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구고등법원 2004. 1. 30. 선고 2003누1067 판결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한철순

피고, 항소인

계명대학교총장(소송대리인 변호사 지홍원)

변론종결

2004. 1. 9.

주문

1. 원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가 2002. 1. 5.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제1 목록 기재 정보에 대한 정보비공개결정처분 중, 별지 제2 목록 기재 정보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취소한다.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02. 1. 5. 원고에 대하여 한(소장의 처분일자 2002. 1. 11.은 2002, 1. 5.의 오기로 보인다) 별지 제1 목록 기재 정보에 대한 정보비공개결정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학교법인 계명기독학원은 고등교육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대학인 계명대학교를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인데, 원고가 2001. 12. 5. 피고에 대하여 ‘행정감시 및 쟁송’을 사용목적으로 하여 별지 제1 목록 기재 정보(이하, ‘이 사건 정보’라 한다)에 대한 사본 및 출력물의 교부를 요구하는 정보공개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위 청구일로부터 30일이 지나도록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9조 제4항 에 의하면, 정보공개를 청구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공공기관이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비공개의 결정이 있는 것으로 보도록 되어 있으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날인 2001. 12. 5.로부터 공개 여부에 대한 결정 없이 30일이 지난 때인 2002. 1. 5. 피고의 비공개 결정이 있은 것으로 본다(이하 위 비공개 결정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가 정보공개법 제2조 , 제3조 , 제5조 , 제6조 에 의하여 이 사건 문서는 당연히 공개해야 할 정보에 해당하므로 공개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① 이 사건 문서는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 제7호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고, ② 원고가 이 사건 정보공개를 청구한 목적은 공익(행정감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비위사실을 포착하여 형사고발사건에 악용할 목적(쟁송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사건 문서가 공개될 경우 이를 왜곡, 과장하여 계명대학교와 피고의 대외활동을 비난하는데 사용되어 학내 분규가 계속될 우려가 많은 사정에 비추어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규정취지나 신의칙상 정보공개가 허용되어서는 아니되며, ③ 학교법인 계명기독학원에서는 총장의 특별업무추진비와 기관운영판공비를 부총장 및 총장비서실장의 특별업무추진비와 기관운영판공비와 같이 묶어 그 전체를 비서실 특별업무추진비와 기관운영판공비로 예산편성하여 집행하고 있는데, 그 실제 집행에 있어서 총장의 특별업무추진비와 기관운영판공비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비서실장이 이를 수령하여 집행하는 경우가 흔히 있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서류만으로는 그 실질적인 집행권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되지 않으므로, 총장의 특별업무추진비와 기관운영판공비 관련 서류만을 따로 가려낼 수가 없고, ④ 정보공개법 제2조 제3호 는 “공공기관”이라 함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정보공개법시행령 제2조 제1호 고등교육법에 의하여 설치된 각급학교를 정보공개법 제2조 제3호 소정의 공공기관의 하나로 들고 있으므로, 고등교육법에 의하여 설치된 계명대학교도 일응 정보공개의무를 부담하는 공공기관의 하나로 보이나, 한편 학교경영을 위한 대부분의 경비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국·공립대학교와는 달리 사립대학교는 대부분의 경비를 학교법인이 부담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특정 분야에 한해서만 한정적·일시적·국부적으로 국비가 지원될 뿐이어서, 사립대학교를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보공개법 제2조 제3호 소정의 공공기관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정보공개법시행령 제2조 제1호 에서 사립대학교를 공공기관의 하나로 규정한 것은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무효이고, 사립대학교가 국비를 지원받는 점 때문에 공공기관의 성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비의 지원을 받는데 기인하는 것이어서 위 시행령의 규정은 국비의 지원을 받는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는 규정으로 해석하여야만 정보공개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유효한 규정인데, 이 사건 문서는 국비에서 지원된 경비에 대한 문서가 아니라 학교법인이 조달한 경비에 대한 문서여서 피고가 이 사건 문서에 대한 공개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이하, 피고가 공개거부사유로 내세우고 있는 위 사유들에 대하여 차례로 살핀다.

(1)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6호 는 비공개대상정보의 하나로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규정하면서, 같은 호 단서 다목 으로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 보호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공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공개를 구하고 있는 이 사건 정보는 계명대학교의 운영과 관련하여 피고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 관련 지출비용이나 혹은 피고가 지급하게 되는 각종 격려금 및 경조금 등 금품지급에 관한 정보로, 그 지출내역이나 증빙 중에는 피고가 주최한 행사참석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하 ‘행사참석자정보‘라고 한다)와 피고가 지급한 금품의 최종수령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하 ’금품수령자정보‘라 한다)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 및 이 같은 정보는 해당부분만을 가려서 복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나머지 정보와 분리가 가능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들 각 정보 중 계명대학교 교직원 또는 학교법인 계명기독학원 직원(이하 ’교직원 등‘이라 한다)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행사에 참석한 경우에는 직무의 일환으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그 밖에 직원 등이 직무와 관련없이 개인적인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한 경우나 일반인이 참석한 경우의 행사참석자정보와, 일반인 또는 교직원 등이 피고로부터 금품을 수령하는 경우의 금품수령자정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한 그 개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관점에서 볼 때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위 정보의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보다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이익이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이는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3. 3. 11. 선고 2001두724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정보 중 교직원 등이 직무와 관련하여 행사에 참석한 경우를 제외한 행사참석자정보와, 일반인 또는 교직원 등에 대한 금품수령자정보로서,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별지 제2 목록 정보 중 가, 나항 정보)는 법 제7조 제1항 제6호 에 의하여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피고 주장은 위 비공개대상정보에 한하여 이유 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없다.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7호 는 법인 등의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비공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영업상의 비밀이라 함은 법인 등이 영업활동을 함에 있어서 타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것에 관하여 정당한 이익을 가지는 정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학교법인이나 대학교의 교육기관으로서의 성격 및 기능, 그리고 앞서 본 이 사건 정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보가 일반적으로 학교법인이나 대학교의 영업상의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정보 중에 영업상 비밀로 특별히 보호되어야 할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증거도 없다.

다만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그 지출증빙 증에는 계명대학교나 학교법인 계명기독학원의 은행계좌번호가 포함되어 있음이 인정되는바, 이 같은 은행계좌번호는 공개될 경우 악용되면 당해 법인 등의 영업상의 지위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정보는 영업상 비밀로서 법 제7조 제1항 제7호 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2두9391 판결 ).

따라서 이 사건 정보 중 계명대학교나 학교법인 계명기독학원의 은행계좌번호에 관한 정보(별지 제2 목록 다항 정보)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피고 주장은 위 비공개대상정보에 한하여 이유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없다.

(2)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취지나 신의칙상 정보공개거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정보공개법은 제3조 에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원칙을 천명하는 한편, 제7조 에서 비공개대상정보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므로,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은 제7조 의 비공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정보공개청구인에게 이를 공개하여야 하고,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이 사용목적의 정당성 또는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여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행정감시의 목적 없이 오로지 계명대학교총장 개인에 대한 비위사실을 포착하여 형사고발사건에 악용할 목적만으로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거나 이 사건 문서가 공개되면 원고가 이를 왜곡·과장할 것이라고 인정할 명백한 증거도 없으며, 정보공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취지 또한 그 같은 사태를 방지하고자 함에 있는 것도 아니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다른 사람의 지출관련 정보와 분리가 어렵다는 사유로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 주장과 같이 예산편성 및 집행의 단위가 비서실로 되어 있고, 실제 총장이 지출하는 특별업무추진비나 기관운영판공비에 해당하지만 서류상으로는 비서실장이 이를 수령하여 집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지출내역이나 관련 증빙들에 의하면 그 실제 집행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쉽사리 판별될 수 있을 것이고, 그와 같은 판별이 어렵다면 관련 정보 전부를 공개하면 되는 것이며, 정보공개법상 이와 같은 경우를 따로 비공개대상정보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없다.

(4) 정보공개법시행령 제2조 제1호 의 효력 여부 및 제한해석 여부

“학교의 공공성”과 관련하여 교육기본법제9조 제2항 에서 학교는 공공성을 가지며, 학생의 교육 외에 학술과 문화적 전통을 유지·발전시키고 주민의 평생교육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제17조 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학교 및 사회교육시설을 지도·감독한다고, 제25조 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사립학교를 지원·육성하여야 하며, 사립학교의 다양하고 특성 있는 설립목적이 존중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고, 고등교육법제5조 제1항 에서 학교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교육재정”과 관련하여 교육기본법제7조 제1항 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고, 같은 조 제2항 에서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및 지방교육양여금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고, 고등교육법제7조 제1항 에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가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지원·보조할 수 있다고, 같은 조 제2항 에서 학교는 교육인적자원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예산 및 결산을 공개하여야 한다고, 제8조 에서 국가는 학술·학문연구의 진흥과 교육의 연구를 조장하기 위하여 실험실습비, 연구조성비, 또는 장학금의 지급 기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학교의 공공성과 학교재정에 관한 제 법령의 규정취지와 아울러 정보공개법의 목적(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함)에 비추어, 사립대학교에 대한 국비의 지원이 한정적·일시적·국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보공개의무를 지는 공공기관의 하나로 사립대학교를 들고 있는 정보공개법시행령 제2조 제1호 가 모법인 정보공개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났다거나 사립대학교가 국비의 지원을 받는 범위 내에서만 공공기관의 성격을 가진다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정보 중 별지 제2 목록 기재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공개대상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공개대상정보에 한하여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위 인정과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기(재판장) 김성수 이은신

arrow
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2003.6.20.선고 2002구합167
본문참조조문
기타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