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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6886 판결
[도로점용료부과처분취소][공2012상,701]
판시사항

[1] 지방자치법 제140조 제3항 의 이의신청을 제기해야 할 사람이 처분청에 표제를 ‘행정심판청구서’로 한 서류를 제출한 경우, 서류의 내용에 이의신청 요건에 맞는 불복취지와 사유가 충분히 기재되어 있다면 이를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갑 주식회사가 관할 구청장의 도로점용료 부과처분에 대하여 지방자치법이 정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여야 함에도 ‘행정심판청구서’라는 제목으로 불복신청서를 제출하였다가 행정심판위원회에서 행정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받은 뒤 위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위 서면의 제출을 이의신청으로 선해할 수 있는지 판단하지 아니한 채 행정심판청구가 위법하여 각하된 이상 제소기간은 원처분을 안 날부터 기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지방자치법 제140조 제3항 에서 정한 이의신청은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하여 행정기관이 심판하는 행정심판과는 구별되는 별개의 제도이나,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은 모두 본질에 있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한 상대방의 권리구제에 목적이 있고, 행정소송에 앞서 먼저 행정기관의 판단을 받는 데에 목적을 둔 엄격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서면행위이므로, 이의신청을 제기해야 할 사람이 처분청에 표제를 ‘행정심판청구서’로 한 서류를 제출한 경우라 할지라도 서류의 내용에 이의신청 요건에 맞는 불복취지와 사유가 충분히 기재되어 있다면 표제에도 불구하고 이를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볼 수 있다.

[2] 갑 주식회사가 관할 구청장의 도로점용료 부과처분에 대하여 지방자치법이 정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여야 함에도 ‘행정심판청구서’라는 제목으로 불복신청서를 제출하였다가 행정심판위원회에서 행정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받은 뒤 위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비록 표제가 ‘행정심판청구서’라고 되어 있다 하더라도 갑 회사가 위 서면을 어느 행정청에 접수하였는지, 그리고 서면의 기재 내용이 이의신청 시 기재하여야 할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여 위 서면의 제출을 이의신청으로 선해할 수 있는지 판단하지 아니한 채 행정심판청구가 위법하여 각하된 이상 제소기간은 원처분을 안 날부터 기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서일석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향열)

피고, 피상고인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지방자치법 제140조 제3항 은 사용료·수수료 또는 분담금의 부과나 징수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그 처분을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이의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항 은 사용료·수수료 또는 분담금의 부과나 징수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제4항 에 따른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처분청을 당사자로 하여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이의신청은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하여 행정기관이 심판하는 행정심판과는 구별되는 별개의 제도라 할 것이나,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은 모두 본질에 있어서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한 상대방의 권리구제에 그 목적이 있고, 행정소송에 앞서 먼저 행정기관의 판단을 받는 데에 목적을 둔 엄격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서면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의신청을 제기하여야 할 사람이 처분청에 표제를 행정심판청구서로 한 서류를 제출한 경우라 할지라도, 서류의 내용에 있어서 이의신청의 요건에 맞는 불복취지와 그 사유가 충분히 기재되어 있다면 그 표제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볼 수 있다.

2. 원심은, 원고가 인천 남동구 남촌동 (지번 생략)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서 ○○주유소(이하 ‘이 사건 주유소’라 한다)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도로의 일부(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를 이 사건 주유소의 차량 진·출입로로 점용해 온 사실, 피고는 이 사건 도로에 대한 점용료를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토지의 2010년도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여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점용료를 부과한 사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청구서라는 서면을 제출하였으나, 2010. 8. 23. 이 사건 처분은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은 취소소송은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나,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의 기간은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도로점용료 부과처분에 대하여는 지방자치법 제140조 제3항 소정의 이의신청만을 할 수 있을 뿐 행정심판법 소정의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없는데, 원고가 제기한 행정심판은 위법한 것이고,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에서 말하는 ‘행정심판청구’란 적법한 행정심판청구를 말하는 것으로 행정심판청구가 위법하여 각하된 이상 제소기간은 행정심판재결을 통지받은 날부터가 아닌 원처분을 안 날로부터 기산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을 안 날인 2010. 3. 15. 무렵부터 90일이 경과한 2010. 11. 26.에야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보아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면서 그 취지가 담긴 서면을 이 사건 처분청인 피고에게 제출한 것이라면 그 표제가 이의신청서가 아니라 행정심판청구서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는 것으로 선해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행정심판청구서라는 표제를 붙인 서면이 어느 행정청에 접수되었는지, 그리고 그 서면의 기재 내용이 사용료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시의 기재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관하여 심리하여 위 서면의 제출을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선해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했는데도, 원심은 이러한 점에 대한 심리를 하지 아니하고 원고의 이 사건 처분에 대한 불복을 행정심판으로만 보아 이 사건 소를 각하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법원의 판결에는 사용료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김능환 안대희(주심)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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