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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7. 5. 18. 선고 2016누70651 판결
[보조금반환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오산교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평정 담당변호사 홍용건)

피고, 피항소인

오산시장

변론종결

2017. 3. 16.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5. 2. 9. 원고에 대하여 한 1,752,929,000원 보조금반환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오산시에서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버스운송업체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시내버스 재정지원사업에 따라 피고로부터 합계 2,768,429,000원의 운영개선지원금(이하 ‘이 사건 보조금’이라 한다)을 교부받았다.

나. 그런데 원고는 위 기간 동안 버스운행 수입금 중 현금을 누락하여 적자금액을 실제보다 늘리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과다한 금액으로 이 사건 보조금을 지급받았고, 이를 범죄사실로 하여 2007. 1.경부터 2009. 9.경까지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소외 1은 2015. 4. 24.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판결(수원지방법원 2014고합730) 을, 2009. 9.경부터 현재까지 원고의 대표이사인 소외 2는 2015. 6. 5.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유죄판결[수원지방법원 2014고합652,736(병합), 서울고등법원 2015노719] 을 각 선고받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한편 원고는 위 형사소송 계속 중 편취금원의 변제 명목으로 합계 1,015,500,000원을 관내 시내버스 재정지원사업을 사실상 주관하는 경기도를 피공탁자로 하여 공탁하였고, 이에 경기도지사는 2015. 2. 6. 피고에게 원고로부터 이 사건 보조금 전액에서 위 공탁금을 공제한 나머지 1,752,929,000원(= 이 사건 보조금 2,768,429,000원 - 위 공탁금 1,015,500,000원)을 환수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2. 9. 위 경기도지사의 보조금 환수 요청 공문을 첨부하여 ‘재정지원(운영개선지원금 지원)사업 보조금 반환 통지’라는 제목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보조금 중 1,752,929,000원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5호증, 을3,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적자금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 사건 보조금을 과다하게 수령한 것은 인정하지만 원고가 적자금액을 늘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는 여전히 적자상태에 있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조금에서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늘린 적자금액에 상응하는 부분에 대하여만 환수처분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보조금 전액이 환수 대상임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 처분 취소소송의 피고 적격

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0조 제1항 제2호 , 제2항 제1호 는 “시·도는 수익성이 없는 노선의 운행 등의 사유가 있으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에게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 이 경우 보조 또는 융자의 대상 및 방법과 보조금 또는 융자금의 상환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해당 시·도의 조례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경기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 관리조례 제15조는 “도지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자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0조 제2항 각 호 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에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필요자금의 일부를 보조 또는 융자할 수 있다. 다만, 도지사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면허 및 등록에 관한 권한을 시장·군수에게 위임한 경우에는 이를 수임한 시장·군수가 그 필요자금의 일부를 보조 또는 융자할 수 있다. 이 경우 재정지원의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해당 시장·군수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경기도 사무위임 조례 제9조 제2항, [별표 2]에 의하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의 면허 및 등록 수리업무가 시장·군수에게 위임되어 있다.

이에 따라 오산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관리조례(이하 ‘오산시 관리조례’라 한다)는 제18조에서 “시장은 수익성이 없는 노선의 운행 등의 사유가 있으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에게 소요자금의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2조에서 “시장은 보조금을 교부받은 자가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원받은 경우에는 지원을 중단하거나 이미 지원된 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련 법령과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오산시 관리조례 제18조, 제22조에 따라 경기도지사로부터 이 사건 보조금 지급은 물론 그 환수 처분권한을 위임받았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5. 2. 9.자 보조금 반환 통지는 피고가 경기도지사로부터 통지받은 내역에 따라 오산시 관리조례 제22조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보조금 환수 조치를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경우 보조금 환수 처분을 외부적으로 한 행정청은 피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또한 행정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 등을 외부적으로 그의 명의로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행정처분을 하게 된 연유가 상급행정청이나 타행정청의 지시나 통보에 의한 것이라 하여 다르지 않다고 할 것이며, 권한의 위임이나 위탁을 받아 수임행정청이 정당한 권한에 기하여 그 명의로 한 처분에 대하여는 말할 것도 없고, 내부위임이나 대리권을 수여받은 데 불과하여 원행정청 명의나 대리관계를 밝히지 아니하고는 그의 명의로 처분 등을 할 권한이 없는 행정청이 권한 없이 그의 명의로 한 처분에 대하여도 처분명의자인 행정청이 피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14688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가 자신의 명의로 원고에게 이 사건 보조금 중 1,752,929,000원을 반환할 것을 통지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위 피고 명의의 통지서에 경기도지사의 2015. 2. 6.자 환수 요청 공문이 첨부되어 있기는 하나, 위 공문의 수신인은 피고 및 화성시장으로 되어 있어 이를 원고에 대한 대외적인 행정처분서로 볼 수는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보조금 반환을 명함에 있어 그 산정 근거로 첨부한 참고자료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에게 이 사건 보조금 환수에 관한 정당한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위 보조금 환수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의 피고적격이 피고에게 있음은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2) 이 사건 처분의 보조금 환수 대상 산정의 위법

어느 행정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 여부는 이를 일률적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고, 당해 처분의 근거가 된 규정의 형식이나 체재 또는 문언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그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안 되며,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3388 판결 참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1조 제3항 은 “국토해양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제50조 에 따른 보조금 또는 융자금을 받은 경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에게 보조금 또는 융자금을 반환할 것을 명하여야 하며, 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가 이에 따르지 아니하면 국세 또는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보조금 또는 융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토해양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보조금’에 대하여 이를 반환할 것을 명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위 규정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은 보조금’까지 반환할 것을 명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 규정의 문언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보조금에서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늘린 적자금액에 상응하는 부분을 산정하여 그 부분에 대하여만 환수를 명할 수 있고, 이 사건 처분의 환수 대상이 원고의 부정행위로 과다하게 지급된 보조금을 초과하여 정상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보조금까지 포함하고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한 환수처분은 법령의 근거가 없는 것이어서 위법하므로 취소하여야 한다.

3) 이 사건 처분의 취소 범위

가) 부과처분 취소소송에 있어 당사자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여 적법하게 부과될 정당한 부담금액이 산출되는 때에는 그 정당한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만 취소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부과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99두5542 판결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에서 제출한 증거나 자료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보조금 전액을 지급받을 수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나아가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늘린 적자금액에 상응하는 보조금액이 얼마인지를 산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부당하게 과다 지급된 보조금액이 원고가 이미 공탁한 금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도 확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보조금 전부가 환수대상임을 전제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위법하여 전부를 취소하여야 한다.

나) 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의무적 성격의 보조금인 유가보조금과는 달리, 이사건 운영개선지원금은 재정여건에 따라 지원규모 등이 결정되는 임의적 성격의 보조금이므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과다 지급된 부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지급된 보조금 전부를 환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보조금 환수에 관한 위 관련 법 규정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받은 경우에 그 보조금을 반환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달리 보조금의 지급이 임의적이라는 사정만으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과 관련이 없는 정당하게 지급된 보조금도 환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② 피고는 또한, 원고가 누락한 현금 수입을 어느 노선에 포함하여야 하는지 확인할 수 없고, 운영개선지원금은 관내 시내버스 및 시외버스 업체의 모든 노선 수입금과 운송원가를 조사하여 지원율을 확정하는 것이어서 원고에 대한 정당한 보조금만을 따로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원고가 제공하는 기초자료를 신뢰할 수 없으므로, 이는 행정처분에 가분성이 없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처분은 일부 취소가 처음부터 불가능하므로 일부 위법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피고의 주관적인 사정에 불과할 뿐, 원고가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과다 지급받은 부분과 이러한 행위와 무관하게 정당하게 지급받은 부분을 산정·특정하는 것이 물리적·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한 외형상 하나의 행정처분이 가분성이 있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에 위법이 있으면 이를 전부 취소하지 않고 일부만의 취소도 가능한 것일 뿐, 가분성이 없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없는 경우라면 그 처분 전부를 취소하여야 하는 것이지 오히려 행정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③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보조금 청구시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재정지원을 받은 경우 보조금을 이의 없이 반납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각서의 취지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인하여 과다 지급된 보조금에 대하여는 이를 반납하겠다는 것이지 이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지급받은 보조금까지 포함하여 보조금 전액을 반환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정당한 보조금 부분에 대하여도 반환을 명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주현(재판장) 심활섭 이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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