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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광주고법 2001. 6. 28. 선고 99노900 판결 : 상고기각
[하집2001-1,816]
판시사항

명의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에 대한 공소제기의 효력

판결요지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 문서의 작성명의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할 것인데,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면 문서의 작성명의자로서 1인만을 특정하였을 뿐 나머지 종중원 20명에 대하여는 그 명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종중원"이라고만 기재하고 있으므로, 결국 종중원 20명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하였다는 부분의 공소는 그 공소사실을 기재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항소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A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의 점에 관하여(피고인들)

전북 완주군 B 임야 48,198㎡ 등 원심판시 28필지의 토지 합계 70,037㎡(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는 공소외 1, 2, 3 등 3인이 사정받은 토지로서 그 중 약 3분의 1 면적에 해당하는 특정부분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부분'이라고 한다)는 실질적으로 공소외 2의 개인 소유인데, 동인이 1941. 2. 무렵 사망한 뒤 그의 아들인 공소외 4가 사건 토지부분을 상속받아 점유 관리해 오다가 1970년 무렵 그 중 2분의 1지분을 피고인 1의 아버지인 공소외 5에게 매도한 이후 동인과 공동으로 이를 점유·관리하여 오던 중, 공소외 4가 1976. 7. 27. 사망하여 그의 손자인 피고인 2가 그 재산을 대습상속하였고, 한편 공소외 5는 1981년 무렵 공소외 4로부터 매수한 이 사건 토지부분 중 2분의 1지분을 다시 그의 아들인 피고인 1에게 매도하였는바, 이에 피고인들은 이 사건 토지 중 3분의 1지분에 관하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하 '특별조치법'이라고 한다)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피고인들이 1981. 2. 1. 공소외 4, 5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1/3지분을 매수하였다."는 내용의 보증서를 교부받은 다음 이에 기하여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 사건 토지 중 1/3지분에 관하여 피고인들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것이므로, 첫째 (특별조치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를 간편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별조치법의 규정에 따라 위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발급받아 행사한 것이고, 또 특별조치법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매매일자도 위 법 적용 대상일인 1985. 12. 31. 이전의 법률행위로 인한 것인 이상 그 이전의 적당한 일자를 특정하여 기재한 신청서에 의하여 이 사건 확인서를 발급받아 행사하였다고 하더라도 허위의 방법으로 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둘째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의 점에 대하여) 위와 같이 경료된 소유권보존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이므로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여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2) 각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점에 관하여(피고인 1)

피고인은 1994. 12. 무렵 C종중(이하 'C'라고 한다)의 회장인 공소외 6과 사이에 이 사건 토지 중 공소외 1, 3 명의로 되어 있는 2/3지분에 관하여 위 C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기로 협의한 후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 중 2/3지분에 관하여 위 C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라고 하면서 위 C의 직전 회장인 공소외 7의 도장과 위 종원들의 도장 및 자신의 도장 등을 교부하여 주어 이를 가지고 위 확인서발급신청서, 종중규약 및 의결서, 위임장 등을 작성, 행사한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은 위 각 문서를 작성함에 있어 그 작성명의인들의 승낙을 받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나. 양형부당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인들 및 위 C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인 점과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징역 1년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별조치법위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의 점에 대하여 그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당심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심판의 대상이 바뀌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의 위 각 죄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고, 나아가 피고인 1의 위 각 죄에 대한 부분은 원심판시의 다른 죄들과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 변경된 공소사실 부분과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시의 각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각 사실오인을 주장하는 피고인들의 항소이유는 여전히 당원의 판단대상이 된다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판단한다(다만, 위와 같이 변경된 공소사실을 전제로 판단한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피고인들의 특별조치법위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의 점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원래 전북 완주군 D의 임야 1필지이었으나, 그 후 위 B 등 원심판시와 같은 임야 및 전 28필지로 분할되었다)는 1918. 7. 20. 공소외 1, 2, 3 등 3인 명의로 사정되어 토지대장상에도 동인들 소유로 등재되어 있었던 사실, 피고인 2의 증조부인 공소외 2는 1941년 무렵 사망하고 그의 장남으로 재산상속인인 공소외 4는 1976. 7. 27. 사망하였는데, 공소외 4의 사망 당시 동인의 상속인들로는 피고인 2를 포함한 공소외 7의 상속인들(공소외 4의 장남으로서 동인이 사망하기 이전인 1971. 4. 25. 사망하였음) 이외에도, 공소외 4의 차남인 공소외 8, 장녀인 공소외 9, 차녀인 공소외 10 등이 있었던 사실, 그런데 E의 시조인 F의 20세손 G를 공동선조로 하는 종중인 H종친회(이하 'H종친회'라고 한다)는 이 사건 토지가 위 종중의 위토로서 공소외 1, 2, 3 등에게 명의신탁 된 것이라는 이유로 1994. 2. 무렵부터 이 사건 토지 전체에 관하여 위 H종친회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 2의 증조부인 공소외 2는 C나 H종친회 어느 종중에도 소속된 종원이 아니고, 피고인 1은 위 C에 소속된 종원이기는 하나 위 H종친회에 소속된 종원은 아니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토지 중 1/3지분이 공소외 2 명의로 사정된 점을 기화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에 관하여 자신들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기로 결의한 뒤 이 사건 토지 중 1/6지분(공소외 2 명의의 1/3지분 중 1/2지분)은 피고인 1의 아버지인 공소외 5가 공소외 4로부터 매수한 뒤 이를 다시 피고인 1에게 매도한 것처럼 하기로 하고, 1/6지분은 피고인 2가 공소외 4의 공동상속인들로부터 이에 관하여 피고인 2 단독 명의로 등기를 경료하는데 대하여 승낙을 받은 사실조차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4로부터 직접 매수한 것처럼 하여 "피고인 1이 1981. 2. 1. 공소외 5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공소외 2의 1/6지분을 매수하고, 피고인 2가 1981. 2. 1. 공소외 4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공소외 2의 1/6지분을 매수하였다."는 내용의 보증서와 확인서를 발급받은 다음, 이를 이용하여 위 1/6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 1 앞으로, 1/6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 2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먼저, 특별조치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특별조치법은 등기하여야 할 부동산으로서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등기부기재가 실제 권리관계와 일치하지 아니하는 부동산을 용이한 절차에 의하여 등기할 수 있게 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양수경위나 등기원인을 달리하여 보증서를 작성하거나 확인서를 발급받은 경우에는 비록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더라도 같은 법률위반죄에 해당함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할 것인데, 피고인들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2가 이 사건 토지 중 공소외 2 소유의 1/6지분을 상속받은 것이지 매수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각 인정 사실에 의하면 공소외 4가 사망할 당시 피고인 2는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취득하였을 뿐이므로, 결국 피고인 2 명의의 위 소유권보존등기는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등기라 할 것이어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피고인들은, 위 등기가 경료된 후 공소외 4의 상속인들이 피고인 2가 위 지분을 단독으로 상속하는 데 동의하였으므로 위 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로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는 등기 경료 당시를 기준으로 그 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여 유효한 경우에 한정되는 것이고, 등기 경료 당시에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였으나 사후에 이해관계인들의 동의·추인 등으로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죄의 성립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2) 피고인 1의 각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점

(가) 기초 사실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상에는 E의 시조인 F를 기준으로 그의 15세손인 I를 비롯하여 그 후손들의 분묘가 여러 기 설치되어 있어 오래 전부터 위 I의 후손들이 위 분묘에서 시제를 지내는 등 이를 관리하여 온 사실, 위 I의 아들로는 J와 K가 있고 위 J의 4세손으로 G가 있는데, 공소외 7은 1990. 6. 26. 자신이 주축이 되어 종중의 명칭을 "C종중"으로, 대표자를 공소외 7로 하여 위 I를 공동선조로 한 종중의 등록을 마쳤고(공소외 7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종중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할 목적으로 종중등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공소외 6을 비롯하여 위 G의 후손들은 1993. 4. 무렵 위 C의 종중등록이 종중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고 그 명칭도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새로이 종중등록을 하여 그 종중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등기를 경료하자고 결의한 후, 1993. 12. 24. 종중의 명칭을 "H종친회"(이하 'H종친회'라고 한다)로, 대표자를 공소외 6으로 하여 위 F의 20세손인 G를 공동선조로 한 종중의 등록을 마친 사실, 그런데 피고인 2의 증조부인 공소외 2는 위 F의 10세손인 L 위 I의 5대조인 M의 동생)의 직계후손으로서 위 C나 H종친회에 소속된 종원이 아니고, 피고인 1은 위 K의 9세손으로서 위 C의 종원이기는 하나 위 H종친회의 종원은 아닌 사실(위 H종친회에 대한 종중등록이 마쳐지기 전까지는 이 사건 토지상에 분묘를 둔 위 I의 후손들이 그 분묘를 관리, 수호하여 오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종중이 형성되어 이를 C라 호칭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위 J 이외에 K의 후손들까지 종원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종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소외 6을 비롯한 위 H종친회 소속 종원들은 자신들의 공동선조인 위 G가 이 사건 토지를 위토로 매입한 것으로 보고 1994. 2. 무렵부터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위 종중 앞으로 마치기 위하여 노력하였고, 그 과정에서 당시 농지위원이던 피고인 1에게 위 등기 절차에 필요한 보증서를 작성하여 달라고 하는 등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피고인 1이 이 사건 토지 중 공소외 2 명의로 되어 있는 1/3지분은 종중의 소유라 볼 수 없고 나머지 2/3지분도 위 H종친회가 아니라 위 C의 소유라고 주장하면서 위 요청을 거절하는 바람에 위 등기를 경료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위 H종친회 소속 종원들과 피고인들 사이에 불화가 생긴 사실, 그 무렵 공소외 6 등 위 H종친회 소속 종원들은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토지 전체를 위 H종친회가 매수하여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증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1에게 서명·날인을 요구하였으나 위 피고인이 이를 모두 거절한 사실, 그러던 중 피고인들은 원심판시와 같은 보증서와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 사건 토지 중 2/3지분에 관하여 위 C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결국, C 및 피고인들 공유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나) 확인서발급신청서 위조 및 동행사의 점(원심판시 제2의 가, 나항)에 대한 판단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위 C의 대표자로 등록되어 있던 공소외 7이 1992. 5. 무렵 사망한 후 C 종중에서 새로운 종중대표자를 선임하거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C 명의로 등기를 경료한다는 내용의 종중결의가 이루어진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1은 공소외 7의 도장을 소지하게 된 것을 기화로 제마음대로 위 C 명의의 확인서발급신청서를 작성하여 완주군청에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다가 위 기초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 위 C 및 H종친회의 종중등록 경위, 피고인들이 위 보증서와 확인서를 발급받은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1이 위 C로부터 위임을 받아 위 확인서발급신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종중규약, 의결서, 위임장의 각 위조 및 동행사의 점(원심판시 제2. 다의 각 항)에 대한 판단

① 공소외 6 명의 부분의 종중규약, 의결서 및 위임장에 대하여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위 C는 1990. 6. 26. 종중등록을 하면서 처음으로 종중규약을 만들었고, 또한 공소외 6이 위 C의 대표자로 선임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공소외 6은 1989. 4. 무렵부터 1997. 7. 무렵까지 사이에 위 H종친회의 대표자로 재임하였다), 피고인 1은 이 사건 토지 중 2/3지분에 관하여 위 C 명의로 등기를 마칠 목적으로 1995. 6. 초순 무렵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공소외 6 등 H종친회 소속 종원들의 도장을 이용하여 위 C의 1981. 4. 5.자 종중규약과 공소외 6을 위 C의 대표자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1995. 4. 5.자 종중결의서를 각 작성한 사실, 그 후 위 피고인은 1995. 6. 23. 법무사인 공소외 N에게 위 종중규약과 결의서를 제시하면서 위 피고인 1이 위 토지 지분에 관하여 위 C 명의로의 등기신청행위를 위 법무사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작성한 후 위 각 서류들을 이용하여 위 토지 지분에 관하여 위 C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각 인정 사실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0. 6. 26.자로 위 C 종중이 이미 등록된 상태에서 공소외 6은 1993. 12. 24. 위 C와는 별도로 위 H종친회를 등록한 후 자신이 그 대표자로 일하여 온 점, 공소외 6은 1994년 무렵부터 이 사건 토지 전체에 관하여 위 H종친회 명의로 등기를 경료하기 위하여 노력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1이 이를 반대하는 바람에 동인과의 사이에 불화가 있었던 점, 위 C 또는 H종친회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C 명의의 등기를 경료하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를 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종중규약 및 결의서 중 공소외 6 명의 부분과 위 위임장은 그 작성명의자인 공소외 6의 의사에 반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보이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6의 승낙을 받고 동인 명의로 위 각 문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서 공소외 6이 그의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는 점을 들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기록상의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6은 위 H종친회를 등록한 후 1994년 무렵부터 이 사건 토지 전체에 관하여 위 H종친회 앞으로 등기를 마치기 위하여 위 피고인에게 협조를 요청하였고, 이에 위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 중 1/3지분은 개인의 소유이고 나머지 2/3지분도 C의 소유라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위 요청을 거절하는 한편, "위 C 앞으로 등기를 경료하거나 또는 위 H종친회 앞으로 등기를 마치되 자신을 그 종원으로 인정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소외 6이 1995. 6. 무렵 위 피고인에게 자신의 주민등록등본을 교부한 사실, 그 후 공소외 6은 위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C 및 피고인들 앞으로 등기를 마친 사실을 알고 위 H종친회 종원들과 함께 위 피고인을 찾아가 항의하고 그 시정을 요구하면서 등기신청서류 등을 위조하였음을 이유로 고소를 제기하겠다고 하였고, 위 피고인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1996. 4. 무렵 이 사건 고소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다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가사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자신의 주민등록등본을 교부하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등기절차를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6은 적어도 이 사건 토지 중 공소외 2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2/3지분에 관하여는 위 H종친회 앞으로 등기가 마쳐질 것으로 보고 위 피고인에게 자신의 주민등록등본을 교부한 것이라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위 각 문서의 작성 및 행사가 공소외 6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범위 내의 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공소외 6을 제외한 나머지 20명 명의의 종중규약 및 의결서 부분에 대하여

위 종중규약 및 의결서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점 중 공소외 6 명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5. 6. 초순 14:00 무렵 전북 완주군 O 소재 피고인의 집에서 편지지 등 종이 위에 위 C종중 명칭, 목적 및 각종 규칙을 규정한 종중규약과 위 종중 대표로 공소외 6을 선임한다는 취지의 결의서를 임의 작성한 다음, 그 끝에 종중원 20명의 주소, 이름을 기재하고 그 이름 옆에 미리 새겨 가지고 있던 위 종중원들의 도장을 각 찍어서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인 종중규약 및 결의서 각 1부를 위조하고, 같은 달 23. 11:00 무렵 전주시 덕진구 P 소재 N 법무사사무실에서 그 정을 모르는 위 N에게 위 종중규약과 결의서가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제출하여 이를 일괄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 문서의 작성명의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할 것인데,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면 문서의 작성명의자로서 공소외 6만을 특정하였을 뿐 나머지 종중원 20명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그 명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종중원"이라고만 기재하고 있으므로, 결국 종중원 20명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하였다는 부분의 공소는 그 공소사실을 기재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83. 9. 13. 선고 82도2063 판결 참조).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각 양형부당의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당원이 인정하는 피고인들의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범죄사실 중 제1의 가항 4행 내지 7행의 "공소외 2 지분 1/3에 관하여 …… 공소외 4와 공소외 5로부터"를 "공소외 2 지분 1/6에 관하여 피고인 2가 자신의 증조부인 공소외 2의 상속인인 망 공소외 4로부터 매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확인서발급용지에 피고인 2가 1981. 2. 1. 공소외 2 지분 1/6을 공소외 4로부터", 제1의 나항 6행의 "피고인들이 각 지분 1/6의 소유자로"를 "피고인 2가 지분 1/6의 소유자로"로, 제2. 다의 (1)항 중 4행의 "공소외 6 외 종중원 20명의"를 "공소외 6의"로, 5행의 "위 종중원들의 도장을 각 찍어서"를 "공소외 6의 도장을 찍어서"로 각 변경하는 이외에는 원심판결 각 해당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가.피고인들에 대하여:각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1992. 11. 30. 법률 제4502호) 제13조 제1항 제1호 (판시 허위확인서 발급의 점, 징역형 선택), 같은 법 제13조 제1항 제4호 (판시 허위확인서 행사의 점, 징역형 선택),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어 1996. 7. 1.자로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28조 제1항 (판시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의 점, 징역형 선택), 구 형법 제229조 (판시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의 점, 징역형 선택)

나.피고인 1에 대하여: 형법 제231조 (판시 각 사문서 위조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34조 (판시 각 위조사문서 행사의 점, 징역형 선택)

1. 상상적 경합(피고인 1)

형법 제40조 , 제50조 {판시 제2. 다. 중 (2)항 기재 종중규약과 결의서의 일괄행사로 인한 위조사문서행사죄 상호간에 범정이 더 무거운 종중규약 행사로 인한 위조사문서행사죄에 정한 형으로, (4)항 기재 종중규약, 결의서, 위임장의 일괄행사로 인한 위조사문서행사죄 상호간에 범정이 가장 무거운 종중규약 행사로 인한 위조사문서행사죄에 정한 형으로 각 처벌,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 및 죄질이 가장 무거운 판시 허위확인서 행사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가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들의 각 연령, 성행, 환경, 전과,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결과, 피고인들과 고소인 사이의 관계, 범행 후의 정황, 이 사건 토지 중 1/3지분에 관하여 피고인 2의 증조부인 공소외 2 명의로 사정되고 그 지상에 공소외 2의 처 분묘가 설치되어 있는 점 등에 터잡아 위 1/3지분에 관하여 특별조치법에 따라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점, 피고인 1이 비록 공소외 6 명의의 각 문서 등을 위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C 명의의 등기를 경료하기는 하였으나, 위 C는 고소인측의 종중인 위 H종친회의 상위 종중으로 사실상 위 피고인에게 어떠한 개인적 이득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의 정상 참작)

공소기각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C 소속 종원 20명 명의의 종중규약과 의결서 위조 및 동행사의 점의 요지와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였음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결국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에 의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판시 공소외 6 명의의 위 각 문서위조죄 및 동행사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위 부분에 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아니한다.

판사 김진권(재판장) 김재영 최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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