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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수원지법 성남지원 1997. 3. 25. 선고 96고합165 판결 : 항소기각·상소기각
[강도살인·강도상해·강도예비][하집1997-1, 748]
판시사항

경찰의 가혹행위에 의한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는 이유로 사법경찰리 작성의 진술조서 및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들의 경찰에서의 자백진술이 경찰의 고문에 의한 가혹행위에 못이겨 허위로 진술된 것으로 보여지고,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자백 역시 경찰에서의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된 상황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역시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고 인정된다는 이유로, 그 증거능력을 부인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호현

제2심판결

서울고법 1997. 6. 13. 선고 97노716 판결

대법원판결

대법원 1997. 9. 5. 선고 97도1723 판결

주문

1. 피고인 1을 징역 단기 5년, 장기 7년에, 피고인 2는 징역 단기 2년, 장기 3년에 각 처한다.

2. 이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177일을 위 각 형에 산입한다.

3. 압수된 스텐레스 칼 1자루(증 제1호)를 피고인 1로부터, 등산용 칼 및 칼집 각 1개(증 제2호)를 피고인 2로부터 각 몰수한다.

4.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도살인의 점은 각 무죄.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 1은 1995. 4. 13.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절도죄 등으로 징역 장기 10월 단기 8월 및 벌금 20만 원을 선고받고 김천소년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1996. 2. 23. 위 형의 집행을 종료한 자인바,

1.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6. 9. 27. 21:50경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1동 1450 상대원1동사무소 뒤 공터에서 피고인 1은 공중전화로 제일야식집에 전화하여 제육볶음 등 야식을 주문한 다음, 배달원인 피해자 1(남, 17세)이 경기 성남 (차량번호 생략) 125㏄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가지고 오자 피고인 2는 "여기요."라고 불러 피해자를 유인한 다음 음식을 받는 척하다가 왼팔로 피해자의 목을 뒤로부터 감고 소지하고 있던 등산용 칼(증 제2호)을 피해자의 목에 들이대면서 피해자의 턱 부분을 1회 찌르고, 피고인 1은 소지하고 있던 스텐레스 칼(증 제1호)을 피해자에게 들이대고 무릎을 꿇게 한 후 "돈을 내 놓으라."고 겁을 주어 항거불능케 한 다음 피해자의 허리에 차고 있던 전대에서 금 173,000원과 피해자가 타고 온 위 오토바이 시가 금 1,000,000원 상당을 빼앗아 강취하고,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전경부 찰과상을 가하고,

2. 피고인들은 공동피고인 1(소년부 송치)과 1996. 9. 29. 20:30경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4482 소재 우성빌라 옥상에서 야식집에 음식의 배달을 주문한 다음 배달원으로부터 돈을 강취하기로 공모하여, 피고인 1은 공중전화로 "둘리야식"이라는 상호의 야식집에 전화하여 제육덮밥 등 음식을 주문한 다음, 피고인 1은 위 스텐레스 칼을, 피고인 2는 위 등산용 칼을, 공동피고인 1은 배달원의 입을 틀어 막는 데 사용할 양말을 각 준비하여 강도를 예비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판시 첫머리의 전과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판시사실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과 공동피고인 1의 이 법정에서의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해자 1, 한복남, 유재천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사법경찰리 작성의 압수조서(수사기록 제155장)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

1. 금강외과의원 원장 정호석 작성의 수사촉탁의뢰서 중 판시 상해의 부위 및 정도의 점에 부합하는 기재

1. 압수된 양팔 1켤레(증 제3호)의 현존 등을 종합하여, 판시 첫머리의 전과의 점은,

1. 검찰주사보 박용균 작성의 피의자 수형사실 확인보고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판시사실은 모두 그 증명이 있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각 형법 제337조(강도상해의 점, 각 유기징역형 선택), 제343조(강도예비의 점), 제30조

2. 누범가중(피고인 1):형법 제35조, 제42조 단서

3. 법률상 감경(피고인 2):소년법 제60조 제2항,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

4. 경합범 가중: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판시 강도상해죄에 정한 형에 가중)

5. 작량감경:각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피고인들은 피해자 1과 합의하였고, 이 사건 범행 후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고인 2는 초범인 점 등 참작, 다만 피고인 1은 집행유예 결격자이고, 피고인 2는 판시 제1의 강도상해의 범행을 한 후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판시 제2의 범행을 하였으므로 모두 실형을 선고한다).

6. 미결구금일수의 산입:각 형법 제57조

무죄 부분에 관한 판단

1.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도살인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들과 공소외 성불상 (이름 생략)(이하 공소외 1이라고 한다)는 1996. 9. 24. 03:00경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4293에 있는 "단대소공원" 놀이터에서 유흥비 마련을 위하여 야식집에 음식을 배달시킨 다음 공소외 1은 망을 보고 피고인들은 각자 소지하고 있던 칼을 이용하여 배달원을 협박하여 돈을 빼앗되 그가 반항하면 살해하기로 공모하여, 같은 날 04:00경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4302 앞 노상에서 피고인 1이 공중전화로 "둘리야식집"이라는 상호의 음식점에 전화로 오징어덮밥 등 음식을 주문한 뒤 위 공소외 1은 망을 보고 피고인 1은 음식을 가지고 온 피해자 2(남, 17세)의 뒤에서 왼쪽 팔로 목을 감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스텐레스 칼을 피해자의 목에 들이대고 피고인 2는 피해자의 정면에서 소지하고 있던 등산용 칼을 들이대며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고 피해자가 "왜 이래"라고 하면서 반항하자 피고인 1은 위 스텐레스 칼로 피해자의 오른쪽 어깨와 왼쪽 옆구리 부분을, 피고인 2는 위 등산용 칼로 피해자의 복부, 왼쪽 가슴과 왼쪽 팔 부분을 각 찔러 피해자를 땅에 쓰러뜨리고, 공소외 1이 쓰러진 피해자의 허리에 차고 있던 금 500,000원이 들어 있는 전대를 빼앗아 이를 강취하고, 위와 같이 칼에 찔린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06:20경 성남시 수정구 태평4동 7336에 있는 인하병원에서 흉복부 자창으로 인한 저혈성쇼크로 사망하게 하여 그를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2. 가. 먼저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중 피고인 2 작성의 자술서,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 1, 2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들이 그 내용을 부인하거나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였으므로 모두 그 증거능력이 없고, 사법경찰리 작성의 검증조서는 피고인들이 사법경찰리의 면전에서 자백한 범행내용을 현장에 따라 진술, 재연하고 사법경찰리가 그 진술, 재연의 상황을 기재하거나 사진으로 촬영한 것으로 피고인들이 이 법정에서 위 검증조서에 기재된 내용과 범행재연 상황을 모두 부인하고 있으며, 뒤에서 인정하는 바와 같이 임의성이 없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것이므로 위 검증조서 중 피고인들의 진술기재 및 범행재연의 영상 부분은 증거능력이 없다.

나. 다음으로, 검사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와 피고인 2에 대한 제1 내지 3회 피의자신문조서에는 피고인들이 위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들은 이 법원 공판기일에서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그 진정성립은 인정하지만, 경찰에서 심한 고문을 받았고 검찰에서의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당시에도 계속 외포된 심리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임의성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가 임의성 있는 상태에서의 진술에 의한 것인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그런데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1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1은 1996. 9. 29. 성남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에는 강도살인의 범행을 부인하다가 담당형사가 "네 친구와 동생이 다 말했으니까 말을 해라."고 하면서 수건으로 피고인 1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은 후 무릎을 꿇고 앉게 한 다음 무릎 뒤쪽에 방망이를 넣고 그 방망이 양쪽 끝부분을 두명이 약 50분간 짓밟는 등 고문을 당한 끝에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백에 이르게 되었으며, 같은 해 10. 1. 검찰에서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을 때에는 그의 신병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구치소로 이감되는 줄 알고 강도살인의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구치소가 아닌 경찰서 유치장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그 때는 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이었고, 피고인은 구치소에 가면 고문을 받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수사관과 함께 검사실을 나간 뒤 수사관이 피고인 1에게 "너를 때릴 것 같다."고 겁을 준 후 검사실 방문을 열면서 검사에게 피고인 1이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한다며 자백을 강요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2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2는 1996. 9. 29. 경찰 조사시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피고인 1과 같은 방법으로 약 20분간 고문을 당한 끝에 자백에 이르게 되었고, 같은 해 10. 1. 검사 앞에서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을 때에도 처음에는 강도살인의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검사와 그 옆에 있는 사람이 양 옆에서 옆구리를 발로 차므로 경찰에서처럼 맞게 될까봐 겁이 나서 자백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검사 작성의 피고인 2에 대한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에도 처음에는 강도살인의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시인했다고 기재되어 있다.),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1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증인 1은 1996. 9. 30.부터 성남중부경찰서 유치장에 피고인 1과 함께 구금되어 있었는데 피고인 1의 바지 무릎 부위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았으며, 피고인 1이 같은 해 10. 1. 03:00경 유치장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와서 많이 맞아 온몸이 아프다고 하였고 땀을 흘리고 끙끙 앓으면서 잠을 잤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 1의 영치물인 바지 1점을 찍은 사진의 영상(사법경찰관 작성의 검증조서에도 같은 사진이 있다)에 의하면, 피고인 1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한 1996. 9. 29.부터 적어도 같은 해 10. 5.경까지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에 입고 있던 흰색 마바지의 왼쪽 무릎 부위에 피가 묻어 있는 점,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2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증인 2는 피고인 1을 담당하여 수사한 성남중부경찰서 강력반 소속 형사로서, 피고인 1이 처음에는 강도살인의 범행을 부인하다가 피고인 2가 범행 일체를 자백하였다는 사실을 듣고는 자신도 강도살인의 범행을 자백하였고, 검사 앞에서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을 때에도 강도살인의 범행을 부인하였다가 자신과 함께 검사실을 나온 뒤 그가 피고인 1에게 "사실대로 진술하였느냐?"고 하자 경찰에서와 다르게 진술하였다고 하므로 "왜 그렇게 했느냐?"고 하니까 울면서 다시 진술하겠다고 하므로 다시 검사실 방문을 열고 "피고인 1이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한다."고 말하였고, 그가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피고인 1이 검사 앞에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그런데 수사기록에 편철된 피의사건발생 및 피의자검거보고(수사기록 제147장)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처음에는 강도살인의 범행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였다고 되어 있는데,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에는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강도살인의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만 기재되어 있는 점,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들의 신병이 기록과 함께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되지 않은 상태인 1996. 10. 1. 경찰에서 마지막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은 후 같은 날 검찰에서 작성된 점(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것은 같은 달 8.이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경찰에서의 자백진술은 경찰의 고문에 의한 가혹행위에 못 이겨 허위로 진술된 것으로 보여지고, 검사 작성의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자백 역시 경찰에서의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된 상황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역시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고 인정되므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이를 피고인들의 위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설사 피고인들의 위 각 자백이 임의성이 있어 그 증거능력이 부여된다고 하더라도 자백의 진실성과 신빙성까지도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 (1) 검사 작성의 피고인 1(제2회), 2(제1회)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스텐레스 칼(증 제1호)을, 피고인 2는 등산용 칼(증 제2호)을 각 소지하고 다니다가 위 각 칼을 이용하여 강도살인의 범행을 저지른 후 피고인 1은 휴지로 칼에 묻은 피를 닦아 내었고, 피고인 2는 가죽으로 된 칼집에 칼을 집어넣고 범행현장에서 도주한 뒤 물로 칼에 묻은 피를 씻어내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인 김종진 작성의 감정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스텐레스 칼 및 등산용 칼뿐만 아니라 위 칼집에서도 혈흔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점, 피고인들의 위 진술대로라면 피고인들이 강도살인의 범행에 사용하였던 흉기를 1996. 9. 29. 검거될 때까지 계속하여 소지하고 다니면서 판시 강도상해 및 강도예비의 범행을 하였다는 사실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칼이 강도살인의 범행에 사용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2)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범행장소를 물색하던 중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4302 소재 집 대문에 적혀 있는 번지를 보고 그 곳으로 음식을 배달하여 달라고 주문하였다고 되어 있는데, 검증조서에 첨부된 사진의 영상(수사기록 제324장)에 의하면 위 단대동 4302에 있는 집의 대문에는 번지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단지 대문 옆 벽면을 이루고 있는 타일 위에 작은 글씨로 "4302"라고만 기재되어 있는바, 통상적으로 야간에 위와 같이 벽면에 작은 글씨로 기재된 "4302"라는 숫자만을 보고 그것이 당연히 그 집의 번지임을 알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2는 경찰에서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을 때에는 담배를 피우러 나온 남자에게 물어서 위 "4302"번지를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피고인 1은 경찰에서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대문 옆에 기재된 숫자를 보고 그 곳의 번지를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는 등 서로 진술이 일치하지 않다가 제2회 피의자 신문 이후로는 위 대문 옆에 기재된 번지를 보고 알게 되었다고 일치되는 진술을 하고 있는 점, 수사기록에 편철된 수사보고(수사기록 제41장)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되기 이전에 수사관들이 이미 위 번지에 살고 있는 공소외 2로부터 위와 같이 대문 옆에 번지가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들었고, 따라서 범인들이 대문 옆에 기재되어 있는 숫자를 보고 위 집의 번지를 확인하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정말로 위 대문 옆에 기재된 "4302"라는 숫자를 보고 위 범행 장소의 번지를 알게 되었는지 의심이 가며, (3)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칼로 수회 찔러 쓰러뜨린 뒤 상태가 피해자의 허리에 묶여 있던 전대를 풀어 함께 도주하였다고 되어 있는데, (가) 먼저 피고인들과 공모하여 강도살인의 범행을 하였다는 상태에 대하여, 피고인 2는 1996. 9. 29.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작성한 자술서에서 피고인 1, 공동피고인 1과 함께 강도살인의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진술하였다가 곧바로 다시 작성한 자술서에서 피고인 1, 공소외 성불상 (이름 생략)라는 사람과 함께 강도살인의 범행을 한 것이라고 바꾸어 진술을 한 점,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서 강도살인의 범행에 공모, 가담하였다는 공소외 1이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고(검사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1은 공소외 1을 그가 지어낸 인물이라고 하고 있다.), 검사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1은 공소외 1이라는 사람을 약 3개월 전에 길을 가던 중 어깨를 부딪쳐 다툰 인연으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 성도 모른다는 것이며, 공소외 1로부터 일방적으로 연락을 받을 수만 있고, 그 자신은 공소외 1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점, 공소외 1이 한 범행의 내용에 관하여도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 1에 대한 제1회 및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반항하는 피해자를 칼로 찔러 쓰러뜨린 뒤 피고인 1이 피해자의 허리에 있는 전대를 당겼더니 풀어지길래 가지고 도주하였다고 되어 있는 데,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 2에 대한 제1 내지 3회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공소외 1이 쓰러진 피해자가 허리에 차고 있던 전대를 풀었다고 되어 있는 등 서로 일치하지 않는 진술을 한 점 등으로 보아 공소외 1이 과연 실존인물인지도 의심스러우며, (나)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을 조사하기 이전에 수사관들은 이미, 위 범행장소 부근에서 범인들을 목격하였다는 위 공소외 2로부터 위 범행의 범인은 세 사람이라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었던 점 등에 피고인들이 경찰에서 심한 가혹행위를 당하였다는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들의 강도살인의 범행에 대한 위 각 자백은 피고인들이 경험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수사관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결국 경찰 및 검찰에서 피고인들을 조사하여 얻은 내용은 피고인들을 체포하기 이전에 경찰에서 알고 있었던 내용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피고인들의 자백을 통하여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이 없으며, 특히 피고인들의 자백을 움직일 수 없게 하는 물적인 증거를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그 반면에 경찰에서는 피고인들의 자백을 통하여 피고인들이 버린 판시 제1의 강도상해죄의 피해품인 오토바이를 발견하였다).

따라서 검찰에서 피고인들이 한 위 각 자백은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

라. 그 밖에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동피고인 1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판시 제2의 강도예비죄 외에도 음식배달은 야식집 종업원을 칼로 찌르고 돈을 빼앗은 사실이 1회 더 있다고 공동피고인 1에게 말한 사실은 인정되나, 공동피고인 1이 말한 위 범행은 제11회 공판기일에서 공동피고인 1의 진술에 의하면 판시 제1의 강도상해죄의 범죄사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이 강도살인의 범행을 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로는 되기 어렵다 할 것이다(경찰에서는 공동피고인 1의 위 진술을 통하여 피고인들이 강도살인의 범행을 하였다는 단서로 삼고 있는 듯하나, 위 진술이 판시 제1의 강도상해죄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강도살인의 범행에 관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아니하였다.)

또,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2의 진술기재,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에 의하면 위 공소외 2는 강도살인의 범행일시경인 1996. 9. 24. 03:00경 강도살인의 범행현장인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4302 집 앞에서 젊은 남자 세명이 수근대고, 부근의 공중전화에서 전화하는 것을 목격하였는데, 그들이 바로 피고인들인 것 같기는 하다는 것이나 위 공소외 2는 어두운 가운데에서 위 세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을 뿐이지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는 못하였다는 것이고, 여기에 사법경찰리 작성의 압수조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문의 정낙은 작성의 부검감정서, 시험의뢰회보서의 각 기재와 제7회 공판조서 중 증 제1 내지 3호, 제5, 6호의 압수에 참여한 증인 양상열, 김봉선의 각 진술기재를 보태어 보더라도 피고인들이 강도살인 범행의 범인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으며,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하고 있는 나머지 증거들은 피고인들의 현장부재증명이 성립되지 아니한다는 증거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위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위 강도살인에 관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심창섭(재판장) 김재승 한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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