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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6도8627 판결
[업무방해ㆍ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미간행]
판시사항

[1] 범죄 후 법률의 변경이 있더라도 형이 중하게 변경되거나 형의 변경이 없는 경우, 형법 제1조 제1항 에 따라 행위시법을 적용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의 의미와 판단 기준 /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의미 및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는 것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소극) /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지 여부(소극)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권두섭 외 5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가. 범죄 후 법률의 변경이 있더라도 형이 중하게 변경되는 경우나 형의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1항 에 따라 행위시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1913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동퇴거불응 행위 당시 시행되던 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2014. 12. 30. 법률 제128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폭력행위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1호 는 상습적으로 형법 제319조 (퇴거불응)의 죄를 범한 자를 처벌하고, 같은 조 제2항 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제1항 각호에 열거된 죄를 범한 때에는 각 형법 본조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6. 1. 6. 법률 제13718호로 개정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는 제2조 제1항 을 삭제하고, 같은 조 제2항 제1호 에서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319조 (퇴거불응)의 죄를 범한 사람은 형법 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였다. 결국 이러한 개정에도 불구하고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319조 (퇴거불응)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법정형은 변경되지 않았다.

다. 이러한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동퇴거불응의 점에 대하여 행위시법인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 , 제1항 제1호 , 형법 제319조 제2항 을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형법 제1조 제1항 , 제2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5점 내지 제7점에 대한 판단

가.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으면 되고,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3587 판결 ,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218 판결 등 참조). 또한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ㆍ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며, 폭행ㆍ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등 참조).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850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방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 업무방해죄의 행위 태양인 위력, 업무방해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 내지 제4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인천국제공항은 이용객인 내ㆍ외국인들의 안전과 질서가 무엇보다 중시되는 장소인 점, 구 항공법(2016. 3. 29. 법률 제14116호 항공안전법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의하여 공항시설의 무단점유 등이 금지되어 있고( 제106조의2 ), 인천국제공항을 관리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시설의 보안과 안전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지도ㆍ감독을 받는 점(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제16조 ),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의 방법ㆍ규모ㆍ피고인 등이 들고 있던 피켓에 적힌 문구의 내용 등에 비추어 인천국제공항의 이용객들에게 위압감과 불안감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및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피고인 등과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나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원칙적으로 제3자의 지위에 있다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으로 이루어진 피고인 등의 이 사건 피켓시위 및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시위 중단ㆍ퇴거 요구에 불응한 채 계속해서 시위를 지속한 것은 도급인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관계에서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결론적으로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사용자 개념, 구 항공법인천국제공항공사법 관련 규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환(재판장) 박상옥 안철상(주심) 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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