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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7두47847 판결
[증여세경정거부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특수관계가 없는 자 사이의 거래를 통해 거래상대방이 신주인수권의 취득과 행사로 인한 이익을 얻는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거래당사자가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여 거래를 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거나 그러한 거래조건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 사유가 있었던 경우,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2조 제3항 에서 말하는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같은 조 제1항 을 근거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갑 주식회사가 사모의 형태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자 을 주식회사가 이를 전부 취득하여 신주인수권증권을 분리하여 병 주식회사에 매도하였고, 같은 날 갑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정이 병 회사로부터 신주인수권증권을 매수한 후 이를 행사하여 주식으로 전환하고 과세관청에 주식 전환에 따른 이익에 관하여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였다가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0조 제1항 제2호 (나)목 을 과세의 근거로 삼을 수 없고, 제42조 제1항 제3호 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안 담당변호사 정승택 외 3인)

피고, 상고인

서울지방국세청장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조철호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1. 12. 31. 법률 제111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고 한다) 제40조 제1항 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신주인수권증권이 분리된 경우에는 신주인수권증권을 말한다) 또는 그 밖의 주식으로 전환·교환하거나,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이하 ‘전환사채 등’이라고 한다)를 인수·취득·양도하거나, 전환사채 등에 의하여 주식으로의 전환·교환 또는 주식의 인수를 함으로써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이익을 얻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 (나)목 에서 “전환사채 등을 발행한 법인의 최대주주나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서 주주인 자가 그 법인으로부터 전환사채 등을 그 소유주식 수에 비례하여 균등한 조건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수를 초과하여 인수·취득(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2항 에 따른 인수인으로부터 인수·취득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인수 등’이라고 한다)한 경우로서 전환사채 등에 의하여 교부받았거나 교부받을 주식의 가액이 전환가액 등을 초과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들고 있다.

나. 원심은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미래나노텍 주식회사(이하 ‘미래나노텍’이라고 한다)가 2008. 9. 18. 사모의 형태로 이 사건 사채를 발행하자, 주식회사 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이라고 한다)은 이를 전부 취득한 후 신주인수권증권(5억 원권 총 20매)을 분리하여 메리츠증권 주식회사(이하 ‘메리츠증권’이라고 한다)에 매도하였고, 메리츠증권도 같은 날 위 20매 중 16매의 신주인수권증권을 원고에게 바로 매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구 상증세법 제40조 제1항 제2호 (나)목 을 증여세 과세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구 상증세법 제40조 제1항 제2호 (나)목 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원고에게 신주인수권증권을 매도한 메리츠증권이 위 매도 당시에 적용되던 구 증권거래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공포되어 2009. 2. 4.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7항 에 따른 인수인에 해당하여야 한다.

(2) 구 증권거래법 제2조 제7항 에 따른 인수인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같은 조 제6항 제1호 내지 제3호 중 어느 하나에 속하는 행위를 하여야 하고, 그중에서 특히 구 증권거래법 제2조 제6항 제1호 는 ‘유가증권을 발행함에 있어서 이를 매출할 목적으로 그 유가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취득하는 것’을 이러한 행위 중 하나로 열거하고 있다. 나아가 위 법문에서의 ‘매출’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구 증권거래법 제2조 제4항 구 증권거래법 시행령(2008. 7. 29. 대통령령 제20947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의4 제2항 에 따라, 이미 발행된 유가증권의 매도의 청약을 받거나 매수의 청약을 권유받는 자의 수가 50인 이상이어야 한다.

(3) 그런데 메리츠증권은 5억 원권 총 20매로 발행된 신주인수권증권을 취득하여 그중 16매의 신주인수권증권을 원고에게 곧바로 매도하였을 뿐이고, 그 당시 50인 이상의 투자자를 상대로 매도의 청약을 하거나 매수의 청약을 권유하려는 ‘매출’ 목적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4) 이와 같이 메리츠증권은 구 증권거래법 제2조 제6항 제1호 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나아가 같은 항 제2호 제3호 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메리츠증권은 신주인수권증권을 매도할 당시 구 증권거래법 제2조 제7항 에 따른 인수인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상증세법 제40조 제1항 제2호 (나)목 구 증권거래법 제2조 제7항 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은 “ 제40조 에 따른 증여 외에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이익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을 그 이익을 얻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3호 에서 ‘ 제40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른 전환사채 등에 의한 주식의 전환·인수·교환 등 법인의 자본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거래로 얻은 이익’을 들고 있는 한편, 제3항 에서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아닌 자 간의 거래로서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이 거래당사자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거래상대방에게 신주인수권의 취득과 행사로 인한 이익을 사실상 무상으로 이전하는 경우에 그 거래상대방이 얻은 이익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한 입법 취지는 변칙적인 증여행위에 대처하고 과세의 공평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다. 그런데 특수관계가 없는 자 사이의 거래에서는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자신이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면서 거래상대방으로 하여금 증여이익을 얻도록 하는 것은 이례적이므로,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3항 은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을 적용하지 않도록 과세요건을 추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특수관계가 없는 자 사이의 거래를 통해 거래상대방이 신주인수권의 취득과 행사로 인한 이익을 얻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거래당사자가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여 거래를 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거나 그러한 거래조건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 사유가 있었던 경우에는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3항 에서 말하는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조 제1항 을 근거로 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두2449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들어, 원고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신주인수권증권을 취득한 것에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 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사채가 발행될 당시 미래나노텍은 그 주가가 하락하고 큰 투자손실이 예상되었으므로, 메리츠증권으로서는 신주인수권증권을 계속 보유하여 주가변동의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이를 곧바로 매도하여 수익을 조기에 회수하였고, 메리츠증권의 이러한 선택에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메리츠증권은 하나은행으로부터 취득한 20매의 신주인수권증권 중 4매에 관하여는 매수자를 찾았으나 나머지 16매는 매수자를 찾지 못하자 최대주주인 원고에게 대신 매수하도록 요구하였다. 이와 같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취득한 금융기관들이 사채발행법인의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자에게 신주인수권을 바로 매각한 사례들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3) 메리츠증권은 위 16매의 신주인수권증권을 3억 3,600만 원에 매수하였다가 2억 5,600만 원에 원고에게 매도함으로써 8,000만 원의 매각차손이 발생하였으나, 미래나노텍으로부터 수수료 9,000만 원을 수령하였으므로, 1,000만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4) 결국 미래나노텍은 유리한 이자율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하나은행과 메리츠증권은 각자의 사업활동에 따른 수익을 각 얻는 대신, 미래나노텍의 최대주주인 원고는 개인 재산을 투입함으로써 미래나노텍의 긴급한 자금조달에 기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3항 에서 정한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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