 죄질이 무거운 점, 피고인이 제공된 금원의 성격을 부인하고 있는 점, 비록 제공받은 뇌물이 대출금 자체가 아니라 대여에 의한 금융이익이기는 하지만 그 금액이 약 2,000만 원 상당에 이르고 현재까지 대여원리금을 전혀 반환한 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하여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에게 2회의 벌금 전과가 있을 뿐인 점, 회사의 운영이 어려운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량의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무죄부분

1. 해당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장으로서 ◇◇사업소를 포함한 ☆☆지역의 공사수주 및 자금집행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였던 자, 피고인 2는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장으로서 ◇◇지역의 공사수주를 위한 실무 담당자였던 자, 피고인 5 회사는 건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 피고인 3은 정비사업자인 공소외 15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5 회사”)의 대표이사, 피고인 4는 정비사업자인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바,

가. 피고인 1, 2는,

피고인 5 회사의 협력업체인 공소외 6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6 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7과 공모하여,

피고인 5 회사가 ▽▽▽구역의 재개발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에서 피고인 5 회사에 우호적인 공소외 4 후보를 조합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하여, 2005. 8.경부터 9. 중순경까지, 공소외 6 회사 이사로 근무하였던 공소외 8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8 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5가 팀장이 되어 홍보요원 81명으로 하여금 공소외 4의 당선을 위한 전화 홍보활동과 서면결의서 징구활동을 하도록 하고, 같은 해 9. 14. 공소외 4가 조합장으로 당선되자, 위 피고인 등은 피고인 5 회사가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공소외 4가 지급하여야 할 조합장선거 홍보비용에 대하여, 피고인 5 회사와 공소외 7이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이라는 허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한 후, 같은 해 10. 27. 위 용역계약의 계약금 명목으로 62,370,000원, 같은 해 12. 13. 잔금 명목으로 249,480,000원을 공소외 7에게 각 송금하고, 공소외 7은 같은 해 11. 30. 공소외 5에게 152,174,000원을 송금하여 공소외 4가 공소외 5에게 지급할 선거운동 홍보요원 활동비 채무 123,000,000원을 면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4로 하여금 같은 액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방법으로 공소외 4에게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수급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고,

나. 피고인 1, 2는,

△△1, 3구역의 정비사업자 임원인 피고인 3, 4에게 금원을 제공하여 △△1, 3구역의 재개발공사를 수주하기로 공모하여,

(1) 2004. 10.경 서울 ◇◇구 (이하 생략) 소재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서, 피고인 2는 피고인 3에게 피고인 5 회사가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고, 같은 달 22. 피고인 5 회사의 법인계좌에서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로 5,500만 원을, 같은 달 29. 5,500만 원을 각 송금하고, 2005. 3. 11. 1,500만 원, 같은 달 14. 2,500만 원, 같은 달 15. 4,000만 원, 같은 달 16. 2,000만 원을 각 교부하여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원인 피고인 3에게 합계 2억 1,000만 원의 뇌물을 공여하고,

(2) 2004. 12.경 위 ◇◇사업소에서, 피고인 2는 피고인 4에게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은 내용의 청탁을 하고, 같은 달 14. 피고인 5 회사 발행 액면금 3억 3,055만 원의 전자어음을 우리은행 종암동지점에 담보로 제공하여 공소외 1 회사가 3억 3,000만 원을 대출받게 한 다음 2005. 1. 3. 위 전자어음을 결제함으로써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원인 피고인 4에게 3억 3,000만 원의 뇌물을 공여하고,

다. 피고인 3은 △△1구역의 정비사업자인 공소외 15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제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 △△1구역 조합”)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위하여 그 행정업무 및 시공사 선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4. 10.경 위 나.(1)항 기재와 같은 청탁을 받고 합계 2억 1,000만 원을 송금 내지 교부받아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원으로서 뇌물을 수수하고,

라. 피고인 4는 △△3구역의 정비사업자인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3구역 조합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위하여 그 행정업무 및 시공사 선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4. 12.경 위 나.(2)항 기재와 같은 청탁을 받고 3억 3,000만 원을 교부받아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정비사업자의 임원으로서 뇌물을 수수하고,

마. 피고인 5 회사는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사용인인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피고인 5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였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는지 여부

(1) 피고인 1, 2, 피고인 5 회사의 변호인의 주장

먼저,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가.마.항 건설산업기본법위반의 공소사실에 있어 피고인 1, 2가 부정한 청탁을 하고 재물(공소장 변경 이전의 공소사실에 의하는 경우인바, 이하 같다.) 내지 재산상 이익을 공여한 상대방, 부정한 청탁의 내용 및 공여한 금액에 관한 내용이 특정되어 있지 않고, 피고인 1, 2 및 공소외 7, 5의 공모의 일시, 장소 등 그 내용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

다음으로 피고인 1에 대한 각 공소사실에 있어 피고인 2와의 공모 내지 의사연락에 관한 내용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위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2) 검토

(가) 공소사실 특정의 판단기준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서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취지는, 법원에 대하여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에게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다. 따라서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84. 8. 14. 선고 84도1139 판결 ,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모공동정범에 있어서의 공모는, 두 사람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가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각자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나, 그 공모의 판시는 모의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내용 등을 상세하게 판시하여야만 할 필요는 없고 의사합치가 성립된 것이 밝혀지는 정도면 된다(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2930 판결 ,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36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검토

먼저 피고인 1, 2, 피고인 5 회사에 대한 건설산업기본법위반의 공소사실의 내용을 요약하면, 피고인 1, 2가 공소외 7과 공모하여 공소외 5를 통해 ▽▽▽구역 조합의 조합장 후보인 공소외 4에게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수급과 관련하여 피고인 5 회사를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하여 달라는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 내지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는 것이고, 나아가 16회 공판기일에서의 공소장 변경으로 “ 공소외 4가 공소외 5에게 지급할 선거운동 홍보요원 활동비 채무 123,000,000원을 면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4로 하여금 같은 액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방법으로 공소외 4에게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수급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는 취지가 분명하게 되었는바, 이로써 재산상 이익 공여의 상대방, 부정한 청탁의 내용 및 공여한 금액이 모두 특정되었다고 할 수 있고, 또한 피고인 1, 2 및 공소외 7, 5의 공모의 일시, 장소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는 않으나, 이들이 피고인 5 회사가 ▽▽▽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범행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사의 합치가 성립되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위 공소사실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피고인 1에 대한 각 공소사실에 있어서도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 함께 피고인 5 회사가 ▽▽▽구역, △△1, 3구역의 각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위 각 범행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사의 합치가 성립되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인 1에 대한 공소사실 역시 특정되었다고 볼 것이다.

(3) 소결

따라서 위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1, 2, 피고인 5 회사의 건설산업기본법위반의 점 (위 가.마.항 관련)

(1) 위 피고인들의 주장 및 이 사건의 쟁점

(가) 위 피고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먼저, 재산상 이익 공여의 상대방이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에서 규정하고 있는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다만, 변호인은 재산상 이익 공여의 상대방을 공소외 7, 5로 보는 경우 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재산상 이익 공여의 상대방은 공소외 4라고 할 수 있으므로 공소외 4가 위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다음으로,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를 통해 공소외 7에게 공소사실 기재의 각 금원이 송금된 사실은 인정하나, 위 각 금원은 피고인 5 회사가 ▽▽▽구역의 재개발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에서 피고인 5 회사에 우호적인 공소외 4 후보를 조합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하여 공소외 4의 선거운동을 한 홍보요원에 대한 활동비 지급 명목으로 교부된 것이 아니라,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와 공소외 6 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7 사이에 체결된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에 관한 용역계약의 대금을 지급하는 명목으로 교부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에서 공소외 7에게 교부된 금원 중 일부를 다시 공소외 7이 공소외 5에게 교부하여 공소외 5가 이를 공소외 4의 선거운동을 한 홍보요원에 대한 활동비 지급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 2가 공소외 4에게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수급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위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의 쟁점은 재산상 이익 공여의 상대방이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상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지 여부, 나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피고인 1, 2가 공소외 4에게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수급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2) 재산상 이익 공여의 상대방이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상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판단기준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는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시공과 관련하여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은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공여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95조의2 는 “ 제38조의2 의 규정에 위반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공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이 건설공사의 수주, 시공과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 처벌함으로써 공사 수주 및 시공에서의 부조리를 근절하여 부실시공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와 문언을 종합하여 볼 때, 법 제38조의2 의 도급계약의 체결과 관련한 이해관계인이라 함은 건설공사를 도급 또는 하도급을 받을 목적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자로서 도급계약의 체결 여부에 직접적이고 법률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자라고 할 것이므로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나 조합설립추진위원회로부터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업무의 대행이나 지원을 위탁받거나 이에 관한 자문을 하는 정비사업자 또는 정비사업과 관련한 건설공사도급계약이 체결되기 전의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지구 내 주민은 위 법 소정의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법 제38조의2 는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 사이에 공사 수주 및 시공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수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일 뿐이고 법 제38조의2 에 규정되지 아니한 자에게 금품을 공여하는 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2590 판결 참조).

(나) 구체적 검토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면 재산상 이익 공여의 상대방은 ▽▽▽구역 조합의 조합장 후보인 공소외 4라고 할 것인바, 당선된 조합장이 ‘발주자’로서 같은 법 제38조2 , 제95조의2 에 의하여 처벌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공소외 4와 같이 당선되지 않은 상태의 조합장 후보가 위 ‘발주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재개발정비사업지구 내 주민은 건설공사를 도급 또는 하도급을 받을 목적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자로서 도급계약의 체결 여부에 직접적이고 법률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이해관계인’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피고인 1, 2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4에게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인 공소외 4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에서 규정하는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피고인 1, 2가 공소외 4에게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수급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가) 판단기준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집행의 불가매수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형법 제130조 의 제3자 뇌물공여죄에 있어서 ‘부정한 청탁’에 관해서는, 그 청탁의 대상이 된 직무집행이 위법·부당하지 않더라도 당해 직무집행을 어떤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그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 이를 의연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일반적인 건설산업 종사자 모두에 대해 적용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위반죄에 있어서까지 ‘부정한 청탁’을 그와 같이 엄격히 해석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6도5711 판결 참조).

(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검사는 우선, 위 공소사실과 관련된 피고인 5 회사 내지 임직원의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30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받은 내용을 포함한다는 공소외 30 법무법인 소속 공소외 9 변호사가 작성한 의견서(이하 “이 사건 의견서”) 및 수사기관이 이 사건 의견서의 내용을 확인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의견서의 작성 경위 및 기재 내용에 관하여 신문한 공소외 2, 3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공소외 3에 대하여는 검찰 2회 진술조서만 해당하나 이하 따로 언급하지 아니한다.)를 증거로 신청하였다( 공소외 3은 이 사건 의견서와 무관한 부분은 답변함. 이하 이 사건 의견서 및 위 진술조서들을 합하여 “이 사건 의견서 등”이라 한다).

이외에도 검사는,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에 출마한 공소외 4가 홍보요원을 사용하더라도 용역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홍보요원 수십 명을 사용하였고,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6 회사에 송금한 금원이 다시 공소외 8 회사에 송금되었으며, 위 금원이 홍보요원들에 대한 용역대금으로 지급되었고, 피고인 5 회사와 공소외 6 회사 사이의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에 관한 용역계약 및 공소외 6 회사와 공소외 8 회사 사이의 수도권 조사용역에 관한 용역계약이 체결된 바 없다는 점을 입증취지로 하여, 공소외 7, 5 및 피고인 5 회사 임직원, 재개발조합 관련자들의 진술 및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공소외 8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단독주택 재건축 용역보고서 검토 등의 문서를 각 제출한 바 있다.

(다) 이 사건 의견서 등의 증거능력

1) 검사의 입증취지, 피고인 1, 2, 피고인 5 회사(이하 이 항에서 “피고인들”이라고만 함) 및 변호인의 주장

검사가 법정에서 밝힌 입증취지에 따르면, 이 사건 의견서는 2007. 2. 7.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서, 위 공소사실과 관련된 피고인 5 회사 내지 임직원의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30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받은 내용을 포함한다고 하는바, 이에 대해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수사기관이 이 사건 의견서가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의견서를 범죄인정의 자료로 제출 및 사용하는 것, 나아가 이 사건 의견서의 작성 경위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공소외 2, 3에 대한 위 각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헌법 제12조 제4항 에서 규정하고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아래에서는 이 사건 의견서 등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의한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그 증거능력 유무에 관하여 살펴본다.

2)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ㄱ) 헌법, 형사소송법의 규정 내용

헌법 제12조 4항 본문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은 위와 같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으로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제33조 , 제282조 ),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 제34조 ), 변호인의 수사기록 열람·등사권( 제35조 ) 등을 규정하고 있다.

ㄴ) 판례의 취지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취지로, 형사소송법 상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구금된 피의자에 대하여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를 요구할 권리를 인정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이 아직은 구금된 피의자의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다는 명문규정을 두고 있지는 아니하지만, 신체를 구속당한 사람의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보장되고 있을 뿐 아니라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한 헌법규정에 비추어, 구금된 피의자는 형사소송법의 위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피의자신문을 받음에 있어 변호인의 참여를 요구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거절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인신구속과 처벌에 관하여 "적법절차주의"를 선언한 헌법의 정신에도 부합한다 할 것이나, 구금된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참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형사소송법 제209조 , 제89조 등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라 하더라도 헌법상 보장된 다른 기본권과 사이에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시 무제한적으로 변호인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 또한 헌법이 선언한 적법절차의 정신에 맞지 아니하므로 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등의 염려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 참조).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불구속 피의자에 대하여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를 요구할 권리를 인정한 바 있다.

우리 헌법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불구속 피의자·피고인 모두에게 포괄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규율하고 있지는 않지만, 불구속 피의자의 경우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우리 헌법에 나타난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서 인정되는 당연한 내용이고, 헌법 제12조 제4항 도 이를 전제로 특히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피의자·피고인의 구속 여부를 불문하고 조언과 상담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변호인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변호인선임권과 마찬가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고,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한 다른 절차적 권리의 필수적인 전제요건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그 자체에서 막바로 도출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선고 2000헌마138 결정 참조).

3) 변호인과의 상담 및 조언의 특별 보호(이하 “변호인-의뢰인 특권”이라고 함)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ㄱ)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의 필요성

누구든지 일상적인 생활을 함에 있어 자신이 행한 행위가 법률에 위반되는지, 또 위반된다면 어떠한 법적 대비를 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변호사의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바, 이와 같은 경우 그 의뢰인이 범죄를 구성할 수 있는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형사소추의 위험에 대비하고 강제수사에 대항한다는 측면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기 위해서는 변호인과의 사이에 비밀보장이라는 신뢰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ㄴ) 현행법 상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 관련 규정

변호사법 제26조 전문은 ‘변호사 또는 변호사이었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형법 제317조 제1항 은 변호사 등이 그 업무처리 중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업무상비밀누설죄로 처벌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112조 본문은 변호사 등이 그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압수를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로, 같은 법 제149조 본문은 변호사 등이 그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로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로 각 규정하고 있다.

ㄷ) 현행법 상 규정에 의한 보호의 한계

앞서 본 현행법 상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에 관한 규정들에 의하면, 변호인은 의뢰인의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 되고 이에 관한 증언도 거부할 수 있지만, 변호인이 이러한 비밀누설금지의무를 위반하여 증언을 거부하지 않는 경우 이로 인하여 형사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의뢰인으로서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비밀이 누설됨으로 인하여 자신이 입을 수 있는 형사상 불이익을 방지할 수는 없다.

또한 변호인이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규정들 중 압수 거부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112조 본문은 압수 거부의 대상을 ‘변호사 등이 그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한정하고 있어, 만일 수사기관이 의뢰인이 범죄행위에 관하여 법률자문을 받았다는 사실을 범죄를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로 사용하기 위하여 변호인 또는 의뢰인이 보관하고 있는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작성된 법률자문 관련 자료’를 그 증거로서 압수하는 경우에는 변호인이 압수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의뢰인으로서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비밀이 누설됨으로 인하여 자신이 입을 수 있는 형사상 불이익을 방지할 수 없게 된다.

ㄹ) 변호인-의뢰인 특권의 인정

미국, 영국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에 대하여 의뢰인이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 또는 Legal Professional Privilege 등의 명칭으로 불림)이 판례상 인정되고 있으며, 미국의 Federal Rules of Evidence의 Rule 502에서도 이를 규정하고 있는바, 비록 우리의 현행법 상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앞서 본 판례의 취지, 현행법 상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에 관한 각 규정의 취지 및 한계 등을 고려하면,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 대하여 비록 형사소송법 등에서 구체적으로 규정되고 있지 않으나 헌법 제12조 제4항 에 의하여 인정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중 하나로서,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에 대하여는 의뢰인이 그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특권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의뢰인의 보호를 위하여 의뢰인에게 위 특권이 인정된다면, 그 특권은 ① 전문적인 법률적 조언자로서의 지위에 기초하여 법률자문가가 행하는 모든 종류의 법률 자문에 관하여, ② 법률 자문의 목적과 관련된 그 의사 교환이 의뢰인에 의하여 신뢰를 바탕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졌다면, ③ 의뢰인의 요구에 따라 영원히, ④ 의뢰인 자신이나 법률자문을 한 자에 의한 공개로부터 보호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의뢰인 스스로 그 보호를 포기하는 경우는 예외에 해당할 것이고, 또한 의뢰인이 이미 저지른 범죄와 관련하여 변호인에게 법률자문을 구하는 경우와 달리 그 의사 교환이 의뢰인이 자신이 장래에 행할 위법한 행위를 위한 것인 경우에는 위 특권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이 사건의 경우

ㄱ) 이 사건 의견서의 증거능력

우선, 이 사건 의견서는 법정에서 작성자인 공소외 30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한 이상 증거능력이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의견서가 2007. 2. 7.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서, 위 공소사실과 관련된 피고인 5 회사 내지 임직원의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30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받은 내용을 포함하는 이상, 이 사건 의견서는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의뢰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피고인 5 회사가 이 사건 의견서에 대한 압수를 허락한 바 없고 위 의뢰인이 이를 증거로 사용함에 동의한 바 없는 이상, 가사 작성자인 변호사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압수절차의 위법 여부와 관계없이 변호인-의뢰인 특권에 의하여 이 사건 의견서는 의뢰인인 피고인 5 회사 및 나아가 그 의뢰인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 피고인 1, 2에 대하여 그 범죄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용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ㄴ) 공소외 2, 3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형사소송법 제314조 는 증거능력에 대한 예외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할 자가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을 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조서 또는 서류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 “기타 사유로 진술할 수 없는 때”에는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여 증언을 거절한 때도 포함되는바( 대법원 1992. 8. 14. 선고 92도121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이 사건 의견서의 내용을 확인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의견서의 작성 경위 및 기재 내용에 관하여 신문한 공소외 2, 3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였고, 6회 공판기일에 원진술자인 공소외 2, 3이 위 진술조서들의 진정성립 및 내용에 관하여 증언을 거부하였으므로, 위 판례의 취지에 의하면 위 진술조서들은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만일 이 사건 의견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의견서의 작성 경위 및 기재 내용에 관하여 신문한 조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앞서 살펴 본 변호인-의뢰인 특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진술자가 증언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진술조서들은 형사소송법 제314조 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없어 이 사건 의견서와 마찬가지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5)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의견서 등은 그 작성자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하였거나 변호인-의뢰인 특권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나아가 6회 공판기일에서 위 진술조서의 내용에 관한 검사의 신문사항이 법정에 현출되었는바, 변호인-의뢰인 특권의 인정 취지에 비추어 8회 공판기일에서 재판장이 고지한 바와 같이 이를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지 아니한다).

(라) 그 밖의 증거들에 관한 검토

1) 공소외 7, 5 및 피고인 5 회사 임직원, 재개발조합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

ㄱ) 공소외 7의 진술 내용

공소외 7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34쪽 이하)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①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에서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로 금원이 송금된 경위에 관하여, 2005. 8. 내지 9.경 피고인 5 회사 ◇◇사업소 담당자(과장)와 사이에 공소외 7이 운영하는 공소외 6 회사가 서울 성북구, 강북구, 동대문구, 중랑구, 도봉구 등 강북지역에서 추진 중이던 재건축기본계획에 대해 피고인 5 회사에서 발주한 현황조사 용역을 맡기로 하고, 그 대금을 송금받았다.

②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에서 공소외 8 회사 법인계좌로 금원이 송금된 경위에 관하여, 이는 피고인 5 회사로부터 송금받은 금원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공소외 7이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에 출마한 공소외 4에게 홍보요원 공급에 관하여 공소외 8 회사 대표이사 공소외 5를 소개해 주었으나, 공소외 5가 공소외 4에게 조합장선거와 관련한 홍보요원을 공급하여 주었음에도 홍보요원 용역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공소외 4를 소개한 책임을 인정해서 위 용역대금을 고려하여 1억 내지 2억 원 사이의 금액에 해당하는 수도권 지역 조사용역을 의뢰하고, 그 용역대금을 송금해 주었을 뿐이다. 이후 공소외 5로부터 받은 용역보고서는 사용할 필요성이 없어져 보관하지 아니하였다.

ㄴ) 공소외 5의 진술 내용

공소외 5는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334쪽 이하, 715쪽 이하, 3935쪽 이하)에서, 공소외 7의 소개로 공소외 4를 만나 공소외 4에게 ▽▽▽구역 조합의 조합장 선거와 관련하여 60 내지 70명의 홍보요원을 13 내지 20일 정도 공급하여 총 1억 3,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였으나 공소외 4로부터 돈이 없다는 이유로 700만 원만을 지급받았고, 이후 공소외 7에게 공소외 4로부터 용역대금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소연하여 2005. 8.경부터 부천, 인천, 안양, 수원의 재개발현장에 대한 상황 분석 용역을 의뢰받아 1억 5,000만 원 정도를 지급받았으며, 위와 같이 지급받은 금원을 위와 같이 사용한 홍보요원에 대한 용역대금으로 지출하였고, 한편 공소외 7로부터 의뢰받은 용역에 관하여, 용역 요원들을 통해 수도권 각 현장 기본계획을 토대로 현장에 가서 조합원 수, 주민 성향, 협력업체나 시공사 활동 여부 등을 조사하여 수기로 정리한 조사결과를 매일 일보 형태로 취합해서 공소외 7에게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바 있다.

또한 공소외 5는 7회 공판기일에서 검찰에서와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면서, 다만 2007년 여름부터 2008년 초에 걸쳐 공소외 4로부터, 이전에 받은 700만 원을 포함하여 총 9,500만 원을 받았고, 당시 공소외 4가 이것만 주고 합의를 한 다음 형편이 되면 나중에 더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ㄷ) 피고인 5 회사 임직원들( 피고인 1, 2 및 공소외 10, 3, 16)의 진술 내용

피고인 1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3569쪽 이하) 및 2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1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장으로 근무하였지만,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6 회사에 금원을 송금하였는지 여부 및 송금 명목이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와 관련하여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4에게 홍보요원 용역대금 등 소요 경비를 지급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사업소에서 공소외 6 회사와 사이에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에 관한 용역계약 대금을 지급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알지 못하고, 사업별로 예산을 심사해서 확정하여 배정해 준 부분에 관한 자금집행은 모두 사업소장인 피고인 2의 결정 하에 이루어졌으며, 전자결재시스템 상 피고인 1의 결재가 필요하지 않고, 자금집행에 관한 위임전결규정은 본 적이 없어 그 내용을 알지 못하며 관행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2는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841쪽 이하, 2539쪽 이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2960쪽, 3846쪽 이하) 및 2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2가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와 관련하여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4에게 홍보요원 용역대금 등 소요 경비를 지급한 사실이 없고, 다만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서 2005. 5.경 공소외 6 회사를 운영하는 공소외 7과 사이에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을 의뢰하여 2005. 10.경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피고인 5 회사 본사에는 사전에 품의를 올린 적이 없고, 2005. 9. 내지 10.경 전자결재로 피고인 5 회사 본사에 용역계약 체결 업체, 금액, 계약 내용, 성과 등에 대해 개략적으로 사후보고를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10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810쪽 이하, 833쪽 이하, 3913쪽 이하) 및 13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외 10의 ◇◇사업소장 전임자인 피고인 2가 공소외 6 회사와 사이에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조사기간은 2005. 10. 중순경부터 2005. 11. 말경까지이며, 용역대금은 세금을 빼고 2억 7,000만 원이라고 알고 있고, ◇◇사업소장으로 재직하기 시작한 다음 2005. 11.말경 또는 12. 초경 전후로 용역보고서를 받았으며, 2006. 3. 말 내지 4. 초경 서울시 뉴타운예정지구 발표 예정에 맞추어 자료 보완을 요구해서 수정된 보고서를 받아 수정 전의 보고서는 폐기하고 수정된 최종보고서만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으며, 한편 용역계약서 및 용역 관련 자료는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위 ◇◇사업소 근무자였던 공소외 3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879쪽 이하) 및 6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외 6 회사와 체결된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 계약서는 공소외 3이 작성한 바 없고 피고인 2가 작성하였을 것으로 생각하며, 용역조사 보고서는 공소외 10이 2005. 말경에 받았고 이후 사무실에서 위 보고서를 검토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위 ◇◇사업소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였던 공소외 16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2457쪽 이하, 2710쪽 이하)에서, 자금집행과 관련하여 ◇◇사업소장으로부터 지출에 대한 지시를 받고 회계프로그램에 입력을 하면 전표를 출력할 수 있으며, 소장의 결재를 받은 후 이를 본사에 송부하는 방식으로서 소장이 결재하면 본사로부터 자금집행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용역업체에 용역을 의뢰했을 경우에도 소장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받아 전표를 입력해서 소장의 결재를 받은 후 본사로 송부하여 ◇◇사업소로 금원을 받아 이를 집행하거나 본사에서 용역업체에 직접 입금을 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ㄹ) ▽▽▽구역 조합 관련자들( 공소외 4, 17, 18, 19, 20, 21)의 진술 내용

공소외 4는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71쪽 이하, 165쪽 이하, 200쪽 이하)에서, 공소외 4가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에 출마하여 2005. 9. 14. 주민총회를 통해 선출되었고, 선거운동 당시 피고인 5 회사를 시공사로 지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사실이 있으며, 선거운동에 홍보요원 약 10명을 사용하고 그 비용으로 700만 원을 공소외 5에게 지급하였고, 한편 2006. 2. 16. 주민총회를 거쳐 피고인 5 회사와 공소외 22 주식회사를 대상으로 조합원 투표를 한 결과 피고인 5 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17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28쪽 이하, 86쪽 이하) 및 10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외 17이 공소외 4의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 활동을 도와주었는데, 조합장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4가 사용한 홍보요원 용역대금은 공소외 4가 지불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5 회사 측에서 공소외 7에게 지불한 것으로 알고 있고, 공소외 4, 23이 공소외 7을 만나러 갔다 와서는 홍보요원 비용이 모두 해결되었다고 이야기하였는데, 그 취지는 시공사인 피고인 5 회사에서 모든 책임을 지기로 했다는 의미였으며, 한편 조합장선거가 끝난 다음날 공소외 4의 홍보요원 120여 명을 데리고 같이 식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18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78쪽 이하, 202쪽, 979쪽 이하) 및 11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외 18이 공소외 4의 조합장선거 활동을 도와주었는데, 조합장선거가 끝나고 회식할 때 보니까 공소외 4가 사용한 홍보요원 70명 정도의 사람이 모인 적이 있고, 시공사 선정과 관련하여 공소외 4가 사전에 다른 이사들과 의논 없이 시공사 입찰 조건을 정하였으며, 조합장선거 비용을 시공사에게 떠넘기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19는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05쪽 이하)에서, 공소외 19가 공소외 4의 조합장선거 활동을 도와주었는데, 공소외 4가 홍보요원 약 70여 명을 사용하였다고 들은 사실이 있고, 홍보요원 용역대금에 관하여 선거캠프에서 지급한 적은 없으며, 용역대금이 엄청나게 필요하기 때문에 피고인 5 회사에서 지급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20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39쪽 이하) 및 10회 공판기일에서, 공소외 20이 조합장선거에서 공소외 4와 함께 후보로 나섰는데, 조합장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4가 사용한 홍보요원 용역대금은 몇 억 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개인이 감당할 수 없고, 공소외 4의 조합장선거 활동을 도왔던 공소외 17로부터 피고인 5 회사 전담 시공사 선정업체인 공소외 6 회사의 공소외 7이 공소외 4를 도와서 홍보요원을 사용한 것으로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공소외 21은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56쪽 이하)에서, 공소외 21이 조합장선거에서 공소외 4와 함께 후보로 나섰는데, 공소외 4가 선거운동을 하면서 홍보요원을 사용하였고 많게는 100여 명이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있고, 홍보요원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였는지는 모르지만 피고인 5 회사에서 대줬다는 소문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2)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공소외 8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단독주택 재건축 용역보고서 검토내용의 기재 내용

ㄱ)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수사기록 308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로 2005. 1. 27.부터 2006. 12. 4.까지 수십 회에 걸쳐 금원이 입금된 바 있는데, 특히 2005. 10. 27. 62,370,000원이, 2005. 12. 13. 249,480,000원이 입금된 사실을 알 수 있다.

ㄴ) 공소외 8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수사기록 663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8 회사의 법인계좌에 2006. 1. 27.부터 2006. 9. 27.까지 수십 회에 걸쳐 금원이 입금된 바 있고, 또한 2005. 11. 30.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100,000,000원 및 52,174,000원이 각 입금된 바 있으며, 다음날인 2005. 12. 1. 공소외 4에 대한 조합장선거 홍보요원 용역대금 명목으로 80명에 대하여 약 1억 3,000만 원이 송금된 사실을 알 수 있다.

ㄷ) 단독주택 재건축 용역보고서 검토내용(수사기록 990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이는 앞서 본 이 사건 의견서와 마찬가지로 2007. 2. 7. 피고인 5 회사 ◇◇사업소 압수수색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서, 작성자 공소외 6 회사, 작성일자 2005. 12. 3., 제목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 ◇◇구, 동대문구, 도봉구, 중랑구, 노원구, 강북구)’으로 기재되어 있고, 첨부된 사진 중에는 2005. 12. 3. 이후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4가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와 관련하여 약 70명의 홍보요원을 사용하여 약 1억 3천만 원 상당의 용역대금이 발생하였는바, 공소외 4에게 당시 홍보요원 용역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고, 이후에도 7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던 점, ② 공소외 8 회사 법인계좌의 잔액이 거의 없던 상태에서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각 금원을 입금받았고, 그 다음날 공소외 4의 조합장선거에 사용된 홍보요원 용역대금으로 약 1억 3천만 원이 송금·지출되어, 결과적으로 공소외 6 회사로부터 나온 금원이 홍보요원 용역대금으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공소외 4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 조합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은 시공사로 참여할 피고인 5 회사에서 공소외 7을 통해 공소외 4에게 홍보요원 용역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서 대체로 일치하는 점, ④ 공소외 7이 공소외 5에게 의뢰하였다는 수도권 조사용역에 관하여는 공소외 7, 5의 진술 이외에 계약서, 용역보고서, 기타 자료 등의 아무런 물적 증거가 없고,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장인 피고인 2가 공소외 7에게 의뢰하였다는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에 관하여 작성된 용역보고서 상 작성일자와 첨부된 사진들의 내용이 일치하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에서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로 송금한 금원의 성격이,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장인 피고인 2가 ▽▽▽구역 조합의 조합장선거와 관련하여 공소외 7, 5를 통해 공소외 4에게 홍보요원 용역대금을 지원하는 명목이라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른 사정, 즉, ①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더라도, 송금 시기에 있어서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에 일부 금원이 송금된 날로부터 약 1개월 후에 그보다 더 많은 금원이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8 회사 법인계좌에게 송금되었고 이후 다시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에 금원이 송금된 구조이며, 송금 액수에 관하여는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에 송금된 합계 금액이 공소외 6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8 회사 법인계좌에 송금된 합계 금액보다 훨씬 많은바, 결국 이와 같은 송금 시기 및 액수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5 회사에서 송금한 금원이 공소외 6 회사를 거쳐 공소외 8 회사에 그대로 송금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② 비록 조합장선거 당시 공소외 4에게 홍보요원 용역비용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5는 7회 공판기일에서 그 이후 9,500만 원을 지급받았다고 증언하고 있어, 공소외 6 회사로부터 공소외 8 회사에 송금된 금원이 반드시 홍보요원 용역대금을 지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③ 시공사로 참여할 피고인 5 회사에서 공소외 7을 통해 홍보요원 용역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조합 관련자들( 공소외 4 제외)의 진술은 공소외 4, 7, 5 또는 피고인 5 회사 임직원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이 아니고, 특히 공소외 20, 21은 공소외 4와 함께 조합장선거에 출마하였다가 낙선한 사람들로서 그 신빙성이 크다고 할 수 없는 점, ④ 증 가 제4호증의 1(대한건설협회 시공능력공시검색결과), 제4호증의 2(2005년 종합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0개사 현황)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5 회사는 2004년 및 2005년에 종합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1위를 한 바 있음을 알 수 있고, 또한 이 사건 당시 ▽▽▽구역 조합의 조합장 후보자들 중 다수가 피고인 5 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피고인 5 회사로서는 다른 건설업체에 비하여 시공사 선정을 위해 발주자인 조합에 금원을 제공할 동기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점, ⑤ 피고인 2가 공소외 7에게 의뢰하였다는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 용역에 관하여 작성된 보고서는 피고인 5 회사가 임의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 대한 압수수색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서 수사 개시 전에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는 점, ⑤ 최초 금원이 송금된 계좌가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라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의 상위 기관인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 내지 피고인 5 회사 본사 임직원들이 ◇◇사업소의 자금집행 과정에 서면 또는 전자결재 등을 통하여 관여하였고, 나아가 위와 같은 금원 송금 명목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장인 피고인 1 및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장인 피고인 2가 공소외 7과 공소외 5를 통해 공소외 4에게 홍보요원 용역대금을 지원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4) 소결

피고인 1, 2가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고 주장되는 공소사실 기재의 상대방인 공소외 4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8조의2 에서 규정하는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사 공소외 4가 위 규정의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 또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1, 2가 공소외 4에게 도급계약의 체결 또는 건설공사의 수급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의견서 등은 변호인-의뢰인 특권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그 밖의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나아가 위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위 공소사실이 유죄라 하더라도 피고인 5 회사에 대하여 적용되는 양벌규정인 건설산업기본법 제98조 제2항 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하는 이상 이 주장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피고인 1, 2의 뇌물공여의 점 및 피고인 3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 {위 나.(1)항 및 다.항 관련}

(1) 위 피고인들의 주장 및 이 사건의 쟁점

(가) 위 피고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피고인 2가 피고인 3에게 계좌 이체 내지 현금 또는 수표 지급 등의 방법으로 위 공소사실 나.(1)항 및 다.항 기재와 같이 금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하나, 위 금원은 피고인 5 회사가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 명목이 아니라, 피고인 5 회사 ◇◇사업소가 피고인 3이 운영하는 공소외 15 회사로부터 구입한 재개발·재건축현황 자료의 구입대금을 지급하는 명목으로 교부된 것이다.

(나) 위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 1, 2가 피고인 3에게 피고인 5 회사가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하였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2)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고인 1, 2, 3 및 공소외 24, 25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각 진술 및 수사보고(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첨부 및 분석), 수사보고( 피고인 5 회사 전도금 계좌 통장사본 첨부), 피고인 3이 검찰에 제출한 자료인 보고서 샘플, 업무용역계약서 초안, 세금계산서 및 영수증 사본, ◇◇.xls 파일 출력물 1부, 피고인 1, 2에 대하여만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들로서 사무실 임대차계약서 초안, 업무용역계약서 초안 등이 있다.

(3) 각 증거에 대한 검토

(가) 피고인 1, 2, 3 및 공소외 24, 25의 각 진술

1) 피고인 1의 진술 내용

피고인 1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3569쪽 이하) 및 2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1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장으로 근무하였지만, 피고인 5 회사가 공소외 15 회사에게 금원을 송금하였는지 여부 및 송금 명목이 피고인 5 회사가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청탁 명목인지,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와 피고인 3 사이에 체결된 재개발·재건축현황 조사 용역에 관한 용역계약의 대금을 지급하는 명목인지 여부에 관하여 알지 못하고, 사업별로 예산을 심사해서 확정하여 배정해 준 부분에 관한 자금집행은 모두 사업소장인 피고인 2의 결정 하에 이루어졌으며, 전자결재시스템 상 피고인 1의 결재가 필요하지 않고, 자금집행에 관한 위임전결규정은 본 적이 없어 그 내용을 알지 못하며 관행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2) 피고인 2의 진술 내용

피고인 2는 검찰 2회 진술조서(수사기록 2539쪽 이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2960쪽 이하) 및 2회 공판기일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2004. 5. 내지 6.경 서울시 재개발기본계획이 나오기 전에 피고인 3이 피고인 2가 근무하는 피고인 5 회사 ◇◇사업소 사무실로 와서 재개발기본계획 자료가 있다면서 구입대금으로 2억 원을 달라고 하여 가격을 반으로 깎으려고 하였으나 다른 업체도 그 가격으로 하고 있다면서 절대 줄일 수 없다고 하여 결국 2억 원에 계약하였다. 계약 체결에 있어 본사로부터 자금집행에 관한 승인을 따로 받지는 않았고, 용역대금 명목으로 전표를 작성한 다음 본사로 송부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받았다. 계약 이후 피고인 3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보았는데 A4 사이즈로 분량은 250장 정도였고 옆으로 넘기도록 되어 있는 책자였던 것 같았다. 그런데 위 자료가 부실하여 그 다음 달에 일단 계약한 2억 원 중 1억 원을 공소외 15 회사의 법인계좌로 송금해 주고 세금계산서를 받았으며, 나머지 1억 원은 깎아보려고 하였으나 잘 되지 않아, 피고인 3에게 피고인 5 회사 성북사무소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사업소 전도금 계좌에서 여러 번에 나누어 1,500만 원 내지 2,000만 원의 수표로 인출하여 나머지 1억 원도 지급하였다. 계약서는 계약이 완결되었기 때문에 파기하여 현재 보관하고 있지 않다. 판매대금에 관한 증빙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사무실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 보는 한편 △△△△구역(현 △△1구역)에 대한 용역계약서를 작성해 본 적도 있으나 위 계약서들을 사용하지는 못하였고, 결국 공소외 15 회사의 인감이 찍힌 영수증을 받았다(다만 검찰 2회 진술조서에서는 피고인 3 명의의 개인 영수증을 받았다고 함).

3) 피고인 3의 진술 내용

ㄱ) 검찰 1회 진술조서(수사기록 1062쪽 이하)

피고인 3이 운영하는 공소외 15 회사가 △△1구역의 정비사업자로 선정된 후 시공사 선정과 관련하여 피고인 5 회사로부터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 다만 2004년경 서울시재개발기본계획 발표 후 이를 포함하여 전국재개발현황을 만든 자료를 피고인 5 회사에 1억 원 정도에 판 것으로 생각된다.

ㄴ) 검찰 2회 진술조서(수사기록 1075쪽 이하)

서울시 재개발기본계획 발표시점이 2004. 6.경이었으므로 피고인 5 회사에 재개발·재건축현황 자료를 판매한 시기는 2004. 7. 내지 8.경쯤일 것이고, 정보제공 대가로 받은 금액은 전회 진술한 1억 원이 아닌 2억 원이다. 피고인 5 회사 서부사업소 공소외 26 과장을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현재 계약서는 보관하고 있지 않다. 재개발·재건축현황 자료는 피고인 5 회사 외에도 공소외 27 주식회사에 약 2억 원에 판매하였으며, 또한 공소외 28 주식회사가 2억 원 정도에 계약했다가 계약금의 절반만 받은 상태에서 계약이 파기되어 돌려 준 적이 있고, 그 외 소규모 업체들 및 대기업에게 판매한 적이 있다. 한편, 피고인 5 회사 측에서는 재개발·재건축현황 자료에 포함된 정보의 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A/S를 요구하는 등 계약금액인 2억 원 중 1억 원을 나중에 지급하였고, 당시 피고인 3이 아니라 당시 동업하고 있던 공소외 24가 직접 수령하였다.

ㄷ)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수사기록 3621쪽 이하)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합계 2억 1,00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2004. 6. 내지 7.경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장 피고인 2로부터 서울지역 재개발기본조사 정보 판매료로 2억 원을 받은 것이고, 검찰 1회 진술조서에서 정보 판매료로 받은 금액이 1억 원이라고 진술한 것은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준 금액이 1억 원 뿐이기 때문이며, 검찰 2회 진술조서에서 서부사업소 공소외 26 과장에게 판매하였다고 진술한 것은 착각 때문이다. 또한 금액이 2억 1,000만 원인 것은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1억 원에 대한 부가가치세 1,000만 원을 포함하여 받았기 때문이다. 위 서울지역 재개발기본조사 정보는 2002년부터 약 1년 반 동안 피고인 3이 직원들을 통해서 수집했던 자료들을 정리한 것으로서, 개인들에게는 10만 원씩 받고 수천 명에게 판매하였고, 작은 규모의 업체에는 수백만 원을 받고 판매하였으며, 대기업으로는 피고인 5 회사와 공소외 27 주식회사에 각 2억 원에 판매한 사실이 있다. 한편, 공소외 15 회사는 주식회사로서 사실상 개인사업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인 3과 가족의 지분율이 50%를 넘지 않으며, 나머지는 직원들이 조금씩 가지고 있다.

ㄹ) 2회 공판기일

수사기관에서 서울지역 재개발자료 판매에 관한 진술이 일부 변경된 경위와 관련하여, 우선 금액에 관하여 처음에는 세금계산서가 발급된 부분에 대해서만 진술을 하다 보니 1억 원이라고 하게 된 것이고, 그 다음에 검사가 신문하기 전에 피고인이 먼저 2억 원으로 금액을 번복하였으며, 한편 세금계산서가 발급되지 않은 1억 원에 대해서는 피고인 5 회사와의 갈등 속에서 법인 영수증만 발급이 되었다. 비슷한 금액의 계약으로 공소외 28 주식회사와 공소외 31 주식회사가 있는데, 공소외 31 주식회사는 부가가치세 별도 금액이 1억 9,0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2억 900만 원, 2004. 6. 21. 8,360만 원, 2004. 11. 25. 6,270만 원, 2005. 3. 9. 6,270만 원을 각 입금받음)이고, 공소외 28 주식회사는 2억 원에 판매하고 계약금을 받았다가 계약 보름 만에 이를 해지하였다(2004. 4. 11. 7,480만 원을 입금받았다가 2004. 4. 28. 반환). 또한 계약 상대방에 관하여, 처음에는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의 모든 사업소에 영업을 다닌 바 있고, 피고인 5 회사의 다른 사업소에서도 사겠다고 하였다가 취소한 경우가 수차례 있었으며, 공소외 28 주식회사와 같이 계약을 했다가 나중에 해지통보한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피고인 5 회사 서부사업소로 착각하여 진술한 적이 있지만, 검사 신문 전에 피고인 3이 먼저 진술을 번복하였다. 계약서는 현재 분실하였고 피고인 5 회사에도 계약서가 없다고 하여 공소외 27 주식회사로부터 초안을 전달받아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서울지역 재개발자료의 가치에 관하여, 처음에 위 자료를 웹사이트에 올려놓은 다음 ◐◐일보와 연계하여 일반인들도 유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일보로부터 자료를 웹사이트에 올리는 비용에 대해서만 3,000만 원을 받았고, 개인이 위 웹사이트에 한 번 로그인해서 열람하는 대가로 10만 원을 지급받았으며, 로그아웃한 이후 다시 들어오려면 또 비용을 지급해야 할 정도로 고급 가치였기 때문에 불과 2년 동안 수천 명이 열람하였고, ◐◐일보에는 절반 정도 금액이 지급되었으며 나머지로서 공소외 15 회사에 입금된 금액이 약 5억 원 정도 되었다.

피고인 3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5 회사로부터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서울지역 재개발자료에 대한 판매대금을 지급받은 것이기 때문에 공소외 15 회사의 법인계좌로 돈을 송금받거나 수표로 받은 돈을 즉시 위 법인계좌에 입금시키고 세금계산서와 영수증 등을 작성하여 준 것이다.

4) 공소외 24의 진술 내용

공소외 24는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648쪽 이하)에서, 피고인 3이 공소사실 기재 각 금원은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에 정보자료를 판매한 명목으로 받은 것이고, 그 중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에 먼저 입금된 1억 1천만 원에 관하여는 위와 같이 판매한 정보자료를 만드는 업무에 대해 공소외 24의 회사( 공소외 29 주식회사) 직원을 파견해서 일을 같이 하였기 때문에 위 금원의 절반을 공소외 24가 나눠가졌으며, 그 후에 입금된 합계 1억 원은 피고인 3의 연락을 받고 여직원을 피고인 5 회사 ◇◇사업소로 보내서 현금 또는 수표로 수령하여 입금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5) 공소외 25의 진술 내용

공소외 25는 검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855쪽 이하)에서, 공소외 25가 피고인 3과 함께 공소외 15 회사에서 일하던 중, 서울지역에 있는 재개발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기 위해 직원 4-5명이 출장을 다니는 등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서 어느 지역이 재개발·재건축이 되면 가치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인지 조사하여 만든 자료를 인터넷을 통하여 개인들에게 팔았고, 공소외 31 주식회사에서도 한 번 와서 전국에 있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현황조사 및 차후 비전 제시에 관한 자료를 조사해 달라는 용역을 의뢰하여 5-6개월 정도 일을 해서 1억 8,000만 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기억하며, 피고인 5 회사에서도 공소외 31 주식회사와 비슷하게 전국의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였는데 그 금액도 공소외 31 주식회사와 비슷하였고, 공소외 24가 운영하는 공소외 29 주식회사 직원들이 공소외 15 회사 사무실로 온 적은 한두 번 있었던 것 같지만 재개발·재건축 자료를 만드는 일을 도와준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나) 그 밖의 증거들

1) 수사보고(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첨부 및 분석), 수사보고( 피고인 5 회사 전도금 계좌 통장사본 첨부)

수사보고(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 거래내역 첨부 및 분석, 수사기록 1261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공소외 15 회사의 법인계좌 중 ① 우리은행 (계좌번호 1 생략) 계좌에는 2004. 10. 22. 및 2004. 10. 29. 피고인 5 회사(취급점 란에 ‘분당팀’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건설부문 주택사업본부 계좌로 보임)로부터 각 5,500만 원이 입금되고, 2005. 3. 11. 현금 1,500만 원, 2005. 3. 14. 대체로 2,500만 원, 2005. 3. 15. 현금으로 4,000만 원, 2005. 3. 16. 현금으로 2,000만 원이 각 입금되었으며, ② 우리은행 (계좌번호 2 생략) 계좌에는 공소외 27 주식회사로부터 2004. 10. 21. 83,600,000원, 2004. 11. 25. 및 2005. 3. 9. 각 62,700,000원이 각 이체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수사보고( 피고인 5 회사 전도금 계좌 통장사본 첨부, 수사기록 1784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에서 전도금 통장으로 사용하던 우리은행 (계좌번호 3 생략) 계좌에, 2005. 3. 10.부터 2005. 3. 11.까지 피고인 5 회사(취급점 란에 ‘분당팀’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건설부문 주택사업본부 계좌로 보임)로부터 7회에 걸쳐 합계 1억 450만 원이 입금되었고, 2005. 3. 10.부터 2005. 3. 11.까지 10회에 걸쳐 현금으로 94,500,000원이 인출된 사실을 알 수 있다.

2) 피고인 3이 검찰에 제출한 자료인 보고서 샘플, 업무용역계약서 초안, 세금계산서 및 영수증 사본

보고서 샘플(수사기록 1404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현황에 관하여, 위치, 주소, 구역면적, 조합원수, 사유지 및 국공유지 면적, 시공사, 사업규모, 용적률, 연면적, 건폐율, 건축면적, 총가구수, 평형, 기본계획, 시공사선정, 구역지정, 관리처분계획, 추진위원회, 착공, 조합설립, 분양, 사업시행인가, 조합(추진위) 전화번호, 교육여건, 교통여건, 환경여건이 기재된 도표 형식으로 작성되어 있고, 수사기록에 첨부된 분량(구역경계 및 현장사진 제외)이 약 150쪽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업무용역계약서 초안(수사기록 3643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용역명 란에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서 상의 주택재개발 예정구역 현황조사 및 ○○구 ○○구역 주택재개발 현황 상세조사 업무용역’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금계산서 사본(수사기록 3660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2004. 10. 20.자 및 2004. 10. 25.자 각 50,000,000원으로 공소외 15 회사에서 피고인 5 회사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영수증 사본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2005. 3. 10.자 15,000,000원, 2005. 3. 11.자 25,000,000원, 2005. 3. 15.자 및 2005. 3. 16.자 각 20,000,000원으로 공소외 15 회사가 피고인 5 회사에 영수증을 작성해 준 사실을 알 수 있다.

3) ◇◇.xls 파일 출력물 1부(수사기록 2480쪽 이하)

수사기록 2482쪽 상 기재 항목 중 구역명 란에 ‘ △△1구역’, 일자 란에 ‘2005. 3. 10.’ 금액란에 40,000,000원, 적요 란에 ‘ △△중앙 전도금 청구’, 내용 란에 ‘대여금’으로 각 기재되어 있고, 구역명 란에 ‘ △△1구역’, 일자 란에 ‘2005. 3. 14.’ 금액란에 37,000,000원, 적요 란에 ‘ ◇◇사업소 전도금 신청’, 내용 란에 ‘대여금’으로 각 기재되어 있으며, 구역명 란에 ‘ △△1구역’, 일자 란에 ‘2005. 3. 14.’ 금액란에 23,000,000원, 적요 란에 ‘ ◇◇사업소 전도금 신청’, 내용 란에 ‘대여금’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4) 피고인 1, 2에 대하여만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들

ㄱ) 사무실 임대차계약서 초안

위 문서(수사기록 1036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5 회사와 공소외 15 회사 사이에 작성일 ‘2005. 3. 15.’, 임대인 ‘ 공소외 15 회사’, 임차인 ‘ 피고인 5 회사’, 계약금 100,000,000원, 임대기간 ‘2005. 3. 15.부터 2006. 3. 15.까지’, 임대목적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지번 생략) 건물 중 5층’(당시 공소외 15 회사의 사무실) 등의 내용이 기재된 임대차계약서 초안인 사실을 알 수 있다.

ㄴ) 업무용역계약서 초안

위 문서(수사기록 1386쪽 이하)의 기재 내용에 의하면, 갑 ‘ 피고인 5 회사 건설부문’, 을 ‘ 공소외 15 회사’, 용역명 ‘서울특별시 ◇◇구 △△△△구역(현 △△1구역) 조사 업무용역’, 용역기간 ’2004. 10. 11.부터 시공사 선정시까지‘, 작성일 ’2004. 10. .‘, 용역금액 100,000,000원, 용역금액의 지급방법 ’2회 이상 분할하여 지급한다. 등의 내용이 기재된 업무용역계약서 초안인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판단

앞서 본 각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로부터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로 송금된 합계 1억 1,000만 원 및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에서 받아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로 입금한 합계 1억 원을 지급받은 경위에 관한 피고인 3의 진술 내용이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바뀐 바 있는 점, ②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에 판매하였다는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현황 자료에 관하여, 피고인 3이 계약서 초안 및 웹사이트에 올린 조사 자료를 제출하였을 뿐 당시 작성되었던 계약서 원본 및 재개발·재건축 조사 보고서가 제출되어 있지 않고, 인터넷에 올린 자료는 개인이 10만 원을 지급하면 열람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유사한 내용으로 작성한 자료를 피고인 5 회사 등에 2억 원이라는 거액에 판매하였을지 의문이 들며, 위와 같은 자료를 작성함에 있어 공소외 29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공소외 24의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에 관한 피고인 3과 공소외 25의 진술 내용이 일치하지 아니하는 점, ③ 피고인 2의 진술에 의하면, 공소사실 기재 금원 중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에서 받아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로 입금한 합계 1억 원에 관하여 위 판매대금에 관한 증빙자료로서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사무실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 보기도 하였으며, △△△△구역(현 △△1구역)에 대한 용역계약서를 작성해 보기도 하였으나 결국 공소외 15 회사 명의로 작성된 영수증을 받았다는 것인바,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을 목적이었다면 영수증을 받는 이외에 굳이 다른 명목으로 금원이 지출되었다는 점에 관한 자료로서 사무실 임대차계약서나 용역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 더구나 업무용역계약서 초안(수사기록 1386쪽 이하)은 피고인 3이 운영하는 공소외 15 회사가 정비사업자로 선정된 △△1구역에 관하여 시공사 선정 시까지의 조사 업무 용역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점, ④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의 전도금 통장인 우리은행 (계좌번호 3 생략) 계좌에 2005. 3. 10.부터 2005. 3. 11.까지 피고인 5 회사로부터 7회에 걸쳐 합계 1억 450만 원이 입금되었고, 2005. 3. 10.부터 2005. 3. 11.까지 10회에 걸쳐 현금으로 94,500,000원이 인출되었으며, 또한 작성 경위 등이 불분명한 ◇◇.xls 파일 출력물 1부(수사기록 2480쪽 이하)에도 공소사실 기재 금원 중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에서 받아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로 합계 1억 원을 입금한 시기와 유사한 2005. 3. 10.부터 2005. 3. 14. 사이에 △△1구역에 관하여 △△중앙 전도금 청구 내지 ◇◇사업소 전도금 신청에 따른 대여금 명목으로 3회에 걸쳐 합계 1억 원이 지급된 내역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소사실 기재 금원, 특히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에서 받아 공소외 15 회사 법인계좌로 입금한 합계 1억 원은, 피고인 5 회사가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 명목으로 교부된 것이라는 강력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른 사정, 즉, ①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지급받은 경위에 관한 피고인 3의 진술 내용이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계속 바뀌기는 하였으나, 다른 한편 처음에는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지 않은 금원을 밝히지 않으려 하였고 피고인 5 회사의 다른 사업소에도 자료 판매를 시도하였기 때문에 자료를 판매한 사업소를 착각하였다는 피고인 3의 진술 내용을 고려하면 진술 내용 변경 경위를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고, 또한 금원 교부자인 피고인 2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피고인 3이 세금계산서 사본 및 영수증 사본을 제출한 바 있는 점, ② 피고인 3이 피고인 5 회사에 판매하였다는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현황 자료에 관하여, 비록 계약서 및 조사 보고서가 제출되어 있지 않으나, 피고인 3이 제출한 보고서 샘플은 그 항목 및 내용이 자세하고, 분량이 250장으로서 옆으로 넘기도록 되어 있다는 취지로 피고인 2가 진술한 내용과 어느 정도 부합하며, 공소외 15 회사의 우리은행 (계좌번호 2 생략) 계좌에 공소외 27 주식회사로부터 이체된 금액의 합계액이 2억 900만 원으로 공소외 27 주식회사에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1억 9,000만 원에 판매하였다는 취지로 피고인 3이 진술한 내용과 부합하는 점, ③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한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이 압수시부터 문건 출력시까지 변경되지 않았음이 담보되어야 하며, 특히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을 대신하여 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의 경우에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하는바(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참조), 위 증거들 중 ◇◇.xls 파일 출력물 1부(수사기록 2480쪽 이하)는 작성 경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비록 위 피고인들이 증거로 사용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신빙성이 낮다고 할 수 있고, 피고인 1, 2에 대하여만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들인 사무실 임대차계약서 초안(수사기록 1036쪽 이하), 업무용역계약서 초안(수사기록 1386쪽 이하) 또한 완성되지 않은 초안이고 작성 경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 신빙성이 낮다고 할 수 있는 점, ④ 최초 금원이 송금된 계좌가 피고인 5 회사 법인계좌라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의 상위 기관인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 내지 피고인 5 회사 본사 임직원들이 ◇◇사업소의 자금집행 과정에 서면 또는 전자결재 등을 통하여 관여하였고, 나아가 위와 같은 금원의 송금 명목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사정들만으로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장인 피고인 1 및 ◇◇사업소장인 피고인 2가 피고인 3에 대하여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 명목으로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교부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4) 소결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1, 2가 피고인 3에게 피고인 5 회사가 △△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참여조건을 제한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피고인 5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달라는 취지의 청탁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피고인 1, 2의 뇌물공여의 점 및 피고인 4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 {위 나.(2)항 및 라.항 관련}

(1) 피고인 1이 범행에 가담하였는지 여부

피고인 1은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대출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바,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외 1 회사의 대출에 사용된 전자어음의 발행 주체가 피고인 5 회사라는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의 상위 기관인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장이었던 피고인 1이, 피고인 2가 피고인 4가 운영하는 공소외 1 회사에게 피고인 5 회사 명의 전자어음을 담보로 제공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범죄사실 기재 금액 상당의 대출을 받게 해 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가담하였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 ‘증거의 요지’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피고인 5 회사 ◇◇사업소의 상위 기관인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 내지 피고인 5 회사 본사 임직원들이 ◇◇사업소의 자금집행 과정에 서면 또는 전자결재 등을 통하여 관여하였고 나아가 위와 같은 금원 송금 명목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앞서 본 사정만으로 피고인 5 회사 주택사업본부 ☆☆사업부장인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 함께 공모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피고인 2가 제공한 금원 자체를 뇌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앞서 ‘ 피고인 2, 4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에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반환받을 의사 없이 피고인 4에게 금원을 교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다만 피고인 2가 제공한 뇌물의 내용은 교부한 금원 자체가 아니라 그 금원에 대한 금융이익, 즉 무이자로 대여한 금원을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으로서 금융상의 편의를 제공받은 이익이라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① 피고인 1, 3, 피고인 5 회사 및 피고인 2의 피고인 3에 대한 뇌물공여의 점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② 피고인 2의 피고인 4에 대한 뇌물공여의 점 및 피고인 4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 또한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주위적으로 공소가 제기된 위 사실에 대하여 예비적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판시 뇌물공여 및 뇌물수수의 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이 부분에 관하여는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규진(재판장) 서경원 박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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