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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8.9.5. 선고 2018나16484 판결
구상금
사건

2018나16484 구상금

원고피항소인

주식회사 케이비손해보험

피고항소인

디비손해보험 주식회사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2. 7. 선고 2017가단5050122 판결

변론종결

2018. 8. 22.

판결선고

2018. 9. 5.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85,997,654원 및 이에 대한 2017. 2.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원고는 A 2.5톤 화물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고 한다)의 보험자이다. 피고는 B 고소작업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고 한다)의 보험자이고, 제1심 공동피고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는 C 25톤 카고트럭(이하 '카고트럭'이라고 한다)의 보험자이다.

서울에서 청과소매업을 하던 망 D은 개인화물업을 하는 망 E에게 양파 운송을 의뢰하였다. E은 2016. 6. 29. 원고 차량을 운전하여 조수석에 D을 태우고 함께 충남 태안군 근흥면으로 가 D이 구입한 양파 20kg들이 854자루를 화물칸에 적재한 뒤 서울로 출발하였다.

E은 2016. 6. 30. 02:30경 서해안고속도로 금천방향 280㎞ 지점(평택시 포승읍 희곡리, 서해대교상) 3차로를 지나던 중, 원고 차량의 앞부분으로 앞서 가던 F이 운전하는 피고 차량의 뒷부분을 충격하였다(이하 위 사고를 '1차 사고'라 한다).

1차 사고가 난 후 피고 차량은 위 고속도로 3차로와 갓길에 걸쳐, 원고 차량은 그 뒤 3차로에 각 정차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약 1분 후 G는 카고트럭을 운전하여 위 부근을 통과하고 있었는데, 전방에 정차해 있던 원·피고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고 카고 트럭의 앞부분으로 원고 차량의 뒷부분을 충격하였고, 원고 차량을 역과한 뒤 피고 차량 뒷부분까지 충격하였다(이하 위 사고를 '2차 사고'라고 한다). 위 사고로 원고 차량에 타고 있던 E과 D은 각 다발성장기손상의 상해를 입고 사고 현장에서 사망하였다.

원고는 2017. 2. 6. 망 D의 유족에게 합의금 107,497,030원을 지급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포함한 모든 책임을 면책받았다.

한편, G는 2017. 5. 19. '전방주시의무, 조향장치 등을 정확하게 조작하여야 할 의무를 게을리 한 업무상 과실'로 이 사건 2차 사고를 발생시켜 망인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에 대하여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차 사고가 발생한 것은 피고 차량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최저속도를 위반하여 서행하였기 때문이고, 2차 사고가 발생한 것은 카고트럭 운전자가 졸음운전으로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여 1차 사고로 정차 중이었던 원·피고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피고 차량과 카고트럭 운전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1, 2차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여 망 D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고, 피고 차량과 카고트럭 운전자의 과실비율은 합하여 80%이다. 따라서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인 카고트럭 보험자와 공동하여, 원고가 지급하여 공동면책된 금액 중 그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85,997,65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 차량 운전자는 고속도로 주행 중 피고 차량의 타이어 1개가 갑자기 펑크나는 바람에 비상등을 켜고 시속 40km로 갓길을 주행하고 있었는바, 저속주행을 할 수 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피고 차량의 저속주행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앞서 가던 피고 차량의 크기가 크고 당시 직선 도로로 맑은 날씨여서 피고 차량을 식별하기 용이했던 점, 다른 차량들은 피고 차량을 잘 피해 갔던 점을 고려하면 1차 사고는 전적으로 원고 차량의 졸음, 과로운전 또는 전방주시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다.

2) 가사 1차 사고에 피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망인의 사망은 전적으로 카고트럭이 원고 차량을 역과한 2차 사고로 인한 것이므로, 1차 사고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3) 피고 차량 운전자의 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 차량의 과실 비율은 전체 사고의 4%(카고트럭이 80%, 원, 피고 차량이 나머지 20%, 그 중 피고 차량이 20%) 이하이고, 손해배상금 산정에 있어 망인의 호의동승으로 인한 책임 감경도 이루어져야 한다.

3. 판단

가. 1차 사고의 경위

앞서 본 증거와 당심에서 제출한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F은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서해안고속도로 금천 방면을 진행하던 중, 서해대교에 진입하기 직전 왼쪽 3열 타이어 중 1개에 펑크가 나자 서해대교상을 갓길을 따라 약 시속 40km로 주행하고 있었다. 피고 차량이 크고 갓길의 폭이 넓지 않아 3차선 오른쪽을 약간 침범해 있었고, 야간등은 켜고 있었다(비상등 점등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2) 당시는 여름철이고 시각은 새벽 2:30경으로 야간이었으며 날씨는 맑았다. 한편 사고 시점은 편도 3차로 평지의 직선 도로였고, 서해대교상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3) 원고 차량은 2.5톤 화물차량으로 사고 당시 약 1.7톤의 양파를 적재하고 3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이 앞서 갓길 쪽을 주행 중이던 피고 차량의 왼쪽 뒷부분을 약하게 충격하였다(그로 인하여 피고 차량이 앞으로 밀리거나 피고 차량의 운전자가 다칠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 스키드마크 등 원고 차량이 피고 차량을 발견하고 급제동을 하였다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4) 피고 차량 운전자 F은 사고 직후 휴대전화로 경찰 신고를 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뒤따라 시속 약 80~90km로 3차로를 주행하던 카고트럭이 졸음운전으로 제동을 하지 못한 채 위와 같이 3차로에 서 있던 원고, 차량 뒷부분을 강하게 들이받았고, 카고트럭은 그 진행하던 속도로 인하여 원고 차량을 역과하여 피고 차량까지 충격하였다. 피고 차량은 그 충격으로 튕기듯 앞으로 밀려 도로 오른쪽 가드레일을 피고 차량 오른쪽 앞부분으로 강하게 들이받았다. 두 사고의 시간적 차이는 약 1분 정도였다.

나. 피고 차량의 과실 유무에 관한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1차 사고에 피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도로교통법 제17조 제3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에 의하면, 고속도로에서는 최저속도보다 느리게 운전해서는 안되고, 다만 교통이 밀리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최저속도보다 느리게 운전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예외이다. 피고 차량의 운전자는 타이어가 펑크난 뒤 야간에 갓길에 정차하는 것보다는 차량을 이동시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여 갓길을 따라 최저속도(시속 50km)보다 다소 낮은 시속 40km로 주행하고 있었는바, 당시 저속주행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

원고 차량은 1.7톤 이상의 부피가 큰 화물을 적재하고 있어 스스로도 높은 속도로 주행할 수 없었을 터이고, 피고 차량이 큰 차량으로 야간등을 켜고 있고(비상등 점등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당시 야간이지만 가로등이 켜져 있는 평지의 직선도로였으므로 전방주시를 잘 하였다면 충분히 피고 차량을 식별하고 제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 도로에서 스키드마크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원고 차량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거나 전방주시의무를 현저하게 태만히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차량의 저속 주행이 사고 발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수사기관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본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 차량 운전자를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았다.

2) 위와 같이 1차 사고에 피고 차량의 과실이 없고, 두 사고 사이의 간격이 짧아 피고 차량 운전자가 1차 사고와 2차 사고 사이에 차량을 이동시키는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2차 사고에 관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1차 사고와 2차 사고가 경합되어 발생한 망인의 사고에 관하여 피고 차량 운전자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송인권

판사 유아람

판사 정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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