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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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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2019.10.18. 선고 2019고합93 판결
준강간,특수상해,특수폭행,폭행
사건

2019고합93 준강간, 특수상해, 특수폭행, 폭행

피고인

A

검사

유지연(기소), 탁동완(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에토스, 담당변호사 은택, 신정욱

판결선고

2019. 10. 18.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준강간의 점은 무죄.

무죄 부분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범죄 전력]

피고인은 2017. 12. 8. 청주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죄로 징역 5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7. 12. 16. 위 판결이 확정되어 현재 집행유예기간 중이다.

[범죄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19세)과 교제하던 사람이다.

1. 폭행

피고인은 2018. 12. 8. 10:00경 청주시 흥덕구 C에 있는 피고인 운영의 D PC방에서 피해자가 전날 E에서 속칭 부킹을 하여 다른 남자들과 만나 술을 마시고, 스킨십을 하였다는 이유로 화가 나, 피해자에게 "어제 뭐 했는지 말해보라."라고 말하면서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0여회 때린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12. 18. 21:3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때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4회에 걸쳐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2. 특수폭행

피고인은 2018. 12. 8. 12:00 경부터 같은 날 16:00경까지 사이에 청주시 흥덕구 F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위 1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화가 나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때려 넘어뜨린 후 발로 피해자의 옆구리를 차고,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때리고, 발로 피해자의 등과 골반을 밟았다.

피고인은 계속하여 위험한 물건인 플라스틱 밀대 자루로 피해자의 등을 4회 때리고, 위험한 물건인 가위의 쇠 부위로 피해자의 머리를 8회 때리고, 헤어스프레이에 불을 붙여 피해자의 머리를 태운다고 위협하다가, 헤어스프레이 통 모서리 부분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2회 때렸다.

피고인은 계속하여 위험한 물건인 부엌칼로 피해자 옆구리에 대고 찌를 듯이 위협하다가, 부엌칼의 칼등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0여회 때리고, 위험한 물건인 가위로 피해자의 정수리 부위를 3회 때리고,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4회 때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3. 특수상해

가. 피고인은 2018. 12. 09. 17:00경 위 2항 기재와 같은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친구 G에게 피해자가 위 1항 기재와 같이 다른 남자와 부킹하고 술집에 간 것을 물어보다가 G이 대답을 늦게 하거나 피해자와 다르게 이야기한다는 이유로 화가 나 손바닥으로 피해자 머리를 15회 때려 넘어뜨린 후 발로 피해자의 가슴과 등을 10여회 밟고, 머리를 2회 밟고, 위험한 물건인 플라스틱 밀대자루로 피해자의 등을 4회 때려 피해자에게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우측 제10번 늑골선상골절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8. 12. 18. 08:00경 위 1항 기재와 같은 PC방에서 위 1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화가 나 위험한 물건인 쇠로 된 종이컵 홀더로 피해자의 어깨를 때리고, 위험한 물건인 스크레이퍼로 피해자의 머리를 4회 때리고, 주먹과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고, 개 목줄로 피해자의 목을 3회 감아 졸라 피해자에게 약 28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좌상 및 찰과상의 상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상해진단서, 사진(피해자 B의 상처), 문자(피의자 A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문자메세지

법령의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61조, 제260조 제1항(특수폭행의 점, 징역형 선택), 각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제257조 제1항(특수상해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 및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제3. 나.항 기재 특수상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 15년 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특수상해)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2. 특수상해·누범상해 > [제1유형] 특수상해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 ~ 2년

나. 제2범죄(특수상해)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2. 특수상해·누범상해 > [제1유형] 특수상해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 ~ 2년

다. 제3범죄(특수폭행)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3. 폭행범죄 > [제6유형] 누범·특수폭행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월 ~ 1년 10월

라.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6월 ~ 3년 7월 10일

(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교제 중이던 피해자를 수회 폭행하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 또는 상해한 것이다. 피고인의 범행은 그 범행수단의 위험성이 크고, 범행횟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개의 목줄로 피해자의 목을 감아 조르는 것을 포함하여 그 행위태양의 비난가능성도 매우 크므로 그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지 못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동종범죄인 판시 범죄전력란 기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으면서도 자숙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은 그 외에도 폭력 관련 범행으로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수회 있다.

다만, 피고인이 판시 각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이 사건 공소사실 중 준강간의 점]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12, 8. 16:00경 판시 제2항 기재와 같은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같은 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폭행한 다음 피해자에게 "나는 잠을 자야겠다. 내가 잠을 잘 동안 너는 옆에 있어라. 옷을 모두 벗고 방바닥에서 자라."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옷을 모두 벗고 팬티만 입은 채 차가운 방바닥에 누워 있다가 피고인 잠든 후에는 방바닥에서 웅크리고 앉아 추위에 떨고 있었다.

피고인은 같은 날 19:00경 3시간가량 잠을 잔 다음 일어나 판시 제2항 기재와 같은 폭행과 추위로 인하여 항거불능의 상태인 피해자에게 침대로 오라고 한 다음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목과 쇄골, 항문, 성기를 입으로 빨도록 하고, 피해자 몸 위에 올라가 피해자의 팬티를 벗긴 후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2. 판단

가. 이 사건 이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은 2012년 4월경 전 부인과 혼인하였다가 2018년 4월경 피해자와 사귀기 시작하였고 같은 해 5월경 전 부인과 이혼하였다. 피고인은 이후 이 사건이 있었던 2018년 12월경까지 피해자를 폭행하기나 피해자와 크게 다툰 적 없이 대체로 잘 지냈고, 피해자는 위 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심적으로 상당히 의지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8. 12. 8.경 피해자가 전날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자들과 술을 마시고 스킨쉽을 하였던 일과 관련하여 피해자를 추궁하면서 판시 각 범행을 하게 되었다. 이 부분 준강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판시 제2항 기재 특수폭행 범행을 저지른 이후 폭행과 추위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것이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성관계 시 피해자가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대체로 잘 지냈는데, 사건 당일 피고인이 돌변하여 10:00경부터 16:00경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수회에 걸쳐 판시 각 폭행 및 특수폭행 피해를 입었던 점, ② 그 폭행행위의 정도와 태양을 보더라도 밀대자루, 가위, 부엌칼을 이용하는 등 폭행이 매우 심하였으므로, 그러한 피해를 당한 피해자로서는 매우 큰 신체적 위협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능히 추단할 수 있는 점, ③ 피고인은 16:00경 폭행을 멈추고 피해자로 하여금 옷을 벗고 바닥에 누워 있으라고 한 뒤 침대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피해자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자 피고인이 벌떡 일어나 피해자에게 '어디 가냐, 자고 일어났는데 없으면 죽는다'는 등으로 위협을 하기도 한 점, ④ 피해자는 이 사건을 신고한 이래 일관하여 피고인에게 공포감을 느겨 성적행위에 대해 거절의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일관하여 진술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사건 당시 피고인의 성적 요구에 관하여 거절의 의사를 표하거나 실제로 거절하기가 현저히 곤란한 상태였다고 판단된다.

다.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1) 관련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261 판결 참조).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형법 제297조, 제298조의 강간 또는 강제추행의 죄와 같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항거불능의 상태라 함은 형법 제297조, 제298조와의 균형상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 때문에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2001 판결).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의 방법이 아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에 준하여 처벌하고 있으므로,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2) 이 사건 당시의 상황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잠을 자다가 19:00경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침대 옆 바닥에 있던 피해자에게 '춥냐'고 물어보더니 침대로 들어오라고 했다. 피해자가 침대에 눕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몸을 돌려 피해자를 껴안았다. 이때 피해자는 피고인이 '몸을 녹여주려고 그러나'라고 생각했다. 얼마 후 피고인과 피해자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유륜, 항문 및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고 자세를 바꾸기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관계를 했다. 위와 같은 일련의 성관계의 양상은 평상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성관계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3) 피고인의 준강간 고의 존부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① 피고인이 잠에서 깨어 피해자에게 춥냐고 물어본 후 피해자를 침대로 불러들여 껴안을 시점부터 피해자가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이용하여 간음행위를 하겠다는 고의가 있었다거나, ②)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성적 행위를 개시하거나 그 행위를 하는 도중의 어느 시점에 위와 같은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먼저 위 ①번 상황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잠에서 깨어나 피해자를 침대로 불러들여 껴안는 행위가 그 자체로 반드시 이후 피해자에 대한 간음행위로 나아가려는 성적 행위를 전제로 한 행위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②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도 당시 피고인이 자신을 녹여주려는 것이라고도 느꼈던 점, ③ 당시는 아직 피고인과 피해자 중 일방으로부터 헤어지자는 의사가 표출되었던 것은 아닌데,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분노 감정과 함께 한편으로 피고인의 앞선 폭행행위로 인한 관계의 불안을 느껴 피고인의 기준에서 그러한 긴장을 해소하고자 하는 생각이 피해자를 안아준다는 행위로 이행되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위 ①번 상황에서부터 피고인이 준강간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위 ②번 상황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를 안고 있다가 피해자와의 성적 행위에 나아가게 되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포옹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데, 포옹으로부터 직접적인 성행위 과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피고인의 폭행 등으로 의사가 제압된 상태에 있다는 것을 피고인이 새로이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겠다는 의사를 일으켰다고 볼 만한 별도의 계기 내지 자료가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 점, ② 위 성관계를 하던 당시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추가적으로 폭행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고인과의 성관계 양상이 평상시와 다르지는 않았던 점, ③ 피해자는 평소에도 피고인에게 의사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바, 위 성관계 과정에서 피해자의 표정과 거동 등에서 위 성관계를 원치 않는다는 내심이 피고인이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출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피해자는 당시 피해자가 몸을 떨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거절의사를 알았을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몸의 떨림만으로 미루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관계 거부의사가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그러한 의사를 표출하여 항거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② 상황에서 준강간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나경선

판사 설일영

판사 정선희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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