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다228083 판결
[손해배상(기)][공2017하,2319]
판시사항

[1] 경찰관에게 부여된 권한의 불행사가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한지 여부(적극)

[2]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의 직무상 의무의 내용 및 이때 상당인과관계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

[3] 국가가 소속 경찰관의 직무집행상의 과실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 손해배상의 범위를 판단하는 방법 및 이때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4]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 결정이 사실심 법원의 재량사항인지 여부(적극)

[5]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17조 제2항 에 규정한 유족구조금의 법적 성격 /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0조 ,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 의 규정 취지 및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급여와 범죄피해자 보호법에서 정한 유족구조금과의 관계

판결요지

[1] 경찰은 범죄의 예방, 진압 및 수사와 함께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직무로 하고 있고,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경찰관 직무집행법,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여러 가지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제반 상황에 대응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권한은 일반적으로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것이나, 경찰관에게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경찰관이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되어 위법하게 된다.

[2]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진다.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3] 국가가 소속 경찰관의 직무집행상의 과실로 말미암아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직무집행에서 요구되는 경찰관의 주의의무의 내용과 성격, 당해 경찰관의 주의의무 위반의 경위 및 주의의무 위반행위의 태양, 피해자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 나아가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4]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

[5]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의한 범죄피해 구조금 중 위 법 제17조 제2항 의 유족구조금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피해자 또는 그 유족들에 대한 손실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위 범죄행위로 인한 손실 또는 손해를 전보하기 위하여 지급된다는 점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의 배상과 같은 종류의 금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0조 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해당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국가배상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급여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구조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범죄피해자 보호법 시행령 제16조 는 “ 법 제16조 에 따른 구조피해자(이하 ‘구조피해자’라 한다) 또는 그 유족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보상 또는 급여 등을 받을 수 있을 때에는 법 제20조 에 따라 그 받을 금액의 범위에서 법 제16조 에 따른 구조금(이하 ‘구조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 에서 “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른 손해배상 급여”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수급권자가 동일한 범죄로 범죄피해자 보호법 소정의 구조금과 국가배상법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되는 같은 종류의 급여를 모두 지급받음으로써 급여가 중복하여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정조항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받은 구조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사망한 구조피해자의 유족들이 국가배상법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망한 구조피해자의 소극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다면 지구심의회는 유족들에게 같은 종류의 급여인 유족구조금에서 그 상당액을 공제한 잔액만을 지급하면 되고, 유족들이 지구심의회로부터 범죄피해자 보호법 소정의 유족구조금을 지급받았다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유족들에게 사망한 구조피해자의 소극적 손해액에서 유족들이 지급받은 유족구조금 상당액을 공제한 잔액만을 지급하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혜란 외 1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3, 원고 4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원고 1, 원고 2에 대한 상고와 원고 3, 원고 4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

1) 경찰은 범죄의 예방, 진압 및 수사와 함께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직무로 하고 있고,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경찰관 직무집행법,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여러 가지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제반 상황에 대응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권한은 일반적으로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것이나, 경찰관에게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경찰관이 그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되어 위법하게 된다 ( 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54482 판결 등 참조).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 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진다.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3. 2. 12. 선고 91다43466 판결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다3861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소속 경찰공무원들이 이 사건 신고를 이전의 다른 신고와 동일한 것으로 오인하여 이 사건 신고 시각으로부터 24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은 과실로 인하여 현저히 불합리하게 공무를 처리함으로써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직무상의 의무 위반과 피해자에 대한 살인사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며, 해당 경찰공무원들에게는 살인사건 발생에 관한 예견가능성도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그 이유 설시에 다소 미흡한 면이 있으나,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앞서 본 법리에 기한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국가배상책임에 있어 과실로 인한 직무상 의무 위반, 상당인과관계 및 예견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책임의 제한과 위자료 산정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

1) 국가가 그 소속 경찰관의 직무집행상의 과실로 말미암아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직무집행에서 요구되는 경찰관의 주의의무의 내용과 성격, 당해 경찰관의 주의의무 위반의 경위 및 주의의무 위반행위의 태양, 피해자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 나아가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3다2042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의 사실인정이나 피고의 책임감경비율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책임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나아가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 (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4137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살인사건의 발생 경위, 원고들의 신분 관계, 그 밖에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 액수를 확정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산정한 위자료 액수는 타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자료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의한 범죄피해 구조금 중 위 법 제17조 제2항 의 유족구조금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피해자 또는 그 유족들에 대한 손실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위 범죄행위로 인한 손실 또는 손해를 전보하기 위하여 지급된다는 점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의 배상과 같은 종류의 금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0조 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해당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국가배상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급여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구조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범죄피해자 보호법 시행령 제16조 는 “ 법 제16조 에 따른 구조피해자(이하 ‘구조피해자’라 한다) 또는 그 유족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보상 또는 급여 등을 받을 수 있을 때에는 법 제20조 에 따라 그 받을 금액의 범위에서 법 제16조 에 따른 구조금(이하 ‘구조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 에서 “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른 손해배상 급여”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수급권자가 동일한 범죄로 범죄피해자 보호법 소정의 구조금과 국가배상법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되는 같은 종류의 급여를 모두 지급받음으로써 급여가 중복하여 지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정조항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구조대상 범죄피해를 받은 구조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사망한 구조피해자의 유족들이 국가배상법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망한 구조피해자의 소극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다면 지구심의회는 그 유족들에게 같은 종류의 급여인 유족구조금에서 그 상당액을 공제한 잔액만을 지급하면 되고, 그 유족들이 지구심의회로부터 범죄피해자 보호법 소정의 유족구조금을 지급받았다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유족들에게 사망한 구조피해자의 소극적 손해액에서 유족들이 지급받은 유족구조금 상당액을 공제한 잔액만을 지급하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인 2015. 12. 2. 피해자의 자녀들인 원고 3, 원고 4에게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17조 의 유족구조금으로 52,545,380원을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 원고들이 지급받은 유족구조금은 피해자의 소극적 손해액에서 이를 공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위 원고들이 지급받은 유족구조금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범죄피해자 보호법 소정의 유족구조금과 손해배상청구권과의 관계 및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0조 ,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3, 원고 4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원고 1, 원고 2에 대한 상고와 원고 3, 원고 4에 대한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고영한(주심) 조희대 조재연

arrow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