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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법 1994. 9. 16. 선고 93르202 제1특별부판결 : 상고
[사실상혼인관계존재확인][하집1994(2),635]
판시사항

가. 사망한 자와의 사실상혼인관계존재확인청구의 적부

나. 사망한 자와의 사실상혼인관계존재확인청구에 있어서 피고적격

판결요지

가. 사망한 자와의 사이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다는 확인의 청구는 단순한 과거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신분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일방이 사망하여 사실상 혼인관계가 해소됨으로써 사실상 혼인관계가 과거의 신분관계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확정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확인을 청구할 수 있다.

나. 과거의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의 청구에 있어서 당사자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는 명문의 규정이 없지만 신분관계존부확인의 소인 친생자관계존부확인청구에 관한 민법 제865조와 인지청구에 관한 민법 제863조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검사를 상대로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 검사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원심판결

제1심 대구지법 상주지원(1993.6.4. 선고 93드228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망 소외인의 사망 당시 원고와 망 소외인 사이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음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은 제1,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와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 사이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음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과거 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거나 확인의 이익이 없는 부적법한 소이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 검사를 상대로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청구를 할 수 있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어 피고에게는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제기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먼저 이 사건 소가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거나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피고와 참가인의 위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과거의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청구는 단순한 과거 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신분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일방이 사망하여 사실상 혼인관계가 해소됨으로써 사실상 혼인관계가 과거의 신분관계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확정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확인 청구를 허용하여야 할 것인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 제9조의6 , 제12조 , 같은법시행령 제16조, 제25조의 각 규정에 의하면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고 사망한 경우에는 근로자의 사망 당시 그에 의하여 부양되고 있던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도 법률상의 배우자와 동일하게 제1순위로 유족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되고, 원고와 동거생활을 하던 망인이 지하철공사현장에서 작업중 재해를 당하여 사망한 사실은 뒤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며, 갑 제5호증의 1,2, 제6호증의 1,2의 각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망인의 사망 당시 망인에 의하여 부양되고 있던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배우자라고 주장하면서 서울관악지방노동사무소장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규정에 의한 유족급여를 청구하였으나 서울관악지방노동사무소장은 원고가 망인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었던 자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유족급여의 지급을 보류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에 관한 법적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비록 과거의 신분관계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망인 사이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는지의 여부를 즉시 확정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와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다음으로 피고에게는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피고와 참가인의 위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과거의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청구는 과거 신분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점, 피청구인을 누구로 하느냐는 형식상의 문제에 불과하므로 이에 구애되어 실제 문제의 해결에 장애를 받게 할 이유가 없다는 점 및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청구도 신분관계존부확인의 소의 일종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비록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신분관계존부확인의 소인 친생자관계존부확인청구에 관한 민법 제865조 와 인지청구에 관한 민법 제863조 의 규정을 유추적용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3.3.8. 선고 81므76 판결 참조), 원고와 망인 사이의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 있어서도 민법 제865조제863조의 규정에 의하여 망인의 최후주소지를 관할하는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의 검사가 피고적격을 가진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에게는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피고와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가. 갑 제1호증 내지 제4호증, 제6호증의 1 내지 13, 제7,8호증의 각 1,2의 각 기재와 당심 증인 이운학, 정준화, 정말희의 각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68.6.27.생의 미혼녀로서 1991.1. 중순경 친구의 소개로 1964.8.10.생의 미혼남인 망인을 만나 사귀다가 같은 해 2.24.경부터 망인이 경영하던 점촌시 충현동 79의 8 소재 “남북갑피(구두방)”에서 망인과 동거생활을 시작한 사실, 망인은 구두방을 경영하여 얻은 수입으로 원고를 부양하고 원고는 가사일을 맡아 망인을 뒷바라지하면서 망인의 모친으로서 경북 문경군 호계면 (마을명 생략)리에 거주하고 있는 참가인을 수시로 방문하여 음식을 만들고 청소와 빨래를 하는 등으로 참가인의 집안일을 거들어 준 사실, 같은 해 6.경 망인의 형수가 다리수술을 하는 바람에 그 자녀들을 돌볼 사람이 없게 되자 원고가 그 자녀들을 데려다가 한 달 이상이나 돌봐 주고 그 해 추석에 원고와 망인이 참가인의 집에서 참가인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망인의 망부에 대한 차례를 올리게 되자 참가인의 가족들과 원고의 가족들도 원고와 망인을 사실상 부부로 인정하게 된 사실, 같은 해 12.경 구두방 영업이 여의치 아니한 상태에서 점포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자 망인은 구두방 영업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서울로 간 사실, 망인이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하게 되는 바람에 원고는 망인을 따라 서울로 거처를 옮기지 못하고 점촌에 있는 원고의 집과 문경군에 있는 참가인의 집을 왕래하면서 망인과 떨어져 생활한 사실, 1992.2.경까지도 망인이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였으나 원고와 망인이 무한정 떨어져 생활하기가 곤란하여 원고는 일단 거처를 서울로 옮겨 안정된 직장을 구할 때까지 여관 등에 임시로 거처를 정하여 생활하기로 하고 간단한 취사도구와 의복만을 준비한 채 서울로 올라가 공사현장 부근인 서울 금호동 소재 “정원여관”에 거처를 정한 후 그 곳에서 망인과 동거생활을 계속한 사실, 같은 해 4.말경 망인이 서울 가리봉동 소재 지하철 공사장에서 일을 하게 되자 원고와 망인은 공사현장 부근에 있는 “88여관”으로 거처를 옮겨 동거생활을 계속한 사실, 원고는 망인의 수입으로 여관에서 동거생활을 하면서도 장차 망인이 안정된 직장을 구한 후 셋방을 얻어 이사할 때를 대비하여 가계부까지 정리한 사실, 같은 해 5.25. 망인이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터널에 추락하여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원고는 그때부터 같은 해 5.27. 망인이 사망할 때까지 망인을 간병하였고, 망인의 시신을 화장한 후에는 원고가 그 뼛가루를 산천에 뿌린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일부 반하는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제2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 증인 1의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을 제3호증의 1 내지 4, 제4호증의 1,2, 제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사진 영상만으로는 위 인정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뒤집을 증거가 없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1991.2.24.경 원고와 망인이 혼인의 의사를 가지고 동거생활을 시작함으로써 원고와 망인은 사실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었다고 할 것이고 그 부부공동생활은 1992.5.27. 망인의 사망시까지 계속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 당시에 원고와 망인 사이에는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 당시 원고와 망인 사이에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음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원심판결을 취소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제1,2심 모두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덕수(재판장) 최우식 손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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