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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12. 27. 선고 87누1141 판결
[토지등수용재결처분취소][공1989.2.15.(842),246]
판시사항

가. 토지수용법 제14조 제16조 에 따른 사업인정의 법적성격과 효력

나. 토지세목공고의 의의

다. 행정청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도시계획구역안에서 토지, 건물 등을 수용할 경우에 토지세목의 고시가 필요한지 여부(적극)

라. 도시계획사업허가의 공고시에 토지세목의 고시의 누락과 그 수용재결처분의 취소

판결요지

가. 토지수용법 제14조 제16조 에 따른 사업인정은 그 후 일정한 절차를 거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일정한 내용의 수용권을 설정해 주는 행정처분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서 그 사업인정을 받음으로써 수용할 목적물의 범위가 확정되고 수용권으로 하여금 목적물에 관한 현재 및 장래의 권리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일종의 공법상의 권리로서의 효력을 발생시킨다.

나. 토지의 세목의 공고는 사업인정에 의하여 지정된 범위내에서 구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목적물을 임시로 결정하는 행위이며, 이로써 목적물에 대하여 막연한 효력밖에 없었던 사업인정이 현실화하고 구체화 된다.

다. 도시계획법 제29조 , 토지수용법 제14조 , 제16조 의 규정취지에 미루어 본다면 행정청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도시계획구역안에서 사업에 필요한 토지, 건물 등을 수용할 경우에도 토지세목은 고시되어야 한다고 풀이된다.

라. 도시계획사업허가의 공고시에 토지세목의 고시를 누락한 것은 절차상의 위법으로서 취소사유에 불과하고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사업인정 자체가 무효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위법을 선행처분인 사업인정단계에서 다투지 아니하였다면 그 쟁송기간이 이미 도과한 후인 수용재결단계에 있어서는 그 처분의 불가쟁력에 의하여 위 도시계획사업허가의 위와 같은 위법 부당함을 들어 수용재결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진주유씨 목천공파 종중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현배

피고, 상고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병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학교법인 동원육영회가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얻은 용인군수로부터 도시계획사업(한국외국어대학시설)의 시행허가를 받아 그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용인군수는 원고들 소유의 이 사건 토지와 임목의 소재지인 왕산리 일대의 토지를 포함한 지역을 도시계획사업지구로 편입시켜 1984.12.22. 용인군 고시 제157호로 최후의 변경허가고시를 하였는데 그 내용 중 토지세목이 누락되어 있었던 사실, 소외 학교법인은 위 사업시행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 등의 매수를 위한 협의를 하였으나 원고들과 그 손실보상 등에 관한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여 위 소외 학교법인의 수용재결신청으로 경기도지방 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처분이 있었는데 피고가 위 용인군 고시에 수용할 대상토지의 세목이 고시되지 아니하여 사업인정이 실효되었다는 이유로 위 수용재결을 취소하였고 이에 용인군수는 1985.9.16. 용인군 고시 제35호로 토지세목만을 다시 추가고시하여 원판시와 같은 위 위원회의 수용재결과 원고들의 이의절차를 거쳐 피고가 1986.5.29.자로 이 사건 재결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업인정의 고시에 있어서 토지세목은 그 주요내용으로서 토지세목의 고시가 없는 사업인정의 고시는 명백하고 중대한 흠이 있는 행정처분으로 당연무효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 소외 학교법인에 대한 도시계획사업시행허가는 유효한 고시가 없어 그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였고 또 이 사건 재결처분은 당연무효인 선행처분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니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 토지수용법 제14조 제16조 에 따른 사업인정은 그후 일정한 절차를 거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일정한 내용의 수용권을 설정해 주는 행정처분의 성격을 띠는 것이라 할 것이고 그 사업인정을 받음으로써 수용할 목적물의 범위가 확정되고 수용권으로 하여금 목적물에 관한 현재 및 장래의 권리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일종의 공법상의 권리로서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이며 ( 당원 1987.9.8. 선고 87누395 판결 참조), 토지의 세목의 공고는 사업인정에 의하여 지정된 범위내에서 구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목적물을 임시로 결정하는 행위이며, 이로써 목적물에 대하여 막연한 효력밖에 없었던 사업인정이 현실화하고 구체화되는 것이다 (즉 이로써 피수용자가 특정되고 수용, 사용의 대상이 되는 토지 등이 일응 특정되게 되는 것이나 종국적으로는 재결에 의하여 그 특정이 확정된다).

한편 도시계획법 제24조 , 같은법시행령 제25조 제1항 , 같은법시행규칙 제11조 에 의하면, 행정청이 아닌 자가 사업시행자인 경우에 시장 또는 군수가 고시하여야 할 허가내용에는 토지세목이 그 고시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행정청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사업에 필요한 토지, 건물 등을 수용할 경우에도 토지세목은 고시하여야 한다고 풀이된다 ( 도시계획법 제29조 , 제30조 , 토지수용법 제14조 , 제16조 ).

그런데 행정청이 아닌 자는 도시계획사업시행허가 신청시에 사업시행자의 위치도 및 계획평면도, 공사설계도서, 사용 또는 수용할 토지 또는 건물의 조서, 지번 및 지목과 소유권 이외의 권리의 명세서 등을 첨부하게 되어 있고( 도시계획법 제24조 제1항 , 같은법시행령 제25조 제2항 ) 시장, 군수가 위 도시계획사업시행을 허가함에 있어서는 미리 관계서류의 사본을 일반에게 공람시켜 도시계획사업시행지구안의 토지 또는 건축물 등의 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에게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그 권리를 보호하고 있는 점( 도시계획법 제25조의2 , 같은법시행령 제27조의2 )과 앞서 본 토지세목 공고의 법적성질을 아울러 고찰해 보면, 도시계획사업허가의 공고시에 토지세목의 고시를 누락한 것은 절차상의 위법으로서 취소사유에 불과하고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사업인정 자체가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법은 선행처분인 위 사업인정단계에서 그 사유를 들어 다투었어야 할 것이고 그 쟁송기간이 이미 도과한 후인 이 사건 수용재결단계에 있어서는 그 처분의 불가쟁력에 의하여 이 사건 도시계획사업허가에 위와 같은 위법 부당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이 사건 수용재결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 당원 위 1987.9.8. 선고 87누395 판결 참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반대의 견해에서 이 사건 도시계획사업허가단계에서의 토지세목고시의 누락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도시계획사업허가가 당연무효라고 판시하고 피고의 이 사건 재결처분을 취소하였음은 도시계획사업허가의 고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겠으므로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덕주(재판장) 배만운 안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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