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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6.10.14.선고 2016고합616 판결
배임수재,사기
사건

2016고합616배임수재,사기

피고인

A

검사

이철희(기소), 김승언, 허준(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B

담당변호사 C

판결선고

2016. 10, 14.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4월에 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24,000,000원을 추징한다.

이유

범죄사실1)

[피고인의 지위]

피고인은 2009년 3월경부터 D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위 대학 융합 기술연구소에서 E 관련 연구를 수행해 오던 사람이다.

[기초 사실]

F(1990년경부터 2005. 5. 31.경까지 주식회사 F, 2005. 6. 1.경부터 2011. 12. 11.경까지 주식회사 G, 2011. 12. 12.경부터 현재까지 유한회사 G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F'라 한다)는 2000년경부터 2011년 경까지 'SKYBIO1125(주성분 PHMGrp2))'를 주원료로 하는 가습기살균제 제품인 'H'(이하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라 한다)을 제조·판매하였다. 그 기간 동안 국내에서는 원인 미상의 폐손상으로 인한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이에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병관리본부'라 한다)는 2011. 8. 31.경 역학조사에 따른 중간 조사발표를 통해 가습기살균제(또는 세정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3)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히며, 국민에게 최종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F를 비롯한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가습 기살균제 출시를 자제하도록 하였다. 그로 인하여 F를 비롯한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 업체들은 질병관리본부의 최종 조사결과에 따라 원인 미상 폐손상 환자 및 그 유족들로부터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받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F는 민·형사사건을 대비한 대응자료를 마련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흡입독성실험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특히 2011년 11월경으로 예

정된 질병관리본부의 동물흡입독성실험 결과발표 시기에 맞추어 이를 반박할 수 있는 F 측에 유리한 흡입독성실험 결과를 확보하기 위하여, GLP(Good Laboratory Practice, 우수실험실운영기준) 기관인 I[이하 이라 한다]과 독성학 전문가인 피고인을 연이어 접촉하였다.F 연구소장 J과 연구소 직원 K는 2011. 8. 30.경 I을 방문하여 그곳 관계자들과 피고인을 만나 흡입독성실험을 의뢰하면서 대책을 논의하였다. J은 2011. 9. 2.경 재차 피고인을 찾아가 대책을 논의하면서 "F가 원인 미상 폐손상 환자가족의 법적 저항을 방어하기 위하여 실험을 시행하려 하니 D대학교에서 관련 실험을 진행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였다. 피고인은 2011. 9. 3.경 F 측의 위와 같은 제안에 따라 구체적인 실험방법을 기안하여 J에게 이메일로 송부해 주었다.

피고인과 F, I 측 관계자들은 2011. 9. 6.경 | 사무실에서 모여 흡입독성실험은 I에서, 흡입독성실험에 참고할 PHMG 노출평가실험은 D대학교에서 각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은 2011. 9. 7.경 F 측 관계자 등을 상대로 '가습기살균제, 원인 미상 폐손상 위험요인 확인을 위한 연구 개요 및 계획'을 발표하였다. F는 같은 날 피고인을 연구책 임자로 하는 노출평가실험 연구용역을 D대학교에 의뢰하기로 확정하고 피고인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통보해 주었다.

F는 2011. 9. 20.경 D대학교 산학협력단과 'L 관련 업무' 연구계약(연구기간: 2011. 9.20. ~ 2012.9.19., 연구비:100,000,000원)을, 2011.9.21.경 I과 흡입독성실험 위탁계약을 각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D대학교 산학협력단과 F 사이에 체결된 'L 관련 업무' 연구계약(이하 '이 사건 연구계약'이라 하고, 이에 기하여 수행되는 연구를 '이 사건 연구'라 한다)의 연구책임자로 지정되어, 위 연구용역을 총괄하여 진행하였다.

[범죄사실]

1. 배임수재

피고인은 2011년 9월 초순경 F가 D대학교에 이 사건 연구를 맡기기로 결정함에 따라 그 무렵 이 사건 연구의 연구책임자가 될 것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연구책임자로서 D대학교의 사무인 이 사건 연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해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1. 9. 11.경부터 2011. 9. 14.경까지 사이에 아산시 N에 있는 D대학교 내 피고인의 연구실(이하 '이 사건 연구실'이라 한다)에서 당시 F 연구소장 J으로부터 F에 유리한 방향의 실험과 연구를 해 달라는 취지의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11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매월 200만 원을 자문료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1. 10. 10. F로부터 피고인 명의 우리은행 계좌(0)로 20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2. 9. 10.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12회에 걸쳐 자문료 명목 합계 2,40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이 사건 연구의 연구책임자로서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2. 사기

피고인은 이 사건 연구를 수행하며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참여연구원으로 허위 등록하여 그들 명의로 인건비를 청구하거나, 연구와 무관한 기자재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연구비를 편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가. 연구인건비 편취

피고인은 2012. 3. 23.경 이 사건 연구실에서 사실은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P이 이 사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참여연구원으로 등록한 후 피해자 D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인건비 지급신청을 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P 명의 우리은행 계좌(계좌번호 Q)로 인건비 명목으로 1,529,600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12. 10. 15.경까지 이 사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P, R, S, T를 참여연구원으로 등록한 후 인건비를 신청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로부터 합계 11,777,920원을 인건비 명목으로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나. 연구기자재비 편취 사실 'WAPS'는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U대학교 연구실(이하 'U대 연구실'이라 한다)에 설치하여 두고 다른 연구과제의 나노입자분석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V'란 업체로부터 빌렸을 뿐 이 사건 연구와는 무관한 장비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4. 2.경 이 사건 연구실에서 위 장비가 이 사건 연구 수행에 필요한 것처럼 세금계산서, 견적서 등 증빙서류를 피해자 D대학교 산학협력단 담당 직원에게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그 무렵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연구장비 재료비 명목으로 1,650만 원을 V 명의 계좌로 입금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12. 9. 12.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이 사건 연구와 무관한 기자재비가 마치 이 사건 연구에 지출된 것처럼 연구비를 청구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로부터 총 4회에 걸쳐 합계 5,700만 원의 연구비를 지급받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항]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J. W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및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X, Y, Z, AA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G와 D대간 연구용역계약서(연구내용 포함) 1부(증거목록 순번 19), A 자문위탁계약서 각 1부(2011. 9. 11. 자문위탁계약서 출력물 1부)(증거목록 순번 21), A 자문위탁 계약서 각 1부(2012. 12. 3. 자문위탁계약서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22), A 통장 거래내역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23), 각 기사 출력물 1부(증거목록 순번 49), 각 이메일 및 첨부 문서 출력물 1부(증거목록 순번 54), F 변호인이 제출한 자문내역 정리 문건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108), 피의자의 변호인이 제출한 자문리스트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109), M 관련 연구 보고서 1부(증거목록 순번 122), AN 보고서 1부(증거목록 순번 123), 가습기살균제 자문내용 (2011. 9. 4.)(증거목록 순번 129), 가습기살균제 자문내용(2011. 10, 15.)(증거목록 순번 130), AA 의견서 1부(증거목록 순번 148)

1. 수사보고(PHMG 및 PGH 관련 흡입독성 시험 결과 정리) 및 첨부서류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2), 수사보고(질병관리본부의 인과관계 규명과정 분석) 및 첨부서류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3), 수사보고(당국 발표에 대한 G. 측의 조직적 대응) 및 첨부서류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6), 수사보고(G의 불리한 I 흡입독성시험 결과 조직적 은폐) 및 첨부서류 사본 1부(증거목록 순번 7)

[판시 제2항]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AB의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및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AC, P, X, T, S, AD, AE, R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G와 D대간 연구용역계약서(연구내용 포함) 1부(증거목록 순번 19), 사용실적 보고서 1부(증거목록 순번 26), 도입 물품 12종의 세금계산서 등 각 1부(증거목록 순번 27), 연구원별 인건비 지출내역 1부(증거목록 순번 28), T 국민은행(AF)계좌의 D대 입금 내역 1부(증거목록 순번 34), T 연구소 참여근로 계약서(2012. 9.~2013. 8) 1부(증거 목록 순번 35), 연구비 관리세칙(2011년도 당시 시행) (증거목록 순번 58), 연구업무 규정(2011년도 당시 시행)(증거목록 순번 60), 연구윤리 부정 방지 및 올바른 연구비 사용 안내 (증거목록 순번 77), 연구비 집행 증빙서류 1부(증거목록 순번 124)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추징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판시 배임수재죄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F 측으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합계 2,400만 원(이하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이라 한다)은 정당한 자문의 대가일 뿐, 부정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신임관계에 기한 사무의 범위에 속한 것으로서 장래에 담당할 것이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후 그 청탁에 관한 임무를 현실적으로 담당하게 되었다면 이로써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청렴성은 훼손되는 것이어서 배임수재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도13719 판결 등 참조). 배임수재죄에서 '부정한 청탁'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필요는 없고,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충분하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청탁의 내용 및 이와 관련되어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 또한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등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어떠한 임무위배행위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178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타인의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에게 공여한 금품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53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F를 위하여 어느 정도 자문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은 자문료로서의 성질과 F 측에 유리한 방향의 실험·연구를 해 달라는 묵시적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을 갖는다.

가) 신임 관계의 내용 및 요구되는 청렴성의 정도

(1) 대학교수는 학문연구, 학생의 교육·지도, 산학협력 업무 등을 주된 직무로 하므로, 사명감과 공정성, 청렴성이 요구된다. 대학교수가 외부 기관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를 받아 대학교 또는 그 산학협력단 이름으로 실험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그 업무의 주체인 해당 대학교에 대하여 실험과 연구의 공정성, 객관성, 적정성 및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유지하여야 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

(2) 특히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 여부가 갖는 사회적 중요성과 관심의 정도, 이 사건 연구의 시기와 경위, 목적과 내용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연구는 통상의 다른 실험·연구업무에 비하여 고도의 청렴성과 객관성이 요구되었다.

나) 부정한 청탁 및 그 대가 수수의 동기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F 측 관계자들로서는 피고인에게 자사 측에 유리한 방향의 실험과 연구를 조건으로 금품을 제공할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

(1) F는 가습기살균제가 집단적인 중증 폐손상의 원인으로 확정될 경우 회사 이미지와 신뢰도가 크게 실추되고 피해자 측으로부터 민·형사책임을 추궁당할 위기에, 직면하였다. 이에 F 측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유리한 실험 연구결과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

(2)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2011. 8. 26.경 질병관리본부가 공식 발표에 앞서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및 원료공급업체를 대상으로 개최한 사전설명회에 정식 초청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석하여서는 곰팡이를 비롯한 다른 원인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질병관리본부의 입장을 반박하였다. 이를 계기로 F 측 관계자들은 피고인을 자사 측에 유리한 의견을 제시해 줄 전문가로 인식하게 되었다.

(3) 이 사건 연구계약은 L에 대한 검토 및 자문위원회 운영 등을 실험 연구과제로 정하고 있다. 특히 피고인이 실제 아파트 환경에서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를 권장 사용량만큼 넣고 초음파가습기 1대를 6시간 동안 최대로 가동하여 가습기에서 발생한 입자 크기와 PHMG 농도 등을 측정하는 노출평가실험을 시행하였다. 위 노출평가실험은 1차적으로 I 흡입독성실험의 조건 및 방법 설정에 필요한 참고자료를 제공하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위 노출평가실험 자체로도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 판단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가)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은 그 독성과 노출 정도를 종합하여 평가하게 된다.

(나) 피고인 스스로 검찰에서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이 밝혀지면 보상수준을 정함에 있어 노출 정도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78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다) 실제 피고인이 2012. 9. 19.경 위 노출평가실험의 최종보고서로 작성·제출한 'AN' 보고서(이하 '이 사건 최종보고서'라 한다)는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의 제조·판매책임에 관한 민·형사사건에서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독립된 자료로 사용되었다.

(4) F 측 입장에서 볼 때, GLP 기관으로서 실험 연구에 관한 엄격한 제한을 받는 I은 실험·연구결과의 권위가 있는 만큼, F 측 편의를 부탁하기 어렵다. 이에 비하여 대학교수인 피고인은 상대적으로 연구 의뢰자인 F 측 편의를 들어주기 수월한 입장에 있었다.

(5) F 측 관계자들은 I의 4주 흡입독성실험에서 자사 측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그 실험보고서의 승인을 미루고 [과의 흡입독성실험 위탁계약을 파기하여 13주 흡입독성실험이 진행되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F 측 관계자들은 유리한 실험·연구결과만을 기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연구 경과 및 최종보고서 결론 부분의 객관성 부족

(1) F는 2011. 9. 1.경 폐손상 환자 또는 그 가족들의 민·형사책임 추궁 가능성에 대비해서 자사 측에 유리한 실험결과를 확보하기 위하여 질병관리본부의 흡입독성 실험과 별도로 권위 있는 연구기관에 흡입독성실험을 의뢰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은 흡입독성실험 의뢰 결정과 그에 기한 전체적인 실험계획 수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하면서 F 측 목적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피고인은 F 측과 연구계약 체결을 위해 교섭 중이던 2011. 9. 3.경 스스로 F에 유리한 내용의 연구목표(Goals of research project)를 작성하여 F 연구소장 J에게 이메일로 전달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O To prepare claims from families of the deceased pregnant women (사망한 임산부의 가족들로부터의 항의 대비).O To identify real cause of the lung fibrosis(폐섬유화의 실제 원인 확인). ○ To restore company reputation(회사 명성 회복). To prepare future KFDA registration for humidifier antimicrobial agent(가습기살균제의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록준비).

(2) 당초 이 사건 연구에서 노출평가실험은 I 흡입독성실험의 조건 및 실험방법 설정에 필요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1차례 시행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1. 10, 17.경부터 2011. 10. 25.경까지 노출평가실험(이하 '가을철 노출평가실험'이라 한다)을 시행한 후 그 실험결과를 I에 제공함으로써 요구된 노출평가실험 과제를 완수하였다. I은 이를 참고로 4주 흡입독성실험 농도를 설정하여 2012. 1. 11.경부터 그 실험을 시행하였다. I의 13주 흡입독성실험 농도는 4주 흡입독성실험 결과를 참고하여 결정될 예정이었으므로, 피고인이 노출평가실험을 추가로 할 필요는 없었던 상황이었다(증거목록 순번 140 Z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그런데 피고인은 예정에 없던 추가 노출평가실험(이하 '겨울철 노출평가실험'이라 한다)을 2012. 1. 30.경부터 2012. 2. 29.경까지 시행한 다음 겨울철이 가을철에 비해 PHMG 농도가 현저히 낮게 측정된 실험 결과를 가지고 이 사건 최종보고서를 작성하였다.

(3) 이 사건 최종보고서는 실험 연구보고서로서 그 목적과 성질상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와 분석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여야 한다. 그런데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피고인이 F에 우호적인 입장에 서서 노출평가실험 결과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신중한 검토 없이 이 사건 최종보고서 결론 부분에 집단적 중증 폐손상 원인이 곰팡이 등 바이오에어로졸(bioaerosol)4)일 수도 있다는 취지로 F 측에 유리한 의견을 기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5)

(가)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경 역학조사 및 연구 결과 집단적 중증 폐손상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데 이어서 동물 흡입독성실험을 시행하여 2011년 11월 및 2012년 2월경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의 연관성이 확인된 중간 및 최종 실험결과를 발표하였다. 게다가 피고인은 이 F의 의뢰를 받아 시행한 흡입독 성실험에서 자문위원으로 관여하면서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가 폐손상의 원인일 수 있는 충분한 개연성을 직접 확인한 상황이었다. 이에 관하여 I 흡입독성실험의 운영책임자인 Z는 검찰에서 "급성흡입 실험에서 반수치사량(LC5006) 값이 GHS(Global Harmonized System) 1등급에 해당하였는데 그것만 보아도 PHMG의 독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우리나라 기준으로 유독물에 해당할 것이다. 4주 흡입독성실험 결과 PHMG의 무유해영향농도[NOAEL(No Observed Adverse Effect Level)]가 12.57 g/㎡로 추정되었다. 13주 흡입독성실험에서는 그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폐의 염증세포 등 생체 지표를 확인하기 위해 부검한 쥐의 폐에 식염수를 주사하는 방법으로 기관지 폐세척액 검사를 하는데 중·고농도에서 세기관지가 꽉 막혀서 세척 자체가 되지 않았다. PHMG가 몸에서 대사가 되지 않고 계속 기관지에 침착된 현상이므로, 사람이 흡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검사의 "가을철 노출평가실험 결과 측정된 PHMG 농도) 등을 고려할 때, 무유해영향농도가 12.57 g/㎡인 것은 독성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40 검찰 진술조서), 피고인 스스로도 검찰에서 I 실험 전에는 PHMG의 용해도가 높아 폐질환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토마이저를 사용한 질병관리본부 실험과 달리 초음파가습기8)를 사용한 의 4주 흡입독성실험에서 폐질환과 용량반응관계가 관찰되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F는 폐섬유화가 나올 것 같으니까 13주 흡입독성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추측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7 제2회 검찰 진술조서).

(나) 그런데 이 사건 최종보고서의 '연구결과 고찰 및 결론' 부분은 이 사건 노출평가실험의 조건 및 결과 요약과 함께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에게 발생한 폐섬유화 발생 시점은 겨울철로 추정된다. 그런데 노출평가실험 결과 가을철보다 온 습도가 낮은 겨울철에 PHMG가 훨씬 낮은 농도로 노출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가습기에서 분무되는 입자는 대부분 폐에 침착되기 어려운 크기이고, 폐에 침착될 수 있는 크기의 입자는 높은 농도를 형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PHMG와 같이 용해도가 높은 물질은 상기도에 침착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PHMG가 높은 농도로 노출되면, 사람이 그 자극성을 감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편 과도한 가습기 사용은 박테리아, 곰팡이 등의 바이오에어로졸의 생성을 촉진한다. 이상의 결과로 보아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에게 발생한 폐질환은 살균제 외에 다른 유해 요인의 조사가 필요하다. 가습기살균제에 의해 발생하였다고 의심되는 폐섬유화는 과민성 폐렴과 유사한 간질성 폐질환인데, 과민성 폐렴은 실내환경의 화학물질, 바이오에어로졸에 의하여 유발될 수 있다. 폐섬유화 환자들 가정에서도 곰팡이가 관찰되었지만, 실내 곰팡이와 그 밖의 다른 유해물질에 대한 조사가 결여되었다. 가습기살균제 외에 다른 유해 요인, 특히 곰팡이 등의 상관관계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결론이 기재되어 있다(증거목록 순번 123 이 사건 최종보고서 37~39쪽). 그리고 위 내용을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가을철 및 겨울철 노출평가실험에서 측정된 PHMG 농도 차이, 가습기에서 분무되는 입자 크기와 PHMG의 용해도 등을 근거로 하여, 집단적 중증 폐손상의 추정 원인으로 가습기살균제보다 곰팡이 등의 바이오에어로졸에 무게를 두는 것을 이 사건 연구 결과로 받아들이게 된다.

(다) 피고인은 이 사건 최종보고서에서 "겨울철에 공기 중 PHMG 농도가 낮은 이유는 가습기를 통해 발생된 mist 입자들이 건조한 벽면, 벽지, 침대, 이불 등에 흡수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이 사건 최종보고서 38쪽). 그런데 이러한 피고인의 설명에 따르더라도, 벽면 등의 습기가 충분해진 이후부터는 PHMG 농도 증가에 방해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최종보고서에도 겨울철 노출평가실 험결과에 관하여 "장시간 가습기를 가동하여 상대습도가 90% 이상이 되었을 때는 (PHMG 농도가) 챔버실험에서 90~100% 상대습도일 때 보여주는 6.248ug/㎡의 농도 정도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기재되어 있다(이 사건 최종보고서 38쪽). 또한 피고인은 검찰에서 "만일 건자재가 충분히 젖게 되면 상관없겠지만, 실험 시간이 하루 6시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옷이나 건자재에 모두 흡수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78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한편 이 사건 노출평가실험은 가을철과 겨울철 모두 하루 6시간 동안 비슷한 분무량으로 가습기를 가동하였으나,9)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가을철에 비하여 가습기 사용량은 더 많은 반면, 환기 빈도나 시간은 더 적다. 계절별 가습기 사용량과 환기율의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제한된 시간 동안 동일한 가습기 사용량을 전제로 한 노출평가실 험에서 겨울철이 가을철에 비해 PHMG 농도가 낮게 측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의 관련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

(라) 위(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검찰에서 "I 실험 전에는 PHMG가 용해도가 높아 폐질환을 유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I 실험결과를 통하여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최종보고서 중 가습기에서 분무된 입자의 크기, PHMG의 용해도 등을 근거로 PHMG가 폐에 침착될 가능성이 낮은 것처럼 기재한 부분도 피고인이 I 흡입독성실험을 통하여 직접 확인한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다.

(마) 나아가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에게 발생한 폐손상 원인으로 바이오에어 로졸(bioaerosol)의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은 객관성이 결여되었다고 보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상적으로 감염성 폐질환은 스테로이드 등 약물 투여로 증상이 완화되는데,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에게 발생한 폐손상의 경우에는 기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다. 해당 환자들에게서 폐섬유화와 관련된 세균, 진균 및 바이러스성 병원체가 발견되지도 않았다. 조직병리학적, 임상적 소견도 감염성 질환과 부합하지 않았다. 피고인도 해당 환자들에게서 감염성 질환의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자인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49 제3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둘째, 당시 해당 환자들에게 발생한 폐손상이 감염성 질환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진 상황이었다. 10)

셋째, 안전성평가연구소 AG센터장인 AA은 겨울철 흡입독성실험결과의 조작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당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에게 발생한 폐손상 이 감염성 질환이 아님이 명백해진 상황에서 폐손상 원인이 곰팡이 등 바이오에어로졸일 수도 있다는 결론 부분은 잘못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넷째, 곰팡이 등 바이오에어로졸로 인해 폐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

부분은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 목적을 위해 수행한 실험결과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다.

피고인이 수행한 가습기살균제의 노출평가실험의 목적은 아파트에서 실제 발생되는 PHMG의 농도를 구하는 데 있으므로,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PHMG 농도값을 결론으로 제시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연구목적에 부합하는 결론 제시에 그치지 않고 기존 연구를 인용하며 바이오에어로졸이 폐손상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그와 같은 결론은 피고인이 곰팡이 등 바이오에어로졸과 해당 환자들에게 발생한 폐손상의 인과관계에 관한 실험을 하고, 그 결과에 바탕을 둔 것도 아니다. 피고인은 병리학자나 폐질환 전문가도 아니면서, 새로운 과학적 실험과 연구 과정 없이 자신의 기존 연구결과와 예단에 의존하여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와 다른 내용을 상당한 비중으로 기재하였다.

다섯째, 이 사건 연구의 주 참여연구원인 X은, "결론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보통 이렇게까지는 잘 안 쓰시는데요. 보통은 저희가 실험한 부분들을 요약하고, 개인적인 의견을 쓰시려면 기존 문헌들이나 논문과 비교하여 우리 실험이 가지는 의미 등을 짧게 서술하고, 향후 이런 방향으로 실험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쓰기는 하는데, 방금 보여주신 보고서 결론 같이 쓰는 건 저도 많은 보고서나 논문을 읽어봤지만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 (중략) 하여튼 결론은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71 제2회 검찰 진술조서),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가을철 및 겨울철 노출평가 실험에서 측정된 PHMG 농도 비교만을 기초로 폐손상 발생 원인에 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것은 피고인의 평소 보고서 작성 방식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례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바) 이 사건 최종보고서는 I의 4주 흡입독성실험보고서(안)가 이미 완성된 이후인 2012. 9. 19.경 작성·제출되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연구의 주된 목적이 사라진 상황에서11) 마지막 자문료를 수수한 직후 F 측 기대에 부합하는 최종보고서를 작성·제출한 것이다.

(4)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연구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PHMG의 독성 및 질병관리본부 흡입독성실험 방법 등에 관하여 F에 유리한 내용의 자문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였다.

라)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의 지급 경위와 시기, 금액 및 지급방법 등

(1) 피고인과 F 연구소장 J 사이의 메일 및 F 관계자들 사이의 메일 내용, J과F 사내변호사인 W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연구계약과 자문계약은 동시에 추진되었고, 늦어도 J이 피고인을 상대로 계약금액과 실험내역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낸 2011. 9. 7.경에는 이 사건 연구계약의 체결이 사실상 확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의 지급 근거인 자문계약(이하 '이 사건 자문계약'이라 한다)상 자문기간(2011. 9. 2.~2012. 9. 1.) 및 자문료 지급기간(2011년 10월~2012년 9월)은 이 사건 연구계약의 연구기간(2011. 9. 20.~2012. 9. 19.)과 전부 또는 대부분이 중첩된다.

(3)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의 금액(월 200만 원씩 합계 2,400만 원)은 순수한 자문 대가로 보기에는 과도하다.

(가) 이 사건 연구계약에서 정한 D대학교의 실험·연구과제는 노출평가실험 뿐 아니라 I 흡입독성실험과 관련된 '① 흡입독성실험의 용량 설정 및 실험계획서 검토, ② 흡입독성실험의 병리 검토, ③ 흡입독성실험 감사, ④ 흡입독성실험 최종보고서 검토, ⑤ 자문위원회 운영'을 포함한다. F는 D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위 과제 전부에 대한 대가로 이 사건 연구비 1억 원을 지급하였다.

(나) 이 사건 자문계약서상 피고인이 제공하기로 한 자문의 내용은 '① 대상화학물질 노출평가에 필요한 기술적인 자문, ② 대상화학물질 유해성 평가에 필요한 기술적인 자문, ③ 대상화학물질 위해성 평가에 대한 기술적인 자문, ④ 자사 직원에 대한 기술적인 자문 및 교육, ⑤ 기타 G가 요구하는 서비스 제공'이다. 이는 이 사건 연구계약의 목적 · 내용과 상당 부분 중복된다.

(다) 피고인이 변호인을 통하여 제출한 자문내역(증거목록 순번 109)에는 피고인이 F를 위하여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자문내용별 소요 시간과 시간당 요금(500달 러)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그 자문내역 대부분이 이 사건 연구계약상 과제 범위에 포함되고, 2012년 6월 이후부터는 아예 아무런 자문내역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 중 흡입독성실험과 관련하여 작성·제출한 보고서(증거 목록 122)에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자문내역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어, 피고인도 이 사건 연구와 자문의 범위를 명확히 구별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라) F 임원 등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사건의 변호인이 피고인의 실제 자문 내용으로 정리한 내용(증거목록 순번 108)은 PHMG 독성에 관한 의견 제시, 질병관 리본부 흡입독성실험 방법에 관한 문제점 지적, 외국 보고서 및 논문 제공,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의견서 수정·검토 등에 지나지 않고, 2012년도에 수행한 자문내용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마) 피고인은 2012년 8월경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의 제조·판매책임에 관한 민·형사사건에서 F 측 증거로 사용될 전문가의견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위 의견서 작성 시점이 이 사건 자문계약기간 중이었음에도 피고인은 위 의견서 작성 대가로 2,000만 원을 별도로 지급받았다.

(4)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은 실제 자문의 내용이나 소요 시간에 따라 지급된 것이 아니라, 매달 일정한 금액이 지급되었다.

(5) 이 사건 자문료 명목 돈은 이 사건 연구계약의 주체인 D대학교 산학협력 단 모르게 수수되었다.

(6) 피고인은 제1회 참고인 조사에서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은 외에 F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가 제2회 참고인 조사에서부터 이를 번복하였다.

마) F 사내변호사(W)의 진술F 사내변호사로서 이 사건 연구계약서 및 자문계약서를 검토한 W은,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F에서 피고인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청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연구 수행자인 교수들에게 자문료를 지급해 주면 적어도 편의는 봐주지 않겠냐.'는 의도는 있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자신이 이 사건 이후 이직한 회사에서는 실험 연구용역을 의뢰할 때 실험 연구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실험·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과의 별도 계약으로 돈을 주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판시 사기죄

가. 주장의 요지

1)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연구원들(P, R, S, T)은 시료 채취 및 분석, 데이터 정리 등의 직접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연구지원, 문서수발, 실험실 유지·관리 등의 업무를 하였다. 이는 간접 연구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의 인건비를 청구하는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 각 기자재는 실제로 이 사건 연구에 사용되었다. 또한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가 아닌 다른 연구과제에 사용할 목적으로 위 각 기자재를 구매·임차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의 연구과제 수행을 위한 것이고, 피해자도 과제별 간접비 징수 외에 자재비 집행의 적정성 등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 기망은 널리 재산상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한다.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690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3) 기재 연구비를 취득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연구비 사용 용도의 엄격한 제한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D대학교에서는 연구비의 사용 용도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1) 관련 규정

(가) 이 사건 당시에 적용되던 D대학교 연구비 관리세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3조(회계 및 관리)

① 수탁연구비는 별도 관리하고, 과제별 구분 경리함을 원칙으로 한다.

③ 당해 과제 연구책임자가 계정 책임자가 되며 (연구책임자의 요청 시 공동 계정 책임자 설

정도 가능), 계정 책임자는 연구비의 집행 및 정산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진다.

제5조(예산편성)

③ 예산편성 기준은 별표 1에 따른다.

제9조 (완료조치) 모든 연구과제의 연구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그 집행을 종료하고 그 이

후의 연구비 잔액에 대한 불용액에 대해서는 본 대학의 수입으로 처리한다. 다만, 관계 법

령 및 규정에 의하여 정산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별표 1] 연구비 세부비목 및 집행기준표

(나) 이 사건 당시 적용되던 D대학교 연구업무규정 제27조는 D대학교의 연구수행 과정에서 생긴 연구기자재와 연구시설은 해당 계약에서 별도의 정함이 없는 한 D대 학교에 귀속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2) D대학교 연구지원관리실의 안내내용 피고인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D대학교 연구지원관리실의 2011. 4. 11.자 '연구윤리 부정 방지 및 올바른 연구비 사용 안내 (증거목록 순번 77)에는 외부 인건비 부적정 집행 사례로 '비 참여연구원에 대한 인건비 지급'이, 연구장비 재료비 부적정 집행 사례로 '연구종료일에 임박(1개월전 구입)한 기자재 구입, 범용성 기자재 구입(과제와 관련 없는 개인용 컴퓨터 및 간접비성 지출)' 등이 명시되어 있다.

(3) AB의 진술

피해자 산학연구팀 팀장이었던 AB는 검찰 및 법정에서 "연구과제 참여연구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의 경우, 해당 연구과제에 직접 참여하는 연구원들에게 지급되는 것이므로, 해당 과제에 참여하지 않는 연구원에게 인건비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 연구물품의 경우에도 해당 과제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피해자 측에서 해당 과제와 무관한 물품이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연구비를 지급해 주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인건비 관련 기망행위 별지 범죄일람표(2) 특정 연구비로 해당 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은 D대학교 규정상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사람들에 대한 인건비로 충당하기 위하여 참여율을 허위로 표시하여 이 사건 연구 인건비를 청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P 80%, R 32%, S 30%, T 33%로 표시하여 이 사건 연구 인건비를 청구하였다(이에 비하여 이 사건 연구의 주 참여연구원인 X의 참여율은 고작 1%로 표시하였다).

(2) P, R, S, T는 일치하여 이 사건 연구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자신들이 참여연구원으로 등재된 사실조차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이 사건 연구와 관련하여 겨울철 노출평가실험을 끝으로 보고서 작성 외에 별다른 실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이후 피고인이 2012. 3. 4.경 지적 호기심에 의해 자신의 아파트에서 권장사용량의 100배 농도를 조건으로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은 실험을 하였을 뿐이다).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사람들은 모두 그 이후부터 이 사건 연구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사람들로, R은 주로 수조 청소를 담당하면서 어떠한 연구과제에도 참여한 적이 없는 사람이고, S와 T는 흡입독성과 구별되는 생태독성 업무에만 참여한 사람이며, P은 U대 연구실에서 이 사건 연구가 아닌 다른 실험 연구에만 참여한 사람이다.

(4) 피고인 스스로 검찰에서 "자신이 표시한 참여율은 의미가 없다고 보면 된다. 인건비를 주기 위해서 이름을 올려놓는 것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기자재 관련 기망행위 별지 범죄일람표(3) 특정 연구비로 해당 연구과제가 아닌 다른 연구과제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D대학교 규정상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연구가 아닌 다른 실험 연구에 주로 사용할 의사로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 장비를 구매하면서, 이 사건 연구비를 청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해당 기자재들의 구매·임차 시점은 모두 겨울철 노출평가실험까지 종료된 이후이다.

(2) D대학교 규정에 의하면, 연구비로 구매 또는 임차한 물품은 피해자의 자산이 되고, 그 물품을 학교 측 허가 없이 외부로 임의 반출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처음부터 해당 기자재들을 이 사건 연구실이 아닌 U대 연구실에 설치하여 놓고 사용할 의사로 구매 또는 임차하여, 피해자 측의 검수를 받자마자 U대 연구실로 무단 반출한 다음 피해자 측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않는 위 장소에서 계속 사용하였다. 특히 피고인은 피해자 측이 자산관리의 일환으로 시행한 조사 과정에서 다른 장비(시험어류축양수 조)를 Environment Controlled Rearing System인 것처럼 속여 피해자 측은 이 사건 수사 사 시까지도 그와 같은 착오에 빠져 있었다.

(3) P은 검찰에서 "2012년 5월경부터 U대 연구실에 있으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를 수행하는지도 몰랐다. WAPS는 U대 연구실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Environment Controlled Rearing System은 2012년 6월경 자신이 수행하는 'AH' 과제 수행을 위하여 처음 사용하였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보지는 못하였다.

Nanoparticle collector는 이 사건 연구와 무관하게 도입된 것이 확실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해당 기자재들이 사용된 다른 연구과제를 아래 표와 같이 특정하였다(증거 목록 순번 73 제2회 검찰 진술조서).

(4) 피고인은, WAPS는 입자크기 및 수량 측정 용도로, Environment Controlled Rearing System은 입자 분무 용도로, soft X-ray와 power supply module & Devider는 입자 중화기로, Nanoparticle collector는 입자 포집 용도로 이 사건 연구에 사용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해당 기자재를 사용한 실험과정이나 결과가 이 사건 최종보고서는 물론 어떠한 형태로도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이 사건 최종보고서에는 WAPS가 아닌 SNPS와 APS 등을 이용하여 'dry 입자'를 측정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AI에게 해당 기자재들을 이용한 실험을 하라고 해서 하기는 했을 텐데 자료로 보고받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78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해당 기자재들은 이 사건 연구와 관련성이 없다고 보인다.

라) 피해자 측의 심사 정도에 관하여 피해자 측에서 연구비 사용용도를 엄격하게 심사하지 못한 것은 연구비 용도를 심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관계로 연구책임자를 믿고 연구비를 집행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피해자 측에서 이 사건 연구와 무관한 인건비와 기자재비용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연히 연구비를 집행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기본범죄: 사기죄

[유형의 결정] 사기 > 일반사기 > 제1유형(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1년 6월

나. 경합범죄: 배임수재죄

[유형의 결정] 배임수증재범죄 > 배임수재 > 제1유형(3,000만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수재와 관련하여 부정한 업무처리를 한 경우(가중요소) 앞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중 '1. 나. 2) 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최종보고서 결론 중 집단적 중증 폐손상의 원인으로 곰팡이 등 바이오에어로졸에 무게를 둔 부분은 과학적 실험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도출된 것이 아니다. 이 사건 연구계약 및 자문계약의 경위와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결론 부분은 피고인이 학자로서 순수한 견해를 표명하였다기보다는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돈과 결부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은 이 사건 최종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작성하면서 증거위조와 같은 독립된 범죄 성립에 이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학문의 자유의 한계와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 원칙의 범위를 벗어난 업무처리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6월~1년 6월다. 2개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6월 ~2년 3월(기본범죄 형량 범위 상한인 1년 6월에 경합범죄 형량 범위 상한의 1/2인 9월을 합산)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4월 아래 각 정상을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 불리한 정상대학교수가 외부 기관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를 받아 대학교 또는 그 산학협력 단 이름으로 실험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그 업무의 주체인 해당 대학교에 대하여 실험과 연구의 공정성, 객관성, 적정성 및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유지하여야 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신임 관계를 저버린 채 사회적 중

요성이 큰 이 사건 연구에 관하여 F 측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가 포함된 돈 합계 2,400만 원을 자문료 명목으로 수수하였다. 피고인의 행위는 D대학교에서 수행되는 연구의 공정성, 객관성 및 적정성과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

더구나 피고인이 F 측에 유리한 의견을 기재한 이 사건 최종보고서는 F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이용되면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원인 규명에 혼란을 가져 왔다. 뿐만 아니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측에 대한 적정한 보상절차가 지연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연구비를 정해진 용도 외로 유용할 의사로 편취하여 그 피해액이 합계 68,777,920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회복을 위하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고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

○ 유리한 정상이 사건 연구는 이미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에게 집단적 폐손상이 발생하고 질병관리본부의 가습기살균제 출시 및 사용 자제 권고가 된 후에 행해진 것으로, 가습기살 균제로 인한 피해의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피고인이 F로부터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받은 2,400만 원에는 자문 대가의 성격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의 실험 과정이나 데이터 자체를 의도적으로 조작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검찰도 피고인의 이 사건 최종보고서 작성 행위에 대하여 증거위조로 기소하지는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자신의 연구가 F의 방어수단으로 쓰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보상을 어렵게 한 점에 대하여는 반성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의 인건비인 것처럼 속여 편취한 돈은 모두 지급 대상자(명의자)에게 귀속되었다. 이 사건 연구에 필요한 기자재 비용인 것처럼 속여 편취한 돈도 이 사건 연구가 아닌 다른 실험도구 구입비 등 연구비용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아무런 처벌전력도 없는 초범이다. 피고인은 최근 국제입자독성학회에서 공로상(Career Achievement Award)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왔다.

판사

재판장판사남성민

판사윤지영

판사나재영

주석

1)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따라 범죄사실을 일부 수정하였다.

2) 화학물질인 Polyhexamethyleneguanide-phosphate의 약자이다.

3)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 역학조사과에서는 2011. 11. 11.자 '주간 건강과 질병'을 통하여 '원인 미상 폐손상

역학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였다. 위 발표문에는, "원인 미상 폐손상은 발생신고 초기에는 소아에서 유사질환이

급성 간질성 폐렴(acute interstitial pneumonia)으로 분류되었던 것을 참고하여 '급성 간질성 폐렴'으로 명명하였

다가 조직학적 소견의 차이로 인해 5월 중순 '원인 미상 중증폐렴, 폐질환'으로 질병의 명칭을 변경하였음. 이후

임상적 소견과 미생물 검사결과 감염성 질환의 가능성이 낮고 흡입에 의한 폐손상(inhalation lung injury) 가능

성이 높아졌으며, 유사사례 수집결과 중등도(moderate)의 증상을 보인 사례들이 확인됨에 따라 현 단계에서 본

질환의 잠정적인 명칭은 '원인미상 폐손상'으로 하였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951쪽), 이에 따라 이하

'페손상'으로 표현한다.

4) 생물학적 기원을 가지고 있는 에어로졸(기체안에 부유하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형태의 입자)로서, 바이러스와

독자생존 가능한 유기체(박테리아나 균류), 진균 포자나 꽃가루 같은 유기체의 산물 등을 포함한다.

5) 노출평가실험이 비슷한 실내(아파트) 환경에서 시행되었음에도, 겨울철이 가을철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PHMG

농도가 측정되었다는 실험결과는 그 객관성 적정성에 의심이 든다. 그러나 센서를 통하여 분 단위로 컴퓨터에

자동 입력되는 온·습도 데이터상 환기율 등이 조작되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달리 피고인

이나 실험수행자(AI)가 실험결과를 조작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검사도 피고인의 최종보고서 작성 행위에

대하여 증거위조죄로 기소하지 아니하였다.

6) 실험동물의 반수(50%)를 사망시키는 독성물질 농도를 의미한다.

7) 이 사건 최종보고서에는 가을철 노출평가실험 결과 실제 아파트 환경의 작은방(평균 면적 9.87mi, 체적 22.90m)

에서 PHMG 평균 농도가 8.72g로 측정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I 흡입독성실험의 실험책임자인 Y의 검찰 진

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문회의에서 노출평가실험결과를 10~12㎍/로 발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Y

은 검찰에서 "동물실험을 거쳐 의약품을 만들 때는 무유해영향농도를 산출한 다음 안전역 100배 정도를 고려하

여 초기 임상 농도를 무유해영향농도의 1/100로 설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안전역(안전계수)을 고려하면

PHMG 평균 농도를 8.72 g/m²로 보더라도 위해성이 충분히 높다고 볼 수 있다.

8) 1의 4주 흡입독성실험에 이용된 '미스트 발생기'는 위 실험을 위해 I 측이 자체 제작한 초음파가습기이다증거목

록 순번 139 Y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제2회), 증거목록 순번 140 Z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9) 피고인은 겨울철 노출평가실험에서 가을철에 비해 현저히 낮은 PHMG 농도가 측정된 것이 전혀 예상치 못

한 결과였다고 하면서도 가습기 가동시간을 늘리는 등의 시도를 해 보지는 않았다.

10) 증거목록 순번 3 수사보고(질병관리본부의 인과관계 규명과정 분석) 및 첨부서류, 증거목록 순번 144 AA에 대

한 검찰 진술조서 등 참조

11) 피고인도, I의 13주 흡입독성실험이 시행되었더라도 겨울철 노출평가실험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

지로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49 제3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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